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만두 속 ‘행운’을 먹다
“돈 걱정 없이 살겠네. 내 말을 믿으렴. 하하하~”
중국집을 운영하던 친구 선이 어머니의 덕담입니다. 오래전 설날, 친구네 집에서 만두를 먹다 동전을 씹은 직후였습니다. 중국에서 살다 온 친구네는 설날이면 만두로 운세를 점쳤습니다. 이 만두는 중국 말로 자오즈, 교자(餃子)입니다. 그날 친구는 만두에 땅콩이 들어 있다며 입에서 꺼내 보여주었습니다. “우리 선이는 건강하겠네. 건강이 최고지 최고야” 하시던 선이 어머니의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합니다.
친구네 집 만두에는 건강을 상징하는 땅콩, 부(富)를 가져다준다는 동전과 함께 아름다움의 상징 사탕도 들어 있었습니다. 입맛이 둔한 데다 식탐이 많은 나는 설령 사탕이 들어 있었다 해도 단맛을 못 느낀 채 꿀꺽꿀꺽 삼켰을 겁니다.
미스코리아가 되고 싶었던 현나는 사탕이 든 만두를 찾느라 배가 터지도록 먹고 또 먹었습니다. 아뿔싸. 부의 상징 동전이 초반에 나에게 걸려들자 친구들 사이엔 전투력이 불붙었습니다. 쌀집 주인이 꿈인 홍이는 혼자 한 접시를 다 먹을 판입니다. 한두 개 남았을 즈음 홍이가 신이 나서 소리쳤습니다. “야호~ 동전이다.”
며칠 전 케이블방송 예능 프로그램 ‘다시 보기’에서 중국 ‘복만두’ 이야기를 보며 떠오른 추억입니다. “우리나라엔 ‘만두를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 낳는다’는 속설이 있다. 중국에도 이런 게 있나”라는 가수 홍진영의 질문에 셰프 이연복이 ‘복만두’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연복은 “중국은 설날에 복만두를 만든다. 만두소에 동전, 대추 등을 넣는다. 동전이 들어 있는 만두를 먹으면 재물이 따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이어 “동전의 액수에 따라 상금을 주는 풍습도 있다. 상금 욕심에 아이들이 너무 과식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순간 친구 홍이랑 현나가 생각나 모처럼 통화하며 깔깔거렸습니다.
만두에 지저분한 동전을 넣는다고? 위생을 걱정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예전에 선이 어머니는 “만두 속 동전은 여러 번 삶았다”며 “치약으로도 깨끗하게 닦았으니 배탈 걱정일랑 하지 말아라”라고 했습니다. 소꿉장난하며 흙도, 고드름도, 눈도 먹던 우리는 아주머니의 말씀을 귓등으로 들었습니다.
홍이는 만두 속 동전을 지금껏 지니고 있답니다. 동전 덕에 꿈꾸던 쌀집 주인이 되었고, 최근엔 3호점까지 냈다며 귀하게 여깁니다. ‘동전 만두’ 덕인지 나도 지금껏 남의 집에 쌀 꾸러 가지 않고 잘살고 있습니다. 선이 역시 마흔둘에 셋째를 낳고 30・40대 젊은 학부모들보다 더 팔팔하게 뛰어다닙니다. 예쁜 현나는 키가 작아 미스코리아가 되지 못했습니다. 만약 그날 사탕이 든 만두를 먹었다면 키가 쑥 자라 꿈을 이뤘을까요? 그러고 보니 ‘만두 운세’가 참 용합니다.
설날 오후가 되면 우리집도 붐볐습니다. 동네 어른들이 토정비결을 보러 왔기 때문입니다. “올핸 뭘 조심해야 할까요? 우리 집 운세는 어때요?” 기대 반 긴장 반으로 아버지 말에 귀 기울이던 아저씨・아주머니들의 표정은 꽤나 심각했습니다. 아버지는 덕담은 큰 소리로, 경고나 주의는 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동네 어른들이 가고 나면 방문 앞에 청주(淸酒)가 줄지어 있었습니다. 토정비결이 한 해의 길흉화복 예언서로 큰 인기를 끌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최근 설을 앞두고 용하다는 점집이 북적인다고 합니다. 정월은 희망과 걱정이 교차하는 시기이니 그럴 만도 합니다. 빛처럼 빠른 첨단과학 시대라 해도 우리네 미래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으니까요.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무속인에게라도 위안받고 싶어서겠지요.
점집 주고객이 10・20대라는 사실은 좀 많이 놀랍습니다. 매일매일 운세 사이트에 접속하는 이른바 ‘운세 중독자’들도 이들이 대부분이랍니다. 진학 혹은 취업이 제대로 될지,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청춘의 고뇌가 느껴져 가슴이 답답합니다. 꿈 많은 나이에 점괘 속 신수를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운명이 애초부터 정해져 있다면 매일매일의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점과 토정비결은 재미에 그쳐야 합니다. 복(福)을 원한다면 욕심을 줄이고 화를 참고 마음을 너그럽게 가지세요. 매사 최선을 다한다면 미래는 밝을 테니까요.
[옮겨온 글] / 출처: 2021년 02월 02일 (화)에 받은 자유칼럼그룹의 e메일 / 필자소개; 노경아(경향신문 교열기자・사보편집장, 서울연구원(옛 시정개발연구원) 출판담당 연구원을 거쳐 현재 이투데이 부장대우 교열팀장. 우리 어문 칼럼인 ‘라온 우리말 터’ 연재 중)
야구장이라는 무한 상상 공간
[김보라의 공간]
‘유통 공룡’ 이마트가 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야구팬들이 1주일째 술렁이고 있다. 이마트의 야구단 인수는 단지 응원하는 팀 이름이 달라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유통 공간 실험을 수년째 해온 이마트는 기존 야구장 개념을 넘어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서의 야구장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선 야구장을 경기장(stadium) 대신 공원(park)이라고 부른다. 단지 스포츠를 보는 공간이 아니라 삶의 즐거움을 담아내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야구장이 삶을 담아내는 공간이 된 데는 긴 역사가 있다. 메이저리그 야구장은 현재 똑같은 곳이 하나도 없다. 도시가 발달하며 야구장 위치가 바뀌고, 필요와 환경에 따라 모양도 바뀌었다.
죽은 도시 살린 야구장의 혁신
야구는 원래 들판에서 하던 스포츠다. 타구가 외야수 사이를 빠져 나가면 홈런이라고 했다. 입장료가 생긴 이후 담장이 생겼고, 홈런이라는 정식 규칙도 생겼다. 1950년대 똑같은 형태로 미국 전역에 야구장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미국에선 ‘콘크리트 도넛’이라는 우스꽝스러운 별명을 얻기도 했다.
현대식 야구장은 재난이 만들어낸 결과다. 보스턴 구단은 홈구장 사우스그라운드가 불에 다 타버리자 팬들이 찾아오기 쉽도록 시내에 새 구장을 짓기로 했다. 도심 속 비정형의 긴 땅 위에 비대칭의 구장을 세웠다. 경기장 밖에서 공짜로 야구를 보지 못하게 하고 주차장의 차를 보호하기 위해 높은 담장 ‘그린몬스터’도 만들었다. 보스턴의 자랑이자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구장 ‘펜웨이 파크’는 그렇게 탄생했다.
미국 오클랜드 화물항 부지에 짓고 있는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새 홈구장. 연합뉴스
1990년대 야구장은 또 한 번 진화했다. 볼티모어의 홈구장인 캠던 야드 오리올 파크는 옛 창고 건물을 야구장 한쪽 벽으로 삼아 ‘레트로 야구장’을 세웠다. 1905년 완공된 철도회사의 창고를 헐지 않고 야구장 벽으로 만든 것.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구장에 담아냈다. 오리올 파크는 조선과 정유 등 오래된 공업도시로서의 명성을 잃어가던 볼티모어에 핵심 집객 시설이 됐다.
야구장이라는 공간의 다양성과 자유로움 때문일까. 야구는 다른 스포츠 종목과 달리 20~30대를 중심으로 성별과 상관없이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프로야구 관중 수는 10년 전부터 꾸준히 늘어 연간 800만 명을 넘는다. 여성 팬 비중은 40%를 넘었다. 응원의 에너지, 승부의 희열과 별개로 야구에는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담는 코드가 숨어 있다.
이마트 '네오 리테일' 성공할까
미국에선 이미 야구장이 도심으로 돌아가 대규모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하나가 되고, 주변 상권의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상업 플랫폼이 된 지 오래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1997년부터 쓰던 홈구장 터너필드를 20년 만에 트루이스트 파크로 옮겨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선보였다. ‘배터리 애틀랜타’라는 이름의 복합 상업시설이 탄생한 배경이다. 오리올 파크 외에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일본 프로야구팀 히로시마 도요 카프도 도시 개발 사업 과정에서 야구장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했다.
야구장이라는 공간의 확장 가능성은 무한하다. 외야석 수영장에서 경기장을 바라보며 응원하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홈구장 체이스필드, 수족관과 수영장이 함께 있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말린스파크, 맥주 양조장과 함께하는 덴버의 쿠어스필드 등이 그렇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화물항 부지에 짓고 있는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새 홈구장에는 야구장 외벽에 공원과 연결되는 거대한 녹지 언덕이 자리 잡는다. 주변엔 아파트, 오피스, 상점이 함께 들어선다. 야구팬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이 함께 즐기는 도심 속 공원이 되겠다는 목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저성장이라는 리테일의 위기 속에서 이마트가 야구장을 통한 ‘네오 리테일’ 공간을 제시할지 기대되는 이유다.
[옮겨온 글] / 출처; 한국경제신문 / 김보라(한국경제신문 생활경제부 기자) / 2021.02.02 00:12
신축년(辛丑年), 고사성어로 보는 소띠 해
重讀古典
열흘 뒤면 신축년(辛丑年)이다. 지지(地支)가 축(丑)이니 소띠 해다. 천간(天干)의 신(辛)이 오행(五行)에서 흰색이라고 ‘흰 소띠 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옛사람들은 그런 소리 한 적이 없다. ‘황금 돼지해’라니 ‘백말 띠’라니 하는 말은 일본에서 생긴 풍조다.
요즘은 중국에서도 유행하는 모양인데, 상상 속 동물까지 포함한 열두 띠에다가 오색(五色)을 돌아가며 덧칠하는 것은 상술에서 비롯된 속설이다. 오행의 색은 흑(黑), 백(白), 적(適), 청(靑), 황(黃)의 다섯이니, ‘파란 호랑이의 해’나 ‘빨간 양의 해’가 되면 어떤 요설로 포장할지 궁금하다. 띠마다 다섯 색깔을 번갈아 칠하면서 근거 없는 소리를 하느니 성어 하나라도 더 아는 것이 나을 성 싶다.
친근한 동물이라 그런지 소(牛)가 들어간 표현이 많다. 휴우귀마(休牛歸馬)와 매검매우(賣劍買牛)는 전쟁이 끝나고 태평성대가 왔다는 뜻이고, 토우목마(土牛木馬)는 쓸데없는 물건, 우각괘서(牛角掛書)는 부지런히 책을 읽는 것, 서우망월(犀牛望月)은 소견이 좁다는 뜻이다.
우도할계(牛刀割鷄)는 닭 잡는데 소 잡는 칼 쓴다는 말이고, 우기동조(牛驥同槽)는 현우(賢愚)를 분별하지 않음을 비판하는 말이고, 우의대읍(牛衣對泣)은 가난한 부부의 형상을 그린 말이다. 호우호마(呼牛呼馬)는 욕이든 칭찬이든 어떤 말에도 개의치 않는 태도로 ‘장자’에 나오고, 한우충동(汗牛充棟)은 장서(藏書)가 풍부한 것, 니우입해(泥牛入海)는 ‘景德傳燈錄(경덕전등록)’에 나오는 말로 감감 무소식을 뜻한다.
‘맹자’에서 나온 제왕사우(齊王舍牛)라는 성어도 있다. 제나라 선왕(宣王)이 애꿎게 죽게 된 소가 벌벌 떨며 끌려가는 것을 보고 불쌍히 여겨 소를 살려주고 양으로 바꾸게 했다는 이야기에서 나왔다. 그래서 백성에 대한 위정자의 측은지심을 뜻하게 된다.
경북 청도군 우림목장. 뉴스1
이어진 이야기 뒷부분은 이렇다. 제선왕은 좋은 뜻에서 한 행동인데 백성들이 왕을 인색하다고 수군거렸다. 왕이 민망해하자, 맹자는 그런 마음을 단초로 삼아서 확충하면 인정(仁政), 왕도정치를 할 수 있다고 격려한다. 이 대목이 유명한 ‘곡속장(觳觫章)’이다.
운이 좋은 소도 있었지만, 일진(日辰)이 안 좋았던 소도 있다. 백낙천(白樂天)으로 더 잘 알려진 당나라 백거이(白居易, 772~846)의 시, ‘숯 파는 노인네(賣炭翁)’에 등장하는 소가 그런 경우이다.
“숯 파는 노인네 남산에서 나무를 베어 숯을 굽는다. 얼굴은 온통 재와 그을음, 귀밑머리는 희끗하고 열 손가락은 시커멓다. 숯 팔아 얻은 돈으로 무엇 할 건가. 몸에 걸칠 옷과 먹을 밥을 구한다. 가련하게도 걸친 건 홑옷뿐이건만, 숯값이 싸질까 날씨 춥기만 바랬다. 밤사이 성 밖에 눈이 한 자나 와, 새벽부터 숯 수레를 빙판 위로 끌고 간다. 소는 지치고 사람은 허기진데 해는 이미 중천, 시장 남문 밖 진흙 바닥에서 한숨 돌린다. 저기 오는 말 탄 두 사람은 누구인가. 황색 옷 입은 환관과 흰 옷의 시종이 문서를 손에 들고, ‘어명’이라고 소리치고는 수레 돌려 소를 채찍질하며 북쪽으로 끌고 간다. 수레에는 천근이 넘는 숯이 있건만, 어명이라며 가져가니 아까운들 어찌하랴. 붉은 베 반 필과 능직 열 자, 쇠머리에 걸쳐주고 숯 값으로 친단다.”
날강도가 따로 없다. ‘어명’을 앞세워 말도 안 되는 헐값으로 숯을 강탈한 것이다. 전제군주의 착취가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다. 숯장이 노인이 가련한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빙판에 안간힘을 쓰며 수레를 끌던 소도 마찬가지다. 그 소는 무슨 죄가 있는지, 아무리 미물이지만 측은하기 이를 데 없다. 황궁에 끌려가서 꼴이라도 먹을 수 있었는지, 푸줏간에 팔려가지는 않았는지 등등, 시를 볼 때마다 온갖 상상이 들곤 했다.
백거이는 “궁시의 횡포를 괴로워한다(苦宮市也)”는 설명을 보탰다. ‘궁시’는 황궁에서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는 일을 통칭하는 말로, 그 때는 환관들이 시장에서 푼돈을 주고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왔다. 실제로는 약탈이지만 나랏일이라고 하면 끝이었다.
올해는 고단한 생업의 수레를 소처럼 묵묵히 끌고 가는 시민들이 안녕(安寧)하기를 희망한다.
[옮겨온 글] / 출처; 한국일보 / 박성진(서울여대 중문과 교수) / 2021.02.01 18:10
세계 최고 부자가 면접시험 때 꼭 물어보는 질문
[윤희영의 News English]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창업자(founder) 일론 머스크는 완전 자율주행(full self-driving)으로 자동차 산업을 뒤엎고 첫 민간 우주선 발사를 성공시키며(succeed in launching the first private spacecraft)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다.
그런 그가 새 직원을 뽑을(hire new employee) 때 면접에서 꼭 하는 질문이 있다. “당신이 감당했던 가장 어려웠던 문제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말해보시오(Tell me about the most difficult problem you worked on and how you solved it).”
머스크는 이 질문 하나로 거짓말쟁이를 가려낸다고(spot a liar) 한다. 신입 사원이든 경력 직원(career employee)이든, 일단 채용하고 나면 회사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기(make or break the company) 때문이다. 학력(level of education)이나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대학 학위는 고사하고(let alone college degree) 고교 졸업 여부도 보지 않는다. 탁월한 능력(exceptional ability) 여부만 살핀다.
문제는 지원자들이 모두 자신이 최고라고 내세운다는 점이다.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가 어렵다(be hard to figure out the truth). 그런 점에서 머스크의 면접 질문은 답변 진위를 가려내는 데(winnow out truth from falsehood) 도움이 된다고 한다.
머스크는 “실제로 어려운 문제를 겪어본(work through a thorny issue) 사람은 그 난관을 극복한(tide over its difficulty) 과정의 세부 사항들을 묘사할(describe their details) 줄 안다”고 말한다. 이에 비해 허위 주장을 하는(make a false claim) 사람은 말은 그럴싸하지만 설득력 있게 뒷받침할 능력이 없음을(lack the ability to back it up convincingly) 이내 드러낸다고 한다.
머스크의 이런 질문은 ‘비대칭 정보 관리’라는 면접 기법과 관련돼 있다(hinge on the job interviewing technique ‘Asymmetric Information Management’). 이 기법에 따르면, 사실을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결백을 입증해보이려고(demonstrate their innocence) 더 자세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려 애를 쓴다.
반면(in contrast), 대충 답을 꾸며대는 지원자는 자신의 결함을 감추기 위해(in a bid to conceal their flaw) 가급적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려 들지 않는다. 말을 하면 할수록 탄로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사람은 말만 많고 행동은 하지 않는(be all talk and no action) 유형으로 구분돼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면접시험 때는 가능한 한 세부적인 답변을 아끼지(skimp on the details) 않아야 신뢰감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머스크는 “누구든 평범한 사람(ordinary person)도 비범해지는 걸 선택할(choose to be extraordinary) 수 있다”며 “가능성이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그 가능성이 일어난다. 아침에 일어나고(get up in the morning) 싶은, 살고 싶은(want to live)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옮겨온 글] / 출처; 조선일보 / 윤희영(조선일보 에디터) / 2021. 02. 02. 03:56
코로나가 만든 'QR코드 르네상스’
[NOW]
체크인부터 쇼핑・송금까지 화려한 부활
1994년생, 만 27세 QR코드가 코로나가 촉발한 비대면 시대에 만능 문양으로 부활했다. 공중 시설 체크인에서 쇼핑・결제, 신분 증명까지 사람 간 접촉이 생길 수 있는 모든 영역에 QR코드가 접목되고 있는 것이다. ‘QR코드 르네상스’(NYT) ‘QR코드 혁명’(BBC)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 국민이 QR코드에 익숙해진 계기는 작년 6월 식당 같은 공중 시설 입장 때 도입된 QR코드 체크인이었다. 한번 물꼬가 터진 QR코드는 전방위로 도입됐다. 같은 달 이통통신 3사와 경찰청, 도로교통공단이 QR코드로 운전면허증을 대신하는 모바일 면허증을 내놨고, 한 달 뒤엔 서울 거리에서 공유 자전거를 QR코드만으로 대여・반납할 수 있게 됐다. QR체크인을 비롯해 각종 인증서와 신분증을 인증해주는 카카오톡 지갑은 이미 550만명이 사용 중이다.
쇼핑・결제도 QR코드 혁명 중이다. 롯데마트 매장에선 이미 상품 겉면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주문・결제와 배송 주문이 한번에 끝나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QR코드로 물건 값이나 서비스 값을 치를 수 있는 가게도 전국적으로 급증했다. 올해 1월부터 현대홈쇼핑 TV 화면에 QR코드가 뜨기 시작했다. 시청자가 스마트폰으로 이를 스캔하면 모바일 앱 쇼핑 페이지로 연결된다. 전화 주문이 필요 없어진 것이다. QR코드 르네상스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이동통신 속도가 빨라진 것도 한몫했다.
QR코드는 1994년 일본의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에서 부품의 공정을 추적하기 위해서 만들었다. QR코드를 찍으면 정보가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Quick Response’(빠른 반응)의 약자로 이름을 지었다. 바코드가 세로 방향으로만 정보를 저장한다면 QR코드는 가로・세로 방향 모두 사용해 적은 공간에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다.
QR코드는 스마트폰 보급과 맞물려 2010년쯤 주목을 받았다. 2010년 하나은행이 본사 건물 벽 한 면을 가로・세로 각각 25짜리 QR코드로 채우는 등 한때 기업들은 QR코드를 이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QR코드 열풍은 빨리 식었다. QR코드를 찍기 위해선 따로 앱을 다운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인터넷 속도가 느려서 QR코드 인식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았던 탓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15년만 해도 QR코드는 IT 업계에서 ‘웃음거리’ ‘쓸데없이 기술이 많이 들어간 예’ 취급을 받았다.
QR코드는 2017년 애플이 아이폰 카메라에 QR코드를 인식하는 기능을 추가하면서 부활의 기회를 잡았다. 예전보다 사용이 편리해진 데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진 것도 한몫했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QR코드는 기업과 개인 마케팅 용도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 지난해 9월 현대차 제네시스는 신차 GV70를 출시하기 전 QR코드를 차체에 붙인 채 전국 도로 시험 주행에 나섰다. QR코드를 찍으면 자동차 정보가 나오는 마케팅 이벤트였다. NYT는 “QR코드를 몸에 문신으로 새겨서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인터넷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마케팅도 생겨났다”고 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QR코드 타투 스티커가 유행하고 있다. 문신을 찍으면 ‘아이 러브 유’와 같은 문구가 휴대폰 화면에 뜬다.
[옮겨온 글] / 출처; 조선일보 / 변희원(조선일보 기자) / 2021. 02. 02. 03:25
김창열(金昌烈, 1929∼2021)의 '물방울SH84002(72.7×60.6cm)'이 2021.1.20에 열린 케이옥션 경매에서 낮은 추정가 5,000만 원의 세 배인 1억5,000만 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 서울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