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갔을 때 같이 가고 싶다고 꼭 같이 갈련다고
연탄과 번개탄도 준비했었다.
그 마음이 쬐끔은 남아있었나? 글쎄요.로 접어들기 시작.
딸이 원피스 두 벌을 사 갖고와 나에게 입혔다.
얼굴이 원래 못 생겼고 이제는 늙어 주름투성인 에미를
이리저리 돌아보라고 하더니
"역시 엄마는 날씬해서 정말 예쁘다. " 하며
동네 행정센타의 취미반에서 시니어 사교땐스 몇개월분
끊었다며 표를 내준다.
그리고 감히 보수적인 아들들이 할수 없는 말을 딸이 한다.
엄마. 아버지가 엄마를 얼마나 끔찍이 여겼지
그리고 아버지 아플때 엄마는 얼마나 지극정성한 것도 알고
그러나 지금은 다 지난간 일이야.
이제 엄마는 나머지 인생을 활력소있게 생활해야 해.
땐스하고 다시 친구 모임갖고 좋은 할배있으면 사귀어 봐"
그리고 커피도 마시고 식사도 같이하면 더 좋고 영화구경도 해
"물론 엄마가 무조건 사. 할배가 사기를 바라지 말고.
난 그 길로 땐스를 하러갔다.
남자 10여명씩 3줄 세워놓고 남자는 제자리
춤 한곡 끝날 때마다 춤선생의 "네스트 네스트" 구령소리에
맞춰 여자는 뒷남자 앞에 서서 다시 시작한다.
그런데 정말 한참 나이가 아래인 남자와 커피를 마시게 됐다.
처음엔 내 나이를 몰랐을 것이다.
난 나중에 그 사람이 실망할까봐 미리 나이부터 알려줬다.
그리고 속으로 너를 만나는 것도 처음이고 마지막이다.
남자는 인물도 그렇고 세련되고 매너도 좋은데
문제는 나다. 이 나이구나 나이가 웬수 , 웬수야하면서 마음을 접었는데
남자가 아, 괜찮다고 다 알고 있다고 한다.
그 남자는 홍익대출신의 화가였고
난 날라리로 국문학을 전공했으니 두 사람다 감성이
어느정도 통했다.
둘다 서울 토박이로 서울의 옛정취로 돌아가 어린시절 여러가지
풍속 경치 이야기를 하다 음식으로 돌아가 당시에 굴비등
이야기중 궤짝으로 명태를 사서 알을 꺼내 슴슴하게 저려 (명란젓)
살짝 말렸다가 참기름에 찍어먹던
그 맛 이야기에 둘의 감정은 하나가 되었다.
두어시간 커피로 끝나고 냇물 가를 걷는데 무리져 흔들리는
호랑이 꼬리같은 식물의 털 하나 하나가 햇살에 오천가지
화사한 빛깔로 빛을 내며 흔들리니 그 사람은
"저 풀좀 보세요 얼마나 아름다운가" 할 때
난 그 남자를 위해 오버 액션을 취하며 손뼉을 치고 환호했다.
두번째 전화왔을 때 첫사랑 때처럼 가슴이 설레었다.
이 나이에 한참 연하인 남자한테서 나오라는 전화를 받다니...
이건 행운이고 복권이야.
하루는 약간 흥분한 상태로 몇년만에 화장을 곱게 했다.
남편 잃은 후 처음 향수도 뿌렸다.
그런데 머리가 영 아니다
미용실에 갔다 올까 하니 시간이 촉박하다
난 급히 가발을 손질해 얹었다.
분명 내 눈엔 괜찮았다.
그런데 마주 앉은 그 남자의 눈길이 내머리를 보고 있다.
가발 얹은 나도 그렇지만 그 예민한 인간
아무리 예리한 눈과 감각을 가졌어도 모른 척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드디어 그 남자가 입을 열었다.
"가발썼어요? 안그래도 되는데...
자연스러운 그대로도 예쁘세요."
우와! 이 부끄러움.
난 소녀처럼 얼굴이 붉어졌다.
그 남자는 즐기듯이 나를 보고 웃었다.
난 그길로 가발을 버렸다.
첫댓글 우와와와
재미있는 삶방이야기를 낭만선배님이 뚫어주셨어용
축하합니다.
우리의 롤모델이신
낭만 선배님
하늘하늘 춤도 추고
산책도 하시고
커피도 마시고
가발 벗어던지고
예쁜 데이트
후속도 계속계속 올려주세요^^♡♡♡♡♡
별꽃님
처음에 뭔지도 모르고 처음 만난 남편과 결혼했으니
이성 간의 어쩌니 저쩌니 하는 진부한 사랑이라는 단어는
저에게는 너무 생소하죠.
그러나 늙었어도 남자라는 이름에 끌려 남편 잃었을 때의 허전함을
이 남자 만나서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지요.
이 좋은 날씨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와아
잼나게 이렇게 사시는거 예요
춤도 추시고
데이또도 하시고
즐겁게 사셔요
저도 부분 팻션가발 더러 씁니다
울 딸도 6년전에 저보고
옴마
남친 사귀셔요
적극 권하더라고요
라아라님
넘 고우시고 싱그러우신 라아라님 앞에서
제 이글이 부끄러워요.
어쩌다 커피 몇잔 마시고 산책을 했을뿐이죠.
그래도 라아라님은 정이 많으신 분이라
이리 좋은 댓글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낭만 뭐가 부끄러워요?
소통되는 분과 대화하고
커피 마시고 그리 사셔요
보기 좋습니다
사실
저도 밥 사겠다고 서너명이 줄
서 있어요
하지만 아이다?가 되야 지
요 모
@라아라 봄 한철의 꽃 같이 화사하고 멋있으신 라아라님
전 정말 라아라님에게 권하고 싶네요
줄 서신 분이 서너명 뿐이시겠어요.
너무 많아 처치곤란이죠.
속정 깊으신 라아라님
단순한듯 하시면서도 예리하시고 현명하신 지혜가 충만하신 라아라님
앞날의 설계를 근사하게 꾸미시기를
이 낭만 두 손 모아 봅니다
솔직하고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일주일에 세번 댄스 배우고 있어요.
여성이 많아 세 여자에 남자 스텝 한 사람꼴로 순서가 되니 남성은 계속 추게 됩니다. 여자는 제자리에 있고 남자가 순서를 옮겨가며 추지요. 벌써 팔개월째며 이제 8라운드 들어가고 있어요. 쌩초보가 이제 쬐끔 여유를 가지고 돌아갑니다. 즐겁고 건강하게 사세요.
저희 하는데도 여자가 많아요.
사교 땐스는 이성간의 손을 잡고 음악이 있고 춤을추는 곳이라
늘 생기가 솟으니 좋은 운동이죠.
그런데 전 학교 일때문에 시간이 맞지않아 못하고 있어요.
그러고 보면 일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댓글 감사합니다.
우와!
낭만 선배님의 황혼 사랑(썸) 연재 흥미진진 합니다.
그런데 워치독이 소설이니 옮기라고
할것 같은데요.
아! 사명님
황혼사랑?
글쎄요 저기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그저 심심해서 만난다고 하면 좀 그런가요.
멋있으신 분께서 이런 멋진 댓글을 주시니 마음이 넘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낭만님~
정말 멋지십니다
나이 들어서 이성 친구 한명쯤 있는 것도 좋지요
그래야 삶을 아름답게 보내실 수 있답니다
낭만님~
파이팅입니다
누구보다도 예술적인 감각으로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주시는 시인김정래님
저에게 멋지다 하시니 감사함 마음 가슴깊이 안아드립니다.
좋은 댓글 고맙습니다
그 남자가 가발얘기를 안 했더라면
더 멋진 얘기가 됐을텐데요
저 같으면 안 했을 거 같아요
하더라도 더 예쁘시다고...
낭만님 부끄럽지 않게...
제 아들이 홍대 산업디자인학과를 나왔습니다
어려서부터 미술에 소질이 있었지요
화가라는 그 분
아직도 만나시나요?
궁금합니다
청솔님
지금생각해도 가발을 쓴 저도 문제지만
그 남자가 가발을 지적한 것이 좀 그러네요.
모른 척 넘어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 날의 민망함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그 남자도 산업 디자인을 한 것 같아요. 아마도
좋은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이들어서 이성의 친구
동성의 친구 다 좋은 친구가 되지예
멋진 만남 핫팅임당!
하늘과 호수1님 처음 뵙습니다.
고마우신 댓글을 황송히 받겠습니다
어머나 낭만 선배님
즐겁게 사시니 저도 즐겁네요 맞아요
나이와 상관없이 즐거움 따로 있지요 남친도 기회 있을때 사귀어야지요
어젠 롯데로 친구와 가발 살까 하고 갔답니다
어색 하기만해서 몇번쓰다
그냥 왔지만 또 찾아 보려 합니다 ㅎ
이글의 핵심은
남자를 사귄 것 보다
가발을 써 망신당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남자이야기 쪽으로 흘러갔네요.
늘 고운 댓글 주시는 안단테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두근거리고 설레고 그랬죠 ㅎㅎㅎㅎㅎ
그런 마음이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젊게 살 수가 있다는것입니다
저는 생각만 가득했지 실천은 못했는데 부럽습니다
좋은 관계가 계속 이어지시길 응원 할께요
그런데 응원 한다고 말했지만 나의 야내가 그렇다면 아쿠~~우짜면 좋노 할 것 같아요
더 잘해서 안 뺏길려고 노력을 할 것같아요 ㅎㅎㅎㅎㅎㅎ
사랑 그것 참 좋은 것입니다 다시 돌아가는 청춘이니까요
낭만님 홧팅~~~
박희정 선생님
잘 짚어주셨어요.
바로 그점입니다.
그는 부인이 있고 전 혼자입니다.
젊은이들 같이 아주 좋아 미칠 정도도 아니고
심심풀이로 잠깐 커피정도 마시고 혹여 ...
인생사는 이야기가 재미있네요
늘 댓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혼자시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거슬리는 대목이 있으시다면 사과 드립니다
쨔잔~~~~~!!!
드디어 5670 최고의 낭만파 낭만선배님의 짜릿한 스토리~~~
와우
너무 재밌어요
재미뿐 아니라
선배님의 진솔한 표현의 이 글은
이것이 삶방의 글이다~~~~
라고 보여주시네요
낭만선배님
너무 멋지세요~~~~~
제가보긴
그 분도 순진하고 매력있어요
쨔잔~~~~~!!!
멋있고 근사하게 온유님 저에게도 발길 머무셨습니까
저에겐 온유님의 댓글이 얼마나 영광인지 모릅니다.
카페에 오래전 온유님 누구 누구 삼대가 찍은 사진이 제 머리에 입력되어
언제나 젊음으로 남을 것 같으셨던 온유님이십니다.
톡톡 튀시는 감각과 센쓰로 저에게 주신 댓글에 감사를 느립니다
언제나 예쁘게 그대로이시길 바랍니다
낭만 선배님~
나이들수록 외로움은 누구나 다 있답니다.
한 순간이나마 커피 타입도 있었고 대화가
통하니 잘 하셨습니다.
그 남성분도 순진하고 솔직한 면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결혼전 연애도 못해보고 결혼을 하셨는데
먼길 가신님께서 우리 부인 위로 해달라고
보내신것 같습니다.
선배님 다음 편을 기대 합니다.
샛별 사랑님의 감사한 댓글
남편이 보내주신 것 같다는 샛별사랑님의 위로가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십니다
물론 잠깐의 커피 타임이고 대화였지만요.
다음편요? ㅎㅎㅎㅎ웃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어 좋은 음식 많이 드시고 좋은 구경많이 하세요
낭만 선배님은
즐겁게 데이트하시는 모습
제가 더 행복해집니다
노후 친구라면
이성이나.동성 따질 필요 없지요
아마 이성이 더 편하고
좋을지도 모르지요.
순수한 연하남
즐겁게 만나세요.
낭만 선배님 응원합니다.
청담골님 댓글이 싱그럽습니다
즐겁게 사시기 위해 늘 혼자서 나르시즘이 아닌
자기 스스로를 아끼시고 사랑하려고
노력하시는 예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청담골님
그러기에 저도 청담골님을 사랑합니다
늘 건강하시어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하시기를 바람니다.
예쁜모자를 추천합니다
동네마트 가려는데 머리가 부스스할때 제가 그러거든요
솔솔솔님 처음뵙습니다.
아 그렇네요.
모자요. 모자.그 생각을 못했습니다.
예쁜 정보 주신 솔솔솔님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따님이 진정한 효녀입니다
진골님 바쁘신데 이렇게 ...
글쎄요 딸은 양념이라더니 그말이 딱 맞습니다.
간간이 올쩍마다 제 오빠들이 엄마한테 무심하다고 뒤로 궁시렁거리면서
제 마음의 간을 맞춰줍니다.
그래 꼭 딸이 있어야한다고 하지요.
진골님께서는 딸겸 아들이신 아드님 두분이 계시니 더욱 좋을 것입니다.
복사골님 뭐니 뭐니 해도 남편이 최고입니다
복사골님께서 좋아지셔서 함께 오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데이트 신청~
게다가 느낌과 대화가 통하는 연하의 남자라면 행운이고 복권당첨이 맞네요. ㅎ
선배님 그 마음 충분히 공감됩니다.
매화향기님 오랫만입니다.
매화향기님의 글이 얼마나 저에게 절실했는지요.
생각하면 우습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허망하기도 한 저의 생활입니다.
하지만 신기루 같은 생활이 얼만나가겠어요.
사라지기전에 환상을 잠깐 느끼는 것이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데이트
잘 하셨습니다.
가발을 벗은 것
찬성합니다.
국문과 공부하셨
습니다.
옛날 대학교 다니
기가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그 당시 공부 많이
하신 엘리트셨을
것 같습니다.
법도리님 오랫만에 오셨습니다.
공부 실력 하시면 법도리님이나 동구리님 같은 분이실 것입니다.
전 완전 날라리로 겨우 학점 맡고 겨우 겨우 .
중세 국어 같은 부분을 공부했을때는 정말 지겨웠지요
지금 머리에 남아 있는 것 하나도 없고요.
늘 건강을 지키시어 편안하시고 안정된 노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가발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다
하하하하........... 재미 있네요
귀여우신 낭만 선배님 ^^
가발 왜 버리셨어요
요즘 부분 가발 이나 모자는 필수 품 이 잖아요 ~~ㅋ
너무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