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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갓 7주가 지난 정수안입니다.
생애 첫 자연암벽 등반 후기를 원고지 80매로 작성하라는 과제를 부여받아 80매까지는 아니지만 8매 정도로 끄적여 보았습니다.
언젠가는 저 같은 쌩초보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용기와 도움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개인 블로그에 적은 글을 그대로 옮긴 거라 솔직함 주의 일기형식 주의 스압 주의 입니다.
아직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쪼렙이기도 하고, 자연 암벽은 듣도 보도 못했던 탓에 과연 나도 껴도 되는 걸까? 걱정이 많았다. 센터장님께서 할 수 있다고, 가자고 기를 팍팍 불어 넣어주신 덕에 나도 자신감을 갖고 출발할 수 있었다.
복장은 레이어링이 중요하다고 하셔서 얇은 반팔 위에 긴팔을 입고 집업을 챙겼다(모두 스포츠 의류 소재). 훌륭한 선택이었다. 더울 것 같아 반팔만 입고 등반할까 했었는데, 쓸려서 까질 일이 많으니 앞으로도 긴팔을 입을 예정이다.
당장 며칠 전이라 아직 장비 같은 게 하나도 없는데도 갈 수 있냐고 여쭤봤더니 몸이 도구라고 몸만 갖고 오라고 하셨다. 필요한 헬멧, 하네스, 신발, 초크백, 카라비너, 하강 도구 모두 빌려주심 ㅠㅠ 감사히 잘 썼습니다.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닳는 게 걱정되어 동작의 범위가 적었던 것도 있는 것 같아서, 다음에 또 간다면 정말 장비를 사야 할 것 같다..
잠만보 쵸크백 소유자분 감사하게 잘 썼습니다.
제가 난리법석을 떨었는데도 등 뒤에서 잘 자고 있더군요.
5528을 타고 관악산 입구에 내렸다.
늘 이 버스를 가득 메우던 등산객 분들이 다 여기 계셨구나.
동진 말대로 피식대학이 떠오르는 광경이었다.
아스팔트 길을 쭉 따라 걸으면 등산로가 나온다.
너무 더워 마지막 화장실에서 긴팔을 벗었다.
샛길 폐쇄 안내문 따위 가볍게 무시.
푸릇 푸릇 개나리와 매화도 드물게 마주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호흡을 잘 하지 못하는 편이라 수영, 오래달리기 같은 운동을 피해왔고, 가장 최근의 등산 또한 한라 설산을 제외하곤 초등학생 때가 거의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암벽등반보다도 등산이 걱정됐었다.
그런데 클밍을 시작하고 체력도 는 것인지 다행히 죽을 것 같이 힘들진 않았다. 낙오되면 버리고 가시라고 했지만 수호(라 쓰고 감시라 읽는다) 덕분에 무사히 목적지까지 오를 수 있었다. 클밍하며 했던 의식적으로 호흡하는 연습도 도움이 된 듯하다.
생각보다 짧은 시간 안에 전암장에 도착.
막걸리 반 잔도 홀짝 했다. 어차피 등산하느라 얼굴이 불타는 고구마여서 알콜 때문인지 뭔지 분간이 안 갔다. 설주님은 완전 아가 토마토셨음 🥹🍅
사선님께서 가져와 주신 간식 🤍🖤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제일 먼저 연주님께서 선등하시고, 보규님께서 빌레이를 잡아주셨다. 두 분 모두 진지한 태도로 임하시는 게 정말 멋져보였다.
그렇지만 이 씬은 엄청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갈등에 취약한 내가 유일하게 집에 가고 싶던 순간이었다. 센터장님의 셀프 표현으로 "지랄지랄"이라는 꾸중에 연주님께서도 기분이 상하신 듯 보여 정말 진땀이 났다. 나도 실수를 하는 인간 개체 하나인데 언젠간 그것 때문에 곤혹스런 상황을 겪을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다치거나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다같이 저녁을 먹을 때 여쭤본 바로 이제까지 센터장님과 함께한 분 중에 다치신 분은 없다고 한다. 동진은 안전에 있어서는 센터장님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했다. 나도 인클라이밍 센터에서 등반을 나온 이상 수십 년 경력의 센터장님 방식이 옳다고 믿고 따라야 하고, 그렇게 할 것이다.
나 또한 빌레이를 믿었기에 내 것만 생각하며 오를 수 있었다. 믿음이 튼실할 수 있는 그 배경에는 누군가의 거대한 책임감과 책임이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바쁘게 손과 머리를 놀리셨을 연주님과 센터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보규님, 사선님도 빠른 속도로 촵촵. 센터장님은 사진에 보이는 왼쪽 길로 줄도 없이 척척 걸어올라가셨다. ;;;
교육할 때나 3-4번 오신 초보 암장이라고 함.
슬랩 slab 이라는 형식의 비교적 매끈한 바위 모양의 암장이다.
기민이가 8자 묶는 법을 가르쳐줬다. 당길수록 강해지는 매듭이라 안심된다. 옆에서 도와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드디어 나도 올라갔다. 그냥 막 올라갔다.
처음에는 실내 암장에서 했던 대로 발가락이 바깥 쪽을 향하도록 엄지로 밟았는데, 자꾸 주르르 미끄러졌다. 이때 손가락에 세로로 상처가 조금 생겼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목소리. 발을 11자로 밟아라.
발을 평행하게 만든 뒤 앞꿈치를 세워 힘주니 진짜 올라가졌다. w0w.
나 정말 기어오르고 있구나. (안타깝게도 엉거주춤할 나의 사진은 없음.)
"잡는다"는 표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얇은 홈에 손바닥을 딱 붙이고, 발바닥의 좁은 면적에 가해진 마찰력을 믿고 힘껏 일어섰더니 몸이 조금씩 위로 올라간다.
와 내가 진짜 저기를 올라왔다니. 저 홈이 나올 때마다 너무 감사했다. 사실 저 세로로 쭉 갈라진 쪽이 같이 올라온 설주님 루트였는데 저 홈이 탐나서 자꾸 침범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헷
콘크리트 같은 회색 원은 버섯이라고 한다.
나란히 올라오는 동진과 기민
내가 했으니 당연히 하겠지.. 하면서 여유로이 구경 ㅋ
나무만큼 키가 커졌다. 1피치에서 맑은 날씨와 솔솔 부는 바람을 만끽.
옆에선 센터장님, 연주님, 보규님께서 내내 열심히 줄을 정리하고 잡아주셨다 ㅠㅠ 감사합니다.
그리고 하강 연습 !!! 잠만보가 살짝 애처로워 보이지만 잘 자고 있다.
재밌기는 했는데, 오른손을 놓으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잡으라는 말씀에 엄청 꽉 잡고 신경쓰느라 올라갈 때보다 훨씬 긴장된다. 70퍼센트의 사고가 하강할 때 이뤄진다고 한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을 수 없다.
엉덩이를 완전 앉아 다리를 구부린 채 내려와야 해서 마치 스쿼트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 같이 힘들었다. 적당히 벌려줘야 안정감 있게 내려올 수 있다.
유일하게 무서움이 느껴졌을 때가 오른 손으로 이 하강 줄을 뺄 때... 놀이기구 타는 것처럼 훅 내려가는 느낌이라 많이씩 못 빼겠다. 후덜럴
무서워서 왼손을 꽉 쥐었더니 제일 까만 게 내 손이다. ㅋㅋㅋ
하강 도구에서 줄의 각도가 마찰력으로 잡아주기 때문에, 그걸 유지하기 위해 꼭 오른손을 잡아당기고 있어야 한다. 너무 고리와 가까워도 손이 끼어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허리께에서 잡아야 한다.
내려와서 작은 도마뱀 발견. 쵸좁 쵸좁 빠르다.
다시 1피치까지 기어오르기. 이번에는 나 혼자라서 저 왼쪽 루트의 수많은 홈을 집고 올랐더니 양심에는 찔렸지만 빠르게 올라갈 수 있었다.
용어도 많고 장비도 복잡한데 목숨이 걸려있는 문제여서, 여간 똑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안전을 봐주기 쉽지 않아 보인다. 내가 누군가의 빌레이를 해준다는 건 아직 상상도 안 된다. 고생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2피치까지 가는 왼쪽 길에서는 기민이가 선등을 했다.
나는 내가 올라갈 때는 그렇게까지 무섭거나 긴장되지 않았는데, 남이 하는 걸 볼 때는 손에 땀이 쥐였다. 누군가 '상처'라는 말만 해도 오금이 저릴 정도로 공감 능력이 과다한 편이라서 지켜보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ㅜㅜ (계속 올려다보느라 뒷목도 아팠음.)
기민을 잡아주는 멋진 포즈의 동진
기민이가 4번째 확보(?)를 하러 갈 때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며 힘들어했다. 추락 !!! 이라고 외치고 멋진 자세로 안전하게 떨어졌음. 선등은 정말 미친 거 같다. 저 볼트는 대체 언제 누가 처음 박아넣으신 건지 정말 인터뷰 하고 싶음.
영화 포스터 같은 센터장님 샷. 마치 타핫- 저 녀석 좀 하는 걸. 하고 기민의 무브에 웃음을 터뜨리시는 것만 같다.
나는 몰랐는데, 나중에 발이 끼인 걸 잘 빼냈다고 감각 있다고 칭찬하셨다.
늠름한 투샷
이제 나도 2피치까지 올라갈 때가 되었다.. 이 사진의 가운데를 기준으로 설주님은 왼쪽, 나는 오른쪽에 보규님 올라가고 계신 루트로 가기로 했다.
정말로 나 이건 안 되지 않을까? 했는데 센터장님은 나를 믿는다고 하셨다. 나는 나를 믿을 수는 없었지만 센터장님은 믿었기 때문에 일단 신발을 다시 신었다.
그런데..
옆에서 완전 두려움에 떨며 등반 시작하신 설주님. ㅜㅜ 미쳤다.. 나도 저런 각도를 올라가는 건가? 높은 곳을 두려워하시는 게 너무 눈에 잘 보이고 공감되어서 으악.. 슬펐는데 센터장님께서 조금 도와주시니 그래도 힘내서 슬금슬금 올라가고 계셨다. 그래서 나도 출발을 외쳤다.
화통을 삶아먹은 기세로 대차게 외쳤는데 한 3번쯤은 위에까지 안 들리는 것 같았다.
드디어 발을 딛었는데, 시작부터 대략난감/. 시계에 비유하자면 바위는 옆에서 봤을 때 5시 55분의 각도였다(과장 포함). 분침까지만 올라가면 경사가 그래도 좀 낮아지는데, 시침은 수직 수준이었다. 일단은 분침에 상체를 시침에 하체를 걸쳤는데, 손은 잡을 데가 없고 바위 각도 때문에 발은 내가 뭘 밟고 있는지 안 보이고. 결국 센터장님께서 딛을 곳을 새로 알려주셔서 성공할 수 있었다.
2m 정도를 올라 한번 바위 위로 올라타고 나니 이제 쭉 경사진 미끈한 바위였다. (하하 사선님 정말 어떻게 이걸 숙숙 올라가신 건지 대단) 신발의 마찰력 정말 믿어도 되는 걸까, 나 때문에 엄청 닳을 것 같은데, 이런 저런 생각에 힘차게 일어서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발목이 접힌 상태로 오랜 시간이 지나 힘이 빠졌다.
힘을 줘도 일어나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손으로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와 정말 나 더 민폐 끼치기 전에 내려가겠다고 해야 하나? 진퇴양난의 이 바위 위에서 정말 수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왜 이 짓을 하고 있는 거지? 이걸 난 즐기고 있는 건가? 내가 말한, 사람들이 말하는 '재미'라는 게 이런 것인가? 왜 하잘것 없는 인간은 중력을 거슬러 자연에 도전하고 싶어 하는 걸까? 그리고 그걸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일까? 당분간 '재미'라는 관념에 골몰할 듯하다. 나는 암벽등반을 즐겼는가? 아니면 사람들과 함께 어떤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합동하여 성취함을 즐긴 것인가?
그래도 나 지금 언제까지 이렇게 민폐처럼 있을 순 없다 생각하고 어떻게든 발을 짚으니 그 상황 안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아까 센터장님께서 사선님에게 무릎을 바위에서 멀리 떼면 발의 각도가 작아져 더 확실히 짚을 수 있다고 말씀해주신 게 기억나 용기를 내서 허리를 들었다. 그랬더니 정말 발앞꿈치에 오히려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지나왔는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오르다 보니 한 줄기 빛 같은 가로줄 틈새가 보였다. ㅠㅠ 잠깐 거기에 서서 온 몸을 바위 위에 불가사리처럼 붙인 뒤 잠시 쉬었다. 센터장님 말씀으로는 한 마리 전복 같았다고 함. 그러나 따러 오시진 않았다. ㅋㅋㅋ 결국 다시 기어오르기.
거의 마지막쯤 다 왔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보규님의 환한 미소였다. 마치 텔레토비 동산의 햇님처럼... 눈부셨고 안심됐다. 편-안. 🌞 와 나 진짜 올랐구나.
올라오자마자 확보를 해야 된다는 말에 냅다 "확보!!!!!!!"라고 외쳤는데 확보 줄에 카라비너를 걸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ㅋㅋㅋ 얼른 걸었는데, 줄이 짧아서 앉진 못하고 서있어야 했다.
이 가파른 곳에서 빌레이를 잡아주셨다니 ㅜㅜ 연주님만 믿고 올랐기에 끝까지 힘낼 수 있었다. 🙇🏻
1피치에서 듣기로 3피치까지 갈 수 있을지 아슬아슬하다는 말씀에 2피치까지 빨리 오르고 싶었는데, 몸이 마음처럼 안 돼서 안타깝고 죄송했다. 이때가 이미 4시쯤이었다.
경사진 곳이어서 아주 편하게 있을 수는 없다. 좀 쫄림.
그러다 곧 설주님의 얼굴이 보였다. 결국 해내시다니 ㅜㅜ 먼저 올라온 게 죄송하기도 하고 걱정도 됐는데 그런 게 모두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역시 1년 jambob 오늘 나만의 MVP 설주님 ☆ 그 공포를 딛고 끝까지 올라오시다니 존멋.
그리고 그냥 산책하듯 걸어 올라오시는 센터장님..ㅎ...
비행기도 바로 위로 지나다녔고, 독수리마냥 큰 새도 몇 마리 봤다.
다리를 번쩍 들어올려 느긋느긋 걸어다니는 벌레도 봤다.
자랑용 광각샷 한 컷 ㅋㅎ 이렇게 생긴 사람을 보면 인사해주세요. 🥹💛
나도 이제 하강할 차례.
전암장에 다른 한 팀이 계셨는데, 그중 한 분께서 내가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하강 자세를 조언해주셨다. 천천히 내려가라며 응원해주심 눙물
산 곳곳에 npc 같이 인사하고 조언해주시는 분들이 계셨다. 🙇🏻
(사진은 내려와 땅을 밟고 고리를 빼기 전에 찍은 것이다.
다 내려오면 한 번 앉았다가 일어난다. 줄을 남기기 위함이라고 아까 그 npc 분께서 설명해주셨다.
다같이 밧줄(독일어로 자일)을 정리하셨는데 도와드릴 수가 없어 죄송했다.. 무거운 장비들 들어주시고 운용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남은 김밥과 라면 얌얌, 센터장님께서 버너로 커피도 끓여주셨다.
화장실이 급해서 동진과 나는 미친 속도로 하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존엄성을 지켜냈다..
산 끝에는 보름달이 걸려있었다.
밝다.
센터장님과 보규님, 동진, 나는 또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이 사람들은 정말로 이걸(산 타기를) 좋아하는구나, 삶에 정말 활력이 되는구나 느껴졌기 때문에 그 마음이 내게도 전달됐다.
교육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식후 센터장님의 스피치로 깨달은 것은 시스템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다. 더 높은 피치에 가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기 때문에, 또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안전을 위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까먹지 않고 "출발", "완료(?)", "하강"을 외쳐야 한다.
그리고 내 거 다 했다고 멀뚱멀뚱 있지 말고 내가 할 일을 어서 해야 한다.
만약 다음에 또 간다면 어떤 임무를 맡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다음에 또 갈 수 있을까? 또 가려면 장비를 사야 하는데 장비 가격이 만만치는 않다. 그만큼의 비용을 뽑을 때까지 내가 암벽등반을 할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다. 아무한테도 그렇게 안 보이겠지만 마음의 문을 진짜로 여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기 때문에.. 일단은 실력을 쌓으며 생각해 봐야겠다. 어차피 다음 산은 내가 갈 수 없는 난이도의 산일지도 모른다.
샤워를 하니 물줄기 지나간 곳곳이 상처로 따끔거린다. 생각지 못한 곳에도 상처가 있어서 무심코 거품칠을 하다가 내적 비명 지름. 그래도 아주 자잘할 뿐이다. 무릎에 든 멍은 심신미약자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했다. 오해하면 안 될 게, 원래도 실내암장에서 클밍 하느라 멍이 많았기 때문에 뭐가 어디서 생긴 건지는 모른다.
다행히 피부 상처 외 큰 부상은 없다. 손가락 마디 사이를 누르면 살짝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이래서 테이프를 붙이나.
오랜만에 하루종일 격한 활동을 해서 그런지, 자고 일어나니 누군가에게 두들겨 맞은 듯한 몸살이 있다. 그래도 첫 클라이밍 일일체험 때보다는 10배 정도 낫다.
일단 당장 눈앞의 길에 최선을 다하면 언젠간 멋진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내가 추구하는 바와 비슷해 기쁘고 즐거웠다.
무엇보다 함께한 이들의 도움이 8할이었다. 격려 칭찬 응원 조언해주셔서 다른 성님들 오르시는 곳까지 오를 수 있었다. 감사함 뿐이었던 생애 첫 자연암벽 등반 무사히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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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동적 후기입니다. 후기의 ks마크 같은 글이네요. 고생 많으셨고 다음에 함께해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ㅋㅋㅋ센터장님께서 전복을 따주시지는 않았지만ㅋㅋㅋ따수운 인클라이밍센터네요!🥰🥰 기민이 벌써 선등을 섰다니! 저도 분발해야겠습니다ㅂㄷㅂㄷ
다음에 꼭꼭꼭꼭꼭 함께하고 싶어요!!
그리고 정성스러운 글 남겨준 수안 정말 고맙습니다. 생동감 넘치는 후기를 읽으면서 저 또한 함께 다녀온 기분이었어요ㅎㅎ
ㅋㅋㅋㅋㅋㅋㅋ tmi 남발인가 싶었는데 다행이네요 휴 😮💨
항인의 무브 아주 아주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후후후 한 수 배우러 언젠간 꼭 같이..!
다음에 선등 하기로 한 거다^^~
다리가 달달달 떨림...
수안이 정성 후기 굿굿b
@경기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