얼마전이었죠. 국토교통부가 2023년 주택 공급 통계에서 무려 19만여호를 누락시켰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뒤늦게나마 발견해서 다행이라고 할까요. 해당 데이터를 집계하고 정리하여 글을 올려온 제 입장에서는 허탈하기 그지없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요는 이것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부를지 알아보는 일이겠죠. 일각에서는 공급 부족이 아니라 공급 폭탄이었다고 호들갑인거 같기도 한데 실상이 그런지 알아볼 필요가 있어 데이터를 수정하면서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우선 19만여호의 누락분에 대해 크게 알아보면, 2023년 주택 인허가 실적이 +4.0만호, 착공 실적이 +3.3만호, 준공 실적이 +12.0만호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준공 실적이야 이미 일어난 일이고, 향후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허가 실적과 착공 실적이 되겠죠. 그런 측면에서 이미 2023년 누락분 7.3만호(인허가 4.0만호, 착공 3.3만호)가 공급 감소라는 경향성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정책 흐름을 바꿀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국토부의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지역별로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아파트 기준)
우선 서울입니다.
서울의 2023년 착공 물량은 1.6만호에서 2.2만호로 +0.6만호 증가했습니다. 증가폭 자체는 적지 않으나 문제는 그 절대적 수준이겠죠. 위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2023년 착공 물량이 2.2만호로 증가했다고는 하나 2011~20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인 4.0만호 대비 절반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며 2022년 4.5만호 대비해서는 반토막 수준입니다. 공급 감소라는 흐름에 큰 변화가 없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인허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의 2023년 인허가 물량은 2.2만호에서 3.4만호로 무려 +1.2만호 증가했습니다. 증가폭은 크지만 위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2011~20년 연 평균 인허가 물량인 4.1만호 대비해서는 80% 수준으로 여전히 많은 편은 아닙니다. 게다가 인허가가 늘어났다고는 하나 여전히 공사비 이슈로 착공 증가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환경상 시장에 당장 영향을 미칠 사안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다음은 경기입니다.
경기의 2023년 착공 물량은 6.1만호에서 6.6만호로 +0.5만호 증가했습니다. 증가폭 자체도 서울보다 적을 뿐 아니라 그 절대적 수준 자체도 워낙 낮습니다. 2023년 착공 물량 6.6만호는 2011~20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인 11.5만호 대비 60% 수준에 불과하며 2021년 16.0만호 → 2022년 7.6만호 → 2023년 6.6만호로 감소폭이 가파릅니다. 2024년도 3월까지 0.8만호만 착공되었을 정도로 공급 감소폳이 큽니다.
인허가는 어떨까요. 경기의 2023년 인허가 물량은 11.8만호에서 12.0만호로 불과 +0.2만호 증가했습니다. 증가폭이 적으니 자연스레 시장에 대한 영향도 적다고 할 수 있겠죠. 게다가 여전히 2011~20년 연 평균 인허가 물량인 12.8만호 대비 적습니다.
이번에는 부산입니다.
부산의 2023년 착공 물량은 1.4만호에서 1.8만호로 +0.4만호 증가했습니다. 증가율 자체는 작지 않네요. 2022년 1.6만호에 비해 소폭 반등했다고는 하나 2011~20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인 2.5만호에 비하면 75% 수준으로 여전히 적습니다. 시장에 부담을 줄 만한 물량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인허가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부산의 2023년 인허가 물량은 2.3만호에서 2.8만호로 늘어났는데요, 2011~20년 연 평균 인허가 물량인 2.4만호를 상회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2022년 인허가 물량이 3.8만호에 이르고 있는 것도 변함없는 사실이죠. 결국은 이 물량이 언제 착공 증가로 이어질지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다음은 대구입니다.
대구의 2023년 착공 물량은 0.1만호 그대로입니다. 그야말로 극강의 공급 감소인 셈이죠. 그동안 공급 과잉의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착공 물량에 수정이 없으므로 추가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인허가 물량은 조금 늘었습니다. 대구의 2023년 인허가 물량은 1.1만호에서 1.4만호로 늘어났습니다. 다만 여전히 2011~20년 연 평균 인허가 물량인 2.1만호 대비해서는 3분의 2 수준으로 적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영향은 별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 같습니다.
이번에는 인천입니다.
인천의 2023년 착공 물량은 1.3만호에서 1.4만호로 +0.1만호 증가했습니다. 증가폭 자체가 미미할 뿐 아니라 2011~20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인 1.8만호 대비 적고, 2019년 4.1만호 → 2020년 3.6만호 → 2021년 3.3만호 → 2022년 1.9만호 → 2023년 1.4만호라는 착공 물량 감소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인허가 물량은 다소 다른데요. 인천의 2023년 인허가 물량은 2.2만호에서 2.7만호로 늘어나면서 2011~20년 연 평균 인허가 물량인 2.3만호를 상회하게 되었습니다. 인허가도 위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감소 추세였으나 2023년에 반등하게 되었는데요, 부산과 마찬가지로 이 물량이 언제 착공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입니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기전까지는 착공 물량이 증가되기는 쉽지 않을거 같습니다.
다음은 광주입니다.
광주의 2023년 착공 물량은 1.2만호에서 1.3만호로 +0.1만호 증가했습니다. 증가폭 자체는 미미하나 2011~20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인 1.2만호를 소폭 상회합니다. 2023년 착공 물량이 중장기 연 평균 물량을 상회하는 유일한 광역시인 셈입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광주는 유일하게 착공 물량이 증가 추세이기도 한 광역시이므로 추세를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광주의 2023년 인허가 물량은 1.1만호 그대로로 변함이 없습니다. 2021년을 저점으로 인허가 물량도 증가 추세이긴 하나 2011~20년 연 평균 인허가 물량인 1.4만호 대비는 여전히 낮기 때문에 광주의 공급 감소 상황은 중장기적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보이긴 합니다. 즉, 착공 물량이 증가 추세이긴 하나 다시 꺾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에는 대전입니다.
대전의 2023년 착공 물량은 0.3만호에서 0.6만호로 +0.3만호 증가했습니다. 거의 2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기 때문에 증가율 자체는 굉장히 커보이긴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1~20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인 0.8만호보다 적으며 2022년 착공 물량인 0.8만호 대비해서도 줄어든 물량입니다. 따라서 공급 감소 기조에 변함은 없습니다.
대전의 2023년 인허가 물량은 1.2만호에서 1.1만호로 오히려 -0.1만호 감소했습니다. 대만은 오히려 집계되면 안될 물량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착공 물량과 반대로, 인허가 물량은 -0.1만호 감소했다고는 하나 2011~20년 연 평균 인허가 물량인 0.9만호보다는 많습니다. 특히 2022년 2.1만호에 이르는 인허가 물량도 부담스러운 수준입니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해당 물량이 언제 착공으로 이어질지 대전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지속적으로 눈여겨보셔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울산입니다.
울산의 2023년 착공 물량은 0.3만호에서 0.6만호로 +0.3만호 증가했습니다. 대전과 비슷한 상황이네요. 이 역시 대전과 마찬가지로 증가율 자체는 굉장히 커보이나 2011~20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인 0.7만호보다 적으며 2022년 착공 물량인 0.8만호 대비해서도 줄어든 물량이기 때문에 공급 감소 기조는 여전합니다.
인허가 물량은 부담스럽습니다. 울산의 2023년 인허가 물량은 1.2만호에서 1.4만호로 +0.2만호 증가했는데요, 2022년에 이어 연달아 1.4만호가 인허가되었는데, 이는 2011~20년 연 평균 인허가 물량인 0.9만호 대비 상당히 늘어난 물량입니다.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물량인 바,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공사비 인상이 진정될 경우 물량 폭탄으로 변모할지 모른다는 면에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한 곳입니다.
결국 이렇게 종합적으로 보시면 적어도 향후 2~3년후 입주 물량으로 변모할 착공 물량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수준의 증가폭이 아니라는 점을 아실 수 있을거 같습니다. 국토부 언급대로 공급 감소 경향이 유효하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다만 인허가에 대해서는 일부 지역의 경우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간 곳이 있기 때문에 착공 물량에 대한 전환 시기를 체크하실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적어도 단기간 내에 착공으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참고가 되셨길 바라면서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제글 보시면 지방 압살. 초 양극화로 마무리 되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