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본 목사(왼쪽에서 세 번째)가 범죄 추방자들과 한자리에 모였다.
대부분 LA출신인 이들 중에는 전도사, 목사로 변화될 삶을 살아가는 이도 있다.
[사진=이본 목사 제공]
지난달 말 인천 하늘문교회에서는 터키(칠면조), 빵, 감자, 호박 파이가 곁들여진 조촐한 파티가 있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파티라고 하기에는 낯선 메뉴였다.
하지만 20여 명의 참석자들에게 이날 음식은 너무도 그리운 '고향의 맛', 그대로였다.
감사예배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통째로 구운 터키 주변으로 몰렸고,
다들 맛있게 음식을 먹었지만 우수에 젖는 모습도 있었다.
바로 얼마 전까지 그들도 미주 한인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더 이상 미국에 올 수가 없다.
단순히 불법체류 추방자들이 아니라 범법행위를 저질러
1년 이상의 형기를 받아 복역 후 추방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시라큐스대학교 산하 업무 기록평가정보센터(TRAC) 등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살인과 강·절도·폭행 등 쉽게 지우기 힘든 죄를 지어
추방되는 한인 영주권자들이 매년 200명 정도라고 한다.
해마다 1500~2000명 가까운 한인 이민자들이
추방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치면 약 10%가 범죄 추방자들인 셈이다.
추방 범법자들은 한국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죄를 뉘우치고 미국에서 죄값도 치렀지만 사회는 냉정하다.
대부분 범죄 추방자들은 어릴 때 부모와 이민온 1.5세들이다.
이들에겐 오히려 한국이 낯설다. 말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다.
한국에서 한인 범죄 추방자들을 돌보고 있는 이본 목사는
"범죄 추방자들이 이민국 추방재판을 받고 인천공항에 내리면 오갈데가 없다.
부담이 될까봐 친척들에게조차 연락을 못한다. 결국 그들은 다시 범죄의 길로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관계기사 2면> 한국교도소와 행려병자 시설 등을 돌며 사역을 해 온 이 목사는
5~6년전부터 한인 범죄 추방자들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늘문교회에 한인 추방자들이 모일 곳을 만들어 한국사회 적응을 돕기 시작했으며
미국에서 추방되기 앞서 도움을 받게 하기 위해 인터넷선교사이트
(www.//blog.daum.net/leeborn777)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이 목사를 힘들게 하는 게 있다.
추방자들 스스로 범죄의 유혹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미국에서 왔으니 영어강사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격증을 위조 했다가 걸리거나 마약에 손을 대는 경우도 많다.
쉽게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그로 인해 폭행 등으로 다시 한국 교도소 신세를 진다"며 안타까워 했다.
Korea Daily 미주중앙일보
김문호 기자
출처 : http://blog.daum.net/hanulmoon24/4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