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시민 출자로 건물 매입해 시민공간 조성 6월 말 정식 개관..1, 2인 가구 '공동주택'도 구상 중 국내도 건물 공동 소유·운영 '시민자산화 운동' 확산
부동산 가격 급등은 자영업자·서민에겐 재앙이나 다름없다. 덩달아 오르는 임대료 탓에 애써 가꾼 터전을 떠나 변두리로 밀려나는 전월세 난민으로 전락하기 일쑤다. 공익을 위해 일하지만 돈 나올 구멍은 없는 시민사회단체 사정도 다르지 않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둥지 내몰림) 피해에서만큼은 철저한 '을'의 처지다. 아무리 좋은 뜻이 있어도 그걸 펼치려면 공간이 필수적인데, 매번 건물주에 떼밀려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하니 지속가능한 활동이 어렵다.
해빗투게더협동조합(해빗투게더)은 '쫓겨나지 않는 시민 공간'을 표방하며 갑을로 나뉜 부동산 시장에서 유쾌한 반란을 도모하고 있다. 시민들이 십시일반 추렴한 돈으로 지난해 11월 33억 원짜리 5층 건물을, 그것도 부동산 시장의 철옹성이라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중 하나인 서울 마포구에 마련했다. 조합은 이곳에 '모두의 놀이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직 한국에서는 개념도 생소한 '시민자산화' 운동의 첫발을 내딛은 해빗투게더는 지난달엔 공간조성을 위한 운영비 6,000만 원을 크라우드펀딩으로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보다 높은 연 3%의 이자율을 지급하는 대출형 펀딩으로 사회가치기금 등과 연계, 시민사회운동에 금융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