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림이 가는 길 언덕배기 길다란 사래밭엔 옥수수밭이 있었다.
상복이 그리고 명화랑 하루 진종일 합숙소마당 코스모스꽃에 앉은 고추잠자리를 쫒다.
우린 연탄공장을 지나 비림이로 향했다.
붉은 가을해는 백골 강가쪽에서 제법 환하게 비추던 저녁무렵이였을거다.
마을 누구네 밭인진 알 수 없었으나.....
그 곳엔 옥수수 밭이 있었다.
넓직한 옥수수 잎이 물기를 잃어버린채 축 늘어져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바스락 바스락 거렸다.
밑둥이 빠알간 옥수수 대를 꺽어 .................
겉 껍질를 뻣기고서야 달콤한 속살을 씹어 삼겼다.
한참동안 옥수수 대를 꺽어 먹다.
해 질 무렵에서야 우린 집으로 향해 걸었다.
내일은 12송배기 가는 길 목화송이를 따 먹으로 갈 요량이다.
매년 이맘때쯤 백골 가는길 목화밭엔 하얀 솜사탕을 한움큼씩 들고선 목화밭이 있었다.
완전히 피지않은 목화송이는 그래도 제법 씹어먹을만 했었다.
모운동에 가을이 오면 ...................
꿀밤이라 부르던 도토리릴 줏으러 가는 어른들 뒤를 쫒아 다래를 따러 동네보다 더 높은 산을 오르곤 했었다.
다래를 자루에 가득 따 어깨에 둘러매면 마치 부자가 된 느낌도 들곤 했었다.
덜 익은 다래를 어머닌 방 아랫목에 쌀과 함께 모셔(?)두고 다래가 잘 숙성될때 까지 며칠씩 기다리곤 했었다.
내가 다니던 모운국민학교엔 코스모스가 학교 울타릴 대신하고 있었다.
제법 키가 커다란 코스모스 울타리엔 잠자리가 하늘가득 날라다녔고....................
코스모스 꽃엔 겨울 채비를 서두르는 벌도 한 몫을 했었다.
잠자릴 쫒다 지친 꼬맹이들은 고무신을 벗어 벌을 낚아채곤 원을 그리듯 팔을 돌려 땅바닥에 내동댕이를 치곤 했었다.
여자 아이들은 꽃잎을 따 프로펠라 모양을 하늘를 향해 던지며 놀았고.
나는 높다란 가을 하늘에 제트비행기가 품어놓은 하이얀 구름을 올려다 보곤 했었다.
그렇게 모운동의 가을은 하얀 겨울을 향해 종종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올 거울엔 또 얼마나 눈이 내릴껀가...................
첫댓글 역시 시인이자 기자님이라 글이 마음속을 내따흔드는구나 정겨운글...
고맙네 초당 관심을 가져주니 ㅋㅋㅋ
표현이 너무 재미있어요
@경희 고마워요 경희님 ~~ㅋㅋ
고향이 그립습니다...
그래요 내 고향 모운동 시절이 무척 그립습니다
모운동 에 가을은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지금이라도 가고 싶어요 겨울이 오기전에
그래요 가을이 더 깊어지기전에 ~~~~~
어제 가봤는데 단풍이 넘 아름답더군요 ~~
다녀오셨군요 모운동엘 ~~~~
옛생각이 나네요
저희 예밀국민학교는 4학년부터 모운국민학교다니다가 우리 2년선배부터는 예밀국민학교에다녔어요
운동회때 모운교에 갔었는데
추억이 아련합니다
그랬군요 반가워요 ~~
상복이 명화 다 아는 오빠 언니들 이겠지요?
둘다 아는 오빠들일껄요 ㅋㅋㅋ
고운글 감사드려요
감사 녹수님 ~~
왕대경님 고향의엣생각 멋진 글입니다
고마워요 을아정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