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계절인 가을이 이별의 계절로 인식되는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예요.
이별과 추억을 노래하는 시인들은 많아져 가는데,
가을의 풍성함에 대한 노래는, 먹을 것이 주된 관심사였던
흘러간 옛 시인의 노래처럼 되어버린 것 같아요.
지난주에는 삼일관(일월관-일산검도교실-일산올림픽) 정기 교류전이 열렸었는데요.
특히 김포 일월관의 성취가 눈부셨고요, 토끼와 여우가 같이 응원을 나왔던 하 모 선생은 두 명의 상대를 1분도 가기 전에 전부 머리로만 녹 다운 시키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는데요.
압권은 마지막 시합의 장 모군 이었어요.
모든 시합을 완전히 무효화 시켜버린 것이죠.
장 군의 상대 대련자는 190CM의 큰 키에 당당한 몸매를 자랑하는
남 모 군이었는데요.
지난번 시합에서의 복수전을 위해서 장 군은 칼을 갈고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어깨를 주고 상대의 심장을 베는’ 전법을 구사하지요.
시합 중에 상대와 부딪히면서 왼쪽 어깨를 탈골 시켜서 시합을 중지 시키고,
119 구급대를 부르는 초유의 사태를 부른 거예요.
이에, 남 군은 응가 마려운 멍멍이처럼 안절부절 못하고 주위를 맴돌고 있었지요.
정말 장 군의 복수, 무섭습니다.
가해자 아닌 가해자가 되어버린 남 군은 장 군의 상태가 괜찮은지
매 10분 마다 안부 전화를 해 왔는데요.
장 군은 그 날 뒤풀이 자리에 참석해서
새벽 3시까지 달린 것으로 알고 있어요.
여기서 드는 한가지 의구심.
왜 왼쪽 어깨였을까?
해답은 한가지.
오른쪽은 식사도 해야 하고, 업무도 봐야 하고, 등등 …….
진하게 풍겨져 나오는 음모의 향기….
요즘 우리 일도필살 이 모 선생이 다시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했는데요.
총각인 김 모 총무의 목에 커다란 자국을 남긴 거예요.
이젠, 임자 있는 사람처럼 되어버린 김 총각은 올 겨울 추위와 외로움에 떨게 되고 말았네요.
그뿐이면 말도 안해요.
방 모 군의 경우에는요,
이 선생의 손목을 치는데 갑자기 손목이 없어지더랍니다.
그래서, 아, 이제는 죽는구나 싶어서 재빨리 가슴으로 파고 들면서 안겼답니다.
살려 달라고.
그런데도, 이 선생은 정말 무자비하게 소총 개머리판으로 가격하듯이
죽도 손잡이로 머리를 가격 하더래요.
상상하는 그대로예요.
방 모 군은 땅바닥에 패댕이 쳐진 개구리 마냥,
차디찬 마루 바닥에 나동그라 져서는
약 30초간의 자성의 시간을 가졌다고 하더군요.
이에 대한 이 모 선생의 변은 제가 소재 부족으로 글을 많이 올리지 못한다고,
소재를 제공하는 것이랍니다.
여기서 고맙다고 하면, 여러 검사님들에게 해가 될 것 같고.
대략 난감!!
유치환님의 시 ‘그리움’이 가슴에 와 닿네요.
이 선생의 마음만 고맙게 받고 싶어요 행동이 아닌.
지금도 제 머리를 쥐어 짜고 있어요.
우리 도장의 검사님들이 이 선생의 강검에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가을 산행을 계획하고 있던데요.
낙엽을 밟는 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맑은 공기가 그려지네요.
그리움
- 유치환 -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움직이지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첫댓글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우리도장에는 일도필살의 검사님께서 안계신다는데 대해서 항상 감사함을 느낍니다.
늘 웃으며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선생님 얘기가 나오면 왜 제가 그렇게 찔리죠? 허걱 그럼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