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얘기에 터주 령을 잘 다스려 부자가 된 경우도 있어 ‘傳統文化의 脈-慶北道敎育委員會 刊’이라는 책자에 실린 글을 약간 각색하여 소개할까 합니다.
『상주시에 천석군이 살았던 집터가 있습니다. 옛날부터 그 집에 살면 천석군이 된다는 소문이 내려오고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무슨 연유인지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이 그 소문을 듣고 나도 한번 부자가 되 봐야지 하고 그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사 온 그날 밤, 잠을 청하려고 하자 아무도 없는 방문 밖에서 괴이하게도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와 공포에 떨며 잠을 설치고 말았습니다. 다음 날 밤도 어김없이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김씨는 부자가 되겠다는 욕심은 둘째치고 불안하고 공포스러워 도저히 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날들이 계속되자 김씨는 원인 모를 병으로 시름시름 앓게 되어 급기야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런 후에 남은 가족들은 부랴부랴 이삿짐을 챙겨 어디론가 떠나버렸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에는 누구도 그 집에 들어가 살려고 하지 않았으므로 흉가로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어느 때인가 정씨 성을 가진 담력이 아주 센 사람이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역시 이사 온 날밤 괴이한 말발굽 소리는 어김없이 들려왔습니다. 담력이 센 정씨도 얼굴 빛이 새파랗게 변할 정도로 크게 들려왔습니다. 그 때 갑자기 황구(누런 개)가 그 소리에 놀랐는지 크게 몇 번을 짖어대더니 그 자리에서 죽어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광경을 목격한 정씨와 가족들은 내일 아침 동트자마자 당장 이사를 가자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던 정씨의 노모老母가 놀란 가족들에게 태연하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지세地勢를 보아하니 말(馬)의 형상이라, 말을 다스리려면 재갈을 물려야 하지.’하며 다음 날 큰 바위를 마당으로 옮겨오게 하였습니다. 그런 이후로는 괴이한 말발굽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고, 가운이 점점 트이게 되어 드디어는 천석군이 소리를 듣는 갑부가 되었습니다.
세월은 흘러 노모는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 노모가 세상을 떠나자 정씨의 아들이 마당에 있던 바위가 거치적거린다며 대문 밖으로 치워버렸습니다. 바위를 치운 그날 밤, 정씨가 갑자기 죽었고, 그 이후로 이상하게 가세가 점점 기울어져 천석을 하던 논밭을 모두 팔고 어디론가 이사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 후 정씨가 살았던 집은 흉가로 남게 되었고 아무도 그 집에 들어가 살려고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료제공-이종완(87년 당60세) 상주시 초산동, 집필자- 상주북부초등학교 교사 김 용팔>
이 이야기에서의 터주 령은 말발굽 소리로 집터를 지키고 있었다고 할 것입니다.
(저작권 도담 문원북)
첫댓글 점점 흥미롭고 궁금해 집니다.
도담선생님 정말 재미있어요^^ 책 언제 나오나요?
흥미가 진진... ^^*
감사합니다. 과찬이시고요. 나름대로 괴로움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써 놓은 원고 맘에 않들어 없애버리고 다시 쓰는 중입니다. 10월달에 출간예정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