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멀리 가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 도심 속 자연을 찾는 실속파들이 늘고 있다. 서울시 내 공원 중에도 피크닉장과 생태공원을 갖춘 곳이 있어 주말이면 가족단위 휴양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서울시 강동구 일자산자연공원으로 가보자.
엄마, 아빠와 함께 캠핑장에서 1박2일
둔촌동 일자산자연공원에 자리 잡는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은 도심 속에서도 시골 정취를 느끼면서 캠핑과 바비큐파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상일IC 방면 우측에 강동그린웨이 캠핑장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허브천문공원을 지나면 캠핑장이 나온다. 하늘 높이 솟은 나무와 새, 매미 소리가 마치 시골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 ▲ 일자산 자락에 있는 강동그린웨이캠핑장
숲 속 길에는 빼곡한 나무들 사이에서 산림욕을 할 수 있으며 그 아래로 흐르는 실개천에는 피크닉장이 설치되어 있어 돗자리 펴고 옹기종기 모여 앉은 가족들이 있다.
캠핑장은 4인용 텐트 48동이 있는 가족 캠핑장과 8동의 오토캠핑장이 계단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텐트를 등지고 정면으로는 도심 속 우뚝 솟은 아파트가 눈앞에 보이는데 '도심 속 대자연'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어디 하나 빈 텐트 없이 휴양객들이 차지하고 있었고, 오랜만에 요리솜씨를 뽐내는 남자들과 휴대용 게임기로 야외 게임 삼매경에 빠진 가족들, 오랜만에 달콤한 낮잠에 빠져든 가족까지 캠핑을 즐기는 모습도 여러 가지였다.
휴가를 맞아 캠핑장을 찾은 심양숙씨 가족은 준비해온 음식들을 먹으면서 최근 장안의 화제 '손병호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심씨는 "집 가까이에 이런 환경이 캠핑장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오랜만에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라며 좋아했다.
이어 심 씨의 딸인 황혜리(양진초 5) 양은 "캠핑장에서 직접 음식을 먹으니 평소에 먹는 음식보다 훨씬 맛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고 밥을 한 숟가락 크게 떠서 입에 넣었다.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은 한달 전 매월 5일 오전 10시부터 인터넷 예약제로 운영하며 오후1시 입장으로 익일 11시까지 이용가능하다. 텐트와 매트 대여료 및 주차비를 포함한 캠프참가비는 1인~3인까지 15,000원, 4인기준 20,000원으로 가족캠프장과 오토캠핑장을 이용할 수 있다.
- ▲ 숲으로 우거진 일자산 자연공원에서는 산림욕이 가능하다
아이들 호기심 자극하는 '야간숲속여행'
"선생님 이게 뭐에요. 진짜 신기해요", "제가 잡은 것 좀 봐주세요."
해가 지고 선선한 저녁, 일자산 자연공원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숲 체험리더가 잡아 놓은 숲 속 생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다. 야간 숲 속을 온 가족이 둘러보면서 체험하는 '야간숲속여행'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일자산 자연공원 1.5㎞ 코스를 두 시간 동안 이동하면서 숲 체험리더의 재미있는 설명도 곁들여 진다.
숲 체험리더를 따라 한발 한발 숲 속으로 들어간 체험자들이 처음으로 맞이한 것은 바로 숲 속의 소리다.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숲 속에 사는 귀뚜라미, 개구리 등 다양한 생물들을 소리로 만나 볼 수 있다.
- ▲ 숲 속 생물들을 만나고 신기해 하는 아이들
이동 중간 중간에 숲 체험리더가 불빛을 비추어 나무에 붙어있는 벌레들을 보여주자 아이들은 일제히 "우와~" 탄성 내며 질문 공세가 이어진다.
그렇게 한 시간 여 다양한 생물들을 만난 뒤, 밤이 되면 잎이 서로 포개어지는 자귀나무와 땅콩잎도 관찰한다. 일자산 연못 개구리를 관찰을 끝으로 2시간 체험이 마무리 되었다.
아이들과 '야간숲속여행'에 참여한 김용산씨는 "우리가 사는 도심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을 아이와 같이 와서 체험하니 교육적으로도 좋은 것 같아요. 좋은 아빠가 된 기분입니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 ▲ 일자산 연못에서 개구리를 찾고 있는 아이들
이밖에도 근처 허브천문공원에서는 밤하늘 달빛 아래 소원도 빌고 천체망원경으로 별자리도 찾아 볼 수 있다.
'야간숲속여행'은 매주 금,토요일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 이용객이면 누구나 신청가능하며 19:30 ~ 21:30까지 운영, 당일 선착순 30명 접수 받는다. 더불어 매주 화요일엔 일반인 가족들도 이용가능하며 참가비는 무료이다. 신청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한달 연장에 들어가 9월 까지 '야간숲속여행' 신청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