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부풀다 기자명 박선해 기자 입력 2022.12.29 16:51 수정 2022.12.29 17:07 댓글 0
7月 최우수작
전영귀
지구 한 켠 벅차오르는 이 소리 들리나요? 이슬이 체온을 말리는 동안 서둘러 어둠의 끝자락을 채에 걸러야겠습니다 막 돋은 햇살을 이스트로 쓸까 해요 해가 불쑥 솟기 전에 우주를 빚는 일이 시급하군요 화덕은 이미 은하수 건널 채비를 끝냈으므로 빈틈이란 영악해서 어디든 뿌릴 내려 웃자라려 하지만, 그럴수록 영롱한 별들로 속을 꽉꽉 채워야 해요 여명 한 조각 들여놓고 살짝 졸아도 좋겠어요 돈을 버는 일이 궁한 사람에겐 그저 졸음 겨운 일이므로 꾸벅거리는 동안 총총히 오늘이 움트고 갓 녹은 버터 향이 푸른 문을 열어젖힙니다 달달한 나의 아침을 함께 마셔요! 미래를 한껏 부풀리는 여기는 청년 지원 가게 <우주빵집>입니다
2022년 김해일보 신춘문예
영예의 전체대상 당선작은
<우주, 부풀다>의 전영귀 시인이다.
아름다운 현실의 꿈과 희망을 갖는 청년들이 사랑하고 사랑받는 시대가 어느 날 보이지 않은 과거가 되었다. 청년들에 <꿈과 희망>은 생존 지속형 삶의 영위가 되어야 하는데도 10명 중 고작 4명 정도만 취업을 한다는 현실에 실의에 빠진 많은 청년들이 방황하고 있다. 저성장 시대일수록 고용이 가장 불안정한 세대가 20대라 한다. 전세금을 마련 못해 결혼을 꺼리는가 하면 아예 비혼을 선언하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 처한 청년들이 멀리 있지 않았다.
한 집 건너, 또는 우리 모두의 집안 조카 몇몇도 그 부류에 든다. 미래가 불투명으로 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더욱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고 흙수저 자녀들이 우울감에 영혼을 놓을 때 정책적 혜택으로 자립해 나가는 청년 가게를 접하면서 시인은 한 편의 시로나마 감사와 격려와 응원을 보태고 싶었음이 시의 정서에서 충분하다.
현실적으로 청년 애로의 시사성으로 접근하여 무엇으로라도 위로가 되고 싶음이 역력한 시인의 감성을 끌어 낸 점과 시적 표현의 참신성에서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 되었다. 현실적 정서를 잘 표현한 작품은 세상의 위로다.
-총 심사평: 박선해 시평가 남명문학 회장
심사위원: 허남철 한국문인협회 김해지부장 평론 칼럼리스트
전체 대상 우주, 부풀다 / 전영귀(7월 최우수작)
당선 소감문 -나만의 템포로 / 전영귀
구름의 말을 기다림의 시로 필사했습니다. 밤마다 폭설은 숲을 먹어치우고 어둠은 나의 은유를 삼켰습니다. 그 겨울 내내 나만의 템포로 행간 속에서 바장였지요.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시는 잠깐 비쳤습니다. 그 아침 직유처럼 햇볕이 당도했을 때, 내 귀는 시를 들었습니다. 어쩌면 나를 지우는 작업이 시가 아닐런지요. 부재와 냉소를 지우고, 색채와 향기를 지우는 일 말입니다. 나는 늘 진실에 복무하고 싶었습니다. 대상의 심연을 치고 들어가 함께 살고 싶었습니다.
긴장의 끈이 느슨할 때 즈음, 방하착 선물처럼 당선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순간 기쁨보다 두려움이 앞섭니다. 나의 발걸음은 빠르지 않습니다. 그저 시의 행간 속에 오래도록 머물겠습니다. 언어의 골목을 꾸준히 살피겠습니다. 갑자기 구월에 들은 뻐꾸기 소리가 그립습니다. 겨울 흰 눈 속에서 이팝꽃이 피는 것을 봅니다. 주저앉거나 일어서거나, 또 다른 발칙한 모습으로 태어나야겠지요. 시의 자양분이 되어주신 텃밭시학과 문학의 뜻을 함께하는 문우들, 늘 따뜻하게 격려해 준 가족들, 그리고 부족한 시를 수상의 영광에 올려주신 심사위원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전영귀 시인님!
영예로운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문운이 창성하시길 기원합니다.~^^
정보차장님 감사합니다!
지방신문이라 쑥스럽습니다만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알고 정진하겠습니다
~^^*
전영귀 시인님, 신춘문예 당선을 축하합니다.
새해에도 문운이 왕성하길 기원합니다.
축하글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새해에도 따뜻하고 위로 되는 글쓰기에 게을리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