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詩 읽기] 깊은 물 (도종환)
인간의 그릇과 깊이
셔터스톡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얕은 물에는 술잔 하나 뜨지 못한다
이 저녁 그대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
돌아오는 길에도 시간의 물살에 쫓기는 그대는
얕은 물은 잔돌만 만나도 소란스러운데
큰물은 깊어서 소리가 없다
그대 오늘은 또 얼마나 소리치며 흘러갔는가
굽이 많은 이 세상 이 시냇가 여울을
도종환 (1955~), 대한민국의 시인, 교사, 국회의원
나의 마음은 바다인가? 얕은 우물인가?
이 저녁 마음에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지 물어보는 질문에 쉽게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내일은 큰 배를 띄우고 소리없이 흘러가는 조금 더 깊은 물이 되기를 바라본다.
도종환은 중학교 교사, 시인으로 직업을 이어가던 중 시집 '접시꽃 당신'의 히트로 유명 시인이 되었다. 이후 정계에 입문하여 19~21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으며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지내기도 하였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