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하고 향심을 향해 웃자마자, 악! 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신우를 노려보는 선웅.
향심이 살포시 내려놓은 모과차를 기분 좋게 바라보며,
나긋하게 ‘고맙습니다’ 라는 멘트와 꽃 미소를 날리자마자,
바로 맞은편에 앉아 있던 신우의 구둣발이 선웅의 정강이를 퍽 걷어찬다.
그리고는 괜히 능청을 부리며 휘파람을 부는 시늉과 함께 ‘죽어볼래?’ 하는 눈빛으로 선웅을 노려보는 신우.
그런 그 둘을 번갈아 보며 ‘저것들이 언간생심.’ 하고 혜성이 픽- 비웃음을 흘렸고,
동완과 민우는 멧돼지 고기로 부른 배를 만족스럽게 쓸며 환하게 웃고 있는,
참으로 산만하고 제 각각인 풍경 속에,
정혁이 다들 주목하라는 듯 탁자를 탁탁- 두드린다.
“자, 이제 다들 주목. 회의 시작 한다.”
마지막으로 사부와 준희 앞에 찻잔을 내려놓고, 향심이 조용히 뒤쪽으로 물러난다.
어느 새 대식구가 된 인원들이 모두 모여 회의실 탁자에 길게 둘러 앉아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자, 이게 우리가 침투할 마라진 호의 내부다.”
하고 정혁이 마당에서 주어온 얇은 나무 꼬챙이 끝으로 벽면에 붙은 커다란 종이를 두어 번 탁탁 친다.
벽면에는 준희가 기억을 되짚어 그려낸 대강의 설계도면이 붙어 있었다.
전체적인 겉모양과, 배의 면적과 높이 등의 수치들을 한쪽 구석에 적어 놓고,
출입구와 통로, 비상계단, 상부의 고위관직들이 머무는 객실, 마라진 호 인물들과의 접선 장소,
그리고 엄청난 양의 현물들이 보관된 보관창고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었다.
설계도면과 문정혁, 그리고 그 안에 모인 사람들과 풍경. 그 모든 것들은 어찌 보면 퍽 이질적이었다.
아직은 서투른 아이의 글씨와 까만 크레파스의 느낌.
삐뚤빼뚤하고 거친 크레파스의 질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그림은 ‘동물원 소풍’이나 ‘놀이터 풍경’이 아니라,
대 접전이 이루어질 마라진호의 내부를 펼쳐놓고 있었다.
그것을 하나하나 짚고 있는 정혁의 손에 들린 것도 그럴싸한 포인터가 아닌,
그저 마당에 아무렇게나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를 주어온 것 이었다.
엉성함과 치밀함, 무모함과 대범함, 노련함과 엉뚱함이 뒤섞인 이질적인 풍경,
하지만 퍽 음양사단스러운 그 풍경 속에 모두들 어느새 진지한 눈빛으로 정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선박 내부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딱 세 곳이다. 여기, 고위직 인물들과 경호원들이 드나드는 vip용 입구,
그리고 그 밑으로 음양사단 단원들이 드나드는 입구, 그리고 여타 선박의 운항과 창고관리에 관련된
허드렛일을 하는 잡부들이 드나드는 이 쪽 구석의 작은 입구.”
그렇게 정혁이 마지막으로 말한 도면의 한쪽을 나뭇가지 끝으로 의미 있게 톡톡 친다.
그런 정혁의 행동을 놓치지 않고 민우가 묻는다.
“아무래도 접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마지막 입구겠지? 상대적으로 경비가 허술할 테니까.”
그 말에 준이 반기를 들며 고개를 젓는다.
“아마 거긴 더 삼엄할 겁니다. 이미 제가 외부용역 업자들 쪽을 있는 대로 휘젓고 나왔으니,
그들도 생각이 있는 한, 한 번 당한 걸 두 번을 당할 리 없죠.”
그 말에 이번엔 충재가 뭔가 떠오른 듯 초롱초롱한 눈으로 그런다.
“우리 아예… 다른 배를 타고 접근 하는 건 어때?
마지막 입구도 침투가 불가능 하다면 우린 뭍에서 접근 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거잖아?
뭍이 안 되면 물로 나가서, 아예 바다 위에서 접근 하는 건?”
그 말에 이번엔 선호가 무리라는 듯 고개를 가로 젓는다.
“그건 시간도 너무 촉박하고, 더 위험해.
당장 배는 어디서 구해? 누구한테 빌려. 그만한 돈은 또 어디서 구하구..”
그러자 동완이 맞다며 맞장구친다.
“선호 말이 맞아. 더더군다나 그놈들이 두 눈 멀쩡히 뜨고 우리가 접근하도록 내버려 둘리도 없어.
성질나서 침몰이라도 시키면 우린 바다 한가운데서 생매장 당하는 거야.”
“음...”
이 때, 오가는 말들을 가만히 듣고 있던 정혁이 문득 설과 향심을 본다.
“여자들은 안 들어가나? 나름 대단한 접선이고, 음양사단이 마라진 쪽을 접대하는 입장인데
어떤 식으로든 술과 여자들을 대접할거야. 설이랑 향심씨가 한 번 위장을 해서…”
“안 돼!”
“아, 깜짝이야!”
순간, 정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혜성과 신우, 그리고 선웅이 동시에 ‘안 돼!’ 하고 버럭 고함을 지른다.
셋 다 급 정색을 하며 정혁을 매섭게 노려본다.
‘어디서 지금 누구한테 뭘 시킨다는 거야.’ 하고 신우가 주먹을 움켜쥐고,
‘리더라는 게 고작 그 따위 저질스러운 접근법 밖에 안 떠오르니?’ 하고 혜성이 노발대발이고,
‘여리신 분께 너무 모진 임무입니다.’ 하고 선웅이 쐐기를 박는다.
그 때, 갑자기 구석에서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웃음소리라기보다는 피식- 코웃음 치는 듯한 소리에 일원들은 일제히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테이블 가장 끝에 앉아 한과를 오물오물 먹고 있던 준희가
문득 고개를 들어 모두의 시선을 담담하게 마주한다.
“너 지금 웃었니?”
혜성의 -나름 다정하게 말해도 어딘가 쏘아붙이는 듯한- 물음에 준희가 흠- 하고 입을 꾹 다문 채 한숨을 쉰다.
고단하다는 표정과 조금 답답하다는 눈빛으로.
“지루해서요.”
“뭐가.”
“지금 회의라고 하고 있는 게..좀.. 지루하고 그러네요.”
“얘 봐라.”
우리의 혜성씨, 슬슬 기가 차기 시작했다.
“그리고… 진부해요.”
“......”
“아저씨들 접근방식이요.”
그러면서 준희가 폴짝 의자에서 내려와 정혁 앞으로 걸어 나간다.
그리고는 자신이 그려놓은 선박의 설계도에서 세 곳의 입구를
차례차례 그 작은 손가락으로 집어 낸 뒤 일행들을 휙 둘러본다.
“우리가 이 중 들어갈 수 없는 문은 없어요.
마음만 먹으면 우리는 어디로든, 어떻게든 들어갈 수 있어요.”
“......”
준희의 자신만만한 말에 일행들은 무슨 뜻인가 싶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아이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어느새 슥 팔짱을 낀 혜성 역시, 설피 입가에 웃음을 건 듯한 묘한 얼굴로 준희를 보고 있다.
마치 애기가 얼마나 까부나 보겠다는 듯한 고까움이 깔린 미소로.
“적진은 둘인데 왜 하나 밖에 보지 못 보는 거예요?”
“......?”
“적은 둘이예요. 정확히 말해서 진정한 적은 마라진 쪽이지, 음양사단이 아니 예요. 한 때는…”
준희의 시선이 준과 선웅에게 닿는다.
“우리의 가족이었고, 형제였으니까.”
“......”
아이의 그 차분한 눈빛에 괜스레 숙연한 기분이 들어 준과 선웅의 표정이 가라앉는다.
“한 마디로, 음양사단을 뚫기 위해 기를 쓰지 말고, 마라진 쪽의 틈새로 흘러가잔 얘기다.
우리 꼬마박사님 말씀은.”
가만히 듣고 있던 혜성이 드디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곤 기특하다는 듯 아이의 머리를 슥 쓰다듬고는 예의 그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눈빛으로
탁자에 둘러앉은 일원들을 빙 둘러본다.
“아직 내 말 안 끝‥”
“떽. 거기까지. 애기야. 원래 이런 잘난 척은 형아 주특기거든?
일단 한 번 형아 지껄이는 거 들어보구 첨삭을 달어. 오케이?”
하고 혜성이 준희를 향해 씨익 웃어보이곤, 정혁을 힐끗 보자,
정혁이 ‘여부가 있겠습니까. 하는 얼굴로 얼른 두 손 위에 공손히 올린 나뭇가지를 혜성에게 내민다.
늘 그렇듯 거만한 손놀림으로 나뭇가지를 집어 들어 탁- 소리 나게 설계도의 한 곳을 가리킨다.
마라진호의 금괴와 음양사단의 보급들이 보관될 창고다.
“마라진호에서 음양사단에 지급하기로 한 금괴는 정확히 20피트 컨테이너 스물 두동이야.
그에 반해 음양사단에서 마라진호에 지급할 물량은 40피트 컨테이너 단 한 대 뿐이지.
하지만 그 단 한 대의 컨테이너 안엔 음양사단의 모든 역사와 우리가 목숨을 걸고 지키고 구해낸
지금까지의 모든 것들이‥ 전부 담긴 채, 마라진 놈들에게 팔려가는 거지.
그들 계획대로 순탄하게 거래가 성사되면 마라진 호는 단 한 대의 40피트 컨테이너를
항구에 내려 놈과 동시에 그것과 일본으로 사라질 거야.”
“잠깐. 그럼 배는? 마라진호까지 음양사단쪽에 넘겨준단 말야? 자신들의 배를?!”
잠자코 듣고 있던 민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납득할 수 없다는 듯 묻는다.
그 말에 준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가로젓는다.
“마라진호는 음양사단과 마라진쪽이 공동으로 작업했어요.
지하실에 설계도면을 빼내러 갔을 때 인부들이 자신의 소장이 선박 설계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직접 말 했구요. 굳이 마라진쪽의 소유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스으읍... 그러고 보니..
그 때부터 쭉 이상했던 게, 왜 이름을 ‘마라진호’로 지었을까 였거든요.
호칭이라는 거.. 그거 은근히 예민한 문제잖아요.
‘한일전’이냐 ‘일한전’이냐.. 한국하고 일본 축구 시합할 때 묘한 자존심 싸움처럼..
그런데 그렇게 순순히 음양사단 쪽에서 ‘마라진호’ 라고 이름을 내어준 게 좀 이상하긴 했어요.
워낙 경황이 없어서 깊이 파보진 못했지만.”
준의 말에 혜성이 묘한 웃음으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애초의 모든 계획이 마라진 쪽의 계략대로 흘려가고 있는 거야.
필요이상의 엄청난 댓가를 눈앞에 들이밀면, 마음이 조급해 어느새 상대방에게
시종처럼 굽실거리고 원하는 요구조건을 모두 승낙하게 되거든.
마라진 쪽에서 약속을 했다더군.
음양사단쪽에 자신들의 선박까지 넘겨주고, 우리의 보급만 지닌 채 자신들은 일본으로 돌아가겠다고.
그 엄청난 금괴에 선박까지 통째로 넘겨준다는데, 어차피 자신들의 손에 들어온 다음에
어떻게 바꿔 부르던 상관없을 터, 음양사단 쪽에서 굳이 딴지를 걸 이유가 없었겠지.”
동완이 뭔가 꺼림칙하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돼. 마라진 쪽에서 그렇게 까지 큰 대가를 치룰 이유가 없어.
이미 어머어마한 금괴만으로도 대가는 차고 넘쳐.
거기다 자신들의 배까지 통째로 쥐어주고 몸만 떠나겠다? ..뭔가 이상해.
그건 자선사업이라고 해도 못 믿을 정도의.. 거래가 아니라 거의... 적선이라고.”
동완의 말에 정혁이 생각에 잠긴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농부가 제 밭을 가는 소는 절대 팔지 않는 법이지.
선주가 배를 버리는 건, 풍랑 앞에 죽음을 피할 때뿐이야.
그 어떤 주인도 터전을 남에게 넘겨주는 법은 없어.”
그런 정혁의 시선을 가만히 응시하던 민우가 낮은 목소리로 읊조린다.
“‥함정이군.”
“그래, 맞아. 이건 함정이야. 음양사단은 지금 재물에 눈이 멀었어.
헷가닥 돌아도 한참 돌았지. 마라진 쪽의 뻔히 보이는 계략도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 할 만큼 말이야.
왜 굳이 접선 장소를 마라진호로 삼았겠어?
배의 탑승인원 비율은 마라진호 쪽 인원이 70% 음양사단쪽이 30% 정도야.
수적으로 당연히 마라진 쪽이 우월하지. 어쨌든 지금은 그들이 선주니까.”
잠자코 듣고 있던 선웅의 꾹 쥔 주먹이 탁자 위에서 부들부들 떨렸다.
“그렇다면... 거래가 성사 된 후, 마라진 쪽에서 음양사단을 포위하고 접전이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승부는 이미 난 거나 다름없겠군요. 애초부터 거래 따윈 없었던 건가...
얄팍한 속임수를 이용한 약탈만 있을 뿐.
그놈들은 애초부터 우리의 보급을 빼앗고, 배 위에서.. 우리의 요원들을 모두 없앨 ...심사로군요.”
“......”
선웅의 분함과 분노가 가득한 목소리. 누구보다도 헌신적으로,
그리고 최후까지 음양사단의 일원으로 살아온 그의 분노에 공간엔 숙연한 정적이 흘렀다.
“윗대가리들의 욕심에 생때같은 아랫사람들이 바다 위에 뿌려질 판이라는 거지. 그러니까.”
그렇게 말하며 혜성이 준희의 머리를 다시 한 번 쓱 쓰다듬는다.
“이번 작전의 진짜 목적은 ‘음양사단의 척결’이 아니라, ‘음양사단의 구원’ 이다.
마라진 그 쪽바리 놈들의 간악한 계략에서 우리 생때같은 어린 양들을 구해내는 게
이번 작전의 목표라는 거지. 우리의 진짜 적군은 마라진 놈들. .............이라는 걸 깨우치게 해서
우리보러 음양사단을 구해 내라...는 게 사부의 최후의 모략이었던 거... 맞죠?”
그러면서 혜성이 사부를 향해 씨익 웃는다.
사부는 말없이 찻잔을 입가에 가져가신다.
그리곤 늘 똑같은 그 여유로운, 그리고 약간은 기특함이 실린 눈빛으로 혜성을 보신다.
“계속 이어 보거라.”
“뭐, 그러죠. 그리하여, 이 몸이 세운 계획은 대략 이렇다.”
그러면서 혜성이 슥- 아우르는 눈빛으로 일원들을 둘러본다.
순간, 그 긴장된 분위기를 읽은 모두가 일제히 날카로운 눈빛으로 혜성을 바라본다.
“난 정공법보단 꼼수를 좋아해. 이왕이면 정정당당이니 정면승부니 그딴 것보다
뒷통수 치고, 약 올리고, 혈압 빡빡 올리는 게 더 재밌지.
뭐, 우리 애들 스타일 자체가 워낙 정공법이니 그런 거랑 안 어울리기도 하고.
일단 닥치면 덤비고 보는 편이니까. 어쨌든, 제 첫 번째 계획은.”
혜성이 쥔 나뭇가지 끝이 다시 한 번 창고 그림에 닿는다.
“제 첫 번째 계획은, …침투다. 바로 여기. 음양사단이 넘겨주려는 40피트 컨테이너 안.
우리가 먼저 이곳을 급습 해, 안의 있는 우리의 보급들을 빼돌리고 난 뒤에,
우리 일원들이 이 안에 숨어있다, 두 집단이 거래를 시작하는 순간 짠! 하고 적진 한 가운데 나타나는 거지.
그 정도는 되야 혈압이 빡빡 오르고 약이 올라 죽을 심사가 될 테니까.”
가만히 듣고 있던 정혁이 고개를 끄덕이곤, 차분하지만 날카로운 눈이 되어 혜성을 본다.
“침투라‥ 그 외 역할 분담은 어떻게 나눴지?”
“총 세 파트로. 전방 침투조. 그리고 중간 기습조, 마지막으로 후방 전담조.
왜 우리 예전에 교린지구 처들어갈 때 조 나누었던 거 기억하지? 그 비슷한 분위기로.”
그렇게 말하곤 혜성이 이번엔 나뭇가지를 다시 정혁에게 내민다.
그 다음은 네 차례라는 듯, 정혁은 말없이 그것을 넘겨받으며 씨익 웃는다.
말하지 않아도 이렇게 서로 간의 신뢰와 각자의 역할은 늘 공존된다.
“좋아, 여기서부터 인원 배치는 내가 결정하겠다.
들었다시피 최초 침투 조는 나, 그리고 동완이 신우형이 맡는다.
침투조가 마라진호에 성공리에 입실하게 되면
그 다음으로, 중간 기습조로는 민우, 성운군, 그리고 준이 네가 맡아. 당연히 통솔은 민우 네가 해주고.”
민우가 알았다는 듯 짧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거 절대 신혜성이 지랄 할까봐 괜히 하는 말이 아니라,
가장 중요하고, 가장 신중해야 하는 거라 맡기는 거다.
마무리 후방 수습 조는 혜성이 네가 좌 충재 우 선호 애기들 데리고 맡아줬음 좋겠다.”
“‥그래, 알았다.”
“저...정말?”
“그래.”
웬일로 혜성이 순순히 그러마 하고 대답한다.
다른 일원들에 비해 연약한(?) 몸이신지라 늘 후방을 맞기에,
은연중에 멤버들이 자신을 베려하고 있다는 낯간지러운 고마움과
-알다시피- 특유의 꽁기꽁기 한 자존심으로 한바탕 ‘랄지랄지’ 신공을 뽐낼 줄 알았던 그가
이번만은 사안이 사안인지라 그런지 그저 조용히 넘어간다.
“사부랑 우리 준희군은 노약자와 어린이를 대표해
숙소에서 안전하게 지내시며 꾸준한 통신연락으로 작전 수정 등에 코치 좀 해주셨으면 하구요,
그리고… 향심씨랑 설이씨는.”
“자, 일단 조 편성과 역할분담이 끝났으니 세부회의는 좀 쉬었다 오후에 다시 하도록 하고,
각자 훈련하던 곳으로 해산 합시다.”
하고 정혁이 손바닥을 탁탁 친다.
‘오늘 왜 저렇게 말을 잘 해?’ ‘어색하다. 꼭 리더 같잖아.’ ‘정혁이 원래 리더잖아.’ 하며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서 웅성웅성 거린다.
모처럼의 언어구사력과 회의 진행력을 보이는 정혁이 (근 십년만인가) 말끔하게 회의를 끝내자
다들 오히려 어색한 모양이다. 그렇게 다들 회의실을 빠져나가기 위해 자리를 파할 즘,
“이유가 뭡니까.”
........?
굳은 듯 그 자리에 앉아 미동도 없던 설이 큰 소리로 묻는다.
설의 목소리에 일행들은 일순 행동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본다.
설의 눈동자는 흔들림 없이 정혁을 똑바로 향하고 있었다.
“무시하시는 겁니까.”
“갑자기 무슨 얘긴지..”
정혁이 연유를 모르겠다는 듯 되묻고, 그녀는 자리에서 슥- 일어서 옆에 찬 목검의 손잡이를 꾹 움켜쥔다.
갑작스런 그녀의 어딘가 단단히 성이 난 듯한, 위협적인 행동에 이유를 몰라 정혁의 미간이 슬쩍 좁혀진다.
“여자라서 무시하시는 거냐 묻는 겁니다.”
“......”
“저는 저 분처럼 곱고 귀하게 자란 사람이 아닙니다.
작전 나가는 동료들의 밥이나 해주려고 십여 년이 넘게 수련을 해온 게 아니란 말씀입니다.”
“아...”
그제야 정혁은 무슨 알인지 알겠다는 듯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물론 그게 아니었다.
일부러 자존심을 건드리려거나 무시하려는 심사에서 뱉은 말이 아니라,
늘 그렇듯, 노인(사부)과 아이(준희)와 여자(향심과 설)는 보호해야 하고 보호 받아 마땅한 존재라
생각해왔기 때문에 나온 언행이었다. 그런데 그 배려가 그녀의 심기를 건드린 모양이었다.
늘 사내들에게 둘러싸여 살았기에 여자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때에 따라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정혁은 알지 못 했다.
“음음..”
그것은 다른 일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해야 하냐며 SOS를 청하는 듯한 정혁의 시선에
다들 얼른 시선을 피하며 딴청을 피운다. 여자, 특히 거친 여자 다를 줄 모르는 건 피차 마찬가지다.
탁…!
순간 정혁의 눈앞으로 무언가가 휙‥! 날아든다.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눈앞으로 날아든 것을 휙- 잡아채자, 그것은 설이 차고 있던 목검이다.
“…나오십시오.”
그렇게 제 목검을 휙 정혁에게 던지곤, 설은 다짜고짜 ‘나와’ 하고 성큼성큼 회의실 밖으로 나간다.
‘맞짱 뜨자는 건가?’, ‘우리 아까 저 아가씨랑 성운이랑 대련하는 거 봤는데.. 넌 이제 죽었다.’
‘이거 문정혁 몇 년 만에 다이다이 뜨는 거냐? 그것도 어린 아가씨랑?’ 이건 걱정을 하는 건지 놀리는 건지
왠지 신나하며 정혁의 식구들이 제일 먼저 우르르 마당으로 뛰어 나간다.
정혁이 손에 들린 목검을 보다 난감한 듯 사부를 보았고,
사부는 인자하게 웃으시며 정혁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시더니,
‘준희야, 가서 네 모자 좀 가져 오너라. 모처럼 구경거리니 누가 이길지 내기 한 번 해보자꾸나.’ 하고
이길 사람한테 각자 돈을 걸란다. 또 식구들 신이 나서 ‘문정혁한테 오백!’, ‘설이양한테 만원!’ 하고 난리다.
“하아… 뭣놈의 식구들이…”
…저 모양인지.
*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합니까.”
달 밝은 밤, 들판과 산허리를 가득 메운 초목들이 바람에 훅훅- 풀잎 스러지는 소리를 내며
스산함과 고요함을 더했다. 산사에서 미미하게 퍼져 나오는 불빛 속에 흐릿한 음영처럼
정혁과 설이 마주 섰다. 여전히 난감한 얼굴의 정혁과 비장하기까지 한 설의 눈빛.
그리고 어느새 그 주변에 둘러 앉아 호기심 있게 바라보는 가족들.
“생각보다 아주 위험한 업무입니다. 설이씨의 안전을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구요.”
정혁이 다시 한 번 차분하게 말한다. 오해하지 말라는 듯.
“제가 그 쪽을 이기면‥ 그 결정이 번복 될 수 있는 건가요?”
설이 다시 한 번 집요하게 묻는다.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
“제가 이기면, 저 역시 전방 침투조에 투입 시켜 주십시오.”
“말했다 시피, 위험합니다. 그건 불가합니다.”
“그 쪽이 저를 이기면, 그 말씀을 순순히 따르지요.”
“아, 나 진짜…”
어느새 결투의 조건은 성립 되었다.
“야, 문정혁! 넌 이겨두 본전인거 알지? 적당히 해라. 여자분 다치게 하지 말구!”
하고 신우가 뒤에서 빽- 소리친다. 성(性)대결이라는 것은 어디에서나 흥밋거리인 모양이다.
정작 당사자인 정혁은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는 듯 마뜩찮은 얼굴이다.
그렇게 난감한 듯 고개를 푹 숙였다 막 들어 올리는데,
탁‥!
“아, 깜짝이야.”
일순, 몸을 날린 설의 목검이 그대로 정혁의 얼굴 정중앙으로 날아들었고,
미처 자세를 잡지 못 했던 정혁이, 얼굴로 날아드는 목검 날을 순간 손으로 움켜쥐었다.
칼날이 코끝에 닿을 듯 말듯 맹렬히 달려드는 그 기세를 손으로 움켜쥐자, 그 힘이 어찌나 대단한지
손 안에 날이 닿은 부분이 욱신욱신 아려왔다.
그리고 코앞으로 들이닥친 분기탱천한 설의 눈동자가 정혁의 눈 안 가득 담긴다.
정혁은 씨익 웃었다. 일단 그 패기 충만한 그녀의 '젊은' 눈동자가 마음에 들었다.
“몇 살…이예요, 정확히? 성운군과 같은 또랜가?”
하고 만난 이래 처음으로 정혁이 그녀에 관해 물었다.
그리곤 다른 손에 들고 있던 검으로 설의 목검을 직각으로 마찰시켜 위로 긁어내듯
칼끝을 하늘로 뻗어 뿌리쳐 낸다.
“스물 셋입니다. 향심씨와 같죠.”
정혁의 여유롭지만 위협적인 칼놀림에 뒤로 두어 걸음 뒷걸음질 치던 설이 자세를 다잡으며 대답한다.
“아… 설이란 이름은 본래 이름인가? 누가 지은 겁니까?”
“어머니께서 지어주셨다 합니다.”
순간, 다시 한 번 설의 칼끝이 하늘 높이 쳐들어졌다 정혁의 미간 가운데로 내려치려는 걸
처음보다 여유롭게 막아내며 정혁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구나…”
“진짜 궁금하신 게 뭡니까.”
하고 설이 수상쩍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묻는다.
“아니 그냥, …사부와 무슨 관곈가 해서.”
“하‥”
기가 차다는 듯 짧게 숨을 내쉬곤, 득달같이 달려오는 설.
칼날을 뒤로 빼내 정혁의 복부로 그대로 찔러오는 그녀의 동작을 슬쩍 옆으로 몸을 틀어, 칼의 손날 끝으로
그녀의 손목을 순간 쳐 내린다. 짧지만 순간적으로 시큰하게 퍼지는 고통에 그녀가 칼을 놓칠 뻔 했으나
정신을 가다듬으며 손아귀에 더욱 힘을 주었다.
“우리는 그냥 암암리에.. 아가씨가 사부의 딸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소만…”
“하하‥”
이번엔 설이 소리 내 웃는다. 기가 차다는 듯, 턱 끝으로 뚝뚝 땀을 흘리면서도 고른 치열을 드러내며
처음으로 소리 내 웃는다. 아주 기가 막히다는 듯이.
“이 산사를 지으신 분이 내 아버집니다.”
“그럼 그분은 지금 어디 계십니까.”
“돌아가셨어요.”
“......”
다시 한 번 정혁의 목 끝으로 설이 칼을 깊숙이 찔러오자,
상체를 부드럽게 뒤로 젖혔다 옆으로 휙 몸을 꺾어 순간에 반동으로 몸을 일으킨 정혁이
칼날을 눕혀 칼의 옆면으로 설의 복부를 가볍게 밀어내듯 탁‥ 쳐 낸다.
그 충격에 설이 두어걸음 뒷걸음질 쳤다.
“사부가 여자를 제자로 들인 적이 없었으니 우리는 숨겨둔 따님인가 했지‥”
하고 씨익 웃는 정혁의 말에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설이 비호처럼 다시 달려든다.
“더 이상 내 부모와 사부를 욕되게 하지 마세요. 아버진 평생‥ 죽을 때 까지 집을 짓던 분이에요.
마지막으로 사부께 이곳을 헌정하고 돌아가셨단 말입니다.”
“그럼 어머닌?”
“나를 낳자마자‥, 입으로 싸우십니까?!”
자신의 맹렬한 공격에도 슬렁슬렁 큰 움직임도 없이, 간단하게 공격을 피해내며
슬쩍슬쩍 호구조사를 하듯 자신의 내막을 물어오는 정혁이 얄미운 듯 설의 언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정혁은, 칼을 들지 않은 다른 손은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았다.
설이에겐 이 필사적인 싸움이, 정혁에겐 그리 대수롭지 않은, 마치 일원 하나를 뽑는
면접처럼 여유롭게 이어지고 있었다. 그것이 분해 설은 더 맹렬한 기세로 달려들어
좀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른 기세로 수없이 칼을 휘둘렀으나,
정혁은 느긋하게 탁탁- 몸에 닿기 직전에 칼 끝만 쳐낸다.
"슬슬 지루해지네.. 제일 잘 하는 건만 해서 그런가? 아님, 공격패턴이 이것 뿐입니까."
그리곤 정혁의 눈빛에 처음으로 진지함과 매서움이 깃든다.
척- 땅을 디디는 두 발과 무릎이 처음으로 '진격의 기세'를 보였고,
그 대로 앞으로 서너걸음 빠르게 움직인 정혁이 칼 끝을 옆으로 세워
설의 허리로 맹렬히 파고들자, 가까스로 몸을 옆으로 돌려 그것을 피해낸
설이가 순간 정혁에게 등을 보인다.
"설이양.."
나지막히 그녀의 이름을 부르던 정혁이 그대로 등 뒤에서 팔을 뻗어
끌어 안 듯 설의 어깨를 감싸 쥔다. 갑작스런 정혁의 행동에 설이 얼어
그대로 빳빳하게 굳어있자, 정혁이 대충 시늉하는 식으로 설의 목으로 칼 끝을 가져갔다 뗀다.
"내가 진짜 적이고, 이게 진짜 칼이었으면 지금 결론 난 거 알죠?"
"......"
설이 분한 듯 입을 꾹 다물었고, 정혁의 행동에 뒤에선 음양사단 일원들의
환호와 야유가 뒤섞여 생 난리다.
"멋있다! 문정혁! 터프하다! 우리 리더 오빠!"
하고 동완이 제자리에서 소녀떼처럼 콩콩 뛰었고,
"어린 아가씨를 뭘 그렇게 꽉 끌어안는 거야! 짜식.. 멋있어, 박력있구나!"
하고 신우가 짝짝짝! 박수까지 쳐댄다.
"정혁이 형은 참 묘해, 느린듯 하면서도 늘 정확하니까. 그치, 충재야?"
"......"
"......?"
다른 일행들 모두 웃거나 농담을 던지는 사이, 딱 한 사람만.
엄지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표정이 심상치 않다.
처음 대련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선호 곁에 찰싹 붙어
선호와 팔짱을 꼭 끼고 열렬하게 정혁을 응원하던... 충재가,
어느새 선호에게서 몸이 떨어져 멀찍이 혼자 서서는
저 혼자 슥 팔짱을 끼고 그 대련을 슬쩍 미간을 찌푸린 채 보고 있다.
정혁이 어느새 팔을 풀고, 설이 몸을 돌려 둘이 마주 서 있다.
정혁이 씨익 웃으며 손을 내밀었고, 설이 얼떨결에 그 손을 맞잡자
정혁이 설렁설렁 흔들며 악수를 한다.
"갑자기 왜 악수 하는지 안 물어요?"
"......"
"합격."
"......?"
"좋아요. 전방 침투조에 들어와요. 그 베짱과 패기에 반했어요."
"정말...입니까?"
“그럼 비싼 밥 먹고 허튼 소리 하겠습니까.
대련을 좀 독하게 했던 건 이해해요.
딱 봐도 내가 한참 큰 오빠인데 어린 아가씨한테 지면 면목이 있겠습니까.
우리 애들 기 쎈 거 알잖아요."
그러자 그녀가 피식 웃는다.
"뭐야, 쟤들.. 손은 왜 잡어?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안 들리잖아."
"손 잡고 막 수줍게 웃고, ...이건 뭐 사랑이 꽃피는 나문데?"
"정혁이 제가.. 은근히 여자 꼬시는 뭐가 있어.."
"솔직히 반반하잖아. 좀 똘아이 같은 구석이 중독성도 있고."
거의 동네 처녀총각 바람나는 현장을 잡은 동네 수다쟁이 아주머니들처럼,
혜성과 신우, 동완과 민우가 쑥덕쑥덕 자기들이 더 신이 났다.
"...어? 들어가게? 같이 가, 충재야!"
그 때, 갑자기 휙 몸을 돌려 혼자 저벅저벅 산사쪽으로 걸어가는 충재를 향해
선호가 걸음을 옮기며 그런다. 선호의 말에 휙 뒤를 돌아본 충재가, 뭔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아니라며 고개를 젓는다.
"아냐. 넌 형들하고 천천히 와.. 그냥 지금 좀.. 혼자 가고 싶어."
"어? 어... 그래, 그럼.."
그러면서 선호가 어색하게 웃었다.
그리고 충재는 등을 돌려 다시 성큼성큼 걷는다.
등 뒤로는 여전히, 정혁과 설이 손을 맞잡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고,
다른 일행들은 왜 갑자기 액션영화 찍다 로맨스로 넘어가냐며 놀리느라 신이 났다.
"......"
그러다 이내 우뚝, 충재가 걸음을 멈추고 이상하다는 듯 제 왼쪽 가슴에 손을 가져다 댄다.
언제였지..? 언젠가 이 비슷한 느낌이 있었는데.
신우형이 처음 선호를 납치하려고 했던 그 날 밤, 그 골목에서였나..
선호가 오직 동완이 형만을 끌어안고 울던 걸 봤을 때 였던가..
그 때... 나는 보지 못 하고 동완이 형만 보이는 선호 때문에..
가슴이 너무 아파.. 눈물이 났었는데...
* 소장본 신청자 분들 중에 제 메일로 신청서 아직 안보내주신 분들이 계세요.
공지 확인하시고 메일로 신청서 기한 안에 보내주세요!
(7월 9일 김혜정님 / 7월 16일 남아영님 / 7월 26일 이진주님)
* 다들 잘 지내셨삼?
하... 나는 몇날 몇일을 공들인 일이 있었는데....결국... 일명 '나가리'가 나고...
며칠 피로와 상심 누적으로 좀 비실비실 했어요 ㅠ_ㅠ
그래도 기운 내야죠? 인생인 길잖소!!! 아하하하하!!!!
* 그런데... 우리 충삼씨는 또 왜 케이블에서 그런 거 찍고 난리?
아니 왜 들 이렇게 돌아가면서.....ㅠ_ㅠ
자꾸 이러면 소설 쓸 때 캐릭터 몰입하기 매우 힘들어진다긔!!!
그러니 내가 만날 소설 쓸 때 최소한 3년전, 보통 5ㅡ6년 전의
신화 모습을 떠올리며 소설을 쓰지 않습니꽈?
그러니 다들 상큼하게 분발하자구요!! (..뭘? 니 소설이나 분발해.)
요즘... 샤이니...? 그 애기들 너무 귀엽고 그렇더라 -/////////-
그 도토리 뚜껑 쓴 친구가 -막 제 딴엔 격렬, 내 눈엔 캐깜찍하게-
중간 반주 때 춤을 막 추면서 '이몬 너무 예뻐~' 하고 내 귀엔 자동 수정 되서 들린다구요..
복습하면서 읽어내려오다가 밑에 제 이름이 있어서 깜짝 놀랬네요 ㅋㅋㅋㅋㅋ
릭진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진이 질투하는구나~
사랑이 꽃피는 신.음♥ 히히힛 충재야 불타올라라! 저돌적인 너의 모습을 보여다오오오.... 이히히히히 아.. 너무 음흉해지고 있어요..
진이도 이제 사랑이 시작되는 건가요?! ㅋㅋㅋ 리다의 매력에 홀라당 빠져보아요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랑 이다! 핡
도토리뚜껑...ㅋㅋ
충재오빠 그건 질투라는 건가..? 잘봤습니다!!
어멈머 충재 오빠 질투중??호호호홓
뭔가 진도가 빠지는군요~ 씐나라>_< ㅋㅋㅋ
드디어 진이가ㅜㅜㅜㅜ ㅋㅋㅋㅋ 여기 커플은 정말ㅠㅠㅠ 뭔가 시끌벅적한 이 분위기가 참 좋네요ㅎㅎ 다음은 진지한 분위기겠지요ㅠㅠㅠ 어떤 일이 있을지ㅠㅠ
ㅋㅋㅋㅋㅋㅋ귀여운충재오빠
이히히히ㅣ?질투당ㅎㅎㅎ
충재가질투릉하나바여ㅠㅠ 귀엽당....ㅋㅋㅋㅋㅋ
다들 한 인물 하시는 분들이죠~ 충재오빠가 질투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건가요??ㅋㅋ
엉?설이는 그 사진읽는 할아부지 딸이라고 그러지 않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