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보세요...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드리기로 했습니다. 좀 길지만 끝까지 봐주셨음 해요
아빠! 한동안 잠잠하더니 아빠와 나 사이가 노무현 대통령으로 인해 다시금 말을 섞지 않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아빠도 지치셨을테고 저도 이제 지쳤습니다.작년 말에도 제가 한나라당을 싫어할수 밖에 없는 개인적인 이유를 편지로 말씀드렸지요? 12월 마지막 날을 밤을 새면서 울면서 그 편지를 썼드랬죠 오늘은 다른 이유를 추가로 말씀드리지요. 제 마지막 설득 시도입니다. 다 읽고도 한나라당을 좋아하시겠다면 포기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저 노사모 회원인적도 없었고 노무현 대통령 생전에 그가 만든 홈피나 그를 지지하는 홈피 카페 등등 어느곳에도 가본적도 가입한적도 없습니다. 절대 노빠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해서 나라 망신시켰다고 하셨죠? 수치스럽다고 하셨죠?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한게 국가적 수치가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 국가적 수치입니다. 지금 해외언론에서는 " 그정도로 죽다니 대단하다. 우리나라라면 죽어야할 사람들 엄청 많을텐데...한국은 깨끗한 나라인가보다"라고 합니다.
물론 그런 반응을 아빠가 보시는 신문에서는 제대로 보도도 안해줍니다. 명색이 선진국 클럽 OECD에 가입한 선진국이면서도 부패순위가 40위 씩이나 되는 우리나라가 깨끗한 나라로 오해받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정도에 자살했다고... 돈을 받은건 잘못된거 아니냐 하고 싶으시죠? 네 받았죠. 부인이 자식이 받았죠남자가 비겁하게 부인탓하냐 싶으시죠? 하지만노무현 대통령은 평범한 남편이 가장이 아니라 전직 대통령이거든요.깨끗한 정치를 하겠다고 국민앞에 약속을 했던 정치인이기 때문에 자기를 믿어준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한겁니다. 집안단속을 하지 못한게 죄라면 죄겠죠.
그런데 말이죠 그 돈을 받은게 죄라고 쳐도 그렇게 큰죄입니까? 박연차는 한나라당 재정위원이었습니다. 한나라당의원들에게는 얼마나 많이 뿌렸을까요? 현직 부장검사도 박연차 돈을 받았는데 대가성이 없다고 검찰에서 말했죠? 네 맞습니다.처벌의 기준은 대가성 여부입니다. 그게 대한민국 법입니다.
퇴임을 목전에 둔 이빨 다 빠진 대통령에게 총맞지 않고서야 어떤 미친놈이 '뇌물'을 줄까요? 그리고 제가 예전부터 계속 말했듯 노무현 대통령은 모든것을 대통령의 결재를 받아야 추진되는 시스템을 웬만한 건 장관이 책임지고 할수있는 체제로 바꾸어 놓았습니다.이걸 'empowerment'라고 합니다. 권한을 아래로 나누어 주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탄핵 사태때 국정이 마비되지는 않았습니다. 보수 기득권 층에서는 고건이 대행하니 잘돌아갔다고 하지만 그렇진 않습니다. 이미 집권 초기부터 대통령이 제왕적으로 모든걸 결정하던 체제를 바꿔 놓았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돌아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기업가가 사업 잘봐달라고 뇌물을 줍니까? 그게 목적이라면 국회의원한테 주면 주었지 대통령한테는 줄 실익이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노무현 싫어했지만 그가 재임하던 시절 만큼은 대통령한테 돈을 안바쳐도 되어서 그건 좋앗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범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은 돈은 받았지만 죄지은 것이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검찰은 언론에 슬슬 흘리면서 물적 증거가 없는데도 계속 주변을 옥죄어 들어가면서 압박한겁니다.
가족에게만 수사의 칼날을 들이댄게 아니였다고 합니다. 지인들의 6개월치 식당 영수증까지 다 가져갈 정도로 ?었지만 딱히 증거가 안나왔다고 합니다. 지금 도청 의혹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빠도 검찰에 가보셨잖아요 엄마도 아빠땜에 검찰에 가보셨잖아요 나 그때 고3이였잖아요. 그때 시험기간 이었잖아요 가족까지 당하는 고통이 어떤건지 정녕 모르세요? 그때 억울한 마음 안드셨어요? 드셨잖아요 지금까지도 억울하잖아요 그런 아빠가 어찌 노무현 대통령한테 그리 가혹한 말씀을 하실수가 있으세요 노무현 불쌍하다는 엄마한테 뭐가 불쌍하냐고 하실수가 있으세요 자살한 지탓이라고 하실수가 있어요
그리고 이건 저도 며칠전에 알게된 사실인데 대통령특별교부금...대통령 재량으로 교부금으로 쓸수있는... 쉽게 말해 판공비죠.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국가사업이 필요한 행정기관에 내놓았다고 합니다. 2003~4년엔 1조2천억원씩었는데 그마저도 "특별교부금은 원칙없이 정치적 선심사업에 사용된 경우가 적지않았다 배분기준을 재검토해 자의적으로 사용될 여지가 없도록 개선하라"고 지시하고 7천억정도로 줄였다고 해요. 그럼 재임기간 5년동안 판공비 4조 5천억 정도를 반납한거죠 그런 돈은 태풍매미로 엄청난 피해가 났을때 복구사업비로 사용되는 등 긴급한 용도에 긴요하게 쓰였다고 합니다.
올해 우리나라 중앙정부 1년예산이 280조 정도예요 대통령 1인이 판공비로 쓸수있는 돈이 1조이상이라면 엄청난 수준입니다. 이런 사람이 박연차에게 10억인지 몇억인지 모를 돈을 받도 얼마짜린지 모르지만 좋아보이는 시계를 받고 뭔놈의 선심성 대가를 주었을까요? 그나마 그것도 죽음후에는 노대통령부부가 본적도 없는 시계라고 돌려주라고 했다고 기사가 나오데요 사람죽은후에 노통이 '논두렁이 버리든지'라고 한걸 언론은 '논두렁에 버렸다' 로 왜곡한 거데요
네 아빠가 한나라당은 좋아해도 이명박 대통령은 그닥 좋아서 찍은건 아니라는 건 알아요 박근혜 전 대표를 좋아하죠. 저도 박 전대표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좋아하지도 않아요 극도로 싫어하는건 아니니 그를 찍을수도 있지만 한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해요. 제가 그분이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게된 계기가 뭔지 아세요? 대구에 가서는 육영수 여사의 영정사진을 앞세우고 유세합니다. 전라도에 가서는 아버지와 자신을 연결짓지 말라고 합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선거유세중 분명히 나온 말입니다. 박근혜 전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고 그건 본인이 벗어날수가 없는 후광이자 굴레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재임시절에 많은 공적을 이루어 내셨죠 절대적 빈곤을 벗어나게 한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을 해내신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희생한 많은 사람들이 있잖아요 1960년대 통틀어 평균 경제성장률이 9.6% 였는데 임금상승률은 3%였어요 이땅의 많은 공순이 공돌이 들이 독가스를 들이마시면서 먼지를 마시면서도 잘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하루 15시간씩 열심히 일했지요
근데 그 열매는 누가 가져갔나요? 절대적 빈곤은 벗어났지만 정작 사회를 병들게 하는건 상대적 빈곤이랍니다. 한가지 사례만 들께요 상대적 박탈감은 박정희시대에 서서히 커지다가 전두환시절을 거치면서 극에 달합니다. 1987년 6.10항쟁이후 터져나온 이러한 불만은 급격한 임금상승요구로 이어졌고 우리나라 제조업들이 갑자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박정희 전두환 시대를 거치면서 많은 혜택을 받은 대기업들은 심한 타격을 받지 않았지만 대다수 조그마한 중소기업들은 제조업에서 손을 땐 경우가 많습니다. 나라의 돈이 건설업과 유흥업으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근데 한나라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2차산업 제조업이 망해서는 안됩니다. 아무리 첨단 IT시대라 해도 여전히 제조업은 포기하면 안되는 중요한 분야입니다. 근데 하물며 80년대 후반입니다.
물론 유흥업도 필요하죠 근데 나라돈이 제조업을 떠나 그런쪽으로 도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니죠 지금도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독자기술 별로 없는 대기업의 하청업체 수준에 불과하죠 그리고 갑자기 건설붐이 일어나 많은 업자들이 당시에 기준치를 밑도는 두께의 철근과 물을 과도하게 탄 시멘트를 사용하게 됩니다. 90년대 들어 갈라지고 무너지고 기울어진 많은 건축물들은 80년대 후반에 지어진 것들이 많습니다. 나비효과 아시죠?
상대적 박탈감은 이렇게 무서운 결과의 단초가 될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신헌법 이후 독재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고통를 겪었잖아요. 이 얘길 하려면 아빠가 싫어하는 '빨갱이'도 짚고 넘어가야 겠군요. 당시 많은 이들이 빨갱이로 몰렸으니까요
박정희 대통령은 한국전쟁전에 남로당 전력으로 군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러다 한국전쟁이 터지고 군을 지휘할 장교가 부족해지자 복귀된것입니다. 이런 자신의 전력때문에 박정희 대통령은 '반공'을 국시로 하여 이전 정권보다 더욱더 적극적으로 '빨갱이'를 색출하게 되죠 저도 어릴적 학교에서 '공산당이 싫어요' 하면서 입이 찢겨 죽어간 이승복 반공영화를 1년에 한번씩 보고 반공 독후감을 써서 상도 많이 탔고 반공표어 대회하면 늘 1등상타온거 아시죠? 아빠가 맨날 칭찬했잖아요
실제로 우리동네에 기웃거리는 수상한 낯선 아저씨를 간첩으로 신고한 적도 있습니다. 온나라가 반공이었고 저도 반공정신 투철한 어린이었죠. 그런데요 그 과정에서 정말 간첩을 잡기도 했겠지만 무고한 사람들도 분명히 희생되었습니다. 정부가 하는 일에 토 달면 '빨갱이'였으니까요. 그럼 박근혜 전대표는 아버지의 공만 업고 갈것이 아니라 과도 같이 지고 가야합니다.
주홍글씨가 전형처럼 따라 다녀야 한다는게 아니라 딱한번만 진심으로 머리숙여 희생하면서 열심히 해준 분들에게는 "여러분 덕분에 아버지도 빛났다 고맙다" 억울하게 빨갱이로 몰려 고통을 당한 분들께는 "미안하다" 사죄해주시면 됩니다. 우리 국민들 그렇게 독하거나 악하지 않습니다. 용서를 모르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반드시 금적적 보상을 바라는 것도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한번만 사과해 주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박 전대표를 만나본 분들은 거의 다 그분을 칭찬합니다. 정치하면서 돈을 많이 쓰지도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다면 그분은 개인적으로는 훌륭한 분일수 잇습니다. 하지만 딱 한번은 진심으로 사죄해주셔야 합니다. 왜 박대표가 해야 하냐구요? 그 아버지는 갑작스런 암살로 그럴 기회조차 없었교, 따님이 아버지의 후광을 어떤식으로든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과중에 공만 선택적으로 취해서는 역사의 매듭을 제대로 짓는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저는 아빠의 소원을 고려하여 그분을 찍어드릴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분이 그렇지는 않은것 같군요.
위에 경제성장 얘기가 나온김에 우리나라를 망쳤다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시절을 한번 짚어볼까요 수많은 것들이 몇가지만 말씀드릴께요. 한나라당은 늘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하죠? 언론을 통래 세뇌를 시켜서 정말 우리나라가 지난 10년동안 많이 망한줄 아셨죠? 노무현 대통령 시절 평균 경제성장률이 4.7%예요
우리가 7~8% 성장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낮은 수준이죠 근데 그정도면 지금의 중국이나 인도수준이예요 다시말해 성장 여력이 큰 경제성장 초창기에는 그 정도 성장이 가능해요 우리의 60~70년대가 그랬던 것처럼요. 하지만 어느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그런 고도성장이 어렵습니다. 선진국들은 2~3%성장도 어려워요. 이미 많이 성장했다는 반증이죠. 클린턴 시절 미국은 예외, 경제학자들도 '신경제: New Econery'라고 부를정도로 예외적 현상이었습니다. 70년대부터 투자에 들어간 IT분야가 엄청나게 발전해서 생산성이 매우 높아진 덕분입니다. 그마저도 집권 2기에 나타난 것이고요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던 당시에는 김대중 정권 말기에 터진 카드대란, 신용불량자 문제로 어지러울때였고 2000년 주식시장 활황으로 많은 사람들이 투자했다가 2001년 대폭락하면서 그야말로 주식시장이 초토화된 상태였어요. 한마디로 거지같은 상태의 경제를 건네받은 겁니다. 그 상황에서 저 정도 경제성장률 달성이라면 선방수준이 아니라 잘한겁니다. 근데 언론에서는 맨날 불황이라고 난리를 쳤죠.
제가 당시에 늘 그랬죠 "엄마 아빠 개인적으로 5년전이 살기좋아요 지금이 좋아요? 백화점에 지금 사람이 늘 넘쳐요 세일기간이 아니어도 넘쳐" 그럼 엄마 아빠는 "야 그래도 교회가면 사람들이 다 노무현 욕하고 경제 안좋다고 해 시장상인들도 죽겟대" 라고 했죠 그럼 제가 "그러는 엄마는 왜 재래시장 안가고 이마트가?" 그럼 엄마는 "생각해보니 그렇네..."라고 하셨고 그 이후로 조금씩 제말에 귀를 기울여주셨던것 같아요 네..상인들은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땜에 그렇게 될수밖에 없는거고 그들을 살리려면 재래시장 자체의 경쟁력도 높여 주어야 하지만 그런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운영시간들을 규제해야합니다. 근데 그럼 재벌들이 참 좋아하겠죠? 노무현 대통령한테 규제하지 말라고 청원했을까요? 아니죠 만약 로비를 했다면 한나라당 국회의원들한테 더 했겠죠 재래시장 상인들이 죽겠는건 노무현 대통령 탓이 아니었습니다. 이용안하는 우리탓이죠. 경제에 돈이 안돈게 아니라 백화점과 대형마트로 간거죠
온라인쇼핑몰 이용으로 인한 부분은 IT발전이라는 시대변화상 어쩔수 없는 측면이 강합니다. 안타깝지만 사회의 산업구조 자체가 변하면 항상 사양업종이 생길수 밖에 없어요. 같은 오프라인 상으로 비교하자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이용탓이 큰거죠. 주변상인들이 경제 안좋다고 노무현 욕한다... 정말 안좋아서가 아니라 그렇게 신문에서 본겁니다. 방송에서 들은겁니다. 자기들이 겪은것이라기보다 '본'거 '들은'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