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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꽃.심마니들은 배꽃이 필 무렵에 산행을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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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동철 |
|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이다. 이때 쯤이면 깊은 산속에 있던 심마니들이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이 계절에 심마니들이 우울하게 지내고 있다. 죽을 고생을 하며 산행을 했지만, 경제불황으로 산삼을 제값에 팔지도 못하고 있는 데다 산림청이 산림보호 단속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장사 수완이 좋은 심마니들은 제법 소득을 올린 이들도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산삼 열풍이 우리 나라 숲에 몰아쳤다. 모두 인터넷 영향 탓이다. 산삼이 인터넷에 등장한 것은 불과 3, 4년 전이다. 판로에 어려움을 겪던 심마니 몇몇이 홈 페이지를 개설했다. 그 때까지 일반인들은 산삼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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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산 고사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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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동철 |
| 깊은 산 숲에서 심마니들에게 간간이 발견되던 산삼이 인터넷에 등장한 후 수많은 사람들이 산삼의 실 모습을 알게 되었다. 산삼이 대중화되자 각종 동호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그 중 회원 숫자가 가장 많은 곳은 대구를 중심으로 하는 한국심마니동호회다.
이 동호회는 건축설비업을 하며 채삼활동을 하던 서민석(47)씨가 2002년부터 회원들을 모아 산행을 하면서 시작하였는데 이제는 전국에 11개 지부를 거느린 대형 동호회가 되었다. 아마추어 채삼 동호회는 대부분 한국심마니동호회에 참여했다가 제각각 떨어져 나간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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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삼을 기원하는 입산 고사 때 쓰는 돼지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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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동철 |
| 이런 채삼 동호회들은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모인다. 혼자하는 카페부터 회원 숫자가 5천 명이 넘는 중대형 카페도 생겼다. 산삼 관련 카페는 약 400여 군데며 홈 페이지나 미니 홈피도 200여 군데가 넘는다.
이들은 토요일, 일요일이면 적게는 10여 명, 많게는 수백 명이 산행을 한다. 대규모 산행을 할 때는 관광버스가 몇 대씩 동원되기도 한다. 이들의 숫자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줄잡아 3만명 이상으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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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삼 동호회 입산(강원도 홍천군 계방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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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동철 |
| 이들 대형 동호회들이 단체 산행을 할 때는 공중파 텔레비전 방송은 물론 지역 방송이나 케이블 텔레비전 매체들이 뒤따를 때가 많다. 동호인들의 채삼 산행을 취재하는 것이다.
이렇게 제작된 오락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이로 말미암아 산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동호인들의 연령층은 다양하지만 30대에서 40대가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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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마니 제단(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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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동철 |
| 이들 중에는 아예 생업을 뒷전으로 하고 채삼을 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자칭 직업 심마니들이다.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은 인삼 경작지 근처 산들이다. 인삼 경작기 근처에는 까치나 까마귀, 비둘기들이 인삼 씨앗을 먹고 배설하여 발아된 야생삼들이 자생한다. 이러한 야생삼은 본디 산삼에는 미치지 못한다. 여하튼 정부의 강력한 산림녹화 정책에 힘입고, 농촌이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야산에도 야생삼들이 자생할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그런데 이들 채삼 동호회들이 수십 명, 수백 명이 산행을 하면서 갖가지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들이 훑고 지나간 숲은 초토화가 된다. 어린 야생삼도 마구 채취하기 때문에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숲에 자생하는 갖가지 희귀 야생 식물들이 수난을 당하기도 한다. 이들은 시골의 개인 선산이든 국유지든 산삼이 자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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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삼을 발견한 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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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동철 |
| 본디 심마니들은 수십 명 수백 명이 벌떼 마냥 몰려 다니지 않는다. 많이야 예닐곱 명이며 대개는 서넛이 어울려 산행을 한다. 깊은 산속에 움막을 짓고 며칠씩 머물며 산산령에게 고사를 지내며 산삼을 찾는다. 그리고 산삼은 채취하는 방식이 여느 약초와 달라서 캔다는 말보다는 돋운다고 해야 맞다.
이들 채삼 동호인 중에는 좋은 산삼을 돋우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삼령이 10수 년 안팎인 야생삼일 경우가 많다. 이러한 야생삼들을 가족이 나눠 먹기도 하지만, 대개는 판로를 모색한다. 그러니까 엄밀하게 순수한 취미는 아닌 것이다. 일종의 부업을 염두에 둔 경우가 많다.
채삼 시기에는 산삼 관련 홈 페이지에 산삼을 판매하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쇄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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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에서 발견한 4구 비로부치 산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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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동철 |
| 그러자 최근 산림청이 강력한 조치를 내렸다. 직장인 산삼 캐기 열풍으로 주말마다 산주의 동의 없이 국유림과 사유림에 들어가 산삼과 희귀식물를 채취하는 행위에 대해서 전국 산림 공무원 및 특별 사법 경찰관을 동원하여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위법 행위자에 대해서는 전원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런 조치는 산삼 업계는 물론 채삼 동호회를 강타했다. 가장 먼저 최대 규모인 한국심마니동호회가 전국 지부를 해체한다는 공지를 띄웠다. 기타 중소 규모 동호회들도 산림청 공고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장 내년 봄 산행이 막막해진 것이다. 취미로 산행을 하는 채삼 동호회들이야 본디 생업이 있으니까 산행을 자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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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취한 산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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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동철 |
| 문제는 산삼에 생계를 거는 심마니들이다. 특히 강원도에는 산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심마니 약초꾼들이 많다. 이들을 구제할 대책 없이 강력한 산림 보호 단속을 하게 되면 사회문제로 야기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조선시대부터 일제시대에 이르기까지 채삼인을 관청이 관리했다. 그 채삼인 관리제도가 해방 이후 없어졌다. 해방 직전만 해도 각 지방 영림서에서 관리하던 전국의 심마니는 1300여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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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령 심마니 안승현(91)옹의 망중한(강원도 정선군 어느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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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동철 |
| 그런데 한국전쟁을 겪으며 우리나라 산림이 황폐화되고, 강력한 산림녹화 정책을 펼치며 산골 화전민들을 대거 이주시키면서 본디 심마니들은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1970년도에 활동하던 심마니는 겨우 70~80명에 지나지 않았다.
현재 산삼만 찾는 직업 심마니 숫자는 3천명 내외로 추산하고 있다. 내년에 강력한 산림보호 정책을 펼쳐서 입산을 통제한다면 당장 2,3천명이 길거리로 나앉게 될 운명에 처해있다. 더욱이 산간지방이 많은 강원도는 경제적 타격이 심할 것이다. 산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약초꾼 심마니들이 많기 때문이다.
숲을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긴 하나 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산림청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채삼인 등록을 받아서 관리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국유림의 경우 일정한 숫자만 입산시키면 된다. 사유림은 산주가 허락하는 경우에만 입산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입산할 때마다 일정한 입산료를 징수한다. 이는 무분별한 입산을 막고 숲을 보호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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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가리왕산에서 만난 약초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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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동철 |
| 현재 미국이나 캐나다는 산삼을 국가의 주요 임산 자원으로 여기고 보호하고 있다. 러시아도 국제멸종위기야생동식물거래조약(워싱턴조약)에 가입하여 산삼자원을 보호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삼을 아직 등록조차 않고 있는 실정이다.
숲은 보호하고 가꿔서 미래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들의 소중한 재산이다. 그러나 숲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심마니들의 처지도 관련 당국은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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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삼 경제를 지상으로 끌어 올려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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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만나 본 직업 심마니들은 대개 수입이 그리 많지 않았다. 산삼을 판매하기가 어렵고 제 값을 못 받기 때문이다. 대개는 중간 업자에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심마니 산행은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4월부터 10월까지 반 년 가량이다. 다른 소득원이 없는 이들은 겨울과 봄까지는 놀아야 하기 때문에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채삼 기간이 끝나면 막노동판으로 나가는 심마니들도 있다.
세간에 수천만 원 짜리 산삼을 채취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하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 심마니들은 그리 넉넉지 않게 살고 있다. 이들은 산에 미쳐 다니는 순수한 사람들이지 장사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산삼은 완전히 지하경제에 머물러 있다. 산림청이나 지방자치단체, 산주에게 입산료를 내고 입산하는 심마니는 없다. 그리고 채취를 해도 세금은 거의 내지 않고 암암리에 판매가 된다. 이렇게 소비되는 국내산 산삼 물량은 연간 수백억 원에 이를 것이다.
이를 제도권 경제로 이끌어 올려야 산삼거래에 얽힌 추문이 사라진다. 우선 채삼인 등록제도로 산림청이나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이들이 채취하는 산삼의 개체수를 조절하고, 산삼 감정에 대한 국가 공인 자격증 제도를 도입해서 맑고 투명한 감정을 해야 한다.
현재 산삼 감정 기준이 모호해서 감정하는 이들마다 편차가 크다. 이렇기에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법정 다툼도 자주 일어나는 편이다. 국가가 산삼 감정의 기준을 마련하고 공인 감정사 제도도 하루 속히 도입해야 할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 산삼 시장에는 중국, 북한, 미국, 러시아, 캐나다 산삼들이 알게 모르게 유입되어,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 한동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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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7 오전 2:47 |
ⓒ 2004 OhmyNews | |
첫댓글 기사 잘 보았읍니다...
책상에 앉아서 탁상공론만으로 여럿 못살게 하는게 이나라 정책이거든요 ㅎㅎㅎ ~~ ^&^
한동철( 필명 한석청 )씨 기자 되심을 축하 드립니다.언제 그곳에 입사를 하셨는지요? 가여우신 노인 양반,.... 울 회원님들은 [비로부치]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시길 부탁 드립니다. 그 용어는 한국 령 산삼 심마니 동우회에서 임의로 금년에 만들어 사용하는 용어입니다.혹시나하여 한 글 올립니다.
좋은 정보가 담긴 기사 잘보았습니다~~`늘 행복함으로...
쯥.....
씁쓸하네요^^ 글구 여백님 머 맛난거드시구 이쑤시는중이신지... 쯔읍소리가 예사루 안들립니당 카카카카...
한자도 놓치지않고 잘보았습니다,자료 감사합니다^^^^^^^^^
음~~~~~~,,,,,,,
잘보고 갑니다 무순 묘책이 없을까요
어디 살떨려서 산에나 마음대로 오르겠습니까??
횐님들 날씨가 춥다구 움크리시 말구여 더 열심히 산행 하시구 산행시 준비를 단단히 하시구여 다음달 중순이면 입산 금지도 풀릴 예정이니 그때까지 열심히 운동 하세여... 청산님 좋은 정보 즐감하구 갑니다
잘봤습니다...다음달중순이면 산에 눈꽃이 피어있겠네요 이쁘겠다^^
정말 잘 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