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입장료가 15,000원이라니...
지난 1979년 이후로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서만 관람 할 수 있었던 사적 122호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이 오는 6월 15일부터 매주 목요일 1회에 한해서 자유관람이 허용되고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낙선재의 후원부분이 특별 관람 코스로 설정되어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
비록 1회 허용에 특별 관람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는 하나 그동안 제한되어 있던 창덕궁의 관람 방법에 획기적인 변화를 준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창건 600주년 기념 이벤트의 일환으로 실시된 창덕궁 자유 관람에 대한 사람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았던데다, 그 호응도에 부응하기 위해 일부 변화를 준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하지만 최근 창덕궁 건물을 관리소 시설 (소장 관사, 공익요원 숙소, 사무실, 자료실, 구내식당 등) 로 무단 전용하여 훼손하는 볼썽 사나운 모습으로 많은 비난과 눈총을 샀던 문화재청이 그 비난여론이 높아지자 창덕궁 자유 관람 실시 계획을 발표함으로서 비난 여론을 일시에 잠재워 보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쳐 내지 못하게 한다.
그런 의심 한 가운데에서 창덕궁에 대한 자유 관람 실시 계획이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또 한번 문화재청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데, 바로 창덕궁 자유 관람에 따른 입장료 문제가 그것이다.
불과 1년전 우리의 문화재, 특히 궁궐 문화재에 대한 입장요금이 다른 국가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낫다는 이유로 일정 수준까지 올린 바 있던 문화재청에서 이번에 또다시 창덕궁의 자유관람에 대한 입장료 수준을 일반은 15,000원, 소인은 7,500원 으로 덜컥 책정하여 발표해 버린 것이다. 창덕궁의 일반 관람이 3,000원 이고 특별 관람이 5,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해 볼때 비록 1일의 자유 관람이라 할지라도 이는 지나칠 정도로 높은 금액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이런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많은 이들은 문화재청의 처사에 또 한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발표가 나가자 모 시민은 창덕궁의 개방확대는 분명 환영할 일이라 전제하면서도 입장료가 너무 높아 가족들과 함께 관람하기가 망설여 진다고 했고, 또 다른 시민은 그런 돈을 주고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입장할 수 있을지 의문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감수하면서 까지 15,000원이라는 입장료를 책정한 관계자의 말은 더 어이없게 만든다. 자세한 입장 산출 근거가 없다면서 관리면적과 다른 나라의 입장료 수준으로 비교하면 그리 비싸지 않은 편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산출 근거 없이 그저 관리 면적과 다른 나라의 입장료 수준을 고려해서 정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주장인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문화재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초 올린 입장료(경복궁 : 1,000원 -> 3,000원 / 창덕궁 : 2,200 원 -> 3,000원) 에 대해서도 1년여가 지난 이 시점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로 말이 많은 이때에 1회 밖에 없는 자유 관람의 입장을 15,000원으로 하겠다는 문화재청의 발상은 실로 어처구니 없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우리의 문화재 입장료가 다른 나라의 수준에 비해 저렴하다고 해도 우리나라 국민의 문화 정서상 15,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들여가면서까지 관람할 이들이 과연 어디에 있단 말인가? 더구나 요즘처럼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주머니 사정까지 여의치 못한 경우도 있을텐데 그런 문화 정서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15,000원으로 받겠다는 것은 실로 억지가 아니겠는가?
문화재 관리 차원에서 여러 사정이 고려되는 점,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국민의 문화 정서를 감안한다면 15,000원의 입장료는 너무 비싸지 않나 싶다. 설령 여러 사정이 고려된다 하더라도 당장 현 시점에서 15.000원 수준의 입장료는 분명 무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3.000원 입장료에 대한 적응도 채 끝나기도 전에 급작스런 15.000원의 관람료는 심하지 않은가? 좀 더 신중한 논의를 통해 적절한 수준의 입장료로 조절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덕궁에 대한 자유 관람과 관람 확대는 분명 의미가 있고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수준에 맞지 않는 주먹구구식의 입장료 책정과 징수는 분명 현 시점에서는 너무 무리일 뿐만 아니라 당초 의도와는 달리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댓글 만... 오천원이라;;;; 세상에 그거면 에어컨 나오는 용산국립중앙박물관에 가는게 더 낫겠다;;;
본전 뽑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알차게 돌아보고 오면 값어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