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여호수아 24장 15절, 사사기 17장 6절, 신명기 6장 5절
주님을 섬기고 싶지 않거든, 조상들이 강 저쪽의 메소포타미아에서 섬기던 신들이든지, 아니면 당신들이 살고 있는 땅 아모리 사람들의 신들이든지, 당신들이 어떤 신들을 섬길 것인지를 오늘 선택하십시오. 나와 나의 집안은 주님을 섬길 것입니다." <여호수아 24장 15절, 새번역>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뜻에 맞는 대로 하였다. <사사기 17장 6절, 새번역>
당신들은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사랑하십시오. <신명기 6장 5절, 새번역>
여호수아의 유언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은 꼭 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다시금 가슴 속에 새기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호수아가 이렇게 길고 긴 유언을 한 것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유언의 마무리에 등장하는 여호수아의 말이 너무도 충격적이기 때문입니다. 방금 전까지 오직 주님만을 섬기라고 계속해서 권면했던 여호수아는 이렇게 그의 말을 마무리합니다.
주님을 섬기고 싶지 않거든, 조상들이 강 저쪽의 메소포타미아에서 섬기던 신들이든지, 아니면 당신들이 살고 있는 땅 아모리 사람들의 신들이든지, 당신들이 어떤 신들을 섬길 것인지를 오늘 선택하십시오. 나와 나의 집안은 주님을 섬길 것입니다." <여호수아 24장 15절, 새번역>
많은 이들이 이 구절을 묵상하면서 소위 '은혜의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구절을 저는 여호수아의 '비겁한 행동'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여호수아에게 보내는 아쉬운 편지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끝까지 주님을 섬겨야 한다고 마무리 지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선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모세처럼 끝까지 주님만을 붙들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해도 하나님만을 섬기지 못했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선택을 하라고 합니다. 민주적입니까? 이스라엘 백성을 존중해 주고 있는 듯 보이십니까? 강요가 아니라 선택이기에 더 멋진 결정처럼 보이십니까?
물론 여호수아도 가나안에 정착하고 땅을 분배한 후 각 지파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런 말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기존 가나안의 모든 것들을 전멸시켰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그러지 못했기에 조금씩 물들어가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여러가지로 후회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더 강력하게 요구했어야 합니다. 더욱 더 강력하게 '거룩'을 요청해야 했습니다. 세상이 변해간다고 세상에 맞추는 존재가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언제든 세상을 이기고, 세상 위에 서는 존재가 그리스도인입니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요한복음 16장 33절, 개역개정>
사랑하고 존경하고 축복하는 JC세대 중년의 그리스도인 여러분, 혹시나 여러분들도 오늘 여호수아와 같은 입장에 서 계신 것은 아닙니까?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믿음'이 '선택'이라고 자녀들이나 가족들을 권면하거나,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세상을 이기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려는 노력보다 선택에 의해 '자기가 편한 임의대로' 살아가라고 은연중에라도 말하고 계신 것은 아닙니까? 정말 목숨 걸고 지켜온 신앙을 내 자녀들도 목숨을 걸고 지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까? 주일을 선택하고 있습니까? 말씀을 선택하고 계십니까? 기도를 선택하고 계십니까? 예배를 선택하고 계십니까? 마지막으로 여쭙습니다. 하나님을 선택하고 계시진 않습니까?
여호수아의 이 선택을 듣게 된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의 마음을 들킨 것처럼 깜짝 놀랐던 것 같습니다.
백성들이 대답하였다. "주님을 저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기는 일은 우리가 절대로 하지 않겠습니다. <여호수아 24장 16절, 새번역>
그런데 여호수아는 이런 백성들의 고백을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주님을 섬기지 못할 것입니다. 그분은 거룩하신 하나님이시며,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당신들의 허물과 죄를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당신들이 주님을 저버리고 이방 신들을 섬기면, 그는 당신들에게 대항하여 돌아서서, 재앙을 내리시고, 당신들에게 좋게 대하신 뒤에라도 당신들을 멸망시키시고 말 것입니다." <여호수아 24장 19~20절, 새번역>
이렇게 걱정하고 있다면 왜 더 강력하게 말하지 못했을 것일까요? 우유부단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지쳤던 것일까요? 놀란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금 여호수아 앞에서 하나님을 향한 충성을 맹세합니다.
그러자 백성들이 여호수아에게 말하였다. "아닙니다. 우리는 주님만을 섬기겠습니다." <여호수아 24장 21절, 새번역>
그러자 여호수아는 애써 그들의 말을 믿어주며 자신들의 말의 증인이 스스로가 될 것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권면하게 됩니다. 이렇게 권면할 거면서 왜 '선택'을 이야기했는지...그 선택에 대한 여호수아의 유언이 앞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의 자유의지를 계속해서 자극하게 될 것입니다.
여호수아가 또 말하였다. "그러면 이제 당신들 가운데 있는 이방 신들을 내버리고, 마음을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바치십시오." <여호수아 24장 23절, 새번역>
백성들은 벌써 3번째 똑같은 대답을 합니다. 왜 이렇게 베드로가 생각나는지요? 세 번 부인한 베드로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의 대답이 왜 그렇게 보이는지요! 그것은 아마도 곧 예수님을 버리는 베드로처럼, 이스라엘 백성도 곧 하나님을 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호수아는 백성들과 언약을 세우고, 그들이 지킬 율례와 법도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말씀을 하나님의 율법책에 기록하고, 큰 돌을 가져다가 주님의 성소 곁에 있는 상수리나무 아래에 두고 모든 백성에게 이렇게 선포합니다.
모든 백성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돌이 우리에게 증거가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모든 말씀을 이 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여러분의 하나님을 모른다고 할 때에, 이 돌이 여러분이 하나님을 배반하지 못하게 하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여호수아 24장 27절, 새번역>
그렇게 유언이 끝나고, 모든 백성들은 제각기 유산으로 받은 땅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여호수아도 이 것을 끝으로 목숨을 다하게 됩니다. 여호수아의 유언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오래도록 남아 있을까요?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만을 섬기며 살아갈까요? 그런데 여호수아 24장의 나머지 기록은 그런 우리의 기대를 빨리 깨려고 하듯, 여호수아의 '선택'에 대한 유언이 잘못 적용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듯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여호수아의 생전에 줄곧 주님을 섬겼고, 여호수아가 죽은 뒤에도 주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베푸신 모든 일을 아는 장로들이 살아 있는 날 동안에는 주님을 섬겼다. <여호수아 24장 31절, 새번역>
분명히 긍정문인데, 부정문처럼 읽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제 이스라엘에게 베푸신 모든 일을 아는 장로들은 죽을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주님을 섬기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떠나는 것을 선택하게 될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그리고 곧 그들을 대표하는 한 구절이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뜻에 맞는 대로 하였다. <사사기 17장 6절, 새번역>
사랑하고 존경하고 축복하는 동역자 여러분, 오늘 저는 여호수아에게 아쉬운 마음이 깊게 남습니다. 저 '선택'에 대한 유언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나와 내 가족만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이 변하지 않고 하나님만을 섬기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욱 더 강력하게 요구해야 합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오직 예수,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만을 섬겨야 합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갈 사람이 없다. <요한복음 14장 6절, 새번역>
이 예수 밖에는, 다른 아무에게도 구원은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주신 이름 가운데 우리가 의지하여 구원을 얻어야 할 이름은, 하늘 아래에 이 이름 밖에 다른 이름이 없습니다." <사도행전 4장 12절, 새번역>
그래서 여호수아의 유언은 모세의 유언에 비하여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믿음의 사람을 설명하는 곳에서도 여호수아의 이름을 찾아볼 수는 없었던 것 아닐까요? 끝까지 믿음을 지키라고 강력하게 선포해야 했던 지도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게 너무도 아쉽습니다.
모세처럼 이렇게 외쳤어야 했습니다.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들으십시오. 주님은 우리의 하나님이시요, 주님은 오직 한 분뿐이십니다. <신명기 6장 4절, 새번역>
그리고 나오는 너무도 중요한 말씀을 마지막으로 나누고 싶습니다.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당신들은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사랑하십시오. <신명기 6장 5절, 새번역>
믿음의 방식에는 여러가지 '선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번역의 성경을 읽을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택'의 영역에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에 대해서는 '선택'이 있을 수 없습니다. 강요라고 느껴질만큼 일방통행입니다. 하나님을 반드시 선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선택은 없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고 하더라도 '선택'의 영역에 들어가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해야 할 행동은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사랑하는 것, 그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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