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토닉 애드립 5주 강의를 마치고 나서
누구나 색소폰을 배우고 연주하는 사람이라면 일정한 발달과정을 거친다고 필자의 글 <발달단계로 본 색소폰>의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필자 역시 그런 발달단계를 거치며 색소폰의 즐거움을 더 해가고 있습니다.
필자와 같이 색소폰 연주의 즐거움을 더 해가면서 누구나 가지는 욕구는 프로 연주자 혹은 색소폰 선배들의 연주를 따라 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색소폰 발달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정상적인 욕구입니다.
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욕구의 발달단계에 따른 색소폰 학습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초보자를 위한 색소폰 학원만 많지 중급이상의 애드립을 위한 교육 시스템은 드뭅니다. 극히 지엽적인 일종의 색소폰 도제 방식으로 애드립을 전수 하는 곳이 있기는 합니다만 공개적인 애드립 강의를 하는 곳은 전무하다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작년인가 인터넷에서 이 시대 최고의 색소포니스트 최광철 선생님의 펜타토닉 애드립 동영상 강의 3편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애드립에 대한 쉬운 비법이 있음을 발견하고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그래서 일단 펜타토닉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고 실용음악 개론, 재즈 화성학, 애드립에 관한 책을 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가지 웃기는 것은 인터넷 서점에 애드립에 관한 책을 검색하고 나서 모두 구입을 했지요. 그중 하나가 음악과는 다른 책이 있었는데 유머에 관한 애드립 책이었습니다. 제목만 보고 구입한 결과입니다. 다행히 필자가 웃음치료사이기에 그 책도 아주 소중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필자가 구입한 화성학, 작곡법, 편곡법, 재즈화성학 10여권 중에 대개가 펜타토닉 애드립에 관한 정보가 없거나 기본적인 설명을 한 경우가 대부분 이었습니다. 물론 작은 설명이지만 펜타토닉 애드립에 관한 이해를 주었지요. 색소폰 악보집과 피아노 악보집 30여권 중에 우리나라의 흘러간 대중가요 악보와 케니 지 악보집을 분석 해보니까 펜타토닉 스케일을 많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나니 점점 펜타토닉 애드립에 대해 흥미를 점점 더 해 갔습니다.
그러던 차에 올 여름에 인천에서 <최광철과 함께하는 5주 강의 수강생 모집> 펜타토닉 애드립 1기 희소식을 접했지만 지방에 있는 지리적, 공간적인 한계와 다음 기회를 염두에 두고 강의를 신청하지 못했습니다. 펜타토닉 스케일로 애드립 할 수 있게 세부적으로 분석하여 모든 분들이 실제적으로 애드립 할 수 있게 방법을 가르쳐 주시는데 역시 지방에 사는 이유로 문화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애석함만 더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대구경북과 부산 경남에서 2기 강의 소식을 듣고 신청을 했습니다. 토요일반은 대구, 경북을 대상으로 일요일반은 부산, 경남을 대상으로 11월12일부터 시작하는 강의를 시작하였습니다. 정말 그동안 갈구 했던 펜타토닉 애드립에 대한 진수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껏 책에서나 인터넷의 검색에도 찾을 수 없었던 펜타토닉 애드립의 지하수가 펑펑 쏟아져 나오기 시작해서 필자의 애드립 욕구의 탱크에 채워주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학이시습 색소폰 불역열호(學而時習 色素本 不亦說乎)아!, 학이시습 펜타토닉 불역열호( 學而時習 片打討溺 不亦說乎)아! 의 경지일 것입니다.
대구 경북에서 색소폰 동호회 회원들이 그동안 에드립을 하고 싶어도 배울 곳이 없고, 여기저기 배워도 보고 많은 노력을 하였어도 실력이 늘지 않는 분들이 20 여분 넘게 등록을 하고 함께 배웠습니다. 멀리서는 대전, 마산, 경주, 포항, 구미에서 오신 회원님들도 계시니 그 열정은 대단하신 분들이라 생각됩니다. 65세의 고령자도 계시니 배우는 열정에 존경심이 앞섭니다.
펜타토닉이란(Pentatonic scale) 국악의 궁상각치우와 같은 5음 음계를 말합니다. 이 5가지 음을 가지고 애드립을 할 수 있다니 신기하기만 하지요. 모든 조(Key)의 5음을 가지고 애드립을 할 수 있는 공식인 셈입니다. 첫 강의 왜 펜타토닉 스케일인가? 로부터 시작으로 하여 최광철 선생님의 이론과 애드립 연주 실전을 병행하여 열정적인 강의는 시작되었습니다. 각 회원들의 색소폰 원 포인트 레슨도 있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존경받아야 할 부모와 선생은 누구인가? 물음에 필자는 유명한 탈무드의 가르침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즉 물고기를 잡아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라고 하는 교훈 말입니다. 물고기를 직접 잡아주는 일회성의 가르침보다는 언제라도 써먹을 수 있도록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라는 말씀인것이지요.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방법은 물고기가 있는 강에 찾아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물고기가 살고 있는 강물을 간절히 생각한다면 자연스럽게 강가에 가게 될 것이고, 물고기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강물에 뛰어들것입니다. 물론 고기를 잡는 도구를 가지고 말입니다. 애드립의 학습열망도 그러합니다.
역시 색소폰음악에 대한 열정과 애드립에 대한 본질적인 갈구가 결국 애드립과 임프로바이제이션이라는 즉흥연주의 바다로 찾아가는 동기부여가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음악적 재즈의 세계와 우리 삶의 재즈의 세계와 접목도 필요할 듯 싶습니다. 삶의 철학에 있어서 재즈의 응용과 접목은 풍부한 철학적, 정신세계로 인도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최광철 선생님은 완성된 애드립의 악보를 학습자에게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 개개인이 애드립 악보를 그릴 수 있고 연주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우리나라의 유일무이한 선생님 아니 전 세계에서도 이렇게 일목요연한 공식으로 가르쳐 주는 분이 계시지 않을 듯싶습니다. 선생님의 펜타토닉 애드립 공식중에 숫자와 그래픽과 메이저와 마이너의 호환 공식, 그밖의 특유의 코드 텐션 설명은 가히 애드립 노벨상이 있다면 수상하고도 남을 획기적인 이론이라 생각합니다.
물고기를 잡아 주기 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시는 셈입니다. 물론 발달단계에 따라 처음에는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허지만 청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어서도 엄마가 밥을 떠 먹여주고 물고기를 잡아 준다면 이상하지 않습니까?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있고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현명한 부모이고 선생이라 하겠습니다.
막말로 아니 유명한 색소폰 연주자가 뭐 할 일이 없어서 지방을 돌아다니며 애드립 세미나를 열겠습니까? 한 가지 답은 색소폰에 대한 열정과 자신의 재즈 연주 세계와 펜타토닉 애드립 노하우를 공유하겠다는 종교적 사명(Mission)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를 지나가고 있지만 길거리에 떨어진 다이아몬드는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처럼 국민악기로 정착한 색소폰의 바다에서 이처럼 다이아몬드와 같은 펜타토닉의 애드립 진수를 모르고 스쳐 지나가는 무리중에 다행히도 그 진수를 발견하여 1기와 2기 애드립 5주 세미나에 참석하신 분들은 조상의 은덕이자, 가문의 영광이자, 신의 은총을 받으신 분이라 생각됩니다.
학교는 죽었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선생과 학생들의 인격적 교류는 없고 기능적 거래만 있습니다. 색소폰 역시 그렇습니다. 기능적 테크닉의 전수도 중요하지만 가르치는 분의 인격과 철학 정신세계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펜타토닉 5주 강좌를 통해서 선생의 음악적, 철학적, 정신세계를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기인(奇人)으로서 천재적 색소포니스트의 면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소탈하고 꾸밈없는 인간미도 필자에게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이제 선생님의 물고기 잡는 방법 즉 펜타토닉 애드립의 공식을 배운 제자로서 할 일은 애드립의 공식을 꾸준히 연마하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자신과 싸움만이 남았습니다. 이것은 본인의 열정 즉 수행하는 마음으로 연습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종교적 열정을 가지고 연습을 하는 것은 각자의 몫입니다. 한번씩 동문들과 그룹스터디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듭 선생님과 색소폰인연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이번 2기 대구 부산의 모든 분들의 만남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습니다. 앞서의 1기분들과 미래의 펜타토닉 애드립의 인연이 될 분들과도 그렇습니다. 거듭 최광철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며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건강은 나를 존재하게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생물학적 조건이기에 그렇습니다. 최고의 경영자는 자신의 몸 즉 생명을 경영하는 것이기에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