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배기 공방이 작업실을 리모델링 해서 쇼룸을 제대로 갖추었다
그릇을 고르려면 밖으로 나가 그야말로 턱턱 쌓아올린 보관대에서 골라야했는데
(여름엔 덥고 겨울엔 손시렵고)
천안 '풍세카페'에 두었던 판매장을 철수하고 이곳 공방에 멋진 쇼룸을 두어 분위기가 한층 고급스럽게 변했다
교육장소였던 곳도 벽에 가득 그릇을 채워 더 깔끔해 보인다
무엇보다 샷시 미닫이 창을 통창으로 바꾸어 작으마한 잔디마당을 시원스레 안으로 들여온 느낌이 든다
이 앞마당도 조금씩 예쁜 꽃들로 채워질 테지만
지금은 그릇 만들고 새 모델 연구하느라 그리 쉽게 변하긴 어려울 듯하다
지금 이대로도 자연스럽고 좋다
저 흔한 박태기꽃이 강렬한 포인트가 되어준다
그릇만 잘 만드는 게 아니다
차와 음식 플레이팅해 놓는 솜씨가 웬만한 푸드스타일리스트 저리가라한다
이 꽃가래떡도 처음 만든 사람이 이 떡에 어울리는 그릇을 의뢰하면서 인연이 되었나보다
맛보다 먼저 눈으로 먹는 떡이 더 맛있다
가래떡이 이렇게 멋진 맛일 줄이야
여기저기 자신이 개발한 음식이나 개업하는 사람들의 의뢰를 많이 받아 그릇제작을 한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는 고수들의 세상
내가 첫눈에 반해 사용중인 커팅라인 그릇은
이 아토배기의 시그니처 그릇이다
처음엔 풍세카페 갔다가 고모 선물 고르고 내가 사용할 반찬접시 몇개 사왔었다
사용해 보니 반찬 담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그후 공방 구경 겸 갔다가 내심 찜해뒀던 밥공기와 국그릇을 사왔다(계란찜용 그릇 서비스 받음)
이번엔 내가 깨어먹은 반찬접시 갯수 채울겸 리모델링 한 공방 구경할겸 갔다
그리고 또 내심 꼭 사야지 했던 면기 4개도 얼를 집어들고 깨먹은 찬기 3개 더 채우고 계란찜용 하나 더 산다고 했더니
세상에나 LG와 협업했던 화분용기와 커다란 접시1개를 덤으로 준다
계람찜용 그릇도 그냥 가져가시라며
우리집 계란찜은 아토배기 협찬입니다
LG와의 협업은 틔운 씨앗키트를 올려놓을 수 있는 예쁜 화병을 의뢰받고 제작한 것이라 한다
이름은 보테니컬
짠딸이 엄청 갖고 싶어했었는데 이걸 선물로 주시다니
이 보테니컬 화병을 선물 받았으니 그냥 올 수 없지요
오는 길에 꽃집 '새순'에 들러 꽃을 사왔다
보랏빛 스톡과 하얀 들꽃 분위기를 풍기는 꽃
화병에 꽃을 담으며 전문 플로리스트 이상가게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이렇게, 아니 저렇게, 아냐 요르케 하면서 말이다
전문가가 보면 뭐야~~ 하겠지만
나와 짠딸은 만족한 표정을 짓는다
와~~ 정말 예쁘다
식탁 위에 올렸다 거실 테이블에 올렸다 여기저기 옮겨보며 자리를 찾는 중
그냥 바라만 봐도 이쁘다
남편은 고리 하나씩 책임지고 채워놓기라고 한다
"당신은 어디서 꽃을 구할건데"
했더니
"들풀 뜯어오지 뭐"
전원주택단지에 있는 공방인데
동네 사람이 자기네 겹벚꽃 흐드러졌다고 좀 꺾어다가 사무실에 담아놓으랬단다
동네 인심 참 좋네 하다가
이 조용한 동네에서 자리잡고 열심히 사는 젊은이가 얼마나 예뻤으면 그랬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화병에서 시들어가는 작약이 뚝뚝 꽃잎을 떨구었다
그 꽃잎 단번에 쓸어버리지 않고 이렇게 예술로 승화시킨 주인장의 센스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이런 센스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꽃모양 하얀 볼이 떨구어진 꽃잎과 너무 잘 어울린다
설치미술의 오브제다
언제든 차 마시러 오시라는 주인장의 말에 또 달려갈 것 같다
그나저나 면기를 샀으니 오늘 점심으로 잔치국수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