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매헌 시민의 숲에서 오후에 3번째 실습이 있었다.
이번 실습은 시연을 준비해 오라고 하여 여러가지로 긴장하였다. 뭔가를 가르치는 자리에 서 본 지가 오래 된데다 실수를
할 것 같은 염려를 떨쳐낼 수가 없었다. 함께 시연하기로 한 박경희 선생님은 나보다 더 염려를 하여서 내가 좀 더 담담해 보이긴
했지만 주말내내 공부할 시간도 부족하고 긴장한 나머지 더듬거리고 예기치 못한 당황스런 일들이 생길까봐 걱정의 줄을 놓을 수 없었다. 그래도 한 번 하면 괜찮겠지 그런 심정으로 출근하기 전 새벽에 일어나서 이것 저것 계획을 짜 보았다.
숲해설을 들으러 다닌 경험은 많아서 대략 어떤 식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알고 있어서 거기에 맞추어 비슷하게 시간 배분을 해 보았다.
20분이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더 걸릴 것 같다는 예상이 계속 되었지만 조금 준비하는 것 보다는 더 나을것이라고 나름대로 계산을 했다.
나는 봄에 만나는 곤충에 대한 내용을 하기로 했는데 먼저 흔히 볼 수 있는 개미, 꿀벌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걸로는 부족할 걸 대비해서 잠자리도 좀 생각해 두었다. 사실 세심히 계획을 짜는 것도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써 놓는 일부터 시작했다.
기본적인 것들을 적으니 본론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대상을 내 이야기에 집중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인데 어디선가 본 초성퀴즈가 생각났다. 인간에게 있는 경쟁심을 이용하여 지적인 자극과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초성 퀴즈 10개 준비, 개미와 꿀벌같은 대표적인 사회적 곤충에 대한 이해 돕기, 곤충의 기본적인 특징, 생활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끝을 맺으려 하다 몸풀기 활동에 잠자리가 좋을 것 간다 잠자리 내용을 추가했다. 일단 적어 놓고 나니 출근 길이 한결 마음이 편했다. 기본만 해도 시연을 했다는 것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머지는 지하철 안에서 좀 정보를 찾아봐야지 했는데 사실 이후 지하철에서 전혀 공부를 더 하지는 못했다.
매헌 기념관에 도착하자 저기 안을 좀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 당시 임시정부는 내부분열이라는 최대의 위기에 놓여있었다. 정신나간 이승만이 몰래 자치권을 미국에 넘기려 한 것이 알려지
자 창조파의 신채호 선생은 이승만 탄핵하고 임시정부를 해체하고 다시 출발하자고 했고 또 다른 파인 개조파인 안창호 선생은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하고 안에서 바꾸자는 의견을 내 놓았다. 이 회의가 국민대표회의인데 이것이 결렬되자 그동안 수많은 고생을 한 독립운동가들이 임시정부에서 빠져나갔다. 나는 처음에 여기 이승만 이라는 사람이 그 대통령이 설마 아닐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동일 인물이었다. 이후 이승만은 탄핵 당했고 구심력 없는 임시정부에 재도약을 위한 2차 개헌을 통해 내각중심제로 바꾸고 김구가 국무령에 1926년에 취임한 것이다. 내가 한국사 공부할 때 이 시기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윤봉길과 안중근의 활약이 이후 임시정부를 다시 부활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들의 독립운동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당시 윤봉길을 김구 선생님이 처음 보았을 때 외모를 보고는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니 누구든 쉽게 믿지 못하는 예민한
시기였으니 그건 당연하다고 하겠다. 윤봉길과 안중근, 김구에 대한 이야기는 효창공원에서 예전에 숲해설을 들을 때 좀 더 알 수가 있었는데 효창공원도 다시 가 보고 싶다. 오늘은 윤봉길 기념관에도 들어가보지 못하고 나무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다음에는 숲해설수업이 끝나면 아니면 그 전이라도 일정을 봐서 꼭 그곳 기념관에 들어가서 역사를 다시 생생히 느껴보고 싶다.
" 오늘날 우리에게 평안하고 자유로운 삶이 있게 큰 희생을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윤봉길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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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해설 시연은 내가 먼저 하기로 했다.
나는 긴장된 마음으로 앞에 서서 꼼꼼히 챙기지도 못하고 대략 생각한 과정을 풀어 나갔다.
인사. 안전 점검, 오신분들과 짧은 소통의 시간, 마음 풀기, 몸 풀기 활동, 초성퀴즈. 곤충의 특징과 생활사,
개미와 꿀벌의 사회성 있는 곤충에 대한 이야기, 잠자리 이야기, 요약 설명과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내용 전달
여기까지가 내가 계획한 것들이다.
시연 후 피드백 받는 시간이 있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가 받음 피드백은 다음과 같다.
1. 시간을 잘 배분하지 못해 지나치게 길어졌다.
2, 말이 자연스럽게 나가지 못하고 더듬거리는 게 많았다. 예를 들면 어.... 어.... 이런 식으로... (사실 이건 내가 연습을 안해서
더 많이 그랬던 것 같다. 좀 더 공부를 하고 말하는 연습을 했으면 좀 덜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3. 초성 퀴즈가 재미있긴 했는데 10개는 너무 길었다. 좀 더 줄여야 한다.
4, 초성 퀴즈 동안 곤충에 대한 설명을 해 주는 것은 좋았는데 너무 전문적으로 들어가는 건 상대방에게 지루함을 줄 수 있다.
5. 강사님이 말해 주길 마지막 내가 깨닫게 된 내용을 전달하는 건 아주 좋았다고 했다.
사실 나는 이 점을 꼭 말하고 싶었기 때문에 촉박한 시간에서도 짧게 설명을 했는데 이런 평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6. 중간에 잘 모르는게 있거나 물어봤는데 모르는 것이면 시간을 끌지 말고 모르는 걸 인정하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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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선생님 이었는데 박선생님은 내 모든 단점을 보완한 것처럼 정말이지 너무나 시연을 잘하셨고 시간 배분도
아주 좋았다. 나보다 더 많이 걱정하시더니만...... 그만큼 준비하셨나보다.
그래서 사람이 한가지 정보만으로 세상을 보면 안된다는 거지
박샘은 대학원에서도 관련 공부를 하고 계시고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해 나가면서 성장하실 분이라는 걸
그분과 대화하면서 확실히 느꼈다. 시연에 대상자가 되어주신 소진숙 선생님, 김애란 선생님돠 많이 응원해 주시고
힘이 되어 주셔서 감사했다. 한 분 한 분 더 뵙고 많이 알게 될수록 정말 멋진 삶을 사시는 분들이라는 것에 감탄하게 된다.
멀리 있을 때는 그저 흰꽃, 노란꽃으로 색깔만 보이던 것들이 가까이 다가가면 그 속에 생전 처음보는 색상과 형태의 조화를
이루어 내는 경이로운 변산바람꽃이나 복수초를 보는 것처럼 사람도 그런 것 같다.
미소를 보고 말을 하고 표정을 보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았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강사님 또한 우리가 토요일에 시연이 있다는 걸 미리 아시고는 하나라도 매헌 숲에 대해 더 상세히 알려 주시려고 여러가지
활동 놀이할 재료를 보여 주시고 아이디어를 알려주셨다. 나중에 사진도 보내 주셨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고마운 마음을
가득 갖게 하는 분이셨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 행복한 날들.... 그러나 이런 날들이 하루하루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숲해설에 대한 행정적인 서류가 진행되어 점점 바빠지는 듯한 요즘 고마운 사람들과의 인연, 초심을 잃지 말고
자연과 인생 그리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보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