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표가 나왔습니다.
늘 그랬듯이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해 지표를 보여드리기 전에 두 가지 양해를 사전에 구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지수 증감률은 KB부동산, 거래량은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이 출처입니다.
① KB 월간 지수 증감률은 전월 중순부터 당월 중순까지의 시세가 기준입니다. 즉, 여기서 말하는 6월 지수 증감률은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를 말합니다.
②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의 거래량은 '계약일' 기준이며 주택 거래 신고 기한은 1개월입니다. 6월 거래량의 정확한 수치는 7월말에 확인 가능한 셈입니다. 즉, 정확한 거래량은 1개월 전까지 Data만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자, 이제 그래프 보시겠습니다.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지수 증감률 +0.12%.
1986년부터 Data가 축적되어 있어서 장기 트렌드를 보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오래전부터 KB부동산 데이터를 가져다쓰고 있습니다만 최근 1~2년의 Data 정확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서울 아파트가 2023년 1월부터 8월까지는 하락했고 9월부터 11월까지는 상승했다가 2024년 5월까지 하락했다는 것은 우리가 인지하고 체감하고 있는 시장 상황과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분기마다 서울에서 세대수가 가장 많은 아파트 단지 Top 20의 전용면적 84㎡ 기준 평균 실거래가 추이도 업데이트하고 있는데요, 6월까지 실거래가 신고 완료되는 7월말 기점으로 2024년 2분기 상황도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서울 부동산의 6월은 '뜨거움'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부동산마다 문전성시였고 매도 계획이 없는 제게도 모르는 부동산이 수시로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습니다. 아마 원활한 거래를 위해 급하게 오른 가격에 체결된 거래는 신고 기한 1개월을 꽉꽉 채워서 등록될 거라 보이기 때문에 7월로 넘어가면 6월의 상승 거래가 속속 올라오리라 예상됩니다.
거래량 역시 5월에 5,000건 내외까지 증가했고 6월은 6,000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상승기때 수준만큼의 거래량은 아니지만 6,000건이 넘는 거래량은 2020년 12월(7,543건) 이래 4년반만의 최대치입니다. 대단히 뜨거운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계속 말씀드린 부분이지만, 이러한 시장의 에너지를 뒷받침해주는 강력한 힘 중 하나는 '시중금리'입니다. 굳이 '시중금리'라고 표현한 이유는 기준금리는 인하하지 않았는데 시중금리는 내렸고 이를 토대로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가산금리를 매월 뽑아보고 있는데요, 2023년 12월부터 2024년 5월까지 가산금리가 0.3~0.4% 내외로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 없이도 대출금리가 내려감으로써 시장에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 5월 시행된 대환대출 플랫폼으로 인해 20만명이 1년간 10조 1천억원의 대출을 갈아탔는데 이 과정에서 대출금리가 평균적으로 1.52% 낮아졌습니다. 상당한 수준이죠. 대환대출 플랫폼이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에 은행의 대출금리 경쟁은 앞으로도 유지될 수밖에 없어, 이 정도 수준의 가산금리 역시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6월 서울 아파트 전세 지수 증감률은 +0.57%로 높은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시다시피 공급 감소에 더불어 빌라 기피현상까지 더해진 결과로 보여집니다. 뒤에 나오지만 전세가율은 오랜만에 중장기 평균을 터치하려고 하고 있고 이러한 부분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에 상방 압력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2023년 7월말 6.8만여건에서 10월말 7.8만여건까지 증가하다가 그 이후 2024년 2월말까지 횡보했고 3월부터 다시 매물이 증가하다가 5월말 8.5만여건에서 6월말 8.2만여건으로 감소했습니다. 상승장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계속 나오면서 매물이 증가했다고 보여지는데 6월 매물이 감소한 것은 그만큼 차익 실현 매물을 능가하는 매수세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아래 내용입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023년 들어 급감을 거듭하다가 7월말 3.1만여건에서 11월말 3.6만여건까지 반등했습니다만 그 이후 2024년 1월말 3.5만여건 → 2월말 3.3만여건 → 3월말 3.2만여건 → 4월말 3.0만여건 → 5월말 2.9만여건 → 6월말 2.8만여건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둔촌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입주전까지 전세가 상승이 가파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 그래프는 서울 아파트의 5분위별 평균 매매가 추이인데 보시다시피 가장 고가인 5분위(상위 0~20%) 아파트가 지난 조정장 속에서 가장 잘 버텼고 반등도 가장 빨랐습니다. KB부동산 데이터상으로 3월에는 5분위(상위 0~20%), 4월에는 4분위(상위 20~40%), 5월에는 3분위(상위 40~60%), 6월에는 2분위(상위 60~80%) 아파트가 반등한 걸로 나오는데 KB부동산 데이터가 2~3개월 가량 반영이 늦는 것으로 보인다는 제 판단도 감안해서 보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어쨌든 지표상으로도 시차는 있으나 온기가 퍼져나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전세가율은 2016년 7월(75.1%)을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하여 2018년 11월에는 60%를 뚫고 내려갔는데요, 2020년 8월 53.3%까지 내려간 전세가율은 임대차3법 시행으로 반등하여 2021년 1월 56.3%까지 재상승하였으나 다시 하락 전환하면서 2023년 4월 50.8%까지 빠르게 하락했습니다. 그 이후는 2023년 8월 51.0% → 10월 51.3% → 12월 51.9% → 2024년 2월 52.4% → 4월 53.2% → 6월 53.7%로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중장기 평균 전세가율(54.3%)까지 거의 다다른 모습입니다. 2013년 9월 전세가율이 60%를 상향 돌파하자 매매가도 본격적으로 상승세로 전환된 이력을 상기해본다면 개인적으로는 유의미한 상승장, 즉 꾸준한 상승장으로의 전환도 전세가율이 60% 근처까지 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인데요, 현재 전세가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다 2025년 입주 물량이 많은 구간을 지나고 난 이후는 다시 공급 감소폭이 커지기 때문에 결국 전세가율 60% 도달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 추이를 보면 2021년 23.6만호 → 2022년 14.0만호 → 2023년 10.2만호로 급감을 거듭하고 있고 2024년도 5월까지 5.7만호로 적은 상황입니다. 그 이유는 아시다시피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공사비 급등으로 건설사들이 굳이 무리해서 수주 및 시공에 나서지 않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이 상황이 '비가역적', 즉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건설사들이 다시 수주를 하게 되려면 결국 '수익'이 생긴다는 계산이 서야 하고, 그렇다면 분양가가 올라야 합니다. 그리고 분양가가 오르려면 결국 집값이 올라야 합니다. 따라서 집값이 어느 정도 올라서 건설사가 수익을 다시 따질 수 있게 되기전까지는 이러한 공급 감소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는 15만호를 기준으로 이를 상회하면 전세가율이 떨어지고 이를 하회하면 전세가율이 오르는 모습이 확인되는데, 2022년 이후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이 계속 15만호를 하회하면 전세가율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이고 이는 결국 매매가를 밀어올리게 되는 상황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집값이 중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입니다.
벌써 2024년도 절반이 지나버렸고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가 찾아왔습니다. 이번 장마에도 많은 비가 예상되고 국지적으로는 폭우도 잦을 것으로 보인다는데 오가는길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이제야 글을 읽어보게 되네요
아파트 건설 인허가가 급감한 것은 향후 3년에서 5년 사이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으로 신축이 급등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이제 구축들은 재건축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게 됨으로써 상승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