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10월8일(일) / 맑으나 구름이 많음
추석 이후 진안군으로 들어온 까닭은 100대명산(산림청) 중 전북지역 마지막 숙제을 하기
작은 계곡의 물소리는 시원하다.
전라지역엔 덕유산(무주), 적상산(무주), 모악산(김제), 운장산(진안), 마이산(진안),
장안산(장수), 지리산(남원), 능가산(부안/변산), 내장산(정읍), 백암산(정읍/장성), 선운산(고창),
강천산(순창), 추월산(담양/순창), 방장산(고창/장성), 무등산(광주), 백운산(광양), 두륜산(해남),
월출산(영암), 천관산(장흥), 조계산(순천), 팔영산(고흥), 깃대봉(신안/홍도) 등 22곳이다.
오늘 운장산에 들었으니 전라지역은 '홍도의 깃대봉'만 남았다.
지리산의 경우 전라지역이라고 일컫기는 무리가 있다만.
<도로에서 본 운장산, 어느 봉우리가 운장산인지 모르겠다>
운일암반일암 주차장에서 들머리인 '내처사동' 주차장엔 9시50분경 도착했다.
지난 밤에 잠을 거의 못잤다. 덕분에 구름 속을 노니는 달을 볼 수 있었다.
산행 후 운일암반일암(왕복4km쯤)을 볼 수 있을까? 일단 계획을 잡았다.
피목재(운장산주차장)에 주차, 돌아오면 조금 편할 것 같으나, 갔던 길로 돌아 온다는 것이...
내처사동에서 원전회귀가 가능할 것 같다.
날머리(독자동)에서 이곳까지 그리 멀지 않을 것 같다. 10시20분에 산행시작.
<계획은 대처사동-동봉-운장산-서봉-할목재-독자동-대처사동이다.
시작부터 산길을 잘못 들어서 지도에 없는 길, 동봉으로 갔다.>
손바닥만한 안내판엔 '목교를 건너 우측으로' 산행을 하고 나머지 산길로는 가지마라는
표시를 하였지만 좌측길도 부직포를 깔고 길이 넓은게 좋아서 좌측길을 잡았다.
주차장에서 내게 길을 물었던 부부도 이 길로 들었다.
작은 계곡의 물소리는 시원하다.
편안한 길이지만 주의하여서 살피지 않으면 길을 잃을 수 있다.
C급 오름, 계속 올랐지만 이정표가 없다. 아주 가끔 나무에 색바랜 깃봉과 버려진 쓰레기가
길이 있음을 알려준다.
앞선 부부를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남자는 대학교 후배(법학과)다.
광양출신이며 순천에 살고 있으며 자주 산을 찾는다고 한다. 4년 후배다.
30여분 이야기를 하고 먼저 산행에 나섰다.
길은 B 또는 B+의 오르막이고 더 흐릿하다. 안부가 보인다.
실수다. 산행지도를 지니지 않은 것은. 프린트를 하고 가지고 오지를 않았다.
능선에 오르니 왼편으로 바로 꺽이는 길이 있다. 이정표는 없다.
건너편 산은 '곰직이산'인 것 같다. 복두봉, 구봉산으로 가는 종주길이다.
<운장대, 삼장봉 안내가 된 이정표를 따라 올라야 한다>
<능선 안부에서>
<능선안부에서 오른편의 봉우리, 동봉일 것이라 생각하였지만 저 봉우리 뒤에 동봉이 있다>
<동봉 가는 길에 춤추는듯한 소나무, 벤치가 있어 쉴 수가 있다>
사람소리가 들린다. 동봉(삼장봉, 1133m)에 다 온 것 같다. 오후1시
이정표가 나온다. 들머리에서 잘못 들은 것이다.
광주에서 온 산악회 산꾼께서 라면을 끓이고 있다. 촬영도 부탁하고.
라면과 김밥을 신세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게 4~50여분 지체하였다.
중간에 점심을 먹고 올라온 대학후배가 인사를 하고 먼저 서봉으로 간다.
<동봉 입구 이정표, 여기서 동봉까지 10여m?>
땀이 다 식었다.
감사인사를 드리고 운장산으로 향했다. 운장산, 서봉까지는 편안한 능선길이며 조망이 참으로 좋다.
욕심은 구름조차 없이 파란하늘이기를 원했다.
구름과 박무로 아쉬움은 있지만 사방으로 탁 트인 조망, 산들이 굳건히 서 있는 모습에
장쾌함을 느꼈다.
<동봉 지나서.....>
<진안군 부귀면 방향, 마이산의 봉우리가 희미하게 보인다>
<운장산 가기 전 돌아보니 동봉이 잘 가라고 인사한다>
중봉인 운장산(雲長山/운장대(雲長臺), 1126m)에서 시간을 보니 오후3시.
구름이 오랬동안 머문다고 '운장'이라고 불렀단다.
어제 청산도는 맑았고, 그저께 청산도에서 머물던 구름이 서울로 가다가 이곳
진안 운장산에서 하루만 머물기로 하였는데 무엇이 아쉬워서 오늘도 머물고 있다.
야속한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가을은 깊어가고 있다. 붉게 물드는 산.
운장대에서 한방향으로만 조망이 가능하다.
<운장산에서>
<운장산에서 서봉 가는 길에>
<운장산에서 서봉 가는 길에 조망하기 좋은 암릉이 나온다. 서봉을 배경으로>
<운장산, 중봉을 배경으로>
<동봉을 배경으로>
<서봉에 거의 다 왔다. 동봉과 중봉을 배경으로>
서봉을 칠성대(七星臺, 1120m)라고 한다.
동봉도 중봉도 좁다. 차라리 이곳을 운장대라고 함이 옳겠다. 그런데 칠성대다.
넓고 사방을 조망할 수 있다.
구봉산을 찾아 봤으나 어제 본 것은 앞모습이라 뒷모습은 가늠이 안된다.
서봉에서도 제법 오래 머물렀다. 보고 또 보고. 3시50분에 서봉에서 하산시작.
<서봉, 우측에 정상석이 있다>
<연석산 방향인데 어느 산이 연석산인지 모르겠다>
<구봉산 방향인데 어느 봉우리가 구봉산일까? 미루워 짐작해 본다>
3시50분, 대처사동까지 1시간 예상하면 운일암반일암 구경은 어렵겠다.
내리막은 그리 어렵지 않으나 조심해야 한다. B급 정도.
이런 산길이라면 '피목재'에서 새벽산행, 서봉에서 일출감상을 하면 되겠다.
활목재, 삼거리에서 같이 내려 온던 이들은 피목재로 간다.
터벅터벅,,,,,,독자골계곡을 만났다. 머리를 감고 잠시 쉬었다.
길이 바이들로 분명하지 않다.
깃봉을 보고 계곡을 건넜다. 산죽을 헤치고 나가니 길이 나온다.
이곳에 이정표가 있어야겠다.
초행일 경우 이곳을 지나쳐서 곧장 올라가겠다.
<활목재 표시는 없었지만, 이곳이 활목재>
<활목재에서 오른편이 독자동 하산길, 산죽들의 도열을 받으니 기분이 좋다>
<계곡을 건너 나온 길, 깃봉이 없으면... 이곳에 이정표가 있었으면....>
<독자동 들머리 이정표다. 대처사동까지 적어도 1.5km는 가야한다>
<우측 앞봉우리는 활목재, 그 뒤가 서봉 같다. 가운데 봉우리가 동봉일까?>
<도로를 따라 대처사동주차장 못미처 있는 소나무 2그릇, 운치가 있다.
보이는 산은 곰직이산 같다>
얼마전 운장산 계곡에서 40대 초반의 여성백골이 발견되었다.
겨울에 산행 나갔다가 조난당한 여성으로 추정. 아마 맞을 것이다.
진안군에서 마이산과 구봉산엔 공을 많이 들이는 것 같다.
운장산은 제대로 이정표도 없고 산길도 분명하지 않다. 헤맬 수 있다.
들지 말아야 할 산길이라면 적극적으로 방어막을 쳐야 한다.
아니면 등로를 만들어서 길을 잃고 헤매지 않도록 이정표를 세워야 한다.
운장산, 100대명산이다.
진안군에서 조금 더 주의를 하고 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이정표를 세웠다면
끔직한 사고도 없었을 것이다.(내 생각에는)
산행 시작하면서 그 사건을 계속 곱씹어 보았다.
당연 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다.
겨울산행을 오후에 시작하였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무리였고
불명확한 등로안내로 헤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디 이정표가 있어야 조난 시 지형을 불러주지.
피목재에서 구봉산까지 이정표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 의심스럽다.
어제와 오늘, 초등(初登)이라 힘들고 길게 느껴진 산행이었다.
대처사동주차장에 도착하니 5시30분.
진안읍의 목욕탕은 문 닫았을 것이고, 독자골에서 알탕을 즐겼다.
운장산에서 발원한 물길이 만경강이 되고 금강이 된다고 한다.
* 진안읍에서 저녁식사, 진안IC로 진입....함양휴게소에서 1시간 쉼.
생초IC로 나와 국도로 군북IC까지 감. 1시간 걸림(고속도로 이용하는 것과 그리 시간 차이가 없음)
함안휴게소에서 30분 쉼. 밤11시30분경 귀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