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종일 병든 병아리 마냥 졸음에 그리고 피곤함에 정신을 제대로 차릴수 없는 날이였지요.
이럴때 보약 한첩 먹어줘야 하는데 그저 안타까울 따름 입니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 날에 가을 이야기 한번 해볼려구요.
우리 카페 회원님들께서 거의 다녀 보지 못할 그러나 굉장히 아름다운 길 하나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이 길은 요즘 같은 여름에는 달콤한 水密桃 복숭아를 먹을수 있는 길이고
가을에는 입에서 사르르 녹아드는 빨간 홍시를 먹을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얼마전 친구와 함께 이 길을 달려 보았습니다.
대구 수성못에서 청도를 향하여 달리는 길이지요.
대구의 유명한 유원지인 수성못에서 팔조령이라는 고개를 하나 지나가기전에
가창이라는 곳을 지나가게 됩니다.
수십여년전 우리나라가 아직도 잘 먹지 못하던 그 시절에 주요한 수출품이자 수입원이였던
텅스텐을 캐다 팔던 달성 광산이 있었고 그리고 그 본사인 대한 중석이라는 회사가
있었던 곳 입니다.
그곳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면서 맛있는 찐빵과 만두를 사먹을수 있는 곳 입니다.
팔조령을 넘기전에 찐빵과 고가만두를 사서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사이다와 함게
먹으면서 달리면 한결 더 경치가 돋보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 아니겠습니까?
가창은 또한 삼계탕과 보신탕, 그리고 여러가지 토속적인 음식을 맛 볼수 있는
아주 좋은 동네이기도 합니다.
닭고기를 좋아 하시고 여러가지 전과 칼국수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지금 이때가
최고의 시기라고도 말슴 드릴수가 있겠습니다.
꼭,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팔조령 터널을 지나면 요즘 대구의 전원 주택 단지로 뜨거운 각광을 받기 시작하는
청도가 시작 됩니다.
팔조령을 내려가는 길은 가을이 시작 되면서 단풍이 들면 한결 더 아름다워지는 곳 입니다.
가을의 단풍이 확실하게 아름다우면 팔조령 간이 휴게소에서 내려다 보는 청도 주위의
전경은 눈이 시원하게 시야가 확 트인 곳이기도 합니다.
청도는 또 전국에서 소 싸움으로도 유명한 고장 입니다.
그리고 얼마전에는 개그맨 전유성씨가 내려와서 철가방이라는 개그 전용 소극장을 만들어
신인 개그맨을 양성 하면서 중국집을 하나 차려 열심히 돈을 잘 벌고 있는중이기도 합니다.
청도에서 차를 경산으로 향해 달려 봅니다.
좁은 국도변 옆에는 이 글 처음에서 말슴 드린 바와 같이 여름에는 복숭아, 가을에는
홍시를 파는 노점상들이 즐비하게 전을 차려 놓고 지나가는 이들의 입맛을 자극 하면서
여행객들이 발길을 잠시 멈추게 만들어 줍니다.
그곳에서 잠시 지나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여름에는 복숭아 한박스, 가을에는 홍시
한바구니를 사서 두고 두고 먹으면 그 또한 별미의 과일이 될것 입니다.
청도에는 또한 온천과 찜질방이 많아서 피곤한 몸을 쉬어 가기에는 딱 안성맞춤인곳
이기도 합니다.
물론 모텔도 많이 있습니다.
청도를 지나면서 경주로 향하는 이정표를 따라 핸들을 꺾어 보십시요.
정말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집니다.
굽이 굽이 고개를 몇개 지나면 운문댐이 나타나고 가을에 이 길을 따라가면 청도 그 동네
온 천지를 빨갛게 만들어준 감나무가 집집마다 담장 너머 보이고 계속해서 그 경치는
길을 따라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줄것 입니다.
운문댐을 끼고 계속해서 차를 몰고 가면 우리나라 최대의 비구니 도량인 운문사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운문사 경내를 구경한 후에 운문사 주위의 식당에서
도토리묵과각종 전을 막걸리와 함께 마시고 다시 길을 달린다면 120% 만족한 드라이빙
코스가 될것 입니다.
지난 가을에도 이 길을 석양이 질 무렵에 달려 보았지만 그때 구경한 불타는 단풍의 절경은
아직도 내 기억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주위의 산들은 그리 절경인 산이 많지 않지만 그러나 운문댐과 잘 조화된 주위 풍경은
외국의 어떤 이름난 관광지 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들에게 보여 줍니다.
굽이 굽이 호수를 끼고 절경을 감상 하면서 달리노라면 무한 질주를 꿈 꾸면서 쾌속으로
달리고 있는 바이크족들을 심심찮게 볼수가 있습니다.
호수가 끝나고 길이 내리막 길로 접어들면 멀지 않은 곳에 한우 고기로 유명한
산내라는 곳이 나타납니다.
바로 경주를 지척에 둔 곳이지요.
그러나 그 유명했던 산내의 고기 맛도 세월이 흐르고 그 유명세가 한풀이 꺾인것
같아서 그 유명세 만큼이나 고기맛이 별로인것 같았습니다.
갈비살 5인분을 시켜서 먹어 보았지만 그런 갈비살의 맛은 대구에서도 충분히 맛 볼수
있는 그런 맛이였습니다.
차라리 같은 가격이면 대구가 더 나은것 같더군요.
산내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영천으로 가는
길이 나타납니다.
지나가는 차를 보기 힘든 아주 한적한 길 입니다.
고갯길을 힘들게 올라가면 주위 경치를 쉽게 전망해 볼수 있는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그곳에서 폐안 깊숙히 스며든 도시의 탁한 공기를 내뱉고 담배 한대 태워주면 마음이
아주 평화로와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언덕 길을 내려와서 한참을 달리다 보면 영천을 비켜가는
고속도로에 전혀 뒤지 않는 잘 만들어진 국도와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서 힘차게 엑쎌을 밟으면 순식간에 대구에 도착하게 됩니다.
내 어설픈 설명으로 표현 하기에는 한참이나 모자라는 그런 아름다운 길 입니다.
혹시 대구에 사시는 분들 가운데서 아직도 이 길을 달려보지 못한 분들이 계신다면
꼭 한번 달려 보시기를 강력히 권해 드립니다.
대구 근교의 수 많은 길들중에서 특히나 아름다운 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난 가을 이 길을 달리면서 어설프게 시인의 흉내를 한번 내보았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가을 하늘이 눈 부시게 아름답고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이
눈부심으로 변하는 그 가을 날에
가을, 붉은 단풍이 제 아름다움에 혹하여
정신을 못 차릴적에
그때 내게로 오라.
운문 호수의 붉은 물빛이
단풍에 물 들어갈때
단풍이 스러지는 늦은 가을 날.
시월이 가고 11월이 다시 찾아오면
그때 나는 이곳에 없으리니
늦지 않은 시절에 나를 찾아서
사랑하는 이여 내게로 오라.
가을! 그 아름다운 길을
둘이서 달려 가고 싶다.
지금 다시 읽어 보니 아주 유치한 내용 입니다.
가끔 텅빈 머리로 이런 글도 지어 봅니다.
여러분! 꼭 이 길을 한번 달려 보시길 바랍니다.
비가 아주 드문 드문 내리고 있는 저녁 입니다.
첫댓글 논픽션 같은 픽션을 쓰실 때부터 알아뵈었습니다! ^^
시 말고는 논픽션인데요.^^
앗 정말요???
아하~ 저는 예전 쓰신 도둑산소 글을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
저를 어떻게 생각 하셨는지 매우 궁금 합니다.^^
퇴근해야해서 댓글은 킵 합니다.
저도 방금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가창은 오리때 군무로 유명한데죠??
그 가창과 이 가창은 다른 곳 입니다.^^
벌써 가을이 온것만 같습니다, 청도산속깊은곳에 (지리를 잘몰라서)소고기 판매하는 큰식당있는데 소고기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벌써 12년전의 일입니다~
12년전이면 전 한국에 없을때라서 아마 산내일겁니다. 청도 근처라면요.^^
아마도 팔조령 가는 길에 관제소 있는 쪽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아직도 닭백숙과 미나리 무침도 먹을만할겁니다.
미사일 기지 있는쪽 말씀 하시는거죠?^^
가을이 아름다운길에 사진도 한장 음꼬.....
긴 글은 또 집중력 부족으로 읽기 힘들 뿐이고~~~ ㅋㅋㅋㅋㅋ
오랜만에 댓글 달아주시면서 쥔장께서 와 그카십니까?-.-
스마트폰 활용을못하시자나요.....쥔장님도 50넘어봐요....ㅋㅋㅋㅋ손전화기는 그저 받고 걸뿐~~..ㅋㅋ
넘흐 긴 묘사인데, 보일락 말락 한게, 사진한장이면 호응 좋을 것같슴다
허, 그참 경수씨는 은근 슬쩍 댓글 달때마다 나이 걸고 넘어지네.......당신도 40대 중반 만만치가 않아요.^^
산내오셨으면 경주가 지척인데가셨습니까
네, 죄송 합니다. 돌아가야할 시간이 바빠서요. 조만간 찾아 뵙지요.^^
전 예전부터 전유성씨가 좋더라구요. 엉뚱한상상력... 청도에서 피자집인가 중국집인가 한다고 들었는데 저렇게 살고 있군요. 자유롭게 사는게 부럽긴 한데 저런 사람들은 결혼하면 안됩니다.
전유성씨 아이디어는 좋은데 말씀대로 혼자 사는게 정답인 사람인것 같아요. 나도 그런가..........
"니가쏘닷째"란 식당이에요.( 니가 쏟았지? 이런말인건 아시죠^^)
팔조령 너머 2키로미터 가다 왼쪽에 있구요.
피자를 먹고 입가심으로 짬뽕을 먹습니다.
맛이 끝내줘요~^^*
또래님, 나중에 한번 같이 가요.짬뽕은 제가 쏘께요.^^
항상 긴글..
짧은 댓글^^
'수-가-팔-청-운-산-대' 이렇게 외워놨다가 가을날에 꼭 한 번 가 보고 싶습니다. 글만 읽어도 가슴이 시리군요. 가을 타는 1인임다^^;;
네, 참 좋은 곳이자 좋은 드라이빙 길이기도 합니다.혹시 대구 오시면 제가 잘 안내 해드릴게요.^^
비 온뒤 가창댐 끝자락 양지마을 언덕위에서 바라다보는 풍경 또한 일품입니다. 제 고향이 팔조령 너머 청도 이서면입니다.고향글 보니 반갑습니다 ^^*
아! 청도 이서......지금 이서 고등학교가 그렇게 명문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좋은 곳을 고향으로 두고 있네요.저도 반갑습니다.^^
저는 집이 시지라 주로 경산-자인-운문댐 한바퀴-산내-다시 운문댐 코스로 바이크타고 차 끌고 많이 다녔죠. 지금은 고향떠나온지 5년정도 되가는데 참 다시한번 달리고 싶은 길입니다...
웃자고 댓글에 답글을 달아 봅니다, 바이크 타고 자동차 끌고<=====오토바이 뒤에 자동차 매달고 다니셨나 봅니다.^^ 시지에 사시는군요. 반갑습니다.
길다
아, 정말로 성의 없는 댓글이시옵니다.^^
제고향이 대구라 30~40여년전에는 덜컹덜컹 시골길이였는데 지금은 이렇게 변했군요,,
시외버스타고 친구좋아 찾아다녔던 기억이나는 지명들이네요..^^
앗! 올스크랏취님 고향도 대구였군요.^^ 반갑습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