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충주댐(종민동 지역) 드라이브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나는 종민동 지역 지형을 살필 겸 두 번 정도 갔지만 아내는 초행길이예요.
열흘 전쯤 충주시내 안림동에서 (부부는 할 말이 별로 없으니 가도 된다, 응?)유명
칼국수전문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그 위 충주호로 넘어가는 마즈막재 바로 아래
카페에 빵 사러 들렸다가 그냥 돌아온 적이 있고요.
작업장을 출발해서 탄금호를 두 방향으로 건너는 우륵대교와 탄금대교를 지나
시내에서 점심 밥을 먹고 경유3(지도) 마즈막재 전망대에서 잠시 차를 세웠습니다.
이 자리에서 좌측으로 오르면 계명산 우측이 남산인데, 오늘은 계명산을 뒤로 도는
충주호 둘레길(종대이길 일부구간)이자 드라이브 코스로 그만인 길을 돌아 작업장으로
복귀하는 여정. 이 고개에서 오른쪽 즉 남산 중턱을 뒤로 돌아가는 길도 있는데, 일부
비포장길이 포함되어 있는 그 구간은 다음 기회에 가 보겠습니다.
최근 아내와 여기 저기 충주를 알아가는 중에 아내가 하는 말이 딱 귀에 들어왔어요.
“여기(충주) 높은 산이 참 많다~!”
그러고 보니 시내에 속하는 이 계명산만 해도 높이가 774미터로 서울 도봉산보다도
해발고도가 높아요. 북한산과 도봉산처럼 계명산과 나란한 남산은 636미터. 이래 봬도
내가 젊었을 때 등산을 좀 다녀봐서 아는데, ^^ 20대 초 중반에서 약 10년 동안 등산을
참 많이 했어요. 주말이나 연휴, 휴가에는 거의 산에 갔다고 해도 거짓말이 아닐 정도.
아슬아슬한 도봉산 포대능선을, 하산하기 전에 점심밥 해 먹겠다고 자바라 물주머니까지
베낭에 넣고 다니던 시절에… 산에서 외쿡살람을 만났는데 그가 하는 말이(동행한
친구의 통역에 따르면) 서울처럼 대도시에서 바로 오를 수 있는 높은 산이 있는 나라가
드물다는 것. 이런 이야기가 지금도 들리더라고요.
얼마 전 아내가, 역시 마즈막재 아래 편 충주시내가 거의 한 눈에 들어오는 어느 카페에서
“여기서 보니 충주 시내가 참 넓다!” 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들으며 나는 그 시절 도봉산
하산 길, 북한산 방향 대략 7부 능선에서 산 아래 도봉구와 노원구 풍경이 넓게 펼쳐 보이던
풍경을 떠올렸습니다.
새삼스럽지만 그렇습니다. 충주에는 물만 많은 게 아니라 산도 아주 많아요. 충주 서북방향인
보련산(해발 764) 좌 우로 여주와 음성 방향으로만 어느정도 열려 있고 나머지는 소백산맥을
축으로 북쪽 삼봉산(909) 백운산(1086) 동쪽 천등산(807)부터 남쪽으로 월악산(1091) 조령산(
1017)과 남동 괴산방향 박달산(825)에 이르기까지 1000고지 안팎의 높은 산들이 충주시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답니다. 당연히 그 주변에는 해발 400~600 높이의 산들이 즐비하고요.
울고 넘는 박달재와 나는 새도 쉬어 간다는 문경새재가 각각 시 도 경계로 있으니 그야말로
고산준령이라는 말이 딱 맞아요.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산 중에 제일 높은 산이 아마도 금수산(1016)이 아닐까 싶네요.
이 마즈막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따로 또 하나 있는데 그쪽은 활옥동굴로 가는
길이고, 왼편 계명산자연휴양림 가는 길로 내려가서 호수로를 따라 충주댐까지 이어지는
충주호 드라이브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마치 숲 터널처럼 깊게 드리운 그림자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내내 계속됩니다. 사이사이 전망대가 있고…
종댕이길(충주호 둘레길) 표지판이 달린 한 전망대에서.
그러고 보니 보은작업장 시절에는 대청호와 초 근접해 있었네요. 충주로 옮겨와서는
충주호 아래 조정지댐 수계에 있고요. 이런 풍경은 보은작업장 가까이에서 보던 풍경과
흡사합니다. 그렇다면 이것도 다 정해진 운명이었던... 것인가요? ^^
이 길에서 만나는 건 호수 뿐 아니라 계명산 뒤편의 산동네인 종민동인데요…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다우니 이런 자연 환경과 잘 어울리는 조화로운 집들이
많이 들어서서 ‘충주의 산토리니’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현실은…
그렇지 아니합니다만…
충주댐이 생활권에 들어온 지 3년째. 그동안 왜 계속해서 담수 수위가 낮은가, 가뭄 탓인가?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어요. 공사중인 걸 보았지만 그것과 연계된 줄은 몰랐죠. 최근에 와서야
현재 하고 있는 공사(터널 수로를 만드는) 때문에 수위를 높일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저 건너에 충주호 제일 선착장이 있는데 수위가 낮으니 한참 아래에 배가 있죠? 2016년부터
8년째 공사를 하느라 그런지 유람선관광을 포함해 이 지역 수상레저관련산업이 더 침체되어
보이더군요. 와중에 기업체 연수원들은 이처럼 꼭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라고요. ㅎ
충주댐 아래 작년에 개통한 다리를 건너 작업장으로 돌아오는 길. 맨 처음 지도의 경로
21번과 22번 사이 어디쯤.
현재는 여주 부발까지만 개통된 고속철도. 동충주에서 충주시내로 진입하는 철교입니다.
그 아래 보이는 강이 바로 그 유명한 영월 동강과 서강이 모여 충주댐을 통해 내려오는
남한강의 큰 줄기에 해당하는데 여기서 조금 아래 탄금대 부근에서 속리산부터 발원해
괴산을 통과한 달천강이 합수되어 여주, 양평으로 향한답니다. 다시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합수하고 팔당댐을 거처 서울 한강으로 흐른다는.
지금은 아내나 나나 충주를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아직은 차로 가 볼만한 곳이 많이 남았고…
충주의 지형지물을 어느 정도 파악한 후 오늘은 드라이브로 만족했던 종댕이길을 산책 혹은
트래킹하듯 다니거나 체력을 길러 예전처럼 등산을 할 수도 있겠지요. 게다가 천지사방이 다
자전거길이고요. ㅎㅎ 이렇게 드라이브 잘 하고 점심식사 포함해 3시간 안에 작업장에 복귀.
이만하면 충주살림 최고입니다.
첫댓글 요즘은 사진을 큰 사이즈로 올리고 있어서, 노트북이나 PC로 볼 수 있다면
사진을 통한 실감을 더 좋게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