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고은의 ‘만인보’에 국정논단 밀고자 고영태[노송포럼]

[원미산 김길주]

고은의 ‘만인보’에 국정논단 밀고자 고영태[노송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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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동창회

2017. 1. 20.

고은의 ‘만인보’에 국정논단 제보자 고영태[노송포럼]

일시: 2017년 1월 18일(수) 오후 7시

장소: 삼성동 섬유회관 17층 스카이뷰

연사: 고은시인 (전북 군산 출신)

주제: 내 시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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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포럼에서  강연하는 고은 시인 

최순실 국정농단의 핵심 내부고발자인 고영태(‘76년생; 전 더블루K 이사)의 가족사가 노벨상수상후보로 거론돼온 고은(’33년생; 본명 고은태)시인의 대서사시 <만인보>(萬人譜)에 나와 있어 전말이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만인보는 전북 군산 출신 고은 시인이 1986년부터 2010년까지 4001편의 시를 30권으로 엮은 연작시다. 무려 5,600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인물백과사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고은선생은 2017년 1월 18일 삼성동 섬유회관에서 노송포럼기획단 주관 한봉수(53회) 기획단장의 사회하에 열린 포럼에서 “내 시와 삶”이라는 주제하의 강연 끝에 한 참석자의 질문을 받고 만인보의 탄생경위와 고영태 가족사가 들어간 배경을 설명했다.

고 시인은 “남들이 말해주어서 고영태가 내 시에 나오는 사람인 줄 알았다”고 털어놓으며, “그에 대해 쓴것이 무슨 신의 계시니 예언을 받았느니 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말”이라고 잘라말했다.

고 시인은 “마지막 28, 29, 30권 세권은 광주에서 희생된 사람들에 관해 썼던 것”이라며 “그 속에 고영태의 아버지 고규석이 담양사람인데 공연히 광주시내에 와 죽은 것이며 엄마가 여러 어린것들을 먹여살려야하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고규석씨는 1980년 5월 21일(5.18사태 사흘 후) 우연히 광주시내에 나왔다가 광주교도소를 지나던 중 군인들의 발포로 현장에서 숨졌으며 고씨와 다른 희생자들은 숨진 지 열흘이 지나서야 광주교도소 안에 암매장된 상태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인 이숙자씨에 관한 ‘단상-3355‘에 “....막내놈 그놈은/ 펜싱 선수로/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걸고 돌아왔다”로 되어있다. 고영태씨는 1998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하단참조]

헌법재판소의 박대통령 탄핵재판 증인석에 곧 서게 될 고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 일이라 (아버지가 숨졌을 때의) 기억은 안 난다. 아버지가 없다는 걸 많이 느꼈는데 너무 어렵게 자라서 아버지가 없어서 불편하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자랐다"고 전했다. 당시 5세.

여기서 얘기하려는 것은 만인보에서 고은 시인이 1950년대 이후부터 1980년대까지 인연이 닿았던 이들의 행적을 시로 쓰게 된 이유다.

고은 시인은 1980년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내란음모죄로 재야인사였던 김대중(1924~2009) 전대통령, 문익환(1918~1994)목사, 이문영(1927~2014)고려대교수 등과 함께 제거해야할 대상으로 재판을 받았다고 술회했다.

평생 감옥을 네 번(4성장군?) 들어갔는데 세 번째 갔던 일이다. 고은은 내란음모죄 뿐 아니라 계엄법 위반과 이해찬 서울대 사회학과 학생을 끌어와 교사했다고 계엄 교사죄까지 엮여있었다고 말했다.

합동수사본부에서 “‘여러분 조사 많이 받았으니 좀 쉬시오’ 하기에 ‘아, 쉬게하나보다’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그는 “아무리 무릎을 구부릴래도 구부릴수 없는 서 있는 관이나 다름없는 곳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전했다.

당시 그는 박정희대통령을 저격한 김재규가 처형되기전 묵었던 육군교도소의 남한산성 특별감방7호에 수감되었고 문익환 목사는 정승화육군대장이 머물었던 방에 수감되었다고 회고했다.

밥주는 조그만 구멍이 하나 있을 뿐이고 소대변시 잠깐 밖을 나갈 수 있어 20시간, 30시간씩 서 있었다고 한다. 당시 자신을 ‘입관된 서 있는 송장‘으로 묘사했다. 30촉짜리 불이 꺼지면 사진 암실과 다름없는 먹방이었다는 것.

고시인은 “그런 상황은 현재가 없다. 존재할 수 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럴 때 전혀 생각치 않았던 과거 즉 고향의 외할머니, 할아버니, 건너마을 아저씨 등 고향사람들 얼굴이 하나하나 생각이 났다“고 전했다.

그는 “그 과거가 전혀 쓸모 없는 것이지만 현실을 감방에서 이겨내는 힘이 되었으며 후에 만인보를 쓰게 된 경위였다”고 말했다. 20년 징역형에서 3년을 살다 출소했으며 3년후 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고은 선생의 150여편의 저서 중 최고 역작으로 치고 있다.

고은 시인은 1974년 만난 14살 연하의 아내 이상화 당시 중앙대학교 영문과 교수와 51세때인 1983년 결혼하게 될 때의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덧붙였다

그가 출소하여 결혼한다고 하니 학교교무회의에서 총장 등이 모여 아내를 의원면직조치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듣고 당시 이 학교를 출입하던 정보부 요원이 오히려 이 사람은 결혼시켜 행복에 취하게 만들면 거리나 그 어느 곳에도 나오지 않고 조용히 살거기 때문에 그러지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내가 학교에 계속 머물수있었으며 결혼해서 안성으로 내려가 신혼살림을 차려 조용히 만인보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5년전 수원에 이사와 광교산자락에서 살고 있다. 부인은 전공을 살려 고은시인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하는데 진력을 하고 있다는 얘기. 노벨문학상에 한발한발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

    

 줄탁동시 (啐啄同時): 줄(啐)과 탁(啄)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가장 이상적인 사제지간을 비유하거나, 서로 합심하여 일이 잘 이루어지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시인은 모든게 관계에서 이뤄지는 것임을 강조한다. 이 붓글씨는 마치 한 회원이 친구로부터 받아 가지고 있다 이 말을 인용하자 건네드렸더니 번쩍 들어보이고 있다.

한편, 고은 시인은 육당 최남선(1890~1957)이 1908년 ‘소년’지에 발표한 <해(海)에게서 소년에게>가 최초의 신체시라며 이후 50년만이 1958년 자신이 등단하게 되어 58년동안 시를 쓰며 살고 있다며 ”자신의 반세기는 바로 현대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경제 뿐 아니라 문학에서도 바다 즉 해양을 알면서 세계로 뻗어나가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텨······ㄹ썩, 텨······ㄹ썩, 텩, 쏴······아.따린다, 부순다, 무너 버린다.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따린다, 부순다, 무너 버린다.텨······ㄹ썩, 텨······ㄹ썩, 텩, 튜르릉, 콱.

~ ~ ~ ~ ~

최남선「해(海)에게서 소년에게」중에서(1908)

바다와 나비 /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 바다와 나비(1931) -

시인은 개화기 3천재인 육당(六堂), ‘임꺽정‘을 쓴 홍명희(1888~1968), 최초 근대장편소설 ’무정‘을 쓴 춘원 이광수(1892~1950)가 일본에 신사유람단으로 건너가 종이, 인쇄기 등을 가져와 개화기 현대시와 현대소설을 개척한 얘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갔다.

그 외에도 강연 내내 그가 만난 숫한 문인들을 에피소드를 곁들여 얘기해주었다.

대상이 전주고·북중임을 감안해 그가 같이 교제한 전주 등 전북지역의 문인들도 빼놓지 않고 간단한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해주었다.

한국일보 기자였으며 독일에서 공부한 철학자 노송정 최정호(33년생)씨, 유명한 신문 칼럼리스트 이규태(1933~2006)씨, 소설가 최일남(32년생)씨, 부안출신 신석정(1907~74)시인, 전주고 교사(1952~1968)를 했던 김해강(1903~1987)시인, 백양촌 신근(1916~2003)시인, 가람 이병기(1891~1968) 선생 등등...

고은 선생님은 황채호(36회) 고문님이 건배제의하면서 “옆에 앉아서 악수를 해봐도 장악력이 어떻게 센지 대단하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훤칠한 키에 85세답지 않은 정정한 모습이었다. 의자를 준비했더니 서서 하겠다며 한쪽 귀퉁이에 있는 연단에 캔맥주 한잔을 들고 나와 1시간 넘게 열강을 했다.

옷도 세련되게 입어 과거로 말하면 진고개 신사였다. 검은 중절모에 콤비를 입었는데 바지도 통이 좁다. 목에는 스카프로 감싸고 검은 티를 걸쳐 아무래도 80대로 보기에는 너무 젊다.

시인은 강연이 끝나자 참석자의 제의에 따라 자작시‘직유에 대하여[하단참조]’를 지난 해 10월 펴낸 시집 ‘초혼(招魂)’을 열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읊어내려간다.

금년에는 해외 여행도으로도 바쁘시단다. 4~5번 할 예정. 첫 번째로 시인은 이탈리아 로마재단이 국제시축제 ‘시의초상(肖像)(Ritratti di Poesia; 2/1~4)'중인 2월3일 ‘국제시인상’ 수상을 위해 로마를 방문한다. 시인은 수상기념 연설을 하고 역시 시낭송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이날 시인의 강의에 앞서 전주고·북중 OB들의 합창단(단장 전웅, 47회) ‘노송콰이어’가 김종호(53회)교수 지휘하에 양희은의 ‘아침이슬’과 ‘바람이 불어오는 곳’ 두곡을 불러 시인의 마음을 꽉 붙들었으며, 김정환(44회) 시낭송가가 선생의 다 함께 독재와 맞서 싸우자는 강한 메시지가 담긴 ‘화살[하단참조]’이라는 시를 영상을 내보내며 읊어 시인과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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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만인보 단상-352-고규석

이장노릇/새마울지도자노릇/소방대장노릇/

예비군소대장노릇/왕대 한다발도 번쩍 들었지/(...)

동네방네 이 소식 저 소식 다 꿰었디/사움 다 말렸지/

사화 붙여/사홧술 한잔 마시고/껄껄껄 웃고 말았지/

누구네집 서울 간 막내아들/달마다 담배 사보내는 것도 알고/

누구네집 마누라가/영감 몰래/논물 몰래 대어/

옆논 임자하고 싸운일도 알고/

아니 아니/누구네집 삽 두자루/

누구네집 나락 열 가마/남은 것도 아는 사내/고규석/

다 알았지/ 다 알았지/그러다 딱 하나 몰랐던가/

하필이면/ 5월 21일/ 광주에 볼일 보러 가/

영 돌아올 줄 몰랐지/ 마누라 이숙자가/

아들딸 다섯 놔두고/ 찾으러 나섰지/ (…)

전남대 병원/ 조선대 병원/ 상무관/도청/(...)

그렇게 열흘을/ 넋 나간 채/ 넋 잃은 채/ 헤집고 다녔지/

이윽고/ 광주교도소 암매장터/ 그 흙구덩이 속에서/

짓이겨진 남편의 썩은 얼굴 나왔지/ 가슴 펑 뚫린 채/

마흔살 되어 썩은 주검으로/ 거기 있었지/

아이고 이보시오/(...)다섯 아이 어쩌라고/

이렇게 누워만 있소 속 없는 양반"

만인보 단상-3355-이숙자

"고규석의 마누라 살려고 나섰다/ (…)/

담양 촌구석 마누라가/살려고 버둥쳤다/

광주 변두리에/ 방 한 칸 얻었다/

여섯 가구가/ 수도꼭지 하나로/ 살려고 버둥쳤다/

여섯 가구가/ 수도꼭지 하나로 물 받는 집/ 방 한 칸 얻었다/

남편이 죽어간 세월/조금씩/조금씩 나아졌다/

망월동 묘역 관리소 잡부로 채용되었다/

그동안 딸 셋 시집갔다/

막내놈 그놈은/ 펜싱 선수로/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걸고 돌아왔다/

늙어버린 가슴에 남편 얼굴/

희끄무레 새겨져 해가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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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유에 대하여

똥이다 할 때

똥에게 죄송하다

여우같은 할 때

여우에게 죄송하다

독사의 자식할 때

독사와

독사의 조상에게 죄송하다

개 같은 할 때

개들에게

태어날 개들에게 죄송하다

쥐새끼 같은 할 때

김재규가 차지철에게 버러지 같은 할 때

쥐새끼에게

버러지에게 죄송하다.

하이에나

늑대 할 때

그들에게

그들의 탄자니아 초원에게 죄송하다

소위 잡초들에게 죄송하다

옥에 대한

돌에게 바위에게 죄송하다

지옥이라니 이글이글 지옥 유황불이라니

지하에게 죄송하다

언어는 이미 언어의 죄악인 것

<초혼, 2016년 10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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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가서는 돌아오지 말자.

박혀서 박힌 아픔과 함께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

우리 모두 숨 끊고 활시위를 떠나자.

몇 십 년 동안 가진 것,

몇 십 년 동안 누린 것,

몇 십 년 동안 쌓은 것,

행복이라던가

뭣이라던가

그런 것 다 넝마로 버리고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이 소리친다.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저 캄캄한 대낮 과녁이 달려온다.

이윽고 과녁이 피 뿜으며 쓰러질 때

단 한 번

우리 모두 화살로 피를 흘리자.

돌아오지 말자!

돌아오지 말자!

오 화살 정의의 병사여 영령이여!

- 새벽길(1978)-

https://youtu.be/vTbcXCiln8l('화살'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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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1933 8.1~ ) 84세

◆ 학력

1947년 군산중학교에 수석 입학

2010년 단국대학교 문학 명예박사

2011년 전북대학교 문학 명예박사

2015년 한신대학교 문학 명예박사

⃟ 경력

고은은 한국을 대표하는 민족시인이자 참여시인으로 한국 문학계의 원로

본명은 高銀泰 호는 파옹(波翁)

1933년 8.1 전북 옥구군 미면 미룡리 용둔마을(지금의 군산시 미룡동)탄생

1949년 하교 길에 ‘한하운 시초’를 우연히 읽고 시인이 되겠다고 결심

1950년 17세 되던 해 6.25전쟁 발발 너무나 많은 죽음을 봤고 세상의 의미 있는 것들이 전부 그 의미를 잃어 너무 허무했다. 시인은 방황

1951년 19세 때 출가해 일초(一超)라는 법명으로 혜초, 효봉 스님의 제자

1958년 <폐결핵>(친구 나병재 화가 몰래 응모)으로 조지훈 천거<현대시> 발표,

서정주 추천<현대문학>발표 등단

1962년 환속

1971년 삼선개헌 반대운동에 문인대표

1974년 자유실천 문인협회 대표간사로 제1차 선언문 발표, 가두시위하다 체포구금 1975년 긴급조치 9호 선포로 가택구금

1977년 양성우 시집 <겨울공화국>에 서문 써준 이유로 구치소 수감

1979년 YH사건으로 투옥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연루 종신형 선고

1982년 8.15사면 석방

1983년 영국유학 후 현재 부인 이상화(중앙대 영문과)교수 해후 수유동 안병무 교 수 집 뜰에서 함석헌 주례로 극비리 결혼

1986년 <만인보> 1.2.3권 출간

1987년 민주헌법 쟁취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로 박종철, 이한열 추도회 주간

1989년 한국민족예술인 총연합회 공동의장 취임 남북작가회담 사건으로 투옥

1990년 민족문학 작가회 회장

1994년 경기대 대학원 교수

1997년 히말라야 순례(티벧지역) 시집 <히말라야>구상, 어머니 별세

1999년 하버드대 옌징 연구소,버클리대 초빙교수를 거쳐

1998년 북한방문, 프랑스 정부 초청 시낭송 시집<속삭임>출간

1999년 교환 교수로 미국행(버클리대학, 하버드대학, 시카코대학)

멕시코 네루다 기념 시축제 참가 시낭송 시집<머나먼 길>출간

2000년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 평양 정상회담 참여 시낭송

2001년 유네스코 <세계 시인대회>에서 시낭송 강연

스웨덴 시낭송회, 캐나다 순회강연 및 시낭송회‘에스파냐 마드리드 시낭송회,

일본 동경, 미국 UCLA 및 남미 콜롬비아 <세계시인대회> 참가

2002년 프라하 작가 축제 ‘시와 혁명 발제 시낭독, 미국, 프랑스 시낭독회

2005년 겨레말 남북공동편찬위원회 상임위원장

2007년 서울대 초빙교수

2008년 단국대 석좌교수,

2014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평화친선대사에 선정

2015년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 회장

⃟ 상훈

국내;

1974년 한국문학상 수상

1986년 한국문학 작가상 수상

1988년 제3회 만해문학상 수상

1991년 중앙문화대상 예술상 수상

1994년 제1회 대산문학상 수상

1998년 만해 대상 수상

1999년 불교문학대상 수상

2002년 은관문화훈장 수훈

2004년 단재상 수상

2007년 영랑문학상 수상

2008년 유심문학상 수상

2014년 공초 오상순문학상 수상

2015년 심훈문학 대상 수상

해외;

(2000년대 해외문학계에 집중조명 받으며 다년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

2005년 스웨덴 시카다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노르웨이에서 비외른손 훈장을 받았다.

2008년 캐나다그리핀문학상과 평생공로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 아메리카 어워드를 받았다.

2014년 마케도니아 스트루가 국제시축제 황금화관상, 이탈리아 노르드수드상 수상

2017년 로마재단 국제시인상 수상 (2월3일)

◆저 서 ; ‘만인보’ 등 150 여권

1958년 등단 현대시, 현대문학에 ‘봄밤의 말씀’ ‘눈길’ ‘천은사운’ 등 추천

1960년 첫 시집 ‘피안감성’ 등

1962년 소설 ‘피안앵’

1970년 ‘세노야 세노야’

1973년 ‘이중섭 평전’

1974년 ‘문의 마을에 가서’ ,소설 ‘일식’, ‘이상 평전’

1975년 ‘한용운 평전’

1978년 ‘새벽 길’ 1984년 ‘고은시선집’ ‘조국의 별’

1980년 ‘산 넘어 산 넘어 벅찬 아픔이거라‘

1985년 소설 ‘禪1.2’

1986년 ‘만인보’ (시작)

1987년 ‘고은전집’ 간행시작(전 38권), ‘전원시편’

1987~1994년 ‘백두산’ 7권 (완간)

1988년 ‘네 눈동자’

1990년 ‘아침이슬’

1991년 ‘해금강’, 소설 ‘화엄경’

1992년 ‘내일의 노래’

1993년 ‘절을 찾아서’, ‘고은문학의 세계(신경림, 백낙청 엮음)’

1995년 ‘독도’

1999년 ‘머나먼 길’ ‘허공’ ‘개념의 숲’ ‘오십년의 사춘기’ ‘고은 시선집’

2001년 ‘순간의 꽃’

2002년 ‘어느 바람’ ‘두고 온 시’ ‘한국대표시인101인선집’

2008년 ‘허공’, 등단50주년기념 ‘동사를 그리다’

2010년 ‘만인보’ 30권 (완간)

2011년 ‘상화시편’ ‘내 변방은 어디 갔나’ ‘개념의 숲’ ‘오늘도 걷는다’

‘시의 황혼’ ‘구름에 대하여’ 등

2012년 ‘마치 잔칫날처럼’(백낙청 외 엮음)

2013년 만80세 기념 ‘무제 시편’(607편)

2014년 ‘5대가족’

2015년 ‘어떻게 살 것인가’

2016년 ‘초혼’

*****

자화상(自畵像) /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던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커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 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틔어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화사집(1941)-

학(鶴)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 김해강

학도 아니면서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춤을 모르는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날만 새면 뭇 참새

떼 지어 지절대도

조으는 체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비바람

번개가 날리고 우레가 흘러도

천 년인 양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오욕(汚辱)과 허화(虛華)의 도가니 속

어지럽고 시끄러운 실의의 나날에도

한가한 손님같이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어디를 가나

시장마다 악화가 판을 치고

흙탕물 도도히 거리를 휩쓸어도

오연(傲然)히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해는 빛을 잃고

꽃밭은 향기를 잃고

눈이랑 무너지듯

하늘은 무너져도 무너져도

의젓이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금촉 화살에 심장이 꿰뚫려도

끝내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징그러운 비늘에 온 몸이 휘감겨도

그저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흙 썩는 냄새만

코를 찌를 뿐

바위틈 콸콸 샘솟고

하늘 한 자락 파랗게 깔린

아름다운 해 뜨는 동산

삼삼(森森)한 솔밭도 아닌데

춤 너울너울

빛 풍요로운

눈부신 아침도 아닌데

언제나 고고히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춤도 못 추는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동방 서곡曙曲(1969)-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 / 신석정

성근 대숲이 하늘보다 맑아

댓잎마다 젖어드는 햇볕이 분수처럼 사뭇 푸르고

아라사의 숲에서 인도에서

조선의 하늘에서 알라스카에서

찬란하게도 슬픈 노래를 배워낸 바람이 대숲에 돌아들어

돌아드는 바람에 슬픈 바람에 나는 젖어 온몸이 젖어......

난(蘭)아

태양의 푸른 분수가 숨 막히게 쏟아지는

하늘 아래로만 하늘 아래로만

흰 나리꽃이 핀 숱하게 핀 굽어진 길이 놓여 있다

너도 어서 그 길로 돌아오라 흰 나비처럼 곱게 돌아오라

엽맥(葉脈)이 드러나게 찬란한 이 대숲을 향하고......

하늘 아래 새로 비롯한 슬픈 이야기가 대숲에 있고

또 먼 세월이 가져올 즐거운 이야기가 대숲에 있고

꿀벌처럼 이 이야기들을 물어 나르고 또 물어내는

바람이 있고 태양의 분수가 있는 대숲

대숲이 좋지 않으냐

난(蘭)아

푸른 대가 무성한 이 언덕에 앉아서

너는 노래를 불러도 좋고 새같이 지줄대도 좋다

지치도록 말이 없는 이 오랜 날을 지니고

벙어리처럼 목 놓아 울 수도 없는 너의 아버지 나는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

내 심장을 삼으리라

-1940년 ‘문장’지에서 검열 삭제-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창비

江 / 신근

여기 서면

태고의 숨결이 강심에 흐려

어머니, 당신의 젖줄인양 정겹습니다

푸른 설화가 물무늬로 천년을 누벼 오는데

가슴마다 아롱지는 옛 님의 가락

달빛 안고 하얀 눈물로 가슴 벅차 옵니다

목숨이야 어디 놓인들 끊이랴마는

긴 세월 부여안고 넋으로 밝혀 온 말간 강심

어머니, 당신의 주름인양 거룩하외다

길어 올리면 신화도 고여 올 것 같은

잔물결마다 비늘 지는 옛 님의 고운 가락

구슬로 고여 옵니다.

-덕진공원 시비-

자료정리 김정환(44회), 채희묵(4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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