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경로 (9.5km/4시간30분)
수만리 국화마을->백마능선3거리->낙타봉->장불재(900m)->중머리재(586m)->너와나 목장->수만리 국화마을
주말에 전국적으로 비올 확률이 높다고 해서 사전답사 겸 금요일날 미리 산행에 나섰습니다 추월산으로 갈까 무등산으로 갈까 고민하다 화순쪽에서 출발하는 무등산으로 정하고 수만리 국화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해 50분 오르니 백마능선3거리가 나왔습니다 오른쪽으로 20분 가면 철쭉군락지로 전국제일인 안양산(853m) 정상이고 왼쪽은 무등산 장불재(900m)라는데 안양산 정상은 다음에 들르기로 하고 장불재 쪽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초행길인데다 반팔에 반바지 운동화 차림이여서 여기저기 상처도 입어가며 봉우리만 나타나면 이게 낙타봉인가 싶어 무작정 올라보고 또 올라보고 하다 널찍한 바위에 앉아 핫브레이크로 허기진 배를 채우는데 갑자기 아랫쪽 검은구름 사이로 뭔가 우두둑 우두둑 소리를 내며 몰려오는데.. 아.. 정말 무섭더군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여차하면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는 사이에 순간적으로 그 정체를 드러내는데.. 시커먼 구름과 우박같은 장대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러다 조난당하겠다 싶어 허겁지겁 우비를 걸치고 길을 재촉하니 이번엔 또 엄청난 억새풀이 길을 가로막았습니다 아, 이래서 힘든 산행에 나서나 싶을 정도로 멋진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카메라를 못 챙긴 후회스러움이 다시한번 뼈저리게 밀려왔습니다 옷은 옷대로 젖고 신발은 신발대로 젖어서 비맞은 생쥐꼴로 장불재(900m)에 도착해보니 왠 굴삭기가 굉음을 내며 대피소 건물들을 아작내고 있었습니다 좀 쉬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악천후로 벌써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해서 30분 거리에 있는 입석대(1,017m)와 서석대(1,100m)는 건너뛰고 길을 재촉해 중머리재(586m)로 내려오니 그쪽은 화창한 날씨였는지 별천지처럼 환한데다 땅도 전혀 젖어있지 않았습니다 역시 산 윗쪽은 날씨변화가 심하다는 걸 다시한번 느끼면서 항상 우비를 챙겨야 한다는 좋은 공부도 했습니다 초보자가 스스로 느껴가며 경험으로 배워야 할 것도 많더군요 곧바로 증심사쪽으로 내려가 얼큰한 홍어회에 막걸리 한사발 찐하게 걸치고 싶은 맘 굴뚝 같았지만 출발지에 차가 있어 또 다시 초행길을 물어물어 내려갔더니 생각지도 않게 계곡을 여러개 만나게 되었습니다 무등산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겨우 평지로 나와 걸으니 멋스런 목장도 보여서 피로가 풀리는 듯 했습니다 동행이 있었으면 커피한잔 하고픈 그런 곳이었습니다 출발지였던 국화마을로 들어서니 동네아주머니들이 꾀재재한 행색을 보고 다들 웃으시더군요 상거지꼴인 자신이 좀 멋적기도 해서 길을 묻는 척하며 아줌니는 젊으셨을 때 한 인물 하셨겠네요잉 라고 말을 건넸더니 아 거 씨알데기 없는 소리말고 후딱 가서 씻기나 혀 라며 면박 아닌 면박을 주시더군요 오늘도 힘들긴 했지만 참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카메라에 하나도 담지 못한 게 큰 실수였지만 기쁜 마음으로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대략 4시간 30분 정도의 산행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일기예보대로 계속해 비가 내렸습니다 아예 길을 나서지도 못하게 말입니다 그래서 노느니 개 팬다고 가까운 마트에 가서 신축성 좋다는 등산바지 2벌과 우천 시에도 효과 있을 듯한 점퍼와 장갑 그리고 허리에 맬 수 있는 물통까지 눈 딱감고 질러 버렸습니다 물론 집사람은 눈 멀쩡히 뜨고 계산했겠지만요 이제까지는 그냥 평상시 차림으로 산행을 즐겼었는데 이젠 좀더 격식을 갖추고 나설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런 것까지 필요있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즐거워 집니다 돌아오는 목요일엔 모악산(794m)산행 번개에 참석하고 토요일엔 처음으로 참여해보는 모 산악회의 불갑산(516m)산행도 예약해 놓은 상태입니다 요즘 느닷없이 바쁜 인생이 된 것 같아 마냥 즐거워집니다 전 좀 한가한 인생이었거든요 그리고 아까 옷 고를 때 보니 105에 34도 맞아서 너무 놀라웠습니다 제가 110에 36 사이즈를 입어왔기 때문입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2개월만에 체중은 (95kg->83kg) 혈압은 (150->110) 혈당수치는 (185->101) 신체치수도 (110->105)와 (36->34)로 내려가서 계속해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 20여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고 역시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보답이 있구나 싶습니다 앞으로 언젠가는 하게 될 전원생활도 육체와 정신이 건강하지 않으면 말짱도루묵이겠지요 오늘은 기분좋아 노래한곡 선사하고 싶습니다 이미자씨의 아씨란 곡인데 이곳에 올릴 방법까지는 모르겠사오니 그점 널리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초행길 혼자 산행에를 드리며....함 기회가 되시면 대전에서 번개 산행 하시지요..계룡산,식장산,보문산,계족산 등 명산이 두루 있지요....
금강1님, 언제든 불러 주십시오.
시간내서 달려가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제가 초보라서 잘 따라다닐지는 모르겠습니다~ㅎ
일단 음악을 먼저 다음에서 구입후.
글쓰기에 음악(헤드폰)눌러서 첨부하면 되고요.
이번 산행은 무효로 인정.
ㅋ
목요일날 산행 공지 올릴테니 그날 뵈요.
저는 오늘도 비가와도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렇게 하면 노래를 첨부할 수 있나요? 그럼 목요산행공지 기다리겠습니다
몇년전 내모습을 보는것 같네요...산에 다닐때는 기본장비는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하산할때 절대 뛰지 말구요...
건강 합시다~~ㅎ
그런가요? 그럼 학암님 말씀대로 기본장비를 잘 갖추고 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삶의 지혜가 되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하마터면님 의지가 대단하시군요~~그래도 효과를 몸소 느끼고 계시니 산에 오를만 하지요?
동안 안녕하시지요? 꾸준한 산행 덕에 폐활량이 늘어난 것 같아 기쁘답니다 평일엔 1시간~1시간30분 정도의 산행을 그리고 주말엔 4~5시간 정도의 산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날씨도 선선해지니 이때 즐기지 않으면 많이 후회할 것 같습니다 근데 조계산엔 언제 데려가 주실건지요
새벽부터 찔끔거리던 비가 오전 번개와 더불어 요란하던데 작심한 일은 기어이 해내시는 하마터면님~ 대단해요 ㅎㅎㅎ 전 집에서 푸~욱 잠수해버렸어요 ㅎㅎㅎ
집에서 잠수하시길 정말 잘 하셨습니다 역시나 악천후엔 절대적으로 삼가해야는게 산행이더군요 그리고 목요일 전주모악산 번개산행과 토요일 영광불갑산 산수화산행이 예정되어 있는데 시간나시면 같이 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