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동차 역사는 1955년 '시발자동차'의 시작으로 100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2016년, 세계 6위의 자동차 생산국에 오를 만큼 단시간에 많은 발전을 이룩했다. 그동안 국내에 출시되어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를 바꾼 획기적인 모델들을 모았다. 이 자동차들을 모두 기억한다면 아마도 당신은 자동차 마니아인 동시에 '뇐네'일 가능성이 크다.
포니
1975년부터 생산된 포니는 대한민국 최초의 고유 자동차로 국내 자동차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모델이다. 1.2L와 1.4L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포니는 1982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포니 2로 새롭게 태어났으며, 1990년 단종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포니는 국내 최초의 수출 자동차이기도 하다. 최근에도 간혹, 포니 픽의 주행 장면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지만, 이제는 자동차 박물관이나 드라마 속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로얄시리즈
대우자동차의 전성기는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로얄시리즈'로 대변된다. 1975년 출시된 '레코드 로얄'을 시작으로 로얄 디젤, 로얄 살롱, 로얄 듀크, 로얄 XQ, 로얄 프린스 등의 시대의 명차들이 속속 등장한다. 후륜구동 기반의 세단형 모델로 2열 레그룸에 우뚝 솟은 센터터널에도 불구하고 넓은 실내 공간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단숨에 시장을 장악했다. 당시 현대차는 쏘나타와 그랜저가 출시되기 이전으로 고급 라인에서는 대우자동차를 감히 넘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티코
1991년 창원 대우국민차 공장에서 처음으로 생산된 티코는 대한민국 최초의 경차이다. 당시 마이카 열풍에 힘입어 정부의 국민차 보급 추진 계획에 의해 개발된 티코는 등록세 인하, 고속도로 통행료 50% 감면 등 다양한 혜택으로 실속파 오너들의 사랑을 받았다. 3기통 796cc 가솔린 엔진과 3단 자동변속기 또는 4, 5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으며, 나중에 5단 반자동 변속기가 추가됐다. '자동차는 일단 크고 봐야 한다.'라는 말처럼 과시의 대상으로 일축됐던 자동차 시장에 경제성을 내세운 최초의 모델로 이후 마티즈와 모닝 등의 경차에 많은 영향을 끼친 모델이다.
스쿠프
현대자동차가 만든 스쿠프는 1990년 출시된 대한민국 최초의 2도어 쿠페 모델이다. 출시 당시에는 미쓰비시의 1.5L 오리온 엔진을 탑재했지만 1990년부터 현대차가 고유 설계한 1.5L 알파 엔진이 장착됐다. 스포티한 겉모습에 비해 부족한 출력과 전륜구동의 기반으로 '스포츠 룩킹카'로 불렸던 스쿠프는 같은 해 10월, 국산 승용차 최초로 터보 엔진을 장착해 205km/h의 최고속도를 기록했다. 세단과 왜건 형태의 자동차가 주류였던 시기 젊음을 대변한 역동적인 모습으로 드라마 '질투' 등에 등장에 더욱 화제가 된 스쿠프. 이제는 거리에서도 500마력이 넘는 고성능 쿠페를 흔히 볼수 있지만, 스쿠프는 한국 자동차 역사에 기억해야 할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르망 이름셔
'르망 이름셔'는 독일의 오펠이 설계하고 대우차가 생산해 1986년에 출시된 소형차 르망의 고성능 버전이다. GM의 다양한 브랜드 튜너로 활동했던 '이름셔'의 손에서 재탄생한 이 모델은 에어로 파츠를 추가한 것에 그치지 않고, 1,997cc 배기량의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20마력의 성능을 발휘했다. 처음 출시된 르망이 1.4L 엔진이며, 쿠페 모델인 현대차 스쿠프의 출력이 97마력임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제네시스 쿠페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쿠페는 대한민국 최초의 후륜구동 방식의 2도어 스포츠카. 스쿠프, 티뷰론, 투스카니가 단순 쿠페에 그쳤다면, 제네시스 쿠페는 스포츠카라는 이름에 걸맞게 V6 3.8L의 고배기량 엔진과 후륜구동을 채택했다. 대한민국 자동차 최초로 6초대의 '제로백'을 무너트린 모델도 바로 제네시스 쿠페다. 일명 '양카'로 불렸던 무수한 불법 튜닝의 폐해를 낳은 장본인이기도 한 제네시스 쿠페는 다른 한편, 합법적인 튜닝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준 모델이기도 하다. 지금은 단종 된 상태로 수많은 마니아들은 국산 고성능 쿠페로 기대되는 HND-9의 양산형 모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레이 EV
레이 EV는 국내 최초의 양산형 순수 전기차로 외관은 일반 레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차가 이보다 조금 앞서 순수 전기차 '블루온'을 공개했지만, 일반인에게는 판매되지 않았다. 전기차는 친환경을 지향하는 자동차 산업에 발맞춰 메이저 브랜드를 비롯해 테슬라, 중국의 다양한 브랜드에서도 이미 주행거리 확대와 충전 인프라 구축을 두고 전쟁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보조금 등과 관련된 문제로 모든 이가 순수 전기차를 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