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삶 보다는 자유분방하게 살아 온 나에게
무언가를 꾸준하게 하라는 건 곤욕스러운 일이다.
아마 어쩌면 그런 자유스런 생활이
좋은 점도 있을 것이고
나쁜 점도 있을 것이다.
.
한 달 전부터 시작한 매일 하루 만보 이상 걷기는
생각보다 쉽진 않지만
지금까진 약속을 지키고 있다.
한 달 하고도 3일이 지난 현재
내 몸이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체중이 줄어든 효과는 당연하고
피로감이 부쩍 줄었다.
.
가을만되면 꿈틀거리는 설악산행이
언젠가부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포기하게도 되고
겨울이 오면 그 때서야 아쉬움에 자책에 빠져 보기도 했다.
70이 가기 전인 올 해는
기필코 가야지.. 꼭 가야지.. 다짐하면서 시작한
내 몸 만들기는
현재까진 약속한 거 이상으로 잘 진행되는 듯하다.
.
어제 점심 식사 후
주어진 한가로운 시간이지만
이젠 자연스레 운동을 준비하게된다.
어데로 갈까?...
카메라와 이온음료 하나 챙겨 놓고는 시동을건다.
오늘은 원적산이다.
돌이켜 보니 원적산은 3,4월에만 다녔던 거 같다.
(9월에 딱 한 번 간 기록이 있네요)
.
산수유마을 지나 영원사에 주차하고
스트레칭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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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라 신도들이 참배에 온 줄 알았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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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산정에서 백패킹을 하기 위해 온 이들의 차량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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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맑고 푸른 것이 코로나 덕이라는 모순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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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kg은 족히 돼 보이는 배낭을 메고 오르는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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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사에서 원적산 가는 능선길로 올라서기까지 약15가량이 힘든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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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하는 여친이 안쓰러운 남자. 그러나 아름다운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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開天이다(원적산 정상). 짧지만 무거운 걸음으로 올라 온 벡패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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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적산의 억새는 여늬 억새명산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있을만큼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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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봉 가는 능선길이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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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올라 온 패커들. 좋은 자리에 누워 오늘 밤의 별을 쫒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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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이 더 좋은 자릴 찾아 천덕봉까지 오르는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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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르는거니?.. "올라와 보면 알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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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저기 정개산까지 가고 싶다. 지금은 산행이 아니라 운동이란다.참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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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3남매도 그냥 그 자리에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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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오르고 내리기의 반복이다. 내려가는 길을 잘 내려가면 다음 오를 때 큰 도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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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백패커 20년차의 중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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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백패킹 하려고 온 청춘들이 많다. 영국인 남과 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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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동원대학에서 정개산을 넘어 온 등산객.. 나와 함께 유이한 하산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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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 본 원적산. 저 능선 구석구석에 백패킹의 자리를 확보한 패커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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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킹 처음 시작한 후배가 배낭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처지자
먼저 올라가 자기 배낭을 내려놓고 뒤쳐진 후배에게 돌아 와
후배의 배낭을 짊어지고 올라 간 청년들이 원적산에서 패킹 장소를 구하지 못해
천덕봉 아래에 텐트를 치고 있다.
오늘 후배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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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적산~천덕봉~정개산은 이천에서 설봉산만큼 찾아주는 이 없지만
아기자기한 능선이 일품이고 산행코스도 다양하며
무엇보다 조망이 압권이란 게 매력적인 산이다.
봄에는 진달래가 온 산에 피어나니 멋지고
눈 온 뒤엔 원적산 능선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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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봉 정상에서 바라 본 원적산과 이천의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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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봉 정상 아래의 헬기장.. 1시간 후엔 이 곳도 텐트가 가득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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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보아도 힘들었던 순간들이 씻겨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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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봉이라고 생각했던 곳에 오르면 천덕봉은 그 뒤에 숨어 있었다
양파까 듯 오르고 또 올라야 드넓은 공터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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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적산에다 텐트를 치고 맨몸으로 천덕봉에 올라 온 패커.
오늘의 패커 중 비교적 연장자였던 중소기업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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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가 비교적 많았던 천덕봉 아래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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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봉에서 정개산을 바라보며 담아 본 억새
억새는 은근히 사람의 마음을 물결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파도가 바다의 물결이라면 억새는 산 위의 파도가 아닐까..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만으로도 가슴 벅차 오름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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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봉 정상에도 잠깐 사이에 텐트들로 넘친다.
오늘 밤, 저들은 무얼 보고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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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입문 3개월에 남덕유산 종주와 지리산 화대종주를 다녀왔다는 젊은 처자가 찍어 준 사진.
10월의 어느날에 설악산 서북능선과 공룡능선 종주를 계획한다기에
엄지 척!! 보내주고 왔다.
나 또한 10월의 어느날에 공룡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단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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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높은 산에 올라 가는 저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원적산에 배낭 두고 올라 온 패커들..
누구 하나 인사성 없는 이 없었으니 자연과 함께하는 심성은 드넓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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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모를 작은 꽃이 계단 사이에 숨어 있기에 담아봤다.
보라색이기에 더욱 빛나 보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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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서 보니 이천시내의 중심부가 참 작아 보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5C94345F675FE013)
계속 올라오는 패커들... 저들의 바램이 이루어지길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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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꽃이름을 잘 모른다. 국화과인데 보라빛이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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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소나무 옆에 혼자만의 공간을 차지한 패커.. 그는 서울의 어느 고교 선생님이다.
멋진 곳이라고 엄지를 치켜 세워줬더니 함박 미소가 번진다.
오늘밤 그에게도 멋진 저녁이 되길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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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등신 부부의 백패킹.. 내가 저 나이엔 무얼하고 살았던가....
솔직히 부러웠다. 젊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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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적봉에 텐트 칠 자리가 없다고 하산 하려는 젊은이들을 달래서
천덕봉으로 올라가도록 했다.
이들이 올라가면 천덕봉도 가득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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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적봉 정상을 가득 채운 젊은 패커들..
그들의 겸손과 예의를 보며
열정이 많다는 것은 희망이 있는 삶이라는 것을 보게된다.
나는 빈 몸으로 올라왔고 저들은 힘들게 왔기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오른 까닭에 작은 정이 붙었었나 보다^^
아쉬운 하이파이브로 인사 나눈 후 하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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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내가 본 마지막 패커들.. 안전한 곳에 좋은 자리를 찾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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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이 발길을 돌리지 못해 해가 기우는 시간까지 정상에 있었으나
끝내는 어두운 하산 길을 피하려 서둘러 내려간다.
뒤통수에 비치는 석양이 유난스레 더 아름다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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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탈한 산행이 되도록 지켜 주신 님께 기도로 마무리하며
오늘 땀 흘린만큼 나의 건강이 점차 좋아지길 희망해 본다
첫댓글 우와 칭구 넘 잘 하고 산다고 칭찬해주고 싶어요
뭐니뭐니해도 몸이따라 줘야 하고싶은것 가고싶은곳 간답니다
나도 올 여름많이 힘들었는데 지금부터산도 잔차도 열심히 운동 할테니
칭구 갈때 나도 같이 델고가줘요
그리고 칭구가 다녀온 산 가고싶다 가을이 가기전에
빽배킹가는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니 그건 접고
칭구 운동 할때 시간내어 달려 갈테니 델고 가줘요~~
몸 만들기 화이팅~^;^~
남녀가 유별하니 둘이서 동행하기도 그렇고 우쨔쓰까...ㅎ
산행하게되는 날이라면 전날에 전화해 보리다. 친구야 운동으로 다져진 몸인데 뭔 걱정일까나..
동원대 뒷 원적산 그언제가 가본 산인데
그때 젊은 그시절이 그립네요!
코로나에 사회적 거리 두기에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니 가는줄
모르는 세월도 9월말로 가고 있네요!
가을이 깊어가는것은 주변에
익어가는 밤송이와 활짝핀 코스모스
그리고 자태를 뽐내는 각종 국화들,,~~
이좋은 계절에 산행 하면서 맑은 공기에
힐링하는 친구님이 부럽네요!
그열정과 열의 영원하길 바랍니다~~~
여주맨이니 당연히 와 봤겠지요. 요즘 죽을 각오로 운동에 매달리고 있다오.
7순 여행지 답사도 다녀와야 할터인데...
도리친구는 갈수록 멋쟁이 양번일세 건강도 지키고 체중 감량하고 1석2조가 아니던가
이제는 용기가 없어 야산이나 사찰만 찾아 다니는 내 자신이 부끄럽네
도리친구을 보면은 어디서 열정이 나오는지 부러버
우리는 움직이면서 건강를 지키는게 정답일것 같다요 파이팅
아직 포기하기엔 이른 나이제... 자네가 하고 있는 게 운동 아니겠나..
왕년의 가락지가 어데 갈까나.. 자근자근 노력해 봄세
일에 얽매인 몸이다 보니 원없이 자유롭게 다니지 못함이 안타까워..
우리 한 번 봐야제?
어마어마한 것도 아니고 몇년동안
일상속에 있을 만큼 가까운 곳 인데
이렇게 올려준 사진 속에서만 느낄수 있는 송코가 어색하고 외롭다 ~~
건강도 챙기고 사진의 실력도 좋아지고
갑갑한 친구들께 눈 호강도 시켜주고
참 고맙습니다
근디 보고잡다 친구야 ~ㅋ
코로나가 웬쑤여~~~라.. 내 몸이 좀 더 회복되면 친구들과 가을 등산 가 보자구여.
지금은 고작 두 세시간 정도 밖에 못 다니니 나도 속 탑니다..
우~와!!!
도리친구님 덕분에
높은산 구경 잘했습니다~^^
아침에 폰으로 봤는데
지금 컴에 들어와서 보니
내가 산에오른 기분입니다~!!!
나는 이렇게 높은산은 못가지만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을 보니
나두 가보고 싶네요...
가을이 가기전에 벼가 논에
있을때 문산으로 기차여행을
가볼까 합니다~~^^
사진 잘봤습니다! 꾸벅~
아~~~문산!
고양집에 있을땐 경원선 타고 가기도하고 성묘 갈 때마다 들렸다 가는 문산.
참 좋은 곳입니다.
임진각도 많이 변했던 데 나두 함 가봐야 할 거 같아요.
헬기장도 귀엽네 근데
헬기장에 텐트처도 되는가?
가을꽃들이 넘귀엽다 추석연휴에는 몇군데나 갈련지 나의 짐작으론 아마도 3군데는 갈것같은데 ㅋ ㅋ 정말 낭만적인 사람 멋진사람 삼각도리 운명할때는 내가 큰산 덩어리 하나 관속에 넣어줘야지 그래야 저세상에서도 평생동안 산과 친구할꺼아닌가
우리 그때까지 헤어지지 말자 알았제 ㅋ ㅋ
그 약속 지킬 수 있것능감?
난 이미 신체 장기 기증 약속 했기에 죽으면 산화되어 훨훨 낙랑장송 유람할터인디..ㅎ
요즘은 무엇이 행이고 무엇이 불인지 깊이 고뇌 중이라네
예전엔 안하던 짓을 하고 다니는걸 보면 갈 때가 그리 멀지 않겠다는 느낌을 갖는다네..
이 어려운 시기가 후딱 가버렸으면 좋겠꾸만... 몸 성히 잘 지내시게나..
@삼각도리 그 혈기 그 열정이면 아마도
100세는 넘길걸쎄 내가 먼저가면 그 약속은 누가 지켜주지 산덩어리 하나
찜 해나야지 ㅋ ㅋ ~~
@녹원 난, 기대수명은 이미 지나도 한참 지난 사람이외다. ㅎ
덤 인생 사노라니 어려울게 없꼬마~~^^
74년 7월 전방 사단수색대 GP장 보직을 끝내고 거여동으로 차출되어 본격적인 특수전훈련을 받고 또 가르쳤던 훈련장 원적산,
거여동에서 남한산성을 넘어 앵자봉,태화산, 백마산,무갑산, 양자산 넉고개,정개산(소당산), 원적산의 천덕봉,여주 양자산의 침투로를 야간에만
오고갔던 아련한 기억으로 남은곳인데 도리친구가 만든 영상으로 보니 더없는 절경이네.
우리 나이가 7학년, 무릎연골이 거반 다 달아 있는 상태니까 과욕은 금물, 그냥 4시간 이하의 산행으로 조금 더 오래토록
산을 즐길 수 있는것이 최선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코로나에 주눅들지 말고 몸만들기 성공해서 건강하게 함산할 수 있는 날을 고대 합니다.
그 꿈마저 내려 놓으면 희망을 버려야 하는데 앓느니 가는게 낫지요.
혹여, 내가 쓰러지면 자네가 좀 챙겨주면 안되겄남...
민폐 안 주려 열심히 단련하려니 넘 심려치 마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