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5일 순천 금전산>
산악회 산행 계획인 1일 2산, 산간 버스 이동으로 금전산: '불재 → 구능수 → 투구암 → 돌탑봉 → 궁굴재 → 금전산 → 의상재 → 금강암 → 낙안온천' 5km, 2시간, 제석산: '동화사 → 버섯체험학습장 → 임도 → 활공장 → 제석산 → 신선대 → 남끝봉 → 대치재 → 전망데크 → 약수터 → 태백산맥 문학관' 7km, 3시간 코스를 탐방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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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산
높이: 668m
위치: 전남 순천시 낙안면
금전산은 호남정맥 남쪽에서 특히 우뚝한 산봉인 조계산에서 뻗어 나온 한 지맥이 남쪽으로 흘러내리며 고동산을 거쳐 일으킨 바위산이다. 이 금전산의 옛 이름은 쇠산이었으나 100여 년 전 금전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한자의 뜻을 그대로 번역하면 금으로 된 돈 산이다. 그러나 실은 불가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부처의 뛰어난 제자들인 오백 비구(혹은 오백나한) 중 금전 비구에서 산 이름을 따왔다"고 금강암 스님들은 말한다. 금전산은 낙안읍성 뒤에 낙안의 큰 바위 얼굴로 우뚝 서 있다. 정상부의 서쪽 면이 모두 바위로 뒤덮여 특히 석양 무렵이면 붉디붉은 광채로 뭇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이 첨탑처럼 솟은 암봉 사이를 비집고 한 줄기 등산로가 나 있으며 원효대, 의상대, 형제바위, 개바위, 등 기암들이 도열해 있다. 금전산의 산세에 대해서는 흥미로운 풍수가들의 지형 풀이가 전해지기도 한다. 금전산 북쪽에는 옥녀봉, 동쪽 줄기에는 오봉산과 제석산, 서쪽에는 백아산이 있는데, 이는 전체적으로 옥녀산발 형 즉 옥녀가 장군에게 투구와 떡을 드릴 준비로 화장을 위해 거울 앞에 앉아 머리를 풀어 헤친 형상이라는 것이다. 금전산 등산로는 동서로 길게 뻗은 능선길과 정상에서 남서쪽 상송리로 내리뻗은 금강암 계곡 길 등 세 가닥이 주를 이룬다. 이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물론 바윗길인 금강암 길이다. 초입은 돌이 뒤섞인 단단한 진흙땅 경사길로 시작된다. 금강암 신도들이 종종 오르내리기 때문에 길은 뚜렷하고 넓다. 초입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우뚝한 암봉이 나선다. 높이가 10m쯤 되는 감봉 위는 평평하여 땀을 식히기 그만이고 저 아래로는 낙안벌의 광대한 풍광이 펼쳐진다. 이름하여 형제바위. 원래는 2개의 봉이 서 있었으나 80년대 초 어느 날 밤에 아래쪽의 아우바위가 허물어져 버리고 형님바위만 남았다고 한다. - 한국의 산하
산불 예방을 위한 입산 금지에 따라 갈 만한 산이 없는 12월 첫 토요산행으로 눈에 띈 게, 매번 성원 미달로 취소하는 바람에 못 갔던 단양 금수산이다. 명색이 까만 소 100 산에 속하면서도 성원 미달로 취소되는 사태가 빈번해 또 취소할 수도 있어 고민하기도 했지만, 딱히 갈 만한 산이 없어 바로 신청했다. 그런데 산행 일주일 전임에도 신청자가 나를 포함 다섯 명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2명이 취소하는 바람에 남은 인원은 3명! 인구가 줄면 당연히 산행 인구도 줄겠지만, 그보다는 힘든 산행보다는 다른 즐길 게 많아 신규 등산인이 유입되지 않는 게 아닐까? 그러다 보니 아무리 100 산 인증도 좋지만, 이미 한 번 다녀온 산을 다시 가는 경우는 드물어 소위 까만 소 인증 산행이 성원 미달로 취소하는 사태가 속출하는 거라고 본다. 어디까지나 내 판단! 해서 까만 소는 기존 등산인 마케팅을 위해 계속 새로운 인증 수단을 만들어 내고 있는 거고.
어쨌든 금수산은 틀렸고, Plan B로 다른 산악회가 계획한 추억의 사천 와룡산을 염두에 두었으나, 철쭉으로 유명한 와룡산을 초겨울에 가고 싶지 않아 망설였다. 해서 거의 모든 산악회를 다시 이 잡듯이 뒤졌지만, 딱히 잡히는 산이 없어 와룡산을 찜하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나와 같은 등산객이 많았는지, 빈자리가 거의 없는 상황까지 갔다. 코로나 3차 대유행 시기에 북적대는 버스를 타고 삼천포까지 달린다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 내년 철쭉 철을 기약하며 와룡산은 포기했다. 이렇게 된 이상 이제는 산행이 아니라 야유회라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흥수가 가는 백두대간이나 같이 달릴까 하고 찾아봤다. 그런데 이미 만원이라 선택지에서 삭제하고 처음 금수산을 진행했던 산악회에서 추진하는 산행 중 하나인 고흥 천등산을 골랐다. 그런데 이 산행도 신청자가 13명 선에서 신청자와 취소자가 오락가락해 취소 위기에 봉착했다. 이제는 산악회를 뒤지는 것도 귀찮고, 이미 야유회라고 결정지은 이상 성원 미달로 취소하면 이 산악회에서 가는 산 중 하나를 골라 따라가기로 굳혔다. 다만, 우리가 둘인 만큼 각자 두 자리씩 차지하면 좋겠지만, 그게 안 되면 둘이 같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는 버스!
그런데 내가 애용하는 산악회는 목요일 저녁에 토요산행 출발 여부를 결정하는데 예상대로 고흥 천등산은 성원 미달로 취소한다는 문자가 날아왔다. 해서 재빨리 성원을 채운 산행지를 찾아 그중 하나를 선택하고자 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성원을 채운 산행지는 순천 금전산, 보성 제석산의 1일 2산이 유일했다. 아, 옛날이여! 다행히 비어 있는 연결된 두 자리가 하나 있어 바로 문자로 그 자리를 지정하며 산행지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해서 이번 토요일은 순천 금전산과 보성 제석산을 버스를 이용해 1일 2산을 탐방한다. 죽 이어진 능선을 달리면 될 산을 버스로 이동하는 산행이라니, 산행 인생 최초다! 어차피 유우회 산행에서 어느 산을 어떻게 다녀오는 냐는 중요한 게 아니라서, 여건이 허락하면 순천 금전산을 달린 후 보성 제석산은 버리고, 낙안읍성에서 노닥거리다 서울로 올라올 생각도 있었다.
야유회 산행이라는 홍보에 영한이 동행하기로 해 진행, 영한, 나 셋이 이번 남도 야유회 겸 먹방 산행을 같이하게 됐다. 고로 제석산은 버렸다. 먹방 산행인 만큼 짐은 최소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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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 계획 1일 2산인 순천 금전산, 보성 제석산 산행 중 제석산은 버리기로 하고 금전산행 후 맛집 탐방을 하기로 한 이상 딱히 챙길 것도 없어 평소와 같은 시각에 기상했지만, 별로 할 일이 없었다. 빈둥거리며 평소와는 다르게 누룽지가 아닌 밥으로 아침을 먹고 6시 5분에 배낭을 둘러메고 신사역으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런데 배낭에 든 물건은 같았지만, 미스터리 렌치(Mystery Ranch)와는 무게와 착용감이 달랐다. 역시 그레고리(Gregory)다! 프레임이 없어 스스로를 지탱하지 못해 뽀대는 안 나지만, 배낭에 넣을 게 많은 겨울에는 그레고리로.
6시 58분경 신사역에 도착해 4번 출구로 나갔다. 기다리고 있던 영한과 인사를 나누고 진행을 찾아봤으나 없었다. 그런데 산악회 버스는 평소보다 이른 7시 2분경 신사역에 도착했고, 친구는 보이지 않았다. 역시 오늘도 버스는 한 대다! 버스 출발 예정 시각 7시 10분이 다 되어 가 영한이 전화해보니 신사역 사거리라고, 좌회전 신호만 받으면 된다. 일단 위치가 확인된 만큼 타인과 같이 앉아 가는 내가 먼저 버스에 탔다. 그리고 신호를 받고 도착한 진행과 영한이 버스에 타자 버스는 바로 출발했다. 그 시각이 7시 12분이다.
늘 그렇듯이 천안논산고속도로에서 약간의 정체가 있었을 뿐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린 버스는 9시 15분경에 여산휴게소로 들어갔다. 휴게소에는 장성 축령산으로 가고 있는 다른 산악회 버스가 있었다. 어쨌든 휴게소에 산악회 버스가 두 대뿐이라는 게 현 코로나 위기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거 같다. 9시 30분 버스가 휴게소를 떠나자 인솔 대장이 지도를 나눠주고 이번 산행의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그런데 하루에 두 산을 탐방하니 양면 인쇄로 한 면엔 금전산이, 다른 면에는 제석산이 인쇄되어 있었다. 대충 지도를 훑어보고 인솔 대장의 금전산 주의 사항에 관한 얘기를 듣고 패드를 들어 다시 책을 읽었다. 어차피 우리는 제석산에는 동행하지 않을 거라 주의 사항을 들어봐야 의미가 없었다. 다시 빠른 속도로 달린 버스는 11시 24분에 들머리인 벌재에 도착했다. 예정보다 6분 빨랐지만, 별의미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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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온 등산객이 버스에서 내려 산행 준비를 하는 동안, 인솔 대장에게 우리는 따로 행동하니 우리를 기다리지 말라고 얘기하려고 했는데, 이미 대장은 산행을 시작했는지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번 산행에 참여한 대부분 등산객이 초행이라 대장이 앞장서 가며 길을 안내하느라 서둘러 산행을 시작한 거였다. 금전산 마감이 14시 즉 오후 2시니 주어진 시간이 2시간 반이고 산행 거리가 4.4km에 불과해 그 전에 날머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따라서 거기서 대장에게 이후 일정은 같이 하지 않는다고 얘기하고 작별 인사를 해도 늦지 않아, 굳이 전화 같은 다른 방법은 시도하지 않았다.
다른 등산객은 들머리에서 인증을 찍은 후 산행을 시작했지만, 이번 산행에 처음 산 등산화, 배낭, 스틱 등을 가져온 진행에게 영한이 이것저것 알려주느라 우리의 출발이 가장 늦었다. 그 출발 시각이 대략 11시 30분경이다. 등산로는 임도를 따라 포장도로로 이어지다 비포장도로로 바뀌어 법황사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렇게 10분 정도 올라가자 "법황사" 갈림길에 도착해 진행과 영한이 오기를 기다리면 여기저기 둘러보다 법황사 안내 입간판에 적힌 글을 보고 "응?"했다. 같은 입간판이 들머리에 있었고, 사진도 찍었음에도 유심히 보지 않아 놓쳤던 걸 본 거다. "사단법인 대한불교 일월광명종 (부설)대한신불교 천신종, 법황사"라는 글을 본 거다. 당연히 조계종 아니면 천태종일 거로 생각했는데, 일월광명종 부설 천신종? 어쨌든 처음 보는 종파다. 그리고 갈림길에서 10m 거리에 있었다. 다른 절 같으면 달려가서 본존불에게 인사를 했겠지만, 아무래도 종파가 꺼림칙해 달려가지 않았다.
아침을 안 먹고 온 진행과 영한이 갈림길에 도착해 뭐 좀 먹고 가자고 해 간단하게 요기를 하게 했다. 당연히 아침을 먹은 나는 예상보다 날이 맑고 기온이 높아 잠깐 쉬는 동안 바람막이를 벗어 배낭에 넣었다. 역시 따뜻한 남쪽 나라라 겨울 등산복이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 진행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어제 늦게까지 처지가 비슷한 몇 친구가 모여 음주 담화를 했다는 거였다. 음주에 잠까지 못 잤다면 산행이 쉽지 않은 게 당연하다. 그 말을 듣고 든 생각이 '주어진 마감 시간 내에 날머리인 ‘낙안온천’에 도착하기 어렵겠다!'였다. 그럼 전화나 문자로 인솔 대장에게 우리의 향후 일정에 관해 알려야 했다. 하지만, 아직은 대장이 열심히 급경사를 올라가느라 전화 받을 정신이 없을 테니 정상에 도착할 시간 즈음에 연락하기로 했다.
진행이 내려온 따뜻한 게이샤를 한잔하고 다시 정상을 향해 길을 떠났다. 갈림길을 지나자 차도 다닐 수 있을 거 같은 길이 등산로로 바뀌었고, 경사도도 더 심해졌다. 제대로 된 등산로로 들어선 거다. 산행하는 맛이 나는 순간이다. 그렇게 급경사를 올라 11시 59분에 약수암 갈림길에 도착했다. 법황사는 버렸지만, 암자는 어떤 모양인지 궁금해 뒤따라오는 일행이 도착하기 전에 암자에 다녀오기로 했다. 해서 암자 쪽으로 갔다가 허탈하게 사진 한 장만 찍고 바로 돌아섰다. 암자는 비닐하우스로 만들어진 가 건물이었다. 이름에서 풍기는 느낌은 오래된 거 같았는데 실상은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암자였다.
약수암 갈림길에서 8분가량 급경사를 올라가자 거대한 바위가 나타나고 바닥에는 한 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얕은 굴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안내문이 서 있었다. 안내문을 읽어 보니 그 굴에 있는 샘의 이름이 "구능수(처사샘)"고, 과거에는 그 샘 위의 작은 구멍에서 세 끼분의 쌀이 나왔는데, 욕심을 부리다 쌀은 나오지 않고 쌀뜨물만 나온다는 전설이 있는 샘이다. 이거 어디서 본 거 같아 기억을 더듬어 보니 영남 알프스 가지산에서 비슷한 전설을 가진 굴을 본 기억이 났다. 구능수를 구경하고 사진도 몇 장 찍은 후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 12시 16분에 첫 바위 전망대에 도착했다. 하늘은 높고 날이 맑아, 전망이 좋아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저 멀리 높은 산들이 어렴풋이 보였다. 하지만, 산의 이름은 알 수 없었다. 다만 조계산, 백아산 등으로 추측만 할 뿐! 어쨌든 어느 카메라를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날이 맑을 거라는 일기 예보에 전망이 좋을 거 같아 무겁기는 하지만 줌 렌즈가 있는 카메라를 들고 갔는데 제대로 된 선택이었다.
금전산 정상이 668m고 산행 시작 전 확인한 들머리의 고도가 256m니, 최소 400여 미터를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정상은 아니지만, 바로 앞에 높은 봉우리가 있으니 그 경사가 오르기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예상할 수 있었다. 역시 예상대로 급격하게 경사는 심해져,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 인공구조물을 설치해야 하는 구간이 간간이 나타났다. 그 구조물 중 이번 산행 처음으로 인공 구조물의 계단이 있는 전망대이자 첫 공식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에서 주변을 둘러본 후 보이는 산세를 기록으로 남기고 금전산행 유일의 인증도 찍었다. 공식 전망대를 지나 다시 급경사를 오르자 두 번째 비공식 바위 전망대가 나타났다.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뒤는 산이 가로막아 보이는 거라고는 앞이 다라 모든 전망대가 같은 조망이자 풍경이라 사진을 더 찍을 의미도 없어 아래로 바로 보이는 들머리만 사진으로 남기고 전망대를 떠났다.
아래로 거대한 태양광 발전시설을 구경하며 금전산행의 첫 번째 봉우리에 도착한 시각이 12시 42분이다. 물론 진행과 영한은 조금 늦었다. 그런데 정상은 아직 멀었는데 시간은 1시가 가까웠다. 마감 시각인 2시까지 낙안온천에 도착하지 못한다는 건 기정사실이 됐다. 해서 먼저, '우리 일정에 관해 설명하며 우리를 기다리지 말라!'는 문자를 인솔 대장에게 보냈다. 그리고 지난 함양 월봉산행[산행기]에서 비슷한 예가 있었지만, 대장이 내가 보낸 문자를 확인하지 않아 거꾸로 내게 전화해 ‘언제 도착하느냐?’고 물었던 기억이 나 인솔 대장에게 전화해 문자 확인해 보라고 했다. 그렇게 안내 산악회와의 일을 마무리하고 나니 거치적거릴 일이 없었다.
일행이 도착해 좀 쉬었다가 가자는 걸 정상에서 쉬자고 어르고 달래 앙상하지만, 울창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금전산 정상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이 친구들의 의견을 다 받아줬다가는 당일 중으로 서울 올라가는 게 어려울 거 같아 친구들이 힘들어한다는 걸 알지만 재촉해야 했다. 시간만 된다면 한 번쯤 올라보고 싶은 금전산 정상 옆구리 암릉을 앞으로 보며 고개를 향해 내려갔다. 대부분 산꾼이 싫어하는 100m 내려간 후 200m 올라가는 코스다! 멀리 왼편으로 아스라이 보이는 바다도 사진으로 남기며 고개, 즉 궁굴재를 향해 내려가 12시 56분에 도착했다.
힘들게 내려온 두 친구를 다시 독려해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들머리인 불재에서 궁굴재까지가 1.7km, 궁굴재에서 정상까지 1.7km, 고로 궁굴재가 불재와 정상의 딱 중간이다. 그런데 불재에서 궁굴재까지의 1.7km를 거의 한 시간 반이 걸려 도착했다. 여기서 정상까지 1.7km는 계속 오르막인데 이 구간에서도 한 시간 반이 걸린다면, 정말 오늘 중으로 서울 갈 생각을 버려야 한다. 해서 조금 늦게 도착한 두 친구를 다시 독려해 쉬지 않고 바로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등산 앱으로 확인한 궁굴재의 해발 고도가 500m가 넘었으니, 고도로는 150여 미터 불과하고, 거리로는 1.7km에 달해 경사가 심한 게 아니어서 거의 경사 없는 길을 걷는 거와 다름이 없을 거라는 예측이었다. 그리고 실제 계속된 오르막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반부 1.7km보다 걷기가 더 좋은 잘 다듬어진 산책로였다.
유유자적 정상을 향해 올라 1시 33분에 금전산 정상에 도착했다. 1.7km를 35분 만에 올라왔다는 얘기다. 정상에는 우리와 같이 온 등산객인지 아니면 혼자 온 등산객인지 모를 등산객이 막걸리 반주로 점심을 먹고 있었다. 분위기로 봐서는 혼자 온 등산객은 아닌 거 같고 우리와 같은 버스로 서울에서 출발 후 우리처럼 귀경은 따로 하는 산꾼으로 보였다. 일단 정상석 뒤에 있는 돌탑과 주변을 사진으로 남기고 삼각대를 꺼내 인증 찍을 준비를 마친 후 진행과 영한이 어디쯤 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궁굴재를 향해 조금 내려가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아 큰 소리를 불렀다. 그러자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답하는 소리만 들렸다. 해서 다시 카메라를 설치한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혼자 여기저기서 인증을 찍는 등 노닥거리며 두 친구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나타나지 않아, 다시 궁굴재 쪽으로 돌아가 찾아봤지만, 역시 보이지 않았다.
점심시간은 지났고, 두 친구는 아침도 먹지 않았으니 배가 많이 고팠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내 눈에 띄었다가는 계속 산행해야 해서 둘이 짱박혀 요기하고 있는 거 같았다. 해서 그 둘은 요기하게 두고 내가 먼저 내려가 자리를 잡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영한이 없었으면, 진행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을 테지만, 베테랑 영한이 있고, 비록 초행의 산이지만, 이정표를 잘해놓아 길을 잃을 염려가 없어 먼저 내려가도 문제될 게 없었다. 이런 판단이 들자 바로 삼각대를 해체해 다시 배낭 옆 주머니에 넣고 1시 50분경 배낭을 둘러메고 정상을 떠났다. 역시 예상대로 정상에서 낙안온천까지는 급경사의 내리막길로 하산이 쉽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바로 밑으로 낙안온천이 보였고, 우리가 타고 온 버스도 보였다.
거의 너덜에 가까운 급경사의 등산로를 따라 7분가량 내려가자 기와지붕이 보였다. "금강암"이다! 산행 하루 전 안내 산악회 산행 게시판에 한 산꾼이 금강암 뒤의 암봉이 최고의 조망처고 그 암봉은 어떻게 올라가는지를 적은 글을 본 기억이 나 금강암 주변을 유심히 살피며 내려갔다. 그러다 금강암 쪽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왼족에 돌담이 보여 안에 뭐가 있는지 들어가 보았다. 이번 금전산에서 처음 들어보는 불교 종파에 첫 번째로 놀랐고, 약수암의 비닐하우스 암자에 두 번째 놀랐다면, 마애불이 있으면 딱 좋은 위치에 아크릴 지붕의 산신각에 세 번째 놀랐다. 금전산이 쇠금(金)에 돈전(錢)을 쓴다. 고로 돈산이라는 얘긴데, 현지에서는 금전산을 다녀오고 로또를 사면 당첨이 잘되어 로또 산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그게 다 이 놀라운 절과 암자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과만 놓고 얘기하자면 아직 놀라기에는 이르다! 돌담을 둘러놓은 현대와 전설이 어울린 산신각을 구경하고 주변을 살펴보니 내가 들어온 반대쪽으로도 길이 있어 일단 그 길로 나갔다. 나가서 살펴보니 그 길이 게시판에 글을 올린 산꾼이 얘기했던 최고의 조망처로 향하고 있었다.
조망처, 세 번째 비공식 전망 바위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었다. 바로 아래로는 우리를 태우고 왔던 버스가 떠나고 없는 낙안온천과 저수지가 보였고, 건너편 봉우리에는 돌탑과 전망대가 보였다. 저기가 금강암 공식 전망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위치는 내가 지금 서 있는 암봉이 가장 좋지만, 위험해서 조망은 비록 조금 떨어지지만 안전한 곳에 전망대를 만든 거로 보였다. 저 멀리 산 사이로 보이는 남해도 구경한 후 금강암으로 발길을 돌렸다. 돌을 쌓아 만든 산장 같은 극락전에는 한 스님이 염불을 외우고 있었는데,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재빨리 그 자리를 떠나 전망대로 갔다.
위치야 어쨌든, 그때까지 공식 전망대라고 알고 있던 너럭바위(의상대다) 위에서 주변을 둘러보며 다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어디서 봐도 다 같은 조망을 위해 작은 돌을 모아 정교하게 쌓은 돌탑 너머에 굳이 인공 구조물을 만든 이유가 궁금했다. 물론 거기서 보이는 조망은 10여 미터 떨어진 바위 위의 조망과 어떻게 다른지도 알고 싶어서 그리로 갔다. 만약 '어디나 조망은 똑같지, 뭐가 다를까?' 또는 '두 친구가 뒤로 처지지 않고 동행했다!'면 절대 가지 않았을 인공으로 만든 조망처로 갔다. 그리고 발견했다. 이번 산행 최고의 소득이다! 내가 좋아하는 마애불이다! 전망대라고 생각했던 인공구조물은 전망대가 아니라 마애불에게 공양하는 장소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바위를 깎아서 양각한 게 아니라 마치 외부의 돌로 부처를 만들어 바위에 붙인 듯한 형상이다. 해서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봤지만, 그건 또 아닌 거 같고. 어쨌든 혼란스러운 만듦새다. 거기다 채색된 부처와 뜬금없는 봉황에 아연했다. 이국적인 마애불 곳곳을 줌을 당겨 사진으로 남긴 후 다시 작은 돌로 쌓은 탑도 사진으로 남겼다. 돌탑이야 흔하지만, 지붕이랄 수 있는 옥개까지 작은 돌로 표현한 돌탑은 내 기억상 처음 본다.
의상대를 떠나 다시 금강암으로 돌아가는데 위에서 말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노란 물체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진행이가 노란 상의를 입었던 거로 기억하고 있어, 내가 금강암에서 마애불과 탑에 놀라고 있는 동안 따라잡은 거라고 믿고 있는데 막상 내려온 사람은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있던 등산객이었다. 분명 대화였으니, 두 친구일 텐데... 아마 정상에서 노닥거리며 나눈 대화를 내가 들은 거 같았다. 암자를 지나 하산하기 위해 내려가는데 인공구조물이 놓인 바위에 뭔가 음각된 게 있어 가까이 다가서 보니 "서병윤? 병오 팔월 일"이라고 쓴 글이 보였다. 누군가의 이름인 거 같은데... 무슨 뜻일까? 등산로는 암봉의 틈새로 난 길로 절경이었다. 물론 그 길에는 통천문도 있었다. 그리고 남도의 절이나 암자에서는 흔하게 불 수 있는 암봉의 죽림은 금상첨화였다.
급경사의 등산로를 내려가 2시 23분에 성북마을 갈림길에 도착했다. 어차피 낙안온천에는 식당이 없으니 낙안읍성까지 나가야 해서 ‘성북마을로 하산하는 게 빠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뒤에서 따라오는 두 친구의 위치를 알 수 없어 일단 약속대로 낙안온천으로 하산했다. 미끄러운 급경사를 내려가 2시 40분에 낙안온천에 도착했다. 산악회 기준으로 하면 40분이나 늦었다. 어쨌든 순천 금전산행이 끝나는 순간이다. 그때 때맞춰 영한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내가 먼저 두 친구의 위치를 물었다. 돌아온 답은 온천에서 대략 1km 떨어진 곳이라는 거였다. 다음으로 영한이, 이번 산행에서 보성 제석산을 버린 이유 중 하나인 진행의 고등학교 후배이자, 영한의 동아리 후배인 순천대 교수가 3시 15분까지 온천으로 오기로 했다고 알려주었다. 해서 "이 친구야, 니들은 그때까지 못 내려와!"라고 하자 "그래서 +알파라고 했다!"라고. 역시 영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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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가 도착하려면 아직 30분이나 남았고, 두 친구가 온천에 도착하려면 내가 보기에 50분이 넘게 남았는데 추위에 떨며 멍청히 기다리는 건 내 성격상 말이 안 되고, 가뜩이나 아무것도 먹지 않아 배도 무척 고파 1.8km 떨어진 낙안읍성으로 가기로 했다. 읍성으로 향하는 길목에 식당이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낙안읍성, 정확히는 식당을 향해 내려가며 뒤돌아보니 금전산이 보이고 두 암벽 사이의 등산로도 보였다. 물론 암자와 공양을 위한 인공 구조물, 마애불이 있는 의상대도 보였다. 그리고 3시 정각에 예상대로 길목에 있는 한우식당에 도착했다. 외부 안내판에 있는 메뉴에 있는 빨갱이 또는 잎새주 반주로 곰탕 한 그릇 하려고 들어갔는데 분위기가 이상했다. 분명 주차장으로 쓰이는 넓은 마당에는 외부 차량 대여섯대가 주차해 있음에도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뭔가 하고 쳐다만 보고 있어, "식당이 아닌가요?"하고 물어보니 아니란다! 식당이 아니라 한옥 체험 펜션이다!
낙심해서 주위를 둘러보니 길 건너에 간판은 낡았지만, 먹자골목처럼 보이는 식당가가 있어 그리로 갔다. 그런데 청국장 등 먹음직해 보이는 간판과 메뉴판이 식당 창문에 전시되어 있었지만, 문을 열고 장사를 하는 집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길을 따라 읍성을 향해 가니 삼거리가 나오고 파출소와 주유소가 있었다. 분위기로 봐서 여기가 중심가로 보이는 게 문을 연 식당을 기대해도 될 거 같았다. 삼거리에서 바로 우로 방향을 틀자 오른쪽으로 국밥집이 보여, 들어갔다. 식당에는 주인장으로 보이는 중년의 남성 혼자 TV를 보고 있었다. 여기도 아닌가 하는 초조함에 주문할 수 있는지 물었다. 돌아온 답은 주문하라고! 해서 모둠 국밥과 잎새주를 시켰다. 주인장이 주문한 국밥을 준비하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보니 "반찬 셀프"라는 표어가 보였다 해서 주저 없이 반찬이 있는 곳으로 가 풋고추와 김치를 가져오고 냉장고에서 잎새주를 하나 꺼내와 먼저 일 배로 무사 산행을 기념했다.
그렇게 김치와 풋고추를 안주로 잎새주를 홀짝이고 있는데 주인장이 국밥을 들고 왔다. 그 시각이 3시 11분이다. 애초 진행과 영한 두 친구의 시간 계획에 의하면 내게 주어진 시각은 5분에 불과하지만, 내가 아는 그 두 친구의 상태로 봐서는 20분가량의 시간이 있었다. 해서 여유만만하게 국물보다 고기가 더 많은 국밥을 안주로 잎새주를 마시며 주인장과 세상사는 얘기를 나눴다. 내가 먼저 물어본 게 “왜, 문을 연 식당이 없느냐?”였고, 돌아온 답은 "관광객이 없다!"였다. 한국도 일본처럼 "Go To"를 해야 하나? 국밥도 다 먹고 술도 다 마셨지만, 딱히 할 일이 없어 계속 식당에 앉아 영한에게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며 주인장과 얘기를 계속했다. 그러다 내 예상에 맞게 3시 반에 연락이 왔다. 후배 교수를 만났고 이제 출발하니 나오라는 거다. 해서 배낭을 둘러메고 3시 38분에 식당을 나서 주유소 앞으로 갔다.
주유소 삼거리에서 저 앞에 보이는 금전산을 감상하고 있는데 두 등산객을 태운 차가 내 앞에 와서 섰다. 기사이자 처음 보는 후배에게 인사를 하고 차를 타고 그 교수 후배가 잘 아는 순천 시내 맛집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30년 만에 만났다고 했나? 진행과 그 후배는 지난 인생사와 가족사를 얘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간혹 아는 사람 얘기가 나오는 영한과 나도 한마디씩 거들기도 했다. 그렇게 달려 4시 22분에 동네 사람만 안다는 탕탕이 비빔밥 맛집인 '순광식당'에 도착했다. 부모님과 선약이 있던 후배는 오랜만의 만남을 아쉬워하며 인증 사진 몇 장 남기고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재촉해 부모님을 모시러 가고 우리도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바로 탕탕이 비빔밥 3개를 주문하고 맥주와 소주를 시켰다. 대단한 산행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산을 다녀왔으니 소맥으로 서로의 무사를 축하하며 건배! 그런데 탕탕이 비빔밥 맛집으로 유명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준비 시간 없이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바로 나왔다. 말인 즉 모든 안주를 갖추고 첫 잔을 마신다는 얘기다. 군에서 새우깡 안주 이후 처음 겪는 상황이다. 늘 메인 안주가 나오기 전에 밑반찬에 취하는 주당이 처음부터 메인 안주로 술을 마신다는 건 기적이다! 어쨌든 몇 병을 마셨는지는 기억은 안 나지만 밥을 비벼 안주 삼아 계속 마셨다. 먹을 만큼 먹고, 마실 만큼 마셔 얼큰했을 때 가지고 있는 현금을 탈탈 털었다. 로또 산을 올랐으니 당연히 로또를 사야. 3명이니 3장의 로또를 사서 나눠 가져서 맞춰본 후 당첨되면 셋이 1/3로 분배! 물론 당첨 사실을 감추고 잠적해서 독식할 수도 있다. 그럼 우정이 돈 몇 푼에 사라지는 거!
밑반찬까지 싹싹 긁어먹고 6시 41분에 아는 사람만 아는 맛집(우리가 나올 때는 만원!)을 나와 택시를 타고 순천역으로 향했다. 순천역에 도착해 나는 로또를 사러 가고 두 친구는 2차 맥줏집을 찾으러 갔다. 사실은 남는 기차 시간을 때우기 위해 시간을 보낼 장소가 필요해 맥줏집을 찾은 거다. 사 온 로또의 번호를 알 수 없게 가리고, 각자 나눠 가진 후, 이미 배가 많이 불렀음에도 돈에 우정을 팔지 말자고 다짐하며 500잔을 들이켰다. 부를 대로 부르고 취할 만큼 취해 더 먹고, 마실 상태가 아니었지만, 우정이 변치 않기를 다짐하며 먹고 마신 후 KTX 시간에 맞춰 맥줏집을 나와 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용산행 KTX를 타자마자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았고,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열차가 영등포역을 지나 한강을 건너고 있었다. 종점을 알고 탄 열차는 아니었지만, 절묘하게 행신이 종점인 차를 타 비록 용산행 표를 끊었으나, 나는 계속 타고 가 서울역에서 내리고 진행과 영한은 용산에서 내렸다. 그렇게 이번 순천 금전산, 야유회, 먹방, 이산가족 만남의 산행을 마쳤다.
산악회 산행 계획인 1일 2산 중 '불재 → 구능수 → 투구암 → 돌탑봉 → 궁굴재 → 금전산 → 의상재 → 금강암 → 낙안온천'의 5.03km(트랭글 기준), 3시 18분의 금전산만 탐방했다. 이동 2시간 589분, 휴식 20분!
애초 산이 아니라, 사람과 음식을 만나려 했기에 목적을 100% 이상 달성한 산행이었다.
그럼에도, 트랭글 기준 5.03km를 4시간이 넘게 걸렸다는 건 야유회 산행이라도 문제가 있다!
역시 맛집은 시장에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알아주는 동무(지인)보다 좋은 게 뭐가 있을까? 知音!
첫댓글 사진 좀 슬림한 거 없었어??
ㅋㅋㅋ... 구글 포토 공유한 거 중에 지정하면 그거로 바꿔줄 게
사진비율은 16:3이나 4:3으로 모두 가로가 길다! 세로로 찍은 걸 원하나?
@좋은바람 흥수 ㅋㅋㅋ
금전산 정체불명의 부처는 현지인에게만 효력이 있는 듯!
빨리 뱃살 좀 덜한 애틋모드사진으로 바꿔랏!
그런 걸 초월하자고... 자연을 달라고 산에 다닌 거다.
초월이 안된다
ㅎㅎㅎ.. 어느 사진을 얘기하는 파악을 못 했음. 정확히 알려주기 바람
보내줬잖아. 2개 .수희랑 애틋하게 서로쳐다보는거랑 영한이가 찍어준 바위에서 개폼잡고 있는거.
ㅎㅎㅎㅎ... 확안하시기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