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수당 김종국

[물초롱]

首堂 金鍾國은 한 우물을 파온 작가이다.

산수화가 인기가 있을 때는 산수에만 매달리고 , 인물화가 대접을 받을 때는
인물만 그리는 시류에 얽매인 화가는 아니다.

동양화의 모든 영역을 제대로 배우고 익힌 전통화가이다. 그렇다고 '노루 때린
막대기 10년 울궈먹는' 진부한 작가는 아니다. 옛것을 새롭게 가꾸어내는 전통화가이다.

수당은 17세때 以堂 金殷鎬 門下에 들어가 그림공부를 시작했다. 이당 선생에게
인물과 화조를 주로 배우고, 서라벌 예대에 입학해서 小亭 (卞官植) 에게서 산수화를 익혔다.

홍익대 에서는 제당(배렴)의가르침을 받고,사회에 나와서도 심원(조중현)과
금추(이남호)의 훈도를 입었다. 심원에게는 동물화를, 금추에게는 풍속화를
공부했다. 스승의 特長을 따르는 수업말고 스스로 개자원화보등을
臨摸 사생능력을 길렀다.

동양화의 기초가 되는사군자도 게을리 하지않아 60년 9회 국전에서 (매화)로
초입선의 영광을 따냈다. 61년 10회 때는 (부귀화)로 동양화부에,(竹)으로
사군자부에 동시 입선햇다. 62년 11회 때도 (明境臺) 동양화와 (墨蘭)사군자로
모두 입선 ,실력을 인정받았다. 64년 13회 국전에<칠면조>가 특선,
기염을 토했다. 65년 14회국전 입선작 <소와소년>은 思想界 社가
국전 전시작을 놓고 뽑은 <選外選> 에서 동양화부 최고상으로 선정되었다.

이때 심사위원은 변관식, 김기창,박영선,유영채,변종하,김세중씨 등이었다.
이때 소정 변관식은 “소와소년은 다른그림에 비추어 그림의 생명인 데생이
잘 들어 맞은것 같다. 또 새로 잡은 구도나 그 움직여 보이는 유동감
같은 것은 14회나 거쳐온 국전에 전례없는 수확이 아닐 수 없다.
또 순전한 수묵보다도 밝은 부분의 그 색감과 등허리의 구김살이
마치 실물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억세어 보이는 뿔의 다룸이나
다리의 힘줄이 어딘지믿음직스러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 작품은 아름답지 못한 배경으로 영예를 차지한 어느 그림보다도
우수하며 최고의 작품으로 보고싶다”고 평했다. 백양회공모전에도
1회(64년) ,2회 연이어 특선을 따냈다.

이렇듯 화단에서 인정받던 중견작가 수당 김종국이 최근 인물화에
파고들어 새로은 그림을 그리고있다. 스승에게 배울땐 스승 그림과
같지 않을까 걱정이고 ,일가를 이루고 나서는 스승 그림 담을까 걱정인법.
수당은 인물, 풍속화는 물론, 여러가지를 섭렵해서 산수,화조,魚蟹,器皿,折枝 ,
사군자에 이르기까지 동양화 전영역에 걸쳐 두루 능하다. 특히 蘆雁은
그의 특장이라해도 자나친 표현이 아닐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사군자도 문기가 베어있어 여간 품격이 높은게 아니다.

81년부터는 뜻한바있어 신선도의 잘못된 점을 바로 잡기 위해 한학자
신호열 선생에게<列仙傳>전 사권을 공부,고증에도 만전을 기하고 잇다.
밑그림에만 매달려 그리던 신선도를 새로운 소재로 바꾸어가고 있다.
전통을 이어받으면서 현대적인 표현법을 쓰자는게 수당의 생각이다.
하지만 워낙 오랜 세월동안 일정한 틀을 가지고 면면이 이어 내려온
신선도여서 그건 일석일조에 뒤바꾸기는 여러가지 어려운점이 많다.
우선 구도부터새롭게 잡아나가면서 신선의 특성을 살리는 작업에 힘쓰고
있어서 수당손으로 이른바 ‘한국적 신선도’가 탄생될 것 같다. 잊혀져
가는 우리의 미풍양속을 그림으로 재현하는 일도 높이 평가할만 하다.
'사람은 그림이다' 수당의 그림에는 수당이 들어있다. 해학이 담긴 풍속화,
생동감넘치는 동물화, 깔끔하고 명랑한 꽃그림, 고격한 문인화가
모두 그의 성품처럼 단호하다.

이제 화력40년 지천명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타고난 재주를 갈고 닦아
더욱 정진한다면 풍류를 아는 멋있는 작가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수당은 국악고등학교를 나와 북,장고는 물론 ,가야금도 다룰 줄 안다.
판소리리 한가닥쯤은 구성지게 부를 수 있는 천상 한국적인 작가다.

좋은 그림은 대자연을 답사하면서 호연지기를 기르고 ,동양화의
진수인 '기운생동' 의 묘를 얻어야 만들어진다. 눈으로 본 것을
머리로 생각하고,가슴으로 그리는 깊이와 정성이라야 새로움과 감동이
살아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