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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사회성교육/인간행동 미술심리 스크랩 그림은 마음을 표현하는언어
사과꽃 향기 추천 0 조회 67 08.05.19 12:4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그림은 마음을 표현하는 언어다

권혁례
미술치료 청주센터 소장, 영동대학교 겸임교수


 

미술치료란 무엇인가
미술치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단어다. 간단히 말하면, 그림 그리는 작업을 통해서 마음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따스한 봄볕이 들면 무심천에 벚꽃과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꽃은 보는 이에게 아름다움과 기쁨을 선사한다. 마음이 여유로울 때는 꽃이 눈에 잘 들어오는데, 여유가 없을 때는 그 흐드러진 꽃을 그냥 지나쳐 버려 언제 피었다 졌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우리의 마음이 꽃을 보게 하기도 하고 보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꽃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것이고 어떤 이는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칠 수도 있고 꽃이 피어 있는 것조차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다를까?
우리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이렇게 또 생각해 보자. 비가 오면 우리는 비를 맞는다. 어느 곳에 있느냐에 따라서 또 다를 것이다. 어떤 이가 유리창이 커다랗고 음악이 흐르는 찻집에 있다면 실내에서 비를 맞지 않고 여유롭게 비와 음악의 어울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이는 우산을 쓰고 있어서 비를 피할 수 있고, 또 어떤 이는 천둥과 번개 치는 곳에 있어 더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도 실내에 있지도 않다면 비를 맞을 것이다.

비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 무엇이라면 상황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부모, 자란 환경 등 한 개인이 성장 배경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비를 맞고, 어떤 이는 감기에, 또 어떤 이는 독감에, 또 어떤 이는 폐렴에 걸린다. 건강한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다. 연령에 따라 또 다르다. 개인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증상에 따른 처방이 필요하다. 미술치료도 진단에 따라 치료 계획을 세운다. 다른 점은 약 대신 미술작업을 통해 상담과 함께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미술치료가 가능한 이유
미술치료는 심리치료의 한 방법이다. 그림(미술작업)으로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 미술치료다. 사람들은 자신이 그린 그림(미술작업) 속에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아픔을 담아낸다.
치료사는 그림에서 보여지는 문제를 진단하여 치료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마음을 치유해야 하는 사람(정서 문제)과 행동을 바꿔 문제행동을 소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특히 부모의 영향이 크고 후자의 경우에는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함께한다.

거센 폭풍에도 거뜬히 견뎌 내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약한 바람에도 가지가 휘는 나무가 있듯이 내면에 가해지는 아픔에 반응하는 정도는 모두 다르다. 사람이 모두 다르듯이 우리의 내면도 모두 다르게 반응한다.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어떤 부모에 의해 양육되었는지, 사랑은 충분히 받았는지, 격려와 칭찬은 받았는지. 어떻게 자랐는지에 따라 받은 만큼 누구에겐가 돌려주게 된다.

미술작업은 그림을 잘 그리는 것과 무관하다. 가장 먼저 미술치료의 장점을 꼽는다면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정화(카타르시스)작용을 하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경우 자신의 마음을 거울에 비춰진 모습을 보는 것처럼 미술작업을 통해 그림으로 마음을 보여 준다. 우리는 자신의 눈으로 보기 때문에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없다. 아이들은 스펀지에 물이 스미는 것처럼 흡수된다. 아동은 특히 그림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한다. 우울한 아이들은 우울함을, 분노가 쌓인 아이들은 분노를, 부모에 대한 그리움이 있는 아이들은 그리움을 표현한다. 아이들은 그들이 경험하고 알고 있는 것을 표현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소망하는 것을 그리기도 한다.

미술치료는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가
미술작업은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부족함이 없다. 상처가 깊으면 치료 기간을 길게 요하지만 가벼운 상처는 빠른 기간 내에 치료가 된다.
부부미술치료 사례 하나를 간단히 소개하겠다.
부부가 서로 대화가 잘 되지 않아 힘들다고 해서 미술치료를 시작했다. 이 사례는 총 17회기 중 8회기의 사례이다. 주제는 ‘사랑’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부인은 ‘사랑’을 퍼내도 끊임없이 솟아나는 ‘옹달샘’으로 표현했는데, 나이가 들어도 끊임없이 남편에 대한 사랑이 솟아 나오는 것 같아 ‘옹달샘’을 그렸다고 했다. 남편은 목마를 때 급히 먹으면 체할까 봐 나뭇잎을 띄워 주는 것처럼 남편이 무엇을 하려고 할 때 부인이 조언해 주는 것에 더 사랑을 느낀다고 했다. 이 부부는 이 회기를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동안 서로에게 바라기만 하고 배려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피드백을 통해 남편이 멀게만 느껴졌던 부인은 이 작업으로 인해 함께하는 듯한 느낌으로 소속감이 채워졌다고 했고, 남편은 부인을 통해 현재 자신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되었다고 하여 부부간의 사랑을 확인한 회기였다. 이 부부는 이 회기 이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초기에는 주로 부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는데, 후기에는 남편을 기다려주고 남편의 의사를 묻기도 하며, 부부가 서로의 합의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고, 남편의 가장 큰 변화는 부인을 이끌어 가는 모습으로의 변화였다.

부부의 무의식 안에 잠재되어 있던 부분들이 자신도 모르게 작업으로 투사되어 부부의 갈등 및 관계인식에 도움이 되었다. 미술작업이 매개체가 되어 내면에 숨겨져 있는 부분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배우자의 요구를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또한, 미술작업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과 배우자가 원하는 것을 인식하게 되며, 더불어 서로를 돌아볼 기회를 제공받게 되는 것이다.
미술치료 과정에서 부부 자신뿐 아니라 자녀와 가족 전반에 걸친 가정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부부의 경우에도 미술치료 후에 문제가 되었던 의사소통과  더불어 결혼만족도와 부부의 요구만족도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미술치료 현장에서 많은 사례를 접한다. 아동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증상에 따라 다르게 치료시간을 요한다. 현재는 주의력 결핍 아동, 정서장애 아동, 학교 부적응 아동·청소년, 스트레스, 학교 폭력, 정신지체 아동 등이며 개인, 집단, 가족을 대상으로 한다.
문제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아동이나 청소년에게는 그들이 원하는 관심이나 사랑을 보지 못하는 부모가 있다. 따라서 단순히 문제를 안고 있는 자녀들만 미술치료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부모와 함께 치료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미술치료의 효과는 무엇일까
비가 개면 맑은 햇빛과 파란 하늘이 시야에 들어온다. 비 개인 파란 하늘을 바라보는 것, 그래서 상쾌함을 느끼는 것. 미술치료는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 주변의 누구도 마음이 아파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트라우마, 상실. 외로움과 우울, 분노 등 수많은 부정적인 정서 안에서 아파하며 사회의 흐름 속에 자신을 맡긴 채 하루하루를 숨쉬고 있다.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아픔의 무게를 똑같이 지고 있다. 등에 얹고 있는 짐을 내려놓으면 되는데, 그 짐이 마음을 통한 것이라서 내려놓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어떤 아이(사람)는 작은 가슴에 여러 겹으로 방파제처럼 단단하고 허물기 어려운 벽을 쌓고 산다. 그래서 그 아이(사람)는 바깥 세상을 볼 수도, 그곳으로 쉽게 나갈 수도 없다. 또래의 다른 아이들(사람들)은 그 아이(사람)가 이상하다고 왕따시킨다. 미술치료를 통해서 그 아이(사람)의 벽을 허물고 세상에 나가 많은 것을 보고 타인과 함께 할 수 있게 세상을 향해 나갈 준비를 한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이 가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미술작업을 통해 도와주는 것이다.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는 것으로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느낌이다. 다시 말하면 그림은 마음을 표현하는 마음의 언어다.

캄캄한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 밝은 세계가 기다렸다는 듯이 맞아 준다. 미술치료는 나를 풍요롭게 만든다. 내가 비워질 때 비로소 풍요로움을 맛본다. 욕심이 걷힐 때 비로소 행복하다.
비움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나는 어떤 그림으로 나를 토해 낼 것인가. 내 그림 앞에 선 어떤 이가 나와 공감할 수 있을까.
미술치료는 그림(미술작업)을 그려서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그리면서(만들면서) 비우는 것이다.
벚꽃은 진다. 개나리도...... .
가녀린 잎이 자라 낙엽이 되어 내 앞에 뒹굴기까지 수많은 이야기와 함께할 것이다. 스스로 자연을 느끼며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미술치료가 아닐까.



권혁례 서원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대구대학교 재활과학대학원에서 재활과학과 미술치료 석사학위를 받고 충북대학교 심리학과 상담심리 박사과정에서 공부하고 있다. 청주여상 미술교사, 숙명여대 사이버대학원 미술치료 강사, 원광대 예술치료 대학원 미술치료 강사, 국립청주과학대학 노인보건복지학과 미술치료 강사, 충북대 평생교육원 미술치료 강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미술치료청주센터 소장으로 있으면서 영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미술치료가 중년부부의 의사소통에 미치는 효과」, 「미술치료가 정신지체 아동의 전반적 행동에 미치는 효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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