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의 실제
김 동 연*
Ⅰ. 미술치료의 개념
미술치료(미술심리치료 : Art Therapy, Art Psychotherapy)는 예술의 장르인 미술을 통하여 내담자의 교육적, 심리적, 정서적, 사회적 측면의 제문제를 진단하고 상담 및 치료를 하는데 목적이 있다. 미술이 지니고 있는 “심리치료적 의미”를 이론적 기초로 하여 내담자가 조형활동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표출케 하고 통찰 및 느끼게 함으로써 그들의 스스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창조성을 개발하고 자신의 문제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승화시키는데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장애아동은 그들이 지니고 있는 심리적 문제가 독특하므로 미술치료 기법은 특수학교 현장(Art Therapy in School)에서 학생의 학습면과 생활면에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1. 미술의 심리치료적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 유아와 아동의 작품은 그들의 지식(개념)과 생활 경험을 표현하고 있다. 개념발 달이 드러나고 경험의 깊이, 폭, 내용이 나타난다.
둘째, 자아심상을 나타내고 있다.
셋째, 창조적 사고와 욕구의 표현이다.
넷째, 환경에 대한 그들의 태도가 나타난다.
특히, 가족관계, 교우관계 등에서의 심리적 상태가 드러난다.
다섯째, 그림은 무의식의 투사이며, 성격특징의 투사이다. 또한 심신의 병리적 증후도 나타낼 수 있다.
여섯째, 그림은 언어발달의 표현이다. 그림과 언어사이에는 공통된 요소가 많다.
2. 미술치료는 어떤 장점이 있는가.
미술치료는 몇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엄마라는 말을 하기전에 어머니의 심상을 먼저 떠올린다. 미술은 심상의 표현이며, 그 심상은 성격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미술은 비언어적 수단이므로 통제를 적게 받으며,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감정을 느낀다. 개인이 만든 작품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회상하거나 새로운 통찰이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미술에서는 언어와 같은 규칙이 필요없으며 공간속에서의 연관성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개인의 경혐을 이해하기 쉽다.
결국 미술작업은 단순한 신체운동이 아니라 창조적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각종 심신 부적응자들의 심리치료 과정에서 미술을 매개체로 이용하기도 하고, 미술작업 자체를 중요시하여 창작활동을 통해 치료해 나가게 된다.
3. 표현유형과 조형심리
시각형 : 외적, 시각적 대상의 표현(인상파), 피상적, 묘사적, 지적, 통합적(부분집합적 표현), 객관적인 표현.
촉각형 : 신체적 경험의 표현(표현파), 내면적, 감각적, 자아표현적, 내면투사적, 정적인 표현.
아동의 미적 표현 지도는 지와 정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고 얕은 표현(외계모방적, 설명적, 피상적, 장식적, 고찰적, 상동적)에서 깊은 표현(주체적, 창의적, 내면표현적, 직관적, 개성적, 통합적 등)이 되도록 유도한다.
Ⅱ. 심리적․정서적 특성과 미술치료
1. 학습장애아동
학습장애아동은 정보처리과정이나 의사전달 또는 표현 등에 문제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장애특성에 맞는 미술활동은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본적인 치료방법이 될수 있다. 예컨대, 시각적 혹은 청각적 기억이나 계열성에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동의 경우에도 미술 활동이 계열성을 강화할 수 있는바, 이는 미술 활동이 특정의 순서에 의한 단계적인 작업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술 활동을 전개하면서 감각과 촉각 경험을 동시에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기본적인 기하학적 모형을 제시하면 아동들은 촉각으로 카드 모형을 나타내거나, 그들의 신체로 이러한 형태를 만들어 보일 수 있다. 운동발달이 열약하거나 지체된 위축증의 아동은 미술 활동을 하기 전에 먼저 활동적인 내용의 학습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아동가운데는 특정의 행동수정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팀의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미술적인 활동 뿐만 아니라 적절한 미술 학습에 보상체계와 같은 방법을 덧붙일 수 있다. 과잉행동아동은 쉽게 주의가 산만해져서 학습에 문제를 초래하므로 체계적이고 조화스런 자극을 제공할 수 잇는 교실환경의 미적 구성이 요구된다. 또한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있는 아동들은 부정적인 자아개념을 지니고 있어, 그들의 신체개념이 지체되거나 왜곡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아동들은 자율적 학습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미술 학습에서 격려와 개인지도가 필요하다. 일측성(laterality)에 문제가 있는 아동은 한 손만을 사용한다. 어느 손을 사용하느냐하는 것은 교사의 계속적인 강화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 또 고집성을 지닌 아동들은 지각적, 신체적으로 한가지 일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어 교사의 지도가 부족하면 변화되기 어렵다. 지각은 학습된 행동이고 미술의 많은 부분이 지각발달에 촛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지각장애아에게는 미술 활동이 크게 도움이 된다. 지각장애아동은 전체적인 배경(윤곽)은 잘 보지만 부분을 잘 놓치곤 한다. 반면에 도형-배경 지각에 문제가 있거나 배경을 보는데만 문제를 가지기도 한다. 전체를 잘 보질 못하는 아동들의 경우에는 채색을 할 때 물체의 부분을 강조하여 색을 칠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테면 셔츠의 한 쪽 소매는 녹색으로 칠하고, 다른 쪽은 파란색으로 칠 할 수도 있다. 도형-배경 변별에 문제가 있는 아동들은 퍼즐게임을 활용하여 훈련 한다. 삼차원적 미술 학습은 공간관계나 환경개념에 문제를 지닌 아동에게 도움이 된다. 시각적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과 한 물체와 다른 물체를 변별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내용이 미술 활동에는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초적인 그림그리기와 색칠하기 등은 아동들의 시각화(Visualization)에 중요한 활동들이다. 시각화는 복잡한 지각적 능력으로서 본것과 만진 것을 기억하는 능력과 그것을 머리 속에 담아주는 능력이다. 아동의 시각화에 도움을 줄 수 있고 기초적인 그리기와 색칠하기 학습은 가까운 과거의 일들(오늘 아침의 사건)이나 몇 개월 전의 일들(지난 여름의 활동)에 기초하고 있다. 또 미래에 아동이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한 시각적 표현이 시각화에 도움이 된다.
학습장애아들은 과제에 대해 쉽게 불만족을 표시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는 아동이 미술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의 선택성과 한계성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많은 학습장애아들이 부정적인 신체영상과 자아개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미술 학습내용에는 신체개념과 자아개념 발달을 돕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면, 사람의 눈 부위만 그려둔 종이를 주고 나머지 부위를 완성하게 하는 것이나, 종이나 천을 이용하여 포토몽타쥬를 하는 것 등이 있으며, 종이나 천, 병뚜껑, 인형 등을 활용한 공예 활동이 있을 수 있다.
2. 교육가능 정신지체아
EMR은 읽기, 쓰기, 셈하기 등 최소한의 기능을 습득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또한 환경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적 적응력을 강조하는 프로그램과 직업능력 또한 그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야 한다.
미술 활동의 구성에 있어서, 미술치료사들은 정신지체아들이 천천히 학습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교육가능 정신지체아들도 추상화된 일반화 능력에 문제가 있으므로 각 학습장면에서 주의가 요구되며, 교사는 이전의 경험으로부터 학습을 이행한다는 가정을 고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즉, 미술 활동을 통해 조금씩 성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Insight, 1976)).
긴 시간동안 아동이 미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지만 정신지체아는 짧은 시간에 중요한 기능과 개념에 촛점을 맞추어 실패감을 맛보지 않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아동은 그의 작품을 생산하는데 있어서 많은 피드백이 요구되며, 이러한 피드백은 아동을 격려하고 긍정적으로 강화를 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낱말이나 어떤 기능은 미술 학습을 통해 반복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동이 한 번에 한 단계만 집중하도록 작은 단계들로 미술 학습과제가 구성되어야 한다. 여기서 교사는 과제분석의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쉬운 과제로 부터 어려운 과제로 계열성이 있는 조직도 필요하게 된다.
여러가지 미술 활동의 재료나 과정의 선택은 미술 학습의 과정과 기능에 대한 아동의 표현능력에 혼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미술 학습자료나 학습 활동이 다양하게 제공되면 동기를 부여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예컨대, 신체인식과 신체부위의 명칭에 대한 학습매체는 아동에 따라 다양화되어야 할 것이다.
3. 훈련가능 정신지체아동
TMR은 독립된 기능과 사회화 기능 발달에 역점을 둔 교육프로그램이 요구된다. 교육과정에는 드라마, 노래부르기, 그림보고 토론하기, 이야기 듣기 등을 포함한다. 또한 고학년의 경우는 요리나 바느질, 정원 손질 등 직업적 기능을 배운다.
훈련가능정신지체아의 문제 중의 하나는 운동발달의 지체이다. 미술프로그램은 미술 학습매체, 도구, 재료 등의 적절한 사용 방법과 같은 기본적 기능배양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일단 이러한 기능을 습득하고 나면, 아동은 표현을 위해 이 기능들을 사용 할 수 있다. 미술교사는 아동들이 지닌 발달지체를 늘 인식해야 한다. 예컨대, 난화(Scribbling)와 같은 표현을 하고 있는 아동은 두세살 정도의 미술 능력 발달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아동은 연필 그림(소묘)이나 회화, 또는 자료 사용에 있어서 정상아동과 같은 기대를 하기 어렵다.
정신지체아의 미술 프로그램은 유치원 미술교육과정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이 난화단계를 넘어서길 가정하면서, 아동들이 미술 재료를 이용하여 그들 자신의 표현력을 개발할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즉 연필이나 물감을 사용한 학습활동의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미술재료 가운데는 너무 단단하거나 액체 상태여서 선택의 제한성이 있다. 자료의 제한된 선택과 활동의 부분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 짧은 활동의 반복을 통해 기본적인 개념을 형성시킬 수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아동은 짧은 집중력과 제한된 기억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4. 행동장애아
그들의 행동특성을 파악하여 부적절한 행동과 긍정적인 행동에 대한 설명을 포함하는 체계적인 접근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이것은 개인지도나 집단지도 모두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심하게 엄격하지 않으면서 흐트러지지 않는 지도방법이 중요하다. 따라서 일관성있는 수업계획이 요구되는바, 준비단계, 활동, 토론, 정리단계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아동들이 현재의 자기 위치를 알게 한다.
또한 미술 활동 중에 게임의 형태를 도입하는 방법을 취할 수 있다. 이것은 아동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어떤 한계를 이해시키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교사는 모두가 활동에 참가하도록 하거나 또는 몇개의 과제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함이 좋다. 교사가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는 것 자체도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좋은 작업습관이나 노력은 격려해주고 칭찬해 주고, 특히 과제의 출발점에서 높은 성공요인을 유도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쁜 작업습관이 유발되지 않도록 강화를 방지하고 잘못된 미술재료의 사용 습관 등은 벌의 기법보다는 정적강화가 좋을 것이다.
교사는 행동장애아가 지닌 좌절감과 짧은 주의 집중력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주의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를테면, 표현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느낌에 대한 긍정적인 윤곽을 제공하고 격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료의 배분과 협동을 강조하는 것이 요구된다. 미술의 집단행동을 통해 사회적 기능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행동장애아는 미술치료사의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는 대상중의 하나이다. 미술치료사는 정신역학적 방법이나 게스탈트요법과 같은 기법을 통해 특정 아동을 치료한다. 사실, 미술 학습의 과정 자체는 치료의 근원이 된다. 이것은 미술을 생산하는 활동이 이루어지는 어느 곳에서든지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교사는 치료사는 아니지만 미술의 치료적 측면을 인식하고 접근함이 바람직하다.
대부분의 정서 및 행동장애아동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원, 십자형 내지 교차형, 그리고 사각형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들은 단순원형 뿐만 아니라 원을 반복하여 그리는 특성이 있으며, 함묵아들도 동심원을 반복적으로 나타내는 그림을 그린다. 원의 상징성을 어머니와의 정서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아동의 모자관계가 거부, 배척, 분리 등과 같은 이유로서 원만한 관계를 맺지 못하게 될 때 완전한 안전처인 태내를 의미하는 원안의 안전으로 돌아가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또한 원은 시간과 공간적으로 이동-운동력의 결핍이 있는 자폐증아의 자아중심적인 것을 의미하거나, 다른 정서장애아동들의 갈등을 의미한다.
십자형은 3세에서 4세 시기의 이성의 성역할에 대한 의문과 혼란을 나타내는 것이다. 즉, 성적인 자아를 상징하는 것으로서, 이 시기의 아동심리를 대표하는 것이다. 이 때 아동의 남성과 여성의 모델은 바로 그의 부모이다. 이 때 부모의 모델이 좋지 않거나 부모의 모델이 없거나 또는 어느 한쪽에 빠져들거나 아니면 거부당하면 아동은 혼란을 겪게 된다. 십자형의 대칭은 자신이 느끼고 있는 자아 정체성의 혼란이나 자신에 대한 모순을 의미하거나 편집증적 행동을 암시하기도 한다.
사각형의 그림은 아동자신의 환경이 현실을 설정하거나 유지하지 못한 데서 오는 신체상이나 자아상의 위축을 의미하거나 또는 무서운 외부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주는 장벽으로 울타리로 간주될 수잇는 자기보호의 욕구를 나타내려는 심리의 상징으로 해석된다. 또한 훨씬 나이가 들은 아동이 이런 상징을 고집한다면 성적인 관심에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암시해준다.
함묵아의 그림에 동심원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자폐증적 또는 어머니의 보호에 의존하고자 하는 심리를 표현하는 것이며, 팔을 그리지 않더가 작게 그리므로써 사교적 행동을 꺼리고 잇음을 나타내고 있다. 수동적이고 자기억제가 강한 아동의 그림에서도 팔을 검은색으로 칠하여 팔장끼듯이 그리거나 손을 작게 그리고 있다.
폭력을 사용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난 아동의 그림에서는 부모에 대한 반항과 원망으로서 팔이나 손 그리고 다리나 발목 등을 생략한 그림이 나타내고 있다. 가출하는 아동의 그림은 머리를 생략하거나 손, 발이 없는 그림을 그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자신의 무기력함과 안정감의 결여를 나타내는 심리적 투사라고 해석한다. 그들이 주로 사용하는 색은 검은색, 파랑색, 자주색이다. 또한 부자간에 갈등이 많은 등교거부아동의 수목화는 나무와 가지 그리고 잎들이 전체적으로 비뚤어져 있는 그림의 특성을 제시하고, 대인관계에 실패하고 등교를 하지 않은 불안신경증 증세를 앓고 있는 아동의 수목화는 나무의 몸통이 길고, 나무가지의 수와 잎을 작게 그린 그림을 특징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신질환의 아동은 색을 1~3색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상이나 묘사에서 주관적인 소극적 표현이 많고, 어떤 형태를 계속 반복해 그리는 현상이 있다.
5. 위축증이 심한 아동
자신감이 부족하므로 미술활동 단계를 세분하여 자신감을 심어준다. 처음엔 짚은 색의 물감을 사용하고, 흰색 종이보다는 크림색이 눈의 피로나 흥분성을 예방한다. 이들에게는 큰 종이에 큰 붓으로 그리게하여 요기를 주고 핑거페인팅이나 칠판에 분필로 그리고, 땅바닥에 그리기 등이 유용하다. 찰흙으로 만들기, 꼴라쥬, 비품 채색하기, 신발에 물감묻혀 찍기 등도 이들에게는 좋은 활동이며, 치료방법이다.
Ⅲ. 미술치료의 적용
1. 미술매체의 중요성
미술교육자와 치료사들은 다양한 매체들을 사용할 수 있다. 치료시간의 구성 및 다른 요소들에 따라서 그 매체는 목적에 부합되도록 선택한다. 미술과제는 자유연상이나 가족 혹은 집단간의 의사소통의 매개체이므로, 파스텔이나 크레용, 붓 등의 비교적 간편한 매체가 적절할 것이다. 장애인이나 유아, 노인 등에게는 쉽게 제작할 수 있는 도구들을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매체의 선택에서 두가지 중요한 고려점은 촉진과 통제이다. 아동의 자발성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작업공간과 아울러 다양한 색상과 충분한 크기의 종이와 점토 등이 제공되어야 한다. 너무 많은 양의 도구는 사람을 질리게 할 수 있다. 이 점에서는 아동에 따라 서로 다르므로 교사는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쉽게 찢어지는 신문지나 잘 부서지는 분필과 같은 좌절을 유발시키는 재료들은 지양되어야 한다.
낱낱으로 된 매체가 그렇지 않은 매체보다는 다루기가 용이하다. 연필은 조작하기에 보다 쉽지만, 물감이나 점토는 조작에 있어서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 물감을 마구 칠하는 것과 같은 행동은 심하게 억압되어 있는 아동에게 활기를 불어 넣을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아주 겁에 질리게 할 수도 있다. 때때로 미술 매체를 바꿔 주는 것이 타성에 빠져 있는 아동들을 촉진시켜 줄 수 있다. 미술매체들의 특성에 따라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느냐를 고려하여 선택해야 한다.
예컨대, 아동이 과도한 언어화를 나타낼 경우에는 매체에 대한 위협을 느낀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언어화의 결핍이 심한 경우는 꼴라쥬나 물체에 대한 심상을 언어화하고 글씨로 적는 방법도 사용한다. 수채화와 묽은 점토 등은 구체적인 형성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아동이 과도한 운동적 요소를 보일 경우에는 시각적 표현보다는 암석이나 나무 플라스틱과 같은 통제적인 자료가 유용하다.
미술매체의 특성
2. 행동적·인지적·발달적 미술치료 접근 모형의 활용
행동주의적 접근은 행동치료기법을 미술치료와 교육에 실제로 적용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신역동적 관점과 행동주의적 관점이 상호상반되는 이론으로 널리 알려져 왔으나, 사실상 우리는 아동의 특성에 따라 행동치료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두 치료가 강화를 이용하는 점이나, 전이현상의 의존, 통찰의 적용 등 유사점이 많기 때문이다.
행동주의적 미술모형은 발달장애아동(예컨대, 정신지체아, 정서장애아 등)이나 행동문제를 지닌 성인에게 유용하다고 한다. 특히, 이 모형에서 실제로 유용한 기법은 「실체적 행동형성법」이다. 이 기법은 미술치료기법과 행동치료원
리를 결합한 것이며, 교육적 조치도 포함되어 치료교육의 의미가 크다. 그외에도 촉구, 정적 강화, 모델링 등도 유용하다.
인지적 접근은, 인지가 외부세계의 자극을 조절하는 수단이며, 인지는 언어와 관련이 있고, 인지와 언어는 미술의 상징성과 관련이 있다는 기본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또한 인지는 창의성과 분리될 수 없으며 생각을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중요한 매체로서 미술을 사용하는 것이 유용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미술을 통해서 인지나 창조적 기능을 사정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인지나 창조적 기능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Piaget와 Inhelder(1967)의 연구를 통해 우리는 인지발달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언어를 통해 발달된 개념들은 미술형태를 통해 비언어적으로 발달될 수 있을 것이며 이들 개념에 대한 이해는 스케치나 채색화, 조소와 같은 미술작품의 형태에서 추론되어 질 수 있다. Silver(1983)의 연구에서 보듯이 그림을 통해서 공간개념이나 계열적 순서, 부류 등의 개념을 사정할 수 있으며, 특히 신경학적 손상(학습장애 등)의 진단은 매우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색채의 농담(유채색+흰색)을 혼합해 가면서 계열성개념을 개발하거나 관찰화를 통한 공간개념의 개발, 찰흙으로 모양꾸미기를 통한 공간, 순서, 부류의 개념을 발달시킨다면 이것을 인지적 미술치료 기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발달적 미술활동접근은 아동의 발달과업에 맞추어 각 발달단계에 따라 미술활동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어떤 유아는 생활연령은 6세이나 0~2세(감각운동기)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감각운동기에 있는 아동의 경우는 미술매체에 있어서 비정형매체(모래, 물, 밀가루 등)들이 중심을 이루게 될 것이고, 자기와 타인, 사물의 애착과 분화를 촉진시키기(점토활동 등), 긍정적인 감각정향과 단순한 운동도식을 습득하기(때리기, 흔들기 등), 인과관계를 발견하기(색조합활동 등)등을 치료의 목표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조작기(2~7세)의 경우는, 폭넓은 미술매체가 요구되며, 자율성증진, 감정표현과 분화의 촉진, 감각분화의 발달, 상징화 능력발달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3. 미술을 통한 심리의 이해
미술치료에서는 심리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미술작품에 의한 심리진단 도구가 개발된 것도 있으나, 치료과정에서 한 인간을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라는 입장에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진단의 기법으로는 자유화법, 과제화법, 상상화 그리기, 나무그림검사, HTP(HTP-R, KHTP등), 인물화 검사(DAP), 가족화 또는 동적가족화(KFD), 동물가족화, 동그라미 중심 가족화 (FCCD와 PSCD), 학교생활화(KSD), 풍경구성법, 협동화법, 난화게임법, 공간도식에 의한 분석법 등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4. 미술을 통한 심리치료 기법
심리치료를 위한 미술활동은 매우 다양하다. 이를테면, 테두리기법, 출발용지(Starter Sheet), 난화이야기법, 꼴라쥬기법, 역할교환법, 색채 선택법, 갈겨그리기법, 그림완성법, 이미지 묘화법, 감정챠트 만들기, 과거·현재·미래 나타내기법, 생활선 그리기, 그림대화법, 집단 만다라 그리기, 벽화 그리기, 삼자관계 그리기, 자기집 평면도 그리기, 상호의존역할 놀이법, 나의 부모·나의 자녀 그리기, 핑거페인팅(Finger Painting), 소조 활동법 등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가족화, 풍경구성법 등은 진단과 치료에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예언적 동적가족화, 난화기법, 난화+꼴라쥬기법, 만화그리기 대화법, 상동적 표현을 제거하기 위한 난화그리기법등 응용할 수 있는 기법들이 많다.
5. 미술표현의 발달과 치료
아동들의 미술활동은 하나의 놀이이다. 유아기때 부터 행동적·인지적·발달적 측면에서 지도할 필요가 있다. 그리기의 경우에는 선·원 그리기(2세), 색칠하기(3세), 도형 그리기(3세 6개월), 사물의 형태, 움직임 그리기(4세), 본대로 그리기(5세), 즐거웠던 일 그리기(5세), 이야기 듣고 그리기 등이 중요한 활동이다. 점토활동의 경우에는, 만지기(2세), 종, 막대, 널빤지 모양 만들기(2세 6개월), 나뭇잎, 꽃 만들기(3세), 동물 만들기(4세), 탈 것, 집 만들기(5세), 종이 공작활동의 경우에는 종이 붙이기(3세), 오리기, 빈상자 꾸미기(3세), 종이판화(3세 6개월), 종이 접기(4세) 등의 활동을 통해 정상발잘을 촉진한다.
6. 자아긍정감을 증진하기 위한 미술치료
장애인은 신체개념이나 신체 심상, 자아개념 등에 문제를 지니고 있다. 자아긍정감을 높이기 위한 미술활동에는 그림완성법, 손도장·발도장 찍기, 조소활동, 동그라미 기법, 씨앗으로 얼굴 만들기, 가면 만들기, 신체 본뜨기, 손 본뜨기, 인체 퍼즐게임, 거울보고 자기 그리기 등을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또한 자화상·자소상 만들기, 상징물 제작, 은유적 초상화, 나의 광고, 인생 꼴라쥬, 정서표현하기, 소망 등을 집단활동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다.
7. 대인관계와 커뮤니케이션 등의 기능을 높이기 위한 미술치료
가족이나 소집단, 부부등 팀을 구성하여 집단역동에 목표를 두고 미술활동을 통한 심리상담이나 치료는 매우 효과적이다. 가족화 그리기나 협동화 그리기(집단 나누기, 비언어적 활동, 언어적 활동), 부모·자녀 그리기 및 서로 수정해 주기, 재료교환 작업, 선물주고 받기, 집단 데칼코마니, 그림대화(만화) 등을 통해서 상호작용 기능을 높일 수 있다.
위의 활동은 장애아 가족의 심리상담이나 치료에 유효하며 그들의 가족체계 진단이나 개선, 커뮤니케이션 기능 강화, 가족인식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출처] 미술치료의 실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