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비평에세이
정지돈 / 빛은 어디에서나 온다
소설 속 배경이 너무나 오래전이라 그 속으로 들어가 함께 노닐 수가 없다.
그리고 소설 속 인물이 너무나 많은 탓인지 집중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서사를 이끌어 가는 데 있어
단편으로 엮어 긴 분량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데 한계가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작가가 뛰어 넘어야 할 산이다.
오후만 있던 일요일 /위수정
나이 든다는 것은 무엇일까
눈가에 주름이 늘어 거울 앞에 서면 주눅이 들고 책을 볼 때마다
침침한 눈을 생각하면 늙는 것 나이들어 가는 것이 서럽게 느껴진다.
평온한 일상에서 누군가는, 육체는 비록 늙었지만
마음은 아직도 소녀의 감성을 가지고 젊은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다면.
또한 나의 분신은 자신을 닮은 아이를 잉태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소설 속 화자인 원희의 일상을 통해서 우리는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에 자신과, 가장 가까운 가족이 치매라는 병으로 낯설게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부모를 요양원에 보낸다.
하지만 사실 자식들은 부모를 요양시절에 보내고
자신의 평온한 삶에 만족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야 한다.
창모 / 우다영
소설을 3분 2를 읽을 때 까지도 나는 주인공인 나를 남자로 오독했다.
사춘기 고등학생들의 교실에서 벌어지는 각종사고와 사건들을 다루는 부분에서 창모라는 화자에 대해
서술할 때. 이렇듯 젠더에 대해 명확한 서술이 부족하다 보니, 독자의 입장에서 글을 읽다
고개를 갸웃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간은 본래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존재지만 후천적인 환경 요인으로
사회의 암덩어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사실과 인간은 끊임없이 누군가와 소통을 통해서
나안에 내재된 악습이나 습관등의 것들을 좋은 쪽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
교훈이 있지만 왠지 결말이 씁쓸한 소설이다.
침묵의 윤리학 /윤목하
인터넷과 종이 신문을 통해 거의 매일 접하는 학교 폭력과
성추행 성폭력은, 한숨 쉬게 하고 저런 저런 몹쓸 인간이 있나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짓을., 소설에서 스쿨의 성폭력에 대해
너무나 담담하게 그렸다는 게 아쉽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 차이도 있겠지만 지극히 관찰자의 눈으로 그려서일까
아쉬움이 많다. 사건 중심의 서사와 더불어 주인공 내면의 갈등이
크게 와닿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효진/정세랑
소설을 쓸 때 3인칭 전지적 시점보다는 1인칭 시점으로 글을 쓰는 게 작가는 복잡한 심리 묘사나 형식에 있어
수월 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은 자칫 하면
에세이나 수필처럼 작가 자신의 넋두리로 독자들에 에 읽힐 수 있다는
염려도 있다. 그런데 소설 효진은 효진이라는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하고
다시 대학원과, 일본 유학을 거쳐 자신만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보여 주는데. 주인공 효진의 입을 통해 독자들에게
세프의 세계에서 특히 자신만의 쿠키를 만들기 위해 맛집 기행을 하는 장면이 좋았다.
반면 효진의 친구로 등장하는 인물과 남자 친구들의 서술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진다.
몰개성의 주인공이 겪는 세상은 현실에 있어 그보다 더 치열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