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9일 내놓은 "7월 중 국제수지동향"은 우리 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수입이 수출보다 많고, 국내 증권시장에 투자한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지난달 또다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예상보다 경상수지 적자 폭이 크다는 반응이었다.
이 같은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적자는 외환 부족으로 이어져 환율 상승을 부채질하고, 국가 신인도에도 악영향을 키칠 우려가 크다.
6월에 흑자를 보였던 경상수지가 7월에 24억5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선 것은 고유가 탓이 컸다.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6%증가해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였다. 이 때문에 지난달 수입은 43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급증했다. 계절적 원인으로 여행수지가 늘어난 것도 경상수지 적자 폭을 키웠다. 지난달 여행수지 적자는 14억9000만달러로 올 들어 최대였다. 통상 7월에는 여름 휴가와 방학으로 인해 해외여행과 유학, 해외연수가 증가한다.
우리나라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자본 이탈도 두드러졌다. 지난달 자본수지는 57억70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97년 12월(63억7000만달러)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한은은 7월 중순 이후 국제유가 하락 폭이 켜졌기 때문에 9월부터는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들의 증권 매도는 8월에는 전달의 3분의 1수준으로 줄고, 채권도 순매수로 돌아섰기 때문에 앞으로 자본수지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경상수지가 호전될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 증가세가 둔화되더라도 우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서 이들 나라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