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창 댄스스포츠 학원 탐방 및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 라틴댄스 국가대표 장세진-이해인 인터뷰
6월이지만 한 여름 못지않은 폭염이 쏟아지던 날 오후 서울 신림역 1번 출구 나오자마자 보이는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이계창 댄스스포츠>학원을 찾았다. 금번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국가대표로 선발된 장세진-이해인 선수를 만나 인터뷰하기 위해서였다. 이미 한 달 전부터 돌입한 국가대표 훈련을 오전 10시부터 시작하여 2시까지 받고 오는 중이라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둘 다 해맑은 젊은 인상은 여느 일반 젊은 세대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나란히 21세 나이에 장세진은 170센티, 이 해인은 164센티인데 신체비율이 이상적으로 보였다. 여러 선수들을 인터뷰 해보면 둘 중 한 명만 인터뷰에 나서거나 같이 있어도 한 사람은 입을 다물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이 커플은 둘 다 동등한 입장에서 인터뷰에 임했다. 그만큼 파트너십이 좋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장세진- 이해인 커플은 금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선발된 스탠다드 3커플, 라틴 3커플 중 유일한 아마추어 출신이다. 열심히 했고 운이 좋아서 선발이 된 것 같다며 겸손해 한다. 그래서 앞으로 더 기대가 많이 된다.
- 금번 국가대표에 선발된 소감을 말씀해주시지요.
세진-- 댄스를 시작한 이래 가장 감동적이었습니다. 가장 보람도 있고 사명감도 느낍니다. 같이 선발된 프로 선수들과 같이 연습하기 때문에 많이 배우기도 합니다. 국가적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서 국위 선양을 해야 하고 개인적으로도 군 입대 문제도 앞두고 있어서 금메달리스트에게만 주어지는 병역 혜택을 생각하면서 죽기 살기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 댄스를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했나요?
세진--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님 권유로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모던도 해봤습니다만 라틴이 아무래도 제게 맞는 것 같았습니다. 해인이는 7년 전에 만났고요. 둘 다 안양예고 출신입니다. 현재 저는 한체대 2학년이고요.
해인--저는 초등학교 2학년때 부모님 권유로 발레를 시작해서 4년간 발레를 배웠고 안양예고 무용과에서 현대무용, 고전무용, 등을 두루 배웠습니다. 그런 공부가 지금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한양대 2학년입니다.
- “댄스스포츠를 하기 잘 했다!” 라는 생각이 듭니까?
세진-- 당연히 그렇지요. 남들은 책에만 매달려 공부할 때 우리는 좋아하는 춤이 공부였으니까요. 덕분에 몸과 마음까지 건강하게 된 것은 댄스스포츠 덕분입니다.
- 국가대표 훈련이 힘들지요? 어떻게 연습합니까?
세진 -- 오전 10시부터 훈련을 시작해서 2시까지 하고요. 학원에 오면 그때부터 밤늦게까지 연습합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해인-- 둘의 호흡을 맞추기 위한 연습을 주로 합니다. 음악성도 중요하고요.
- 두 사람 사이가 유난히 좋아 보이는데 파트너에 대해서 장단점을 얘기해 보시지요.
세진--해인이는 애교가 많습니다. 물론 춤도 잘 추고요.
해인--세진이는 화를 절대 안 냅니다. 큰 소리를 낸 적도 없어요. 정말 열심히 하는 것이 장점인데 잠시 쉬지도 못하게 하면서 연습에 너무 열심일 때도 많아서 그것이 단점이기도 합니다.(웃음)
- 현재 세계적인 선수들이 최근에 파트너들을 바꾼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세진,해인 -- 파트너는 선수생활 하는데 있어서 끝까지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는 바꿔서 잘 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헤어지는 이유가 둘이 싸우기 때문인데 물론 잘 하려고 싸운다고 봅니다. 파트너가 자신에게 맞춰주지 못하는 것을 서로 불평을 하다 보면 싸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외국 선수들은 경험이 많아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파트너가 바뀌어도 금방 대회에 출전하더라고요.
- 좋아하는 외국 선수가 있습니까?
세진-- 저는 러시아 선수들을 좋아합니다. 러시아 선수들은 춤을 출 때 상당히 파워풀합니다.
해인--저는 유리와 야고다 선수를 좋아합니다. 리듬감이 좋고 춤을 정말 즐기면서 추는 것 같아요.
- 춤을 추는 시간 외에는 뭘 하고 보냅니까? 다른 취미가 있나요?
세진, 해인 -- 춤 이외엔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댄스 동영상을 보는 것이 유일한 취미이고요. 체력을 요하기 때문에 잘 먹으려고 노력합니다. 훈련과 연습을 하다 보면 체력 소모가 많아 잘 먹어야 합니다. 국가대표라서 점심 한 끼는 지원이 나오기 때문에 잘 먹습니다만 나머지는 시간도 여의치 않은 편입니다. 먹는 것도 취미에 들어가나요? (웃음)
- 두 사람 모두 체격 조건이 좋아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세진--키가 약간 불만이긴 한데 그만큼 더 노력해야죠.
해인-- 라틴 선수는 약간 글래머러스해야 좋다고 보는데 날씬하기만 한 편이라 좀 아쉽습니다.
- 댄스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세진, 해인 -- 아무래도 이번 국가대표 선발이 가장 기쁘고 기억에 남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있습니까?
세진, 해인-- 우선 코앞에 다가온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죠. 아시아 챔프가 되고 나중엔 블랙풀에서도 좋은 성적을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 장세진- 이해인 커플을 국가대표선수로 길러낸 이계창 선생과 따로 자리를 잡았다.(이하 존칭 생략)
- 두 사람의 장점은 어떤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지요?
이계창-- 처음 봤을 때부터 두 사람은 분위기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커플댄스에서 둘의 하모니와 파트너십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니까요. 둘 다 기본이 잘 되어 있고 탤런트가 대단히 많습니다. 꾀 안 부리고 열심히 잘 하고 있고요. 신체적인 조건도 전체적인 비율이 이상적입니다. 크기만 하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눈 여겨 봐주시고 많이 키워주시기 바랍니다.
- 이계창 선생은 우리나라 댄스계의 원로 중 한 분인데 그간의 댄스 인생을 좀 얘기해주시지요.
이계창--강남에서 댄스학원을 운영하다가 신림역으로 온지 10년 되었습니다. 그간 선수, 학생을 주로 지도하다보니 일반인들을 많이 못 받았습니다. 여러 재목을 길러내고 그 덕분에 그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선수로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이 보람입니다.
- 후배들을 위해 한 말씀하신다면요?
-- 우리나라 선수들은 너무 빨리 프로로 전향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추어에서 충분히 기량을 쌓은 후 프로에 입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외국 유명선수들도 28~30세에 프로로 전향해서 10년 정도 프로 생활을 하면서 꽃을 피웁니다. 너무 빨리 프로에 입문하다 보면 밑에서 나이어린 후배들이 올라오면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빨리 은퇴를 하게 됩니다.
- 서가에 제자백가, 장자, 대학, 두보 등 한자 관련 책이 많이 보이는데요?
이계창--어렸을 때 서당에 4년 정도 다녔었습니다. 명심보감, 논어 맹자까지 공부했습니다.
- 한자로 댄스 관련 좋은 말을 추천하신다면요?
이계창-- 땀 ‘한(汗)’ 자 라고 있습니다. 한자가 표의문자라서 글자 생긴 대로 입니다. 글자 자체가 땀을 흘리는 형상이지요. 땀을 흘린 자는 나중에 웃을 수 있습니다. 땀도 흘리지 않고 결과를 바란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중국에서는 땀 한(汗)자가 ‘칸’으로 발음이 되는데 유명한 징기스칸의 ‘칸’도 왕을 뜻하는 말입니다. 역사상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영토를 차지했던 징기스칸은 그만한 위치에 말년에 편하게 먹고 살며 권세를 누릴 수 있었지만 여전히 전장에서 땀을 흘렸습니다. 땀을 흘리지 않고는 아무 것도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저는 선수들에게 늘 땀을 흘린 만큼 결과가 나온다고 강조합니다.
나로호 2차 발사 카운트 다운을 같이 보느라고 인터뷰를 멈추었다. 이미 이계창 선생의 지도를 기다리는 여러 명의 제자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왔다. 땀을 흘리지 않으면 ‘불한당(不汗黨)’ 이 되는 것이다. 땀 ‘한’자의 의미를 들으니 그 반대의 뜻인 ‘불한당’의 의미가 바로 대비 되는 듯했다. 좋은 대화를 하고 나니 귀가길이 뿌듯했다.
**이계창 댄스스포츠 학원-서울 관악구 신림 본동 75-43 한수빌딩 2층 전화:02-874-2214
-인터뷰,글: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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