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치열하게 전개되는 정보 전쟁 속에서 자국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산업재산권 보호 노력을 급속히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허전쟁의 시대에서는 기술 경쟁력이 없이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으며, 이를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특허기술정보의 효율적인 활용입니다.
한국특허정보원(www.kipi.or.kr)은 특허기술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고 산업계, 연구소, 학계, 변리사 등에게 우수 발명의 창출과 첨단기술개발의 도우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1995년 7월에 설립된 특허청 산하의 특허기술정보서비스 전문기관입니다. 한국특허정보원은 현재 450여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체에서 구축한 고품질의 KIPRIS 온라인 특허기술검색, 국내외 특허정보의 수집·가공, 선행기술조사 및 기술가치평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가 기술 경쟁력 확보의 길잡이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 고에서는 한국특허정보원내 선행기술조사본부에서 전문조사원들이 각 분야별로 작성하는 기술리포트 중 ‘ 주문형 반도체(ASIC) ‘ 라는 테마의 리포트를 소개함으로써 관련 기업체 및 국내산업발전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I. 개 요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란 특정 용도의 반도체를 의미하지만 그 개념은 명확하지 않다. 다만 고객의 요구대로 특수한 기능의 회로를 설계해 생산하는 특정 용도의 제품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ASIC의 고객은 주로 가전 제품 메이커들이다. 전자레인지라든가 TV, 세탁기 등을 만드는 업체들이 제품에 ‘인공지능’이니 ‘퍼지’니 하는 기능을 넣기 위해 ASIC을 찾는다. 따라서 전자레인지용 ASIC에는 시간을 조절하고 센서로 감지된 음식의 상태를 판단하는 등의 기능이 들어가고 TV용 ASIC에는 색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잡신호를 없애주는 등의 기능이 채택된다. 이런 전자제품의 종류가 수없이 많으므로 ASIC의 종류도 엄청나게 많고 다양하다.
Ⅱ. 주문형 반도체(ASIC)의 특징 및 종류
ASIC제품의 일반적인 특징은 다품종 소량생산 , 고객의 주문으로 이루어지는 설계 , 혼합 및 대규모 기능의 실현이라는 데 있다. 따라서 ASIC은 보통 수십 개의 반도체로 구성되어 있는 회로기판 (보드)을 한 개의 칩으로 만든 것이다. 이렇게 하면 반도체를 사용해 만드는 제품의 사이즈를 크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처리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고, 전력 절감에도 효과가 크다. 기기 성능에도 보탬이 큰 것은 물론이다. 완제품의 값을 싸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저장용으로만 쓰는 메모리반도체와는 달리 쓰임새가 다양하고 부가가치도 매우 높다. 고작 2∼3달러의 마진을 챙기는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단지 원가 몇 달러로 만든 주문형 반도체는 1000달러 이상의 값으로 판매된다.
ASIC는 완전주문형(Fullcustom)과 반주문형(Semicustom)으로 구분된다. 완전주문형은 반도체의 모든 기능을 고객의 요청에 따라 설계하는 반면 반주문형은 고객의 요청에 따라 기능의 일부만을 설계하는 것이다. 그리고 반주문형은 게이트어레이라든가 스탠더드셀, PLD (프로그램 가능 논리소자) 등으로 나누어진다. 게이트어레이는 회로를 구성하는 단위인 게이트를 미리 규칙적으로 배열해 놓고 게이트끼리 연결 (배선)해 설계하며, 스탠더드셀은 고유의 기능을 하는 표준셀을 조합해 전체 회로를 구성하고, PLD는 고객이 직접 프로그램을 작성하도록 한다. ASIC는 개발주체에 따라 특정 사용자만을 위한 USIC(User Specific IC)와 판매를 목적으로 반도체 회사가 직접 설계해서 생산하는 AASP(Applacation Specific Standard Product)로 구분되기도 한다.
Ⅲ. 주문형 반도체의 기술동향 및 특허동향
1. 국내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의 기술동향
ASIC산업은 관심이 부족했던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에는 몇몇 소규모 설계 하청 업체들만이 존재했던 미개척 분야였다. 그러나 비메모리반도체의 근간을 이루는 ASIC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급격히 변하는 시장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기획과 아이디어가 제품 성공의 관건을 이루는 중소기업에 적절한 사업분야로 한번 시장진입에 성공하면 큰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지난 90년대초 1, 2개에서 96년부터는 매년 업체수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 90년 ASIC 1호업체로 불릴 수 있는 서두로직(대표 유영욱)을 필두로 93년 씨앤에스테크놀로지(대표 서승모), 사이먼(대표 박학송) 등이 설립됐고 96년부터는 매년 10여개의 업체가 신설되면서 올해 ASIC설계회사협회(ADA, 회장 정자춘) 소속 회원사만 46개, 총 업체 수는 약 60여개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1. 다윈텍(대표 김광식)
설계만 하는 디자인하우스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비메모리반도체를 설계, 제조, 판매하는 ASIC사업과 디지털TV 관련 솔루션 등 모듈사업, TFT- LCD, 모니터, PDP 등 디스플레이 분야에 사용되는 칩제품 등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또한 디지털모듈 사업에서도 PC카드설계, 디바이스 드라이버 설계, STB 보드 설계, PSIP 및 EPG구현 등 관련사업에서 자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다윈텍 은 특히 TFT-LCD용 이미지프로세서와 시기조정칩(Timing Controller Chip) 등의 국산화를 통해 세계시장을 공략해 들어갈 계획이다.
1-2. C&S테크놀로지(대표 서승모)
무선가입자망(WLL)용 광대역 코드분할(W-CDMA)방식 모뎀 칩과 비디오폰용 핵심 칩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시험생산에 착수, 이미 월 수천개 이상의 물량을 관련 시스템업체에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매출 예상목표인 1백억원 중 90% 이상을 이러한 ASSP의 개발 및 생산을 통해 올릴 계획이다.
1-3. 에이직프라자(대표 정태섭)
각종 보안시스템의 기본 핵심사양인 4화면 분할기능을 구현한 폐쇄회로(CC)TV 모니터용 핵심 칩 「코브라」를 개발, 이미 관련업체로부터 기술 로열티를 받고 국내 및 해외 판매계약까지 체결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4 보광미디어(대표 정자춘)
하드디스크, CD롬 드라이브,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롬 드라이브 등과 같은 각종 컴퓨터 주변기기의 작동속도를 최대 3배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반도체 칩 「울티마」를 개발하고 현재 대량생산을 위한 최종 테스트 과정에 있다.
1-5. I&C테크놀로지(대표 박창일)
현재 전량 수입, 사용되고 있는 플렉스(FLEX) 방식의 고속 무선호출기용 디코더 칩 「스타트렉」을 최근 선보였으며, 신생 반도체 설계업체인 솔라일렉트로닉스(대표 윤효섭)도 차세대 PC 인터페이스 규격인 유니버설시리얼버스(USB)기능이 지원되는 허브 컨트롤러 IC 제품을 국내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밖에 서두인칩, 주홍정보통신, 인타임테크놀로지 등의 반도체 설계업체들도 국내 주요 시스템업체들과 공동으로 이동통신 및 영상처리 분야의 각종 칩을 현재 개발추진중에 있다.
2. 외국계 기업과 국내 대기업 기술동향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IBM 등 대형 반도체업체들이 틈새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주문형반도체(ASIC)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밖에 인텔은 반도체설계자동화(EDA)업체 시놉시스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SoC 영역으로 ASIC서비스를 확대중이며 유럽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필립스 등도 국내 벤처기업에 ASIC 설계 및 파운드리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투자 및 공동 마케팅을 타진중이다.
국내에서는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타사의 비메모리 반도체를 수탁 생산해주는 이른바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한다. 설계공정이 끝난 반도체를 수탁 생산해준다는 의미의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은 시스템IC나 범용 주문형반도체(ASIC) 등 비메모리 반도체분야의 설계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단순 수탁 생산해주는 하청산업 수준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비메모리 반도체분야의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해 설계에서부터 반도체 생산에 이르는 전과정을 대행해주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분야이다.
하이닉스는 시스템온칩 분야의 기술개발에 활용되는 IP 코어를 거래하는 「버추얼 컴포넌트 익스체인지(VCX)」에 가입해 파운드리 사업에 필요한 IP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알파 CPU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시스템의 핵심 칩인 MSM 및 BBA 개발을 통해 축적된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기술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3. 국내 특허 출원동향 분석
1988∼2002년 ASIC관련 출원인 분석 <그림5>을 보면 삼성전자(19%)와 하이닉스(16%)등 반도체 회사의 출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는 엘지정보통신(4%), 한국전자 통신 연구원(4%), 케이티//한국전자 통신연구원(3%)등 통신관련 분야에서 주문형 반도체가 많이 쓰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국내 ASIC 관련 중소기업, 벤쳐기업(다윈텍, C&S, 에이직프라자, I&C)등의 출원수가 미미한 것으로 보아 관련 기술은 갖고 있지만 아직 특허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도별 출원 주요기술 <표 1>을 보면 처음에는 1988년부터 외국인 출원을 시작으로 ASIC출원이 본격화 되고 있으며 1996년 부터는 통신에 사용되는 ASIC에 관한 출원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PDP용 ASIC출원이 시작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ASIC 테스트 관련출원은 꾸준하다는 것을 알수 있다.
Ⅴ. 결 론
앞으로 ASIC의 용도가 급속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억개의 트랜지스터가 내장되는 유무선 통신 장비용 베이스밴드, 광통신칩 등을 중심으로 그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I서플라이는 올해 세계 ASIC시장 규모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보다 5% 정도 증가한 136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2004년에는 187억달러 그리고 오는 2006년에는 21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문형 반도체 산업은 매우 빠른 속도로 고속 고집적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경쟁력을 갖춘 고품질의 주문형 반도체 제작을 위해 테스트 설계(DFT: design-for-test)는 아직 부족한 상태이다. ASIC 발전의 근간이 되는 테스트 설계분야의 기술개발과 중소·벤처 업들의 ASIC관련 기술의 특허화를 강화한다면 국내 정보전자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높일 수 있으며 반도체 설계 지적재산권[IP] 확보를 통하여 로열티 수입을 통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흑자를 올리면서도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는 만성 적자국 신세를 면치 못하는 우리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모순을 깰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