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에 보여지는
내 모습은
말 그대로 "해골" 그 자체였다.
여의사 앞에서
흉칙한 몰골을 가지고
설명을 듣는데 은근히 민망스러워진다.
여의사는 그게 직업이라서 그런지
아무렇치도 않게
단층사진 하나 하나를 보여주며
설명을 하는데 실 핏줄하나가 핏티에
막혔다고 한다.그게 안면 마비증상과는
무관하다고하며 염려 안해도 된다고는 하는데
실 핏줄 하나가 막혔 다는게
영 마음이 개운치가 않다.
오늘 하루종일 보여주었던 몇번 반복되는
MRI결과 지연
또,여의사라는 선입감이 신뢰성을 잃어
믿을수가 없다.
나중에 큰 병원이라도 가려면
소견서와 MRI 필름이 필요할것같아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저 소견서와 MRI 필름은 주시는거죠?" 하고 물어 보았다.
"그럼요,내일 요청하세요"
"그리고 내일 퇴원하셔도 됩니다."한다.
다음날
퇴원 수속을 밟아 짐을 챙겨서
자동차에 실고 병실 사람들한테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디스크 환자가 안 보인다.
이만큼 오면서 자꾸 뒤를 돌아다 보았다.
혹시 그 아짐씨라도 볼까하고…………
밖에 나오니 기분도 상쾌하다.
하늘도 청명하고 날씨가 너무 좋아
멀리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기분은 꼭 환자 같지가 않다.
병원을 빠져나와
큰길로 접어드는데 앞에가는 자동차가 운전이
시원찮다.
뒷 유리를 보니 "왕 초보운전"라고
큼지막하게 써 붙였다.
"응,초보구먼"생각하고
천천히 따라가다 신호에 걸려 차를 세웠는데
배꼽을 잡고 박장대소를 하고 말았다.
"왕 초보운전"이라고 써 붙인 글씨밑에
조그맣게 이렇게 멘트를 한것이다.
"힘 드시죠?"
"저도 힘 드네요".
저 운전자 심정을
이해 할것같다.
병원에서 퇴원을해
집으로 돌아오니 마누라가 없어서 그러나
혼자 텅빈집에 홀로 남으니
괜스레 쓸쓸하고 외로워진다.
병원에서
수액과 영양제를 맞아서 그런지
조금 생기가 돌고 어제 병원에 갈때보다는
한결 좋아지긴 했는데.
몸이 좋아지니 휴가를 안 내도 될걸
괜히 휴가를 냈다는 생각이 든다
일찍 퇴원을 하고나니
할일도없고 시간이 많이남아
오늘 5시에 마누라가 청주공항에 도착한다는데
거기나 슬슬 가볼까 하고 몸이 시원찮아서
넉넉하게 시간을 잡아 1시에 출발을했다.
국도를 따라 서산 I.C로 진입하려는데
자꾸 어지럽고 눈도 침침하여. 안 되겠다 싶어
다시 집으로 되돌아왔다.
막상 집에오니 너무 무료하여
집 앞에 CNB 멀티미디어 극장을 찾았다.
요즘 "왕에 남자"가 유행 이라는데
그거나 볼까하고 극장엘가니 시간이 맞지를 않는다.
그냥 그 시간에 아무거나 본다고 제목도 모르고 들어갔는데
영화 프로가 "여 교수의 유혹" 이다.
영화가 첫 장면부터 예사롭지가 않다.
벌건 대낮에 민망스러워 주위를 살피니
텅빈 영화관에 겨우 5 사람밖에 없다.
이 영화는
영화가 아니라 완전히 포로노 다.
그렇찮아도 몸이 쇠약하여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
완전히 포로노 영화에 말초신경까지 자극시켰으니
영화를 보고 나왔어도
머리에 남는것은 하나도 없고
문소리 여배우의 큼지막한 빨통 밖에 안 보이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계를 보니 5시 조금 못 됐다.
이 시간이면 마누라를 태운비행기가
활주로를 찾기위해 청주공항 활주로를
선회하겠지 하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여보 나 어떡하지"
"여기 버스가 없돼"
벌써 비행기가 도착한 것이다.
"그럼 내가 그리로 갈까?"
"거기서 오려면 2시간 걸리는데
2시간을 나 혼자 어떻게 기다려"
"그럼 여기서 충주로 가도 2시간 걸리니
같이 버스타고 충주로 가있어"
"그럼 당신이 충주로 올래"
"그려"
부랴부랴 자동차 키를 찾아
청주서 출발할 시간에 나도 서산에서 충주로
출발을 했다.
불이나게 달려 장호원쯤 가는데 날이 어두워지니
조금 운전하기가 힘 들어진다.
충주 터미날에 도착하여
E 마트 주차장으로 들어서는데
마누라가 보인다.
"오래 기다렸어?"
"아니 조금"
"근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왔어?"
"당신 기다릴까봐 좀 밟았지"
"이이가 미쳤어"
"얼마나 밟았는데"
"한 160 "
"뭐 정말 미쳤어"
"나 과부 만들려고 환장했어?"
"야 시끄러워"
"빨리와도 잔소리,늦게와도 잔소리"
"웨 놈에 잔 소리가 그렇게많으냐? "
"내가 보험 들어논게 얼만데"………"요즘은 암 보험 안든다고
그렇게 생 날리면서 "………
"그게 무슨 뜻이야?"
"야 됐어"
"나,피곤해 빨리 영덕리로 가자"
"여보, 조카들도 이젠 장가를드니까
영덕리가봐야 잠 잘자리가 없더라"
"여기 모텔에서 자고 내일 아침에 어머니한테
들렸다 가면 안될까?"
마누라도 모텔을 찾는걸 보니 피곤한 모양이다.
모처럼 만에
마누라하고 모텔에서 잠을 자려는데
충주도 많이 변해서 모텔이 어디가 깨끗한지 알수가 없어
자동차로 빙빙 도는데 대충 눈에 띄는 어느 모텔에 들어갔다.
"방 있어요"
쪽 창을 열며 아주머니가 삐끔이 내다보며 우리를
위 아래로 흝어보더니
"특실 있는데요"한다.
자기 눈에는 우리를 불륜으로 본 모양이다.
"얼만데요"
"4 만원 입니다"
"뭐가 그렇게 비싸요?"
여관에 가보질 않은 난 2만원이면 되겠다 싶었는데
너무 비싸다.
"그럼 일반으로 하세요"
"일반은 얼맙니까?"
"3만 5천원이요"
가만히 듣고있던 우리 마누라
"아주머니 됐어요"
"특실 주세요. 5천원 차인데"…………
마누라는 5천원 차이라고 하면서
특실로 가잔다……………
저 마누라 중국 갔다와서 피곤하다고 하더니
오랫만이라고
무슨 큰 기대를 거는 모양이다.
방에다 짐을 풀고 나오는데
자꾸 몸이 깔아진다
안 되겠다 싶어 "여보 빨리 밥 먹으러 가자"하고 식당을 찾는데
마침 모텔 근처에 식당이 보인다.
음식을 주문을 하고
물을 갖다주는데 갑자기 탈진이 시작되고 혈압이 오른다.
아무것도 모르는 마누라 식탁사이로 맞으앉은 내 얼굴을 보더니
"당신 어디 아파요?"
"왜 얼굴이 그 모양이여" 물어본다.
아무소리 안 할려다.
"나 실은 병원에 입원 했었어"
"왜, 어디가 아파서"
"헬스장에서 땀을 너무 뺐더니 탈진이 왔었어"
"이이가 미쳤어"
"김형곤이 못 봤어"
"거 봐라 마누라가 없으니 그 모양이지"
"마누라 중 한줄 없어보니 이젠 알겠지?"
나는 허기가 지고 탈진이 계속되는데
음식이 빨리 안 나온다.
벌써 물통 한 병을 다 비웠다.
음식이 나와 밥을 먹는데
나는 미친놈처럼 허겁지겁 게걸스럽게 숟갈질을 한다.
마누라는 중국갔다온 얘기를 자랑삼아 하는데
내 귀에는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안 들린다.
"좀 천천히좀 먹어요"
"입 천장 다 데겠어"
"야 밥이나 먹어"
"웬 잔 소리가 그렇게 많으냐"
"중국에 당신만 갔다왔어?"
나도 모르게 소리를 버럭 지르고 말았다.
내 목소리가 너무 컸던지 마누라는 주변을 살핀다.
밥을 먹고
식당을 나왔는데 그래도 탈진이 회복이
안된다.
저녁 늦은 시간이라 약국이라도 찾으려하니 근처에
약국도 쉽게 눈에 안띈다.
마누라가 지나가는 택시를 잡더니
"아저씨 약국이나 병원으로 가 주세요"
"저기 병원이 있긴한데 "
택시기사는 허름한 병원으로 데려다 주었다.
마누라도 여행에 피곤할텐데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내 모습을 보더니
겁이 났던 모양이다.
아까는 중국얘기로 조잘거리던 입이 조용하다.
"여자는 남자에 어머니"라더니
남자가 아무리 잘나봐야 여자의 손길엔 어쩔수 없나보다.
병원에 드러누워
또 링게르를 꽂았다.
드러누워 주사를 맞으면서도
빵,베지밀,생수………탈진이 진정이 안돼 계속 마누라는
사 날라 대는데 숱하게 먹어치우니 배는 뻥그러니 불어났는데도
허기는 똑 같다.
링게르가 다 들어갈 무렵
겨우 회복이 되는듯 하다.
밤에 잠자다
또,탈진증세가 있으면 먹으려고
빵,우유,베지밀,생수……한 보따리 사서
모텔로 돌아왔다.
"꿈은 이뤄 진다는데"
큰 기대를 걸었던 마누라
"그 꿈은 개털로 끝 나고 말았다"……………
다음은 10부
갯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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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바쁜시간에 친구들 위해 노고가 많습니다~~마치 소설을 읽는 듯~~장문의 글 감사합니다~~~
"그 꿈은 개털로 끝 나고 말았다"…………… 나중에 두고두고 잔소리 들으시겠슈 ㅎㅎㅎ 즐거운 시간 되시길.
이거 다모아서. 책한권내보시게.....명작소설될것같은데..ㅎㅎㅎㅎ고마우이.
껍데기는 멀쩡한데 왜. 그리 고장난곳이 많아~~~~~~~~~~~~이왕에 돈들여 고친는것 교체할것있으면 모조리 갈아뻐려.가장 중요한 부위부터.첫째는 다리가 튼튼해야되고.둘째는 적재함이 튼튼해야되고.셋째 정신력 좋와야 되다고..............................................건강하시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충주까지와서도 그런일이 있었네요.. 마눌 얼마나 놀랬을까 빠른쾌유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