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전문대학 졸업식 축사
2001년 3월 전문대학 소식지
사랑하는 충청대학 졸업생과 재학생 여러분,
존경하는 정종택 학장을 비롯한 교수와 교직원 여러분,
그리고 가족과 내빈 여러분!
먼저 2천7백여 졸업생 여러분의 희망찬 새출발에 대해서 충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졸업생 여러분이 이 자리에 서기까지 보살펴준 가족들과 대학당국 여러분에게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나는 오늘 졸업생 여러분의 씩씩한 모습에서 미래의 무한한 희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제 여러분중 대부분은 사회로 나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로 나가게 됩니다. 여러분은 우리나라의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세계의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또한 경쟁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고 여러분 모두가 사회와의 경쟁에서도 세계와의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주기를 바랍니다.
좋은 학교와 좋은 교수진 밑에서 좋은 인재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곳 충청대학은 산학협동분야에서도 최우수 대학이었으며, 특성화에도 성공한 자랑스러운 학교입니다.
이곳에서 여러분은 교육을 받고 자신을 연마했습니다. 더구나 여러분은 현재 실용성과 전문성이 중시되는 세계의 변화에 처음부터 발맞추어 왔습니다.
여러분이 이곳 충청대학을 선택했던 이유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기 바랍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이미 충청대학과 같은 전문대학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이는 그 만큼 사회나 세계가 여러분과 같은 전문인력을 요구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과 재학생 여러분!
오늘을 기점으로 항상 나에게 다가오는 도전에 대해서 자신있게 응전하는 자세와 각오를 잃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19세기말 우리나라는 밀려오는 서구세력의 도전앞에 제대로 응전하지 못했습니다. 대원군과 민비를 비롯한 이 나라의 집권자들은 근대화를 통한 응전을 외면했고, 수구와 쇄국으로 일관하다가 결국 망국의 비운을 가져오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20세기는 일제치하와 국토분단, 그리고 동족상잔과 무장대결이라는 100년에 걸친 한을 남겨야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21세기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정보산업과 생명산업을 비롯한 지식기반경제 시대의 도전이 바로 그것입니다.
정보화에 있어서 우리는 제대로 응전하여 세계의 최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초고속통신망이 전국에 깔려있으며, 인터넷 인구가 2천만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4의 물결이라는 생명산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가진 것이라고는 사람밖에 없는 나라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모두 우수한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희망과 기회가 있는 것입니다.
한국 사람은 높은 교육수준과 문화창의력을 지닌 지적인 민족입니다. 21세기라는 지식기반의 시대에 장점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그런 민족입니다.
이제 우리는 농업과 더불어 자동차·철강·조선을 포함한 전통산업과 IT와 BT 등 지식산업을 연계시켜 세계 최선두의 지식정보강국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바로 그러한 과업이 1세기 전 우리 선조가 범했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21세기 세계의 도전에 적극 응전해 나가는 길일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훌륭히 그 과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세계가 모두 한국의 미래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졸업생과 재학생 여러분!
우리가 지식정보강국으로서 세계의 중심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 가장 필수적인 일이 바로 여러분과 같은 전문인력을 길러내고 배출하는 일입니다.
세계와 경쟁하여 이겨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로 고부가가치와 효율성을 창출해내야 합니다. 그 핵심이 바로 사람입니다.
우수한 인적자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바로 국가의 성패가 달려있는 것입니다.
나는 얼마전 사람이 경쟁력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교육부를 교육인적자원부로 개편했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인적자원을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관리하며 전문인력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아울러 나는 충청대학과 같은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고등교육기관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재정지원을 확대하고, 교육과정중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수업연한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전문대 캠퍼스를 산업기술단지화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전문대가 21세기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추로 커나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나는 대학과 학생 여러분에게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달라고 진심으로 강조하고 싶습니다.
모든 것이 빛의 속도로 변하는 21세기에 앞서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개발만이 해답이고 정도일 것입니다.
나는 학교가 세계를 앞서나갈 때 그 학교가 배출한 인재들도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대학은 명실상부한 '21세기형 전문인력 양성의 요람'이자 '실사구시 교육현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졸업생과 학생 여러분도 스스로를 끊임없이 혁신하고 개발하여, 항상 최고의 전문인력으로서 격변의 시대에 적응해서 세계속에서 앞서가는 사람들이 되어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앞으로 여러분이 참여하게 될 사회는 학교나 가족들처럼 항상 여러분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곳만은 아닐 것입니다. 때로는 좌절의 순간도 올 것입니다. 그래도 포기하지말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도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좌절하고 절망했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가족들과 눈물을 흘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일생에 다섯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고 육년동안 감옥살이를 했으며 30년 이상을 박해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그러한 참혹한 도전에 최선을 다해서 응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내가 걸어온 길이 정의의 길, 역사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이라고 확신하고 극복했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은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있어서의 전문인력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그 길이 여러분에게 도전과 응전속에서 성공을 이룩하는 길입니다. 물론 여러분은 사회에서 전문적인 능력이나 성실성보다 학벌을 따지는 경우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많은 사람들은 학벌이 생존과 승리의 필수조건이 아님을 깨닫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역시 능력위주의 사회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큰 공로가 바로 여러분이 다녔던 학교와 여러분 선배들 덕분입니다. 여러분의 대학은 학벌을 따지는 편협된 사회속에서도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묵묵히 배출해 왔으며, 여러분의 선배들은 가진 실력과 성실성으로 사회로부터 인정받아 왔습니다.
나는 학벌이 아니라 전문적인 실력과 성실성이 우대받고 평가받는 사회야말로 경쟁력있는 사회라고 확신합니다. 학벌보다도 실력위주를 관철함으로써 미국은 오늘의 성공을 이룩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 모두가 실력과 전문적인 능력 그리고 성실성으로 승부할 때 나는 여러분이 언제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다시 한번 여러분의 자랑스런 졸업을 축하하며, 여러분 모두에게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대통령님이 재임기간 동안 지방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해서 축사를 하셨다니..놀랍습니다..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신지식인 운동을 시작했었지요..서울과 지방 대학을 차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을 알 수 있는 자료라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