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창설안(螢窓雪案)
반딧불이 비치는 창과 눈에 비치는 책상이라는 뜻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학문에 힘씀을 비유한 말이다.
螢 : 반딧불 형(虫/10)
窓 : 창 창(穴/6)
雪 : 눈 설(雨/3)
案 : 책상 안(木/6)
(유의어)
손강영설(孫康映雪)
차윤성형(車胤盛螢)
차윤취형(車胤聚螢)
차형손설(車螢孫雪)
형설지공(螢雪之功)
옛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었을까. 형편이 나은 사람들은 기름으로 밝힌 등잔으로 학문을 닦았지만 가난한 선비들은 그럴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공부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책을 읽어 훌륭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전하는 것은 그만큼 역경을 이겨낸 의지를 본받도록 하는 가르침이다.
대표적인 성어가 반딧불이 비치는 창(螢窓)에서 책을 읽고 눈이 비치는 책상(雪案)에서 글을 읽었다는 이 성어다. 형창은 공부방의 창을 가리킨 것에서 학문을 닦는 곳을 이르는 대명사로, 설안은 서안의 딴 이름이 됐다.
형설지공(螢雪之功)으로도 잘 알려진 이 고사의 주인공은 동진(東晋) 때의 학자 차윤(車胤)과 손강(孫康)이다.
차윤은 어려서부터 공손하고 두루두루 책을 많이 읽어 다방면에 능통했다. 그러나 집안이 가난했기 때문에 등유가 떨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여름철이면 명주주머니 연낭(練囊)에 수십 마리의 개똥벌레를 잡아넣고 그 빛으로 책을 읽으면서 밤에도 낮처럼 공부했다.
夏月以練囊 盛數十螢火 照書讀之 以夜繼日.
하월이연낭 성수십형화 조서독지 이야계일.
명성이 알려지자 대장군 환온(桓溫)이 속관을 시켰는데 사건을 판별하는 솜씨가 뛰어나 계속 중용되었다. 나중에 벼슬이 총리격인 상서랑(尙書郞)에 이르렀다. 진서(晉書)의 차윤전에 전한다.
차윤과 비슷한 시기의 손강도 공부하기를 몹시 좋아했지만 집안이 등불을 밝힐 기름을 구하지 못할 정도로 빈한했다. 그래서 겨울이면 항상 눈빛에 비추어 책을 읽었다.
孫康家貧 常映雪讀書.
손강가빈 상영설독서.
어려서부터 마음이 맑고 지조가 굳어 뜻을 같이 하지 않는 사람과는 교제하지 않았다. 나중에 관직에 나아가 관리의 규찰을 맡아보는 어사대부(御史大夫)를 지냈다. 손씨세록(孫氏世錄)에 이야기가 실렸다.
▶️ 螢(반딧불 형)은 ❶형성문자로 蛍(형)의 본자(本字), 萤(형)은 통자(通字), 萤(형)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벌레 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빛을 내며, 엇갈려 날아다니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𤇾(형; 개똥벌레)으로 이루어졌다. 개똥벌레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螢자는 '반딧불이'나 '개똥벌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반딧불이는 딱정벌레목 반딧불이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반딧불이나 개똥벌레는 같은 곤충을 일컫는 말이다. 반딧불이는 꽁무니에 있는 발광기로 빛을 내는 곤충이다. 그러니 螢자는 虫(벌레 충)자와 熒(등불 형)자를 결합해 빛을 내는 반딧불이의 특징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옛사람들은 반딧불이를 잡아 어두운 밤에 책도 읽었다고 하니 등불을 뜻하는 熒자와 虫자의 조합은 매우 재미있는 발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螢(형)은 ①반딧불이(반딧불잇과의 딱정벌레) ②개똥벌레(반딧불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고생하면서도 부지런하고 꾸준하게 학문을 닦음을 형설(螢雪), 반딧불을 형작(螢爝), 반딧불의 불빛을 형광(螢光), 개똥벌레의 꽁무니에서 반짝이는 인의 불빛을 형화(螢火), 공부하는 방의 창으로 학문을 닦는 곳을 형창(螢窓), 공부하는 책상을 형안(螢案), 반딧불의 빛으로 공부한다는 말로 어렵지만 힘써하는 공부의 뜻을 형학(螢學),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는 반딧불을 유형(流螢), 개똥벌레를 주머니에 넣음 또는 주머니에 넣은 개똥벌레라는 뜻으로 고생하며 학문을 닦음을 두고 이르는 말을 낭형(囊螢),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반딧불이 비치는 창과 눈에 비치는 책상이라는 뜻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학문에 힘씀을 비유한 말을 형창설안(螢窓雪案), 차윤이 개똥벌레를 모았다는 뜻으로 가난한 살림에 어렵게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차윤성형(車胤盛螢), 차윤의 반딧불과 손강의 눈雪이라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서의 면학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차형손설(車螢孫雪) 등에 쓰인다.
▶️ 窓(창 창, 굴뚝 총)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구멍 혈(穴; 구멍)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悤(총)의 생략형(省略形)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悤(총)의 생략형(省略形)과 마음속(心)의 밝은 눈이라는 뜻이 합(合)하여 구멍을 내어 밝은 빛을 받는 창을 뜻한다. 그래서 窓(창, 총)은 ①창(窓) ②창문(窓門) ③지게문(마루와 방 사이의 문이나 부엌의 바깥문) 그리고 ⓐ굴뚝(총)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창문을 이르는 말을 창건(窓楗), 창문의 틈을 창극(窓隙), 창을 만드는 데 쓰는 나무를 창목(窓木), 한 서당에서 함께 공부한 벗을 창반(窓伴), 외부와 어떤 일을 교섭하고 절충하는 곳을 창구(窓口), 공기나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벽에 만들어 놓은 작은 문을 창문(窓門), 마음에 느낌을 창촉(窓觸), 창과 문의 통칭을 창호(窓戶), 말리지 않은 쇠가죽을 팔던 가게를 창전(窓前), 창문에 단 유리를 창경(窓鏡), 같은 학교에서 공부를 한 관계를 동창(同窓), 동쪽으로 난 창을 동창(東窓), 배의 창문을 선창(船窓), 차의 창문을 차창(車窓), 햇빛이 잘 드는 창을 명창(明窓), 문짝이 한 쪽만 달린 창을 독창(獨窓), 고운 견직물로 바른 창을 사창(紗窓), 학생으로서 학교에 다니는 일 또는 그 학교를 학창(學窓), 쇠로 창살을 만든 창문으로 감옥을 일컫는 말을 철창(鐵窓), 나그네가 거처하는 방을 객창(客窓), 나그네가 거처하는 방 또는 그 방의 창을 여창(旅窓), 녹색의 창이라는 뜻으로 여자가 거처하는 방을 이르는 말을 녹창(綠窓), 공부하는 방의 창으로 학문을 닦는 곳을 형창(螢窓), 추위나 밝은 빛을 막기 위하여 미닫이 안쪽에 덧끼우는 미닫이를 갑창(甲窓), 방을 밝게 하기 위하여 방과 마루 사이에 낸 두 쪽의 미닫이를 영창(映窓), 햇빛이나 햇볕이 들도록 낸 창을 광창(光窓), 누각 따위의 벽 위쪽에 바라보기 좋게 뚫은 창을 망창(望窓), 자기 고향이 아닌 곳을 한창(寒窓), 뚫어진 창과 헐린 담벼락이라는 뜻으로 무너져 가는 가난한 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풍창파벽(風窓破壁), 백거이의 북창삼우시에서 유래한 말로 거문고와 술 및 시를 두고 이르는 말을 북창삼우(北窓三友), 십년 동안 사람이 찾아 오지 않아 쓸쓸한 창문이란 뜻으로 외부와 접촉을 끊고 학문에 정진함을 비유하는 말을 십년한창(十年寒窓), 창 앞에 푸르름이 가득하다 뜻으로 창가에 초목이 푸르게 우거진 모양으로 초여름의 경관을 녹만창전(綠滿窓前), 객창에 비치는 쓸쓸하게 보이는 등불이란 뜻으로 외로운 나그네의 신세를 말함을 객창한등(客窓寒燈), 햇빛이 잘 비치는 창밑에 놓여 있는 깨끗한 책상이라는 뜻으로 말끔히 정돈된 서재의 모습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명창정궤(明窓淨机), 하얗게 꾸민 벽과 깁으로 바른 창이라는 뜻으로 미인이 거처하는 곳을 이르는 말을 분벽사창(粉壁紗窓) 등에 쓰인다.
▶️ 雪(눈 설)은 ❶회의문자로 비(雨)가 하늘에서 얼어 내리는 하얀 눈을 빗자루(부수를 제외한 글자)로 쓴다는 뜻을 합(合)한 글자로 눈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雪자는 '눈'이나 '흰색', '고결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雪자는 雨(비 우)자와 彗(비 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彗자는 손에 빗자루를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빗자루'나 '쓸다'는 뜻이 있다. 雪자의 금문을 보면 雨자 아래로 彗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린 눈을 빗자루로 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눈을 표현하기 위해 재미있는 방법이 적용되었다. 그래서 본래 彗자가 적용된 䨮(눈 설)자가 쓰여야 하지만 편의상 획을 줄인 雪자가 '눈'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이외에도 雪자는 하얀 눈에서 착안 된 '고결하다'나 '씻어 버리다'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雪(눈)은 ①눈(땅 위로 떨어지는 얼음의 결정체) ②흰색 ③흰것의 비유 ④눈이 내리다 ⑤희다 ⑥고결하다 ⑦씻다 ⑧표명하다(의사나 태도를 분명하게 드러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눈이 내리는 경치 또는 눈이 쌓인 경치를 설경(雪景), 눈이 쌓인 산을 설산(雪山), 눈이 내리는 밤을 설야(雪夜), 눈이 뒤덮여 있는 벌판을 설원(雪原), 눈이 많이 내림으로 인하여서 받는 피해를 설해(雪害), 굵게 엉겨 꽃송이 같이 보이는 눈을 설화(雪花), 상대를 이김으로써 지난번 패배의 부끄러움을 씻고 명예를 되찾는 것을 설욕(雪辱), 부끄러움을 씻음을 설치(雪恥), 맛이 달고 물에 잘 녹는 무색의 결정을 설탕(雪糖), 세차게 내리는 눈을 강설(强雪), 많이 오는 눈을 대설(大雪), 적게 오는 눈을 소설(小雪), 많이 오는 눈을 장설(壯雪), 갑자기 많이 내리는 눈을 폭설(暴雪), 고생하면서도 부지런하고 꾸준하게 학문을 닦음을 가리키는 말을 형설(螢雪), 얼음과 눈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본디부터 타고난 마음씨가 결백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빙설(氷雪), 봄철에 오는 눈을 춘설(春雪), 부끄러움 따위를 씻어 버림을 세설(洗雪), 눈 위에 또 서리가 내린다는 뜻으로 어려운 일이 겹침을 이름 또는 환난이 거듭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설상가상(雪上加霜), 눈처럼 흰 살결과 꽃처럼 고운 얼굴이란 뜻으로 미인의 용모를 일컫는 말을 설부화용(雪膚花容), 기러기가 눈이 녹은 진창 위에 남긴 발톱 자국이라는 뜻으로 얼마 안 가서 그 자국이 지워지고 또 기러기가 날아간 방향을 알 수 없다는 데서 흔적이 남지 않거나 간 곳을 모른다는 말을 설니홍조(雪泥鴻爪), 매화를 달리 이르는 말을 설중군자(雪中君子), 눈 속의 송백이라는 뜻으로 소나무와 잣나무는 눈 속에서도 그 색이 변치 않는다 하여 절조가 굳은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설중송백(雪中松柏), 눈 속에 있는 사람에게 땔감을 보내준다는 뜻으로 급히 필요할 때 필요한 도움을 줌을 이르는 말을 설중송탄(雪中送炭),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눈 빛에 비쳐 책을 읽는다는 뜻으로 가난을 무릅쓰고 학문함을 이르는 말을 영설독서(映雪讀書), 얼음이 얼고 찬 눈이 내린다는 뜻으로 심한 추위를 이르는 말을 동빙한설(凍氷寒雪), 정씨 문 앞에 서서 눈을 맞는다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을 존경함을 이르는 말을 정문입설(程門立雪) 등에 쓰인다.
▶️ 案(책상 안)은 형성문자로 桉(안)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安(안)이 합(合)하여 책상을 뜻한다. 나무로 만들어 단단히 안정시켜 놓은 것으로 책상을 뜻하고, 책상에서 글을 쓰거나 생각하므로 案(안)을 문서나 생각 따위의 뜻으로 쓴다. 그래서 案(안)은 (1)안건(案件) (2)앞을 막아서 가린 산이나 고개, 또는 담이나 벽 따위 (3)생각한 계획(計劃) 등의 뜻으로 ①책상(冊床) ②생각 ③안건(案件) ④지경(地境: 땅의 가장자리, 경계) ⑤초안(草案) ⑥인도(引導)하다 ⑦상고(詳考)하다 ⑧어루만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책상 궤(机), 책상 황(榥)이다. 용례로는 인도하여 내용을 알려 줌을 안내(案內), 토의하거나 연구하려고 글로 적어 놓은 거리를 안건(案件), 앉을 때에 벽에 세우고 몸을 뒤쪽으로 기대는 방석을 안석(案席), 책상의 한쪽 가를 안두(案頭), 책상에 쌓이는 문서들을 안종(案宗), 술을 마실 때 곁들여 먹는 음식을 안주(案酒), 생각하여 낸 안을 안고(案考), 얼굴을 마주 대함을 안대(案對), 글의 뜻을 생각함을 안문(案文), 책상 위를 안상(案上), 책상 아래를 안하(案下), 초안에 쓰는 용지를 안지(案紙), 생각하여 냄을 안출(案出), 참고하여 생각함을 감안(勘案), 일을 처리해 나갈 방법에 관한 일을 방안(方案), 해결이 안 되어 걸려 있는 안건을 현안(懸案), 안을 냄 또는 계획을 제출함을 제안(提案), 법률의 안건이나 초안을 법안(法案),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어 있는 일의 안건을 사안(事案), 어떤 안에 대신할 안을 대안(代案), 시험적으로 만든 안을 시안(試案), 어떠한 일에 대처할 안을 대안(對案), 새로운 안을 생각하고 연구하여 냄 또는 그 안을 고안(考案), 좋은 생각 또는 아주 뛰어난 방안을 묘안(妙案), 안건을 정하는 것 또는 그 안건을 입안(立案), 마음속에 품고 있는 계획을 복안(腹案), 시험 문제의 해답 또는 해답을 쓴 종이를 답안(答案), 반딧불이 비치는 창과 눈에 비치는 책상이라는 뜻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학문에 힘씀을 비유한 말을 형창설안(螢窓雪案), 밥상을 눈썹 높이로 들어 공손히 남편 앞에 가지고 간다는 뜻으로 남편을 깍듯이 공경함을 일컫는 말을 거안제미(擧案齊眉) 당장만을 생각하는 얕은 생각이나 그 자리에서 떠오른 생각을 비원사안(鼻元思案), 책상을 치며 큰 소리를 지름을 박안대규(拍案大叫), 변명하기 어려운 사건을 난명지안(難明之案)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