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에 미치다 1/10
『니가 날 잊을수 있을것 같아...?
천만에... 넌 날 잊지 못해...
절대... 못 잊을껄...?
잊는 다면...
내가 용서 하지 않을 테니까...』
" 아악!!!!!!"
머리가 아파 온다...
제길... 또 그놈의 환청 이야...
성훈이 이마에 손을 대며 침대 에서 일어 난다.
물먹은 솜처럼 몸이 무겁다.
터덜 터덜 부엌 으로 걸어가 커다란 냉장고의 문을 연다.
냉장고 문쪽에 놓여진 보리차병을 들어 입을 대고 마신다.
입으로 흘러 들어 가는 보리차 보다...
입술 옆으로 흘러 내리는 보리차의 양이 더 많은듯 하다.
『네가 나 없이...
정상 적인 생활을 해...?
내가 없는 데도...
너는... 침대 에서 일어나 부엌 으로 걸어가...
냉장고 에서 보리차를 꺼내 마시지...
늘 똑같은 일상...
내가 없는데... 넌 왜... 변한게 없는 거야...!!!!!
왜!!!!!』
『쨍그랑!!!!』
성훈의 손에 들려 있던 보리차병이...
성훈의 힘에 의해 바닥 으로 내동 댕이 쳐진다.
바닥에 흩뿌려 지는 유리 파편...
" 제발 날 좀 내버려둬!!!!!"
성훈이 머리를 감싸며 바닥에 주저 앉는다.
덜덜 떨리는 성훈의 몸...
너무나 선명한 환청...
이젠 싫어...
성훈의 숨이 가빠 진다...
날... 벗어 나게 해줘...
이렇게 해서... 날 괴롭 히는 이유가 뭐야...
날 괴롭 혀서 얻는게 뭐냐구!!!!!
* * *
" 환청을 들었 다구...?"
" 응..."
지용이 걱정 스럽 다는 듯이 성훈의 머리를 쓰다 듬는다.
아까 전화 목소리 보다 많이 나아 졌다.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집에 와 달라는 성훈...
도둑 이라도 든줄 알고 급하게 달려 왔는데
집안 에는 깨진 물병과 거실 한쪽 구석에 쪼그려 앉아 떨고 있는 성훈 뿐이 였다.
성훈이 듣는 다는 환청...
그게 무엇 일까...
" 지용아... 난 늘 들어...
그 목소리를..."
" 무슨 목소리...?"
" 형이... 죽은 뒤부터...
계속... 난 듣고 있어...
형의 목소리를...
밤이나... 낮이나...
늘 내 곁을 맴돌아..."
성훈의 입술이 떨린다...
젖어 버린 속눈썹...
지용이 천천히 성훈을 품에 안는다.
" 괜찮아...
몸이 피곤 해서 그런 걸꺼야...
자고 나면 나아 지겠지..."
지용이 성훈을 침대에 눕힌다.
아직도 멍한 성훈의 눈동자...
천천히... 이슬이 맺힌다...
" 지용아...형은... 내게...
...........
......................
...............................
...................................."
* * *
" 형... 그만 하자..."
성훈의 말에도 불구 하고
지원의 입술은 성훈의 하얀 가슴 에서 벗어 나질 못하고 있다.
" 그만 하자 니까..."
" 너 요즘 왜 이래...?"
성훈이 지원을 밀쳐 내자 지원이 그제 서야 몸을 떼며 성훈을 바라 본다.
" 뭘...?"
" 딴놈 생겼냐?"
" 뭐?"
성훈이 옷을 걸쳐 입으며 지원을 바라 본다.
이불을 허리 까지 두른 지원이 테이블 위에 놓인 담배를 입에 물며
라이타로 불을 붙인다.
" 너랑 나랑 한지 며칠 이나 될줄 알아?"
" 뭘?"
" SEX 말야!"
" 형!"
" 나 말고 또 어디서 좋은놈 구했나 보지?"
" 그런식 으로 말하지 마!"
성훈이 지원을 노려 본다.
그에 만만치 않게 성훈을 보는 지원...
노려 보는 것은 아니 였지만...
꽤 날카 롭게 느껴 진다.
회색의 담배 연기가 천정 으로 올라 간다.
연기가 지나간 자리는... 지원의 메마른 눈빛 으로 채워 진다.
" 너 말야..."
" 형은....내 몸만 사랑 하나봐...?"
" 뭐...?"
" 강성훈을 사랑 하는 거야 아니면 강성훈의 몸만 사랑 하는 거야?!
둘중 어느 거야?!
당연히 강성훈의 몸이 겠지!"
" 말이면 단줄 알아?!!!!!"
『쫘아악!!!!!』
지원의 손바닥에 휘둘린 성훈이 멀리 바닥에 주저 앉는다.
붉게 부어 오른 성훈의 뺨...
" 말 함부로 하지마..."
" 니가 뭐야!!!!"
성훈의 부어 오른 뺨위로 눈물이 스치고 지나 간다.
그렁 그렁 차오른 성훈의 눈물...
" 니가 뭔데 날 때려!!!!!
니가 내 부모야?!!!!!
니가 뭔데 날 때리 는데....."
성훈이 고함을 치며 고개를 숙인다...
수없이 담배를 빨아 들이던 지원이 성훈 에게 다가 간다.
" 강성훈..."
" ......."
지원이 성훈의 턱을 잡아 올린다.
입술을 꼬옥 깨물며 고개를 돌리는 성훈.
그런 성훈의 턱을 다시 잡아 돌려 자신을 쳐다 보게 한다.
" 그거 아냐...?"
" ........"
" 말없이 조신 하게 있는 강성훈 보다...
가끔 이렇게 앙탈 부리는 강성훈이...
더 미치도록 사랑 스러 운거..."
담배 연기를 머금은 지원의 입술이
눈물이 담긴 성훈의 입술에 닿는다.
성훈의 입안 으로... 회색의 담배 연기가 찬다...
지원의 손이... 성훈의 머리속으로 파고 든다.
형은... 언제나 그랬어...
나랑 싸워도...
그 지독한 키스로 싸움을 무마 시켰어...
근데 더 웃긴건...
그걸... 즐기고 있었던 나였어...
싸우고 난 다음에 해 줬던...
담배의 키스가...
난 참 좋았 거든...
마치 마약 같이...
헤어 날수 없게 했거든...
--by blond--
사랑에 미치다 2/10
" 형~ 우리 영화 보자~"
" 싫어..."
" 치... 그럼 왜 나온 거야?"
" 니가 나오 자고 그랬 잖아..."
지원이 무표정 으로 계속 운전에만 신경 쓴다.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쓴듯한 까만 썬글 라스...
입에 물려 있는 담배...
" 담배 좀 끌수 없어?"
" 담배를 끊으 라구...?
훗...
차라리 너를 끊겠다..."
" 뭐...?"
아무렇 지도 않게 지원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말...
나보다... 그까짓 담배가... 더 중요 하단 말이야...?
내가... 형한테 그정도 의미 밖에 안됐어...?
" 차 세워..."
" 뭐?"
" 차 세우 라구!!!"
" 닥치고 얌전히 있어..."
여전히 무표정한 지원...
입에 물린 담배 에서 재들이 스르르 떨어 진다.
형한테... 내가 담뱃재 만도 못하다 이거지...?
성훈이 입술을 질끈 깨물며 차 문을 열려고 한다.
" 무슨 짓이야!!!!"
지원의 목소리와 함께 차가 도로 한쪽에 급정거를 한다.
차문을 열려고 하던 성훈의 손이 지원의 손에 잡혀 있다.
" 놔..."
" 너 죽을 려고 작정 했어?!!!!"
지원의 고함 소리가 차안에 가득 찬다.
얄밉게 지원의 입에 물려 있던 담배는 어디 갔는지 찾아 볼수 없다.
지원을 노려 보는 성훈의 눈동자...
원망이 가득 담긴...
너를 증오 하는...
나의 눈빛...
" 나 혼자 죽을 테니까 내버려 둬!!!!"
" 제기랄... 아직도 어린애 구만..."
지원이 차 한쪽 구석에 있는 담배를 꺼내 라이터로 불을 붙이며 입에 문다.
다시 성훈의 눈동자를 흐리는 회색 연기...
" 담배 빼..."
" 훗... 명령 하는 거야...?"
지원이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며 성훈을 바라 본다.
약이 오른 듯한 성훈의 눈동자.
" 그래... 명령 이야..."
" 니가 뭔데...?"
" 은지원 애인 으로서 하는 명령 이야..."
" 훗... 난 남의 명령 따윈 안 들어..."
" 그래...? 그럼 이렇게 하면 되겠네..."
" ......."
" 끝내... 그럼 되지...?"
성훈이 차 문을 연다.
" 강성훈!"
" 담배를 선택 하려면 그대로 가고...
나를 조금 이라도 생각 해서 담배를 끊을수 있다면... 따라와..."
성훈이 차 밖으로 나간다.
화가 난듯한 걸음 걸이로 아스 팔트 위를 걸어 간다.
아직도 담배를 입에 문 지원이 핸들 위에 팔을 얹으며
가만히 성훈을 바라 본다.
" 제길...
끊으면 되잖아..."
운전석 창밖 으로 던져 지는 담배...
곧 차에 시동이 걸린다.
부드 럽게 달리던 차가 성훈의 옆으로 선다.
" 야!
끊었 으니까 타!"
지원의 고함 소리와 함께 고집 스럽게 굳어 있던 성훈의 표정이 조심 스럽게 풀린다.
" 정말 이야...?"
" 그래!
안 타면 나 먼저 간다!"
" 알았어~"
성훈이 환한 표정을 하며 보조석에 올라 탄다.
싱글 벙글한 성훈의 표정과 대조 되게 굳어 있는 지원의 표정...
" 여우 같은 자식..."
* * *
" 저 사내 녀석이 니 애인 이란 말이냐?!!!!!"
은회장이 노한 눈길로 지원과 성훈을 번갈아 본다.
그 옆에 서서 멍한 눈길로 둘을 번갈아 보는 지원의 어머니...
" 그렇 습니다..."
" 지원이 니가 지금 이 애비를 놀리는 게냐...?"
" 마음에 드시는 대로 생각 하십 시요...
그렇 지만... 성훈 이와 제가 연인 이라는건 변치 않는 사실 이니 까요..."
굳어 있는 표정의 지원과... 옆에서 조금씩 떨고 있는 성훈...
성훈이 고개를 푹 숙인다.
이럴줄 예상 하고 있었다...
지원은... 평범한 사람이 아닌... 대기업 회장의 아들...
어렸을 때부터 고아원 에서 자라온 자신 과는 다름 사람...
허락 받을... 반대할 부모도 없는 자신과는... 확실히 틀린 사람...
" 이 애비가 고혈압 인건 알고 있겠지...?"
" 알고 있습 니다..."
" 그런 데도!
지금 내 앞에서 그렇게 당당 하게 말하는 거냐!"
은회장이 자리 에서 일어 난다.
노한 듯한... 표정...
그의 날카 로운 눈빛은... 지원의 눈빛과 무척 이나 닮아 있다.
그 날카 로운 눈빛이... 성훈 에게 꽂힌다.
" 성훈아... 넌 나가 있어..."
" 뭐?"
지원이 옆에 꿇어 앉은 성훈 에게 고갯짓을 한다.
" 나가 있어... 아니... 집에 가 있어...!"
" 지원형..."
" 가라면 가...!"
지원의 양미간이 찌푸려 지자
성훈이 무릎을 피며 일어 난다.
잠시... 은회장 에서 허리를 숙여 인사 하며...
현관문 밖으로 나간다.
" 아버지..."
" ......."
" 저희를... 받아 달라는 얘기는 하지 않겠 습니다.
은씨 가문에 해가 된다 는걸 알고 있으니 까요...
단지... 소개 시키고 싶었을 뿐입 니다...
아버지 아들 은지원이 누굴 사랑 하는지...
알려 드리고 싶었 습니다..."
" 이 놈이...!"
" 보셨 으니까 아셨 겠죠...
저 이렇 습니다... 남자를... 윽...!!!!!"
거칠게 휘둘 러진 길다란 골프채에 맞은 지원이 바닥 으로 주저 앉는다.
바닥에 앉아 숨을 몰아 쉬는 지원...
이렇게 될줄... 알고 있었어...
기대 따윈... 하지 말았 어야 했어...
내겐... 무의미 한걸...
" 남자를 사랑해?!!!!
세상의 반이 여자야!!!!"
" 성훈인... 하나 입니다..."
" 이 놈이!!!!!"
지원의 몸위로 쏟아 지는 고통들...
피할수 없는... 내게 주어진... 책임...
맞아 서라도... 갖고 싶었습 니다...
맞아 죽더 라도... 밝히고 싶었 습니다...
이 세상에... 제 사랑을 꺼내 놓고 싶었 습니다...
* * *
베란다 앞을 서성 이며 성훈이 창밖을 내려다 본다.
5층 높이의 아파트 창문 으로 바람이 밀려 들어 온다.
형은... 왜 안 오는 걸까...?
더운 바람이 성훈의 머리칼을 흐트려 놓는다.
『딩동~딩동~』
조용한 집안에 인터폰 소리가 울려 퍼진다.
순간 환해 지는 성훈의 표정...
" 형이야?!"
단숨에 현관 으로 뛰어 나간 성훈이 현관문을 연다.
열린 문틈 으로 보이는 지원의 모습...
두 눈이 풀려 있다...
" 형..."
" 비켜!"
거칠게 현관문을 활짝 열며 지원이 집안 으로 들어 온다.
뭔가 이상해...
성훈이 집안 으로 들어 오는 지원을 바라 본다.
절뚝 거리는... 지원의 다리...
구두를 벗는 폼이 불안정해 보인다.
거실로 들어 서는 지원이 약간 휘청 인다.
" 형!!!!"
" 놔!!!!"
지원이 자신을 부축 하려는 성훈의 팔을 뿌리 친다.
멍한 성훈의 표정과... 쇼파에 앉는 지원의 무표정...
지원이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 본다.
" 무슨일 있었어...?"
" 알 필요 없어..."
또... 형은... 나한테 상처를 남겨...
그 무심한 말투가... 내 건조한 가슴에... 칼로 줄을 긋지...
그게... 형이야...
" 형 아버지 께서... 도저히 인정 못 하시 겠대...?"
" ......."
" 형... 말 좀 해봐..."
" 그래! 이 새끼야!
게이 아들은 절대 인정 못한다고 하시 더라!"
지원이 자리 에서 벌떡 일어 난다.
앞으로 걸어 가려다 다시 또 휘청 거린다.
" 형....!"
" 그래서 인정 않아도 된다고 했어!
언젠가 헤어질 테니 인정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어!
됐냐?!"
지원이 휘청 거리며 안방 으로 들어 간다.
성훈이 애써 마음을 진정 시키며 간신히 자리에 서 있는다.
금방 이라도 쓰러 질듯한... 아슬 아슬한 다리...
언젠가... 헤어질 테니... 인정 하지 않다고 된다고 말씀 드렸 다구...?
어떻게... 그런말을 할수 있어...?
내게... 어떻게... 그럴수 있어...?
떨리는 다리로 간신히 안방 으로 들어온 성훈이 침대에 앉는다.
이불을 어깨 까지 끌어 올리고 누워 있는 지원...
그의 표정이 굳어 있다.
까만 그의 눈밑...
그의 몸은 조금의 미동도 하지 않는다.
" 형..."
" 기분 안 좋으 니까 손대지 마..."
지원의 몸을 흔들 려던 성훈의 손이 걷어 진다.
어설 프게 허공을 맴돌던 성훈의 손이 침대 위로 올려 진다.
" 형 기분 안 좋은것 같으 니까... 나 다른방 가서 잘게..."
" ......."
" 잘자..."
" ........."
" 형..."
" ......."
" 사랑해..."
" ........"
" 불끌게..."
" ......."
성훈이 안방 불을 끄며 문을 닫고 나간다.
어둠만 남아 버린 지원의 방...
지원이 천천히 덮고 있던 이불을 걷어 낸다.
그의 다리에... 푸른색 으로 자리 잡고 있는 멍자국...
지원이 천천히 런닝을 벗는다.
쩔뚝 거리며 문쪽 으로 걸어가 불을 켠다.
벽에 걸린 거울에 등을 비춰 보니...
등에도 마찬 가지로 푸르 스름한 멍자국 들이 있다.
지원의 표정이 찌푸려 진다...
보여 줄수 없었어...
너에게... 나의 이런 모습을...
보여 준다면...분명히... 울겠지...
넌... 울고도 남아...
그리고... 언젠가 너와 헤어 진다는 그딴말...
하지 않았어...
내가 바보냐...?
내가... 왜 너와 헤어져...?
그럴 려면... 애초에... 거기 찾아 가지도 않았어...
제길 아파 죽겠네... 외제 골프체라 단단 하긴 하군...
성훈이 눈을 감는다.
편치 않은 잠자리...
항상... 형과 같이 잤는데...
혼자 자려 니까 이상 하다...
형...나...
그렇게 강하지 못해...
형한테 그런말 듣고 서도... 아파 하지 않을 정도로...
강하지 않단 말야...
이렇게 울고 있는데...
형은 나따윈 상관 없나봐...
나... 정말... 슬퍼 지려고 해...
성훈이 천천히 눈을 감으며... 잠을 청한다.
잠이 오지 않아...
형은 지금 자고 있겠지...?
성훈이 다시 눈을 뜬다.
『끼이익...』
조심 스럽게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형일까...?
형일 꺼야...
이집 에는... 형과 나밖에 없으 니까...
따뜻한 팔의 느낌이... 성훈의 허리를 감싼다.
성훈의 옆에 누운... 지원이 숨결이 귓가에 닿는다.
" 성훈아...
헤어 진다는... 그딴말... 하지 않았어...
믿지마...
내 말... 믿지마..."
지원의 목소리가... 나즈막 하게 들린다.
형이... 변명해 줬어...
내게...
변명 따윈 하지 않던...
늘 굳게 입을 다물고 있던 형이 였는데...
내게... 아니 라며 부정 했어...
성훈이 입을 꼬옥 다물며 울음 소리를 참는다.
눈물이 자꾸만 흐른다.
허리를 감은 지원의 팔이 따스 해서...
귓가에 닿는 지원의 목소리가...
너무 고마 워서...
자꾸만... 눈물이 난다...
" 성훈아..."
" ........"
성훈의 허리를 감은 지원의 팔에 힘이 들어 간다.
" 니 등 보는게... 너무 싫어...
그렇 다고 몸 돌리 지는 마...
너 몸 돌려서 나 쳐다 보면...
너 자는줄 알고 주절 댔던 내가 바보 되잖아...
그냥... 이대로 있자...
그냥... 이대로..."
지원이 성훈의 등에 얼굴을 묻는다.
지원의 숨소리가 성훈의 귀에 들린다.
가끔 한번씩 내게 보여 주는 형의 따스함이...
내 가슴을 녹여 버리 는것 같아...
형의 차거움이 싫지만... 그래도 형을 싫어 할순 없는걸...
형은 원래 그런 사람 이니까...
... 괜찮아... 이해 할수 있어...
--by blond--
사랑에 미치다 3/10
밤새... 잠을 자지 못했다...
내 등에 느껴 지는 형이 숨결...
귓가를 맴돌던 형의 목소리...
그걸 느끼 면서 자기엔... 난 너무 행복 했다.
내 티 안으로 형의 손길이 느껴 진다.
" 형..."
성훈의 배로... 가슴 으로 지원의 손이 올라 온다.
지원의 숨결이 성훈의 뒷목에 닿는다.
" 형..."
성훈의 부름 에도 지원의 손길과 입술은 성훈의 몸을 스친다.
성훈의 티가 지원의 손에 의해 벗겨 지자 성훈의 피부에 바람이 스민다.
부드 럽게 느껴 지던... 지원의 손길이... 갑작 스레 거칠어 진다.
" 윽... 형..."
성훈이 자신의 위에 있는 지원을 향해 애처 로운 표정을 짓지만
지원의 입술을 다시 성훈의 하얀 목덜미에 안착 한다.
거친 몸짓...
둘의 몸을 밀착 시키는 끈적한 느낌의 땀...
성훈이 지원의 등에 팔을 감는다.
지원의 등에 성훈의 손이 닿자 지원이 움찔 거린다.
" 윽..."
짤막한 신음 소리와 함께 지원이 고개를 숙인다.
" 제기랄..."
성훈의 옆으로 드러 누워 버리는 지원...
입술을 꼬옥 깨물며 눈을 감는 모습이 성훈의 시야에 들어 온다.
" 형... 왜그래...?
어디 아파...?"
" 시끄러..."
성훈이 지원의 허리에 팔을 감으며 지원의 옆에 붙는다.
" 저기 비켜..."
" 왜~"
" 비키 라면 비켜!"
" 형..."
성훈이 지원을 바라 본다.
또... 차거워 진거야...?
어제의 형은... 안 이랬 는데...
형은... 내가... 귀찮 나봐...
지원이 침대 에서 몸을 일으 킨다.
성훈을 보지도 않고 방문쪽을 향해 걸어 간다.
애처 로운 성훈의 눈길이... 지원의 뒤를 쫓는다...
그러다... 눈이 크게 뜨여 진다...
지원의 어깨 부분에 보이는... 시퍼런 자국...
형... 혹시... 저거 멍이야...?
" 무슨 짓이야!"
뒤에서 성훈이 지원의 팔을 잡자 지원이 신경질 적으로 소리를 친다.
지원을 올려다 보는 성훈의 눈동자...
그런 성훈의 눈길을 피하는 지원의 눈동자...
" 형... 이거 뭐야..."
" 뭘..."
" 이게 뭐냐구!"
성훈이 지원의 어깨 부분을 가리 킨다.
고개를 돌리는 지원...
" 형 아버지 한테 맞았지!
어제 맞은 거지!"
" 그만해..."
" 어제... 아파서 나한테 그렇게 대한 거야...?"
" 시끄러..."
" 왜 말하지 않았어!"
" 닥치 라고 했잖아!"
지원이 성훈을 뿌리 치며 방에서 나온다.
멍하니 자리에 서 있는 성훈...
천천히... 자리에 주저 앉는다.
" 찡찡 짜기만 해봐!"
지원이 거실 쇼파에 앉으며 소리 친다.
입술이 마르 는것 같다.
보여 주고 싶지 않았 는데...
제기랄...
쪼그 만게... 눈치는 더럽게 빠르네...
지원의 손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담배로 향한다.
지원의 손에 집힌 하얀색 담배가 지원의 입으로 향한다.
순간... 머릿속에 떠오 르는것...
담배를 끊으 라며... 소리쳐 대던... 성훈의 모습...
끊는 다고... 말했던... 자신의 모습...
그렇 지만... 피고 싶다...
메마른 입술을 담배로 라도 축이고 싶다...
지원이 담배를 보며 망설 인다...
..............담배의 가운데 부분이 잘리며 두동강 난다.........
쳇... 내가 왜 이렇게 됐지...?
" 강성훈... 옷 입어...
영화나 보러 가자..."
지원이 쇼파 에서 일어나 안방 으로 걸어 간다.
" 30분 내로 준비 안하면 영화고 뭐고 꽝이야"
지원의 건조한 목소리가 거실을 채운다.
* * * * * *
" 형... 괜찮은 거야...?"
" 뭘..."
" 맞은데 괜찮 냐구..."
" 몇대 맞았 다고 안 죽어..."
지원이 지하 주차장 으로 들어가 차를 세운다.
여전히 무표정한 지원을 보며 작게 한숨을 쉬던 성훈이
차에서 내린다.
잠깐 동안 차 안에서 내리지 않던 지원이 차에서 내리며 차 문을 잠근다.
" 또 아파...?"
" 아니... 아프진 않아..."
" 얼굴이 안 좋아..."
성훈이 걱정 스레 지원을 바라 본다.
그런 성훈의 눈길을 외면 하며 지원이 성훈의 허리에 팔을 두른다.
자신의 허리를 단단히 감은 지원의 팔에 놀란 성훈이 지원을 올려다 본다.
밖에 서는... 거의 스킨쉽을 하지 않는데...
늘 저리 좀 가라며 소리 치던 형이 였는데...
놀란 성훈의 입술에... 지원의 입술에 닿는다.
아주 잠깐... 스치듯 닿았다 떨어 지는 입술...
지원이 다시 고개를 돌리며 주차장 문쪽 으로 걷는다.
자신의 허리에 감긴 지원의 팔때 문에 성훈이 지원을 따라 걷는다.
가끔... 형을 이해 못하 겠어...
차거워 졌다가... 따뜻해 지고...
따뜻해 졌다 가도... 차거워 지는 형...
성훈이 가만히 지원을 따라 간다.
늘 무표정한 지원의 표정이... 시야에 가득 찬다.
" 형... 나 무서워..."
" 입다물고 보기나 해..."
영화를 보는 내내 성훈을 자기팔짱을 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심각 하게 영화를 보는 지원의 표정이...
건들 이면 화를 낼것 같았기 때문 이다.
스크림 이라는 공포 영화...
성훈이 생각 했던 영화는 이런 공포 영화가 아니 였다.
가슴이 따뜻해 지는 사랑 영화...
그런 영화를 보며 지원의 팔짱을 끼고 싶었다...
그런데... 지원은 공포 영화를 보며 건들 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
내가... 그렇게 많은걸 바란거 였어...?
형은... 왜... 내가 원하 는건 하지 않아...?
내가... 싫어 하는 것만 하는것 같아...
" 꺄아악!!!!!"
영화속 살인마의 등장 으로 영화관 안이 괴성 으로 가득 찬다.
성훈인 소리를 지르며 오들 오들 떨고 있다.
이럴때... 지원이 조금만 부드 러워서...
자신의 어깨를 안아 주며... 괜찮 다고 말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쓸데 없는 생각 이겠지...
형은... 늘... 차거 우니까...
성훈의 눈길은... 스크린 에서 벗어나... 옆에 앉은 지원 에게 향한다...
조금도 변함 없는 무표정 으로 스크린을 주시 하는 지원...
무서운 장면이 나올 때도... 눈썹만 찡긋 거릴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 영화나 봐..."
지원이 성훈의 눈길을 느꼈 는지 스크린을 주시 하며 말한다.
성훈을 주시 하는 눈길 따윈 없었다...
건조한 말을 할때도 스크린을 바라 보고 있다...
형은... 날... 사랑 하긴 하는 거야...?
지원 에게 큰 소리로 말하고 싶었 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
형은... 차거운 사람 이니까... 원래 그런 사람 이니까...
* * * * * *
" 형은... 날... 사랑해...?"
스파 게티를 포크로 돌돌 말며 성훈이 뭍는다.
그런 성훈의 질문에 눈도 깜짝 않고 스파 게티를 먹는 지원...
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거야...?
" 대답해 봐..."
" 아까 본 영화가 그렇게 충격적 이였냐?
갑자기 왠 헛소리야?"
지원의 말에 성훈의 포크가 접시 위로 내려 진다.
" 헛소리...?
내 말이 헛소리로 들려?"
" 그래..."
" 연인 한테... 사랑 하냐구 묻는게 헛소리야...?"
" 그런걸... 왜 묻는 건데...?"
지원의 포크도 접시 위로 내려 진다.
냅킨을 들어 자신의 입주위를 닦으며 성훈을 바라 본다.
그의 시선이... 그리 따뜻 하지 만은 않다...
" 확인 하고 싶으 니까..."
" 뭘 확인 하고 싶은데...?"
" 형의 사랑..."
" 나의 사랑...?"
" 그래..."
" 어떻게 확인 하고 싶어?
그냥 사랑 한다고 말해 주면 되는 거야...?"
" ........"
거짓 일수도 있다...
그저... 입으로 말하는 사랑은...
형이 증명해 줬으면 좋겠어...
어떻 게든...날 사랑 한다는걸 증명 해줘...
" 내가 널 사랑 한다고 1000번 말하면...
내가 널 확실히 사랑 한다고 믿을 거야...?"
" ......."
" 아니 잖아...
그러 니까 헛소리 하지마..."
지원이 다시 포크를 집는다.
" 믿을... 거야..."
지원의 포크가 멈칫 거린다.
" 형은... 나한테... 사랑 한다고 말해 주지 않으 니까...
단 한번 이라도... 사랑 한다고 말해 주면... 믿을 거야...
형은... 늘... 날 생각해 주지 않으 니까..."
성훈이 자리 에서 일어 난다.
지원을 내려다 보는 성훈의 눈빛...
사랑 한다고... 말해줘...
" 강성훈!"
시야가 뿌옇다...
도저히 스파 게티가 목으로 넘어 갈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식당 에서 나와... 도망 치듯 걷고 있다.
뒤에서 들리는 지원의 목소리 조차 상대 하고 싶지 않다.
" 야!"
커다란 목소리와 함께 성훈의 팔목이 거친 힘에 잡혀 세워 진다.
그리곤 거칠게 돌려 진다.
" 강성훈! 이게 무슨짓 이야?!"
" ......."
따뜻 하지 못한... 지원의 눈빛...
형한테는... 감정도 없어...?
나... 이렇게 울고 있는데... 어째서 그렇게 무섭게 쳐다 보는 거야...?
" 집에 가서 얘기 하자..."
지원이 성훈의 팔을 잡고 주차장 까지 끌고 온다.
두 눈에 눈물이 그렁 그렁 한채로... 지원이 하는 대로 가만히 있는 성훈...
지원에 의해 성훈이 차 안 보조석에 밀어 넣어 진다.
멍하니 앞만 바라 볼뿐...
눈물을 흘리 지도... 뭐라고 중얼 거리 지도 않는다.
차거운 얼음 조각에... 가슴을 찔려 버린 듯한 기분...
그 얼음은... 녹을줄을 모르며...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 왜 이래!"
현관문을 열자 마자 지원이 성훈을 거칠게 집안 으로 밀어 넌다.
조금의 화가 나버린 성훈이 앙칼 지게 지원을 쳐다 본다.
"으.....ㅂ.....!"
갑작 스럽게 성훈의 손목을 잡아챈 지원이 성훈을 벽에 밀어 붙인다.
등에 닿는 아픔 따윈... 느껴 질리 없었다.
성훈을 노려 보는 지원의 눈빛에... 얼어 버릴것 같았다...
아주 잠깐 이였다...
지원이... 입가에 미소를 띈 것은...
아주 잠깐 떠오른 미소는... 다시 무표정 으로 바뀌 었다....
거칠게 성훈의 입술에 지원의 입술이 닿는다.
깊게 성훈의 입술을 빨아 들이며 지원의 손이 성훈의 티를 벗겨 낸다.
늘... 항상 형은 이런 식이지...
내겐... 조금의 양해도 구하지 않고... 기분 날때 마다 해 버리는...
성훈이 어설픈 손짓 으로 지원을 밀어 내자 지원이 성훈을 바닥에 쓰러 뜨린다.
숨만 몰아 쉬는 성훈...
성훈의 어깨 위로 지원의 입술이 올라 온다.
성훈의 두 눈이 감긴다...
형을 원망 하면 서도... 도리어... 안기지 않으면 불안한 내모습...
형에게 안기면... 사랑 받는 다고... 생각 되거든...
형... 더워... 집은 너무 더워...
지원의 손이 성훈의 다리 위로 올라 올때 마다...
하얀 가슴을 스치며 목을 간지 럽힐 때마다...
그를 향한 갈증은 더욱 심해 진다...
형을 느껴 갈수록... 나는 초라해 지는것 같아...
지원의 입술이 성훈의 피부를 타고 내려 온다.
거친 손길도... 하얀 피부를 농락 한다.
끝없이 타락 해도 좋아...
그렇 지만... 나 혼자 사랑 한다 는건...
너무 가슴 아프 잖아...
가끔씩... 형도... 날 사랑 한다 는걸 보여줘...
땀에 젖은 지원의 머리칼이 성훈의 가슴에 닿는다...
천천히... 성훈이 지원의 목을 끌어 안는다...
... 형은... 내게...
끝까지 말하지 않았어...
사랑 한다는... 그 말...나는 듣지 못했어...
듣고 싶어.. 사랑 한다는 말... 내게만 허락된 말...
형이 날 안을땐...
형의 차거운 얼음 같은 마음을 갈갈이 갈아서...
내 심장에... 뿌려 놓을 뿐이야...
--by blond--
사랑에 미치다 4/10
* * * 회상...
나는... 어렸을 때부터 보통 사람 과는 다르게 지냈다...
남들은 대학에 들어가 즐겁게 지내고 있을 때지만...
나에겐 즐거움 보다 생존이 더 급했다.
18살이 되어 나온 고아원...
난 나를 버린 부모를 원망 하지 않았다...
그저... 나를 이런 인생에 던져 둔 운명을 탓했 을뿐...
난 치열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 남아야 했다.
그래서 보수가 좋다는 클럽 에서 서빙을 했다.
그냥... 서빙...
누구의 시중도 들지 않고 서빙만 하는게 나의 일이 였다.
그곳엔... 예쁘고 날씬한 여자 들이 많았 으니까...
가끔 내가 왜 이런 곳에서 일을 할까 라는 허망한 생각도 했지만...
그곳 에서는 숙식은 물론 돈까지 많이 받으니... 관둘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였다...
비가 아주 많이... 세차게 내리던 날이 였다...
여전히 서빙을 하며 억지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날 따라... 문 열리는 소리가 유난히 컸던 걸로 기억 한다...
문 열리는 소리에... 주문을 받다가... 나도 모르게 문쪽 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 문득 어느 한 남자가 보였다...
회색의 스트 라이프 정장 차림의... 매우 고급 스럽게 보이는 남자 였다.
그렇 지만 비를 많이 맞아서 인지 머리는 물론 정장 까지 젖어 있었다.
젖은 머리를 쓸어 올리며 남자는 칵테일바에 앉았다.
그렇 지만 흠뻑 젖은 남자의 뒷모습을 감상할 만큼 나는 한가 하지 못했다.
손님이 차츰 늘어 나며 나의 발걸음도 빨라 지고 있었다.
어떤 남자 손님이 시키신 칵테일을 가지러 칵테일바에 갔을 때였다...
차거운 손이... 나의 손목을 감쌌다.
놀라서 그 손의 주인을 봤더니... 그 남자 였다...
낮은 의자에 앉아... 나를 올려다 보는 그의 눈빛...
" 저기 손님... 이 손 좀 놔주 시죠..."
" 너... 이름이 뭐야...?"
그의 무표정에 어울 리는 건조한 말투 였다.
나를 올려다 보는... 회갈색의 눈동자...
순간... 가슴이 떨렸 다면... 미친놈 이라고 할까...?
" 여기 제 이름이 안 보이 십니까?"
왼쪽 가슴 부분에 달려 있는 이름표...
그는 내 이름을 한글자씩 눈으로 읽어 갔다...
" 리키...?"
그의 입술도 나의 이름을 읽어 갔다.
여기서는 본명을 쓰지 않았다.
리키 라는... 가명 뒤에 숨어 있었을 뿐...
" 영업 중입 니다...
제 이름을 아는게 볼일 이셨 다면 제 손 좀 놔주 시죠..."
" 너 몇살 이야...?"
" 손님...!"
가게 안이 였다.
소리를 지르면... 짤릴 지도 몰랐다...
" 아직 10대지...?"
" 제 나이 까지 아실 필요는 없습 니다..."
" 너... 나랑 얘기 좀 할래...?"
" 업무중 입니다..."
거칠게 그의 손을 뿌리 쳤다.
의외로 그의 손을 쉽게 떨어 졌다.
어깨를 으쓱 하며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그의 앞에는... 마티니(Martini)가 놓여져 있었다.
그는 단숨에... 마티니를 마셔 버렸다...
나는 다른 손님이 시킨 진 토닉(Gin Tonic)을 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 여기... 진리키 하나(Gin Rickey)..."
잠깐 멈칫 했지만... 상관 하지 않았다.
" 주문 하신 진 토닉(Gin Tonic) 나왔 습니다..."
여느때 처럼 예의를 갖추며 테이블 위에 칵테일을 내려 놓았다.
" 너 몇살 이냐?"
손님의 목소리에 나는 놀란 눈을 하며 손님을 보았다.
가끔 있는 일...
기분이 무척 더러운 일이다...
" 저 이만 가보겠 습니다..."
" 내 말이 안 들리는 거야?"
돌아 서려던 내 몸이 손님의 손에 의해 저지 당하고 의자에 앉혀 졌다.
20대 중반 으로 보이는 그는 내 눈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순간... 아까 칵테일바에 앉아 있던... 그가 생각 나는 이유는 왜일까...
" 손님... 전 영업중 입니다..."
" 알아~"
손님의 손이 나의 뺨에 닿는다.
멈칫 하는 나의 태도 에는 상관 없이 그는 나의 입술을 향해 다가 온다.
『쫘아악!!!!!』
나의 손이... 손님의 뺨을 갈겼다.
그건... 나의 보호 본능...
즉 정당 방위 였다.
그렇 지만... 그곳 에서 날 감싸 줄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이 새끼가!!!!!"
" 꺄아악!!!!!"
그의 손이 올라 가는걸 보고... 나는 소리를 지르며 눈을 감아 버렸다.
내 뺨에 느껴질 고통을... 그대로 감수할 작정 이였다.
그러나... 곧 느껴 질것 같았던 고통은 느껴 지지 않았다.
살짝... 눈을 떠보 았다.
손님의 뒤에서... 나를 향해 휘둘 려던 손님의 손목을 휘어 잡고 있는...
그가 보였다...
" 누굴... 때리 시려구...?"
" 아악!!!!!"
그는 손님의 손을 꺾어 버렸다.
고통 으로 일그러 지는 손님의 표정이 보였다.
바닥에 주저 앉아 버린 손님의 등을 밟는 그의 모습...
여유 로운 미소를 지으며 발에 힘을 주며 손님을 밟았다.
" 이새끼야... 앞으로 조심해..."
그의 말에 손님이 고개를 끄떡 거린다.
우리 주위로 몰려든 사람 들은 웅성 웅성 거릴뿐...
아무런 말조차 하지 못했다.
" 무슨 일이야?!!!!"
매니저가 뛰어 왔다...
짤릴것 같았다...
매니저는 모든 상황을 보며 황당해 했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보면서 더 놀라워 했다.
그는 매니저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 하며 칵테일바로 걸어 갔다.
매니저는 어설픈 미소를 지으며 그를 따라 갔다.
그에게 팔을 꺾이며 밟힌 손님은 표정을 찡그 리며 밖으로 나갔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 였다...
난 벙쪄서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을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칵테일바로 눈을 돌렸다...
나를 바라 보고 있던... 그의 눈과 마주 쳤다...
회갈색의 눈동자...
그는... 진리키를 입에 댔다...
맛을 음미 하는 표정...
그리곤... 칵테일 잔을 바닥에 던져 버렸다...
액체와 함께... 바닥 으로 튀는 유리 파편...
그는... 바닥에 흩터진 유리 파편 중에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나를 가리 켰다...
" 너 말야...
아주... 마음에 들어...
갖고 싶어..."
나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분명... 내 눈동자는 겁에 질려 있었 으리라...
그가... 정말... 날 가져 버릴것 같았다...
나를 삼켜 버릴것 같던 눈동자...
나를 가리 키던 손가락...
왠지 그곳 에서 벗어 나고 싶었다...
나는... 한참을 빗속 에서 뛰었다...
모험 따윈... 하고 싶지 않아...
처음 봤던... 회갈색이... 하늘 위로 떠오 른다...
빗속에... 회갈색이 뭍혀 간다...
정신 나간 사람 처럼...
빗속 에서 한참을 걸었다...
" 리키군~ 좀 쉬면서 하지 그래?"
" 아니 예요 매니저님..."
" 그러지 말고 여기 에서 쉬어~"
그 날 이후...
부담 스러울 정도로 매니저는 나에게 잘 대해 주었다.
별로 일 하지도 않았 는데... 쉬라는 둥 힘들지 않냐는 둥...
따뜻 하게 느껴 지기는 커녕 부담 스럽 기만 하다.
클럽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여느 때와 같이 나는 인사를 한다.
" 어서 오세..."
문으로 들어 서는 손님과 눈이 마주 쳤다...
회갈색의 그였다...
" 잘... 있었어...?"
오늘은... 감색 정장 차림 이였다...
저번에 봤을때 보다 훨씬 어려 보인다.
" 자리에 앉으 시죠..."
" 니가... 안내해 줘..."
그가 삐딱한 자세로 선다...
왠지 모를 한숨이 나온다...
" 이분 자리로 안내해 드려..."
내 옆에 있던 동료 에게 부탁 했다.
더이상... 그를 보고 있기 싫었다...
나를 뚫어 져라 쳐다 보는 그의 모습에... 거부감이 드는듯 했다.
내 손에... 저번 처럼 차거운 느낌이 든다.
내 몸이 뒤쪽 으로 돌려 진다.
그가 보인다... 나를 보고 있는 그가... 왠지 기분이 나쁘다...
" 이 손 좀 놓으 시죠..."
" 니가... 안내해..."
" 다른..."
" 너야..."
" 네?"
" 내가 원하 는건 너야..."
" 그런 소릴 하시 려면 게이바 에나 가보 시죠..."
" 훗... 말은 아주 똑부러 지게 잘 하는군..."
" 이런 곳에서 일하 려면 말이 라도 잘 해야 겠죠..."
" 훗..."
" 손 놓으 시죠..."
" 자리로 안내해..."
" 알았 으니 놓으 세요..."
그가 내 손을 놓았다.
빨간 손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 자국을 쓰다 듬으며 칵테일바로 향했다.
" 앉으 시죠... 그럼 전 이만..."
손님은... 그저 손님일 뿐...
내게 관심을 갖는 손님은 많았다...
모두 다 똑같은 족속들...
다 같았다...
틀린건... 그의 눈동자 색깔 뿐이 였다...
" 진 리키(Gin Rickey) 하나..."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
건조한... 그래서 말라 버린 듯한...
그의 목소리...
" 오늘은 별일 없었나...?"
영업이 끝날 시간...
그는... 여전히 칵테일바에 앉아 있었다.
눈에 띄는건...
그의 앞에 놓여져 있는... 여러개의 칵테일 잔...
조금씩 남아 있는 액체를 보니... 진리키 인것 같다.
" 염려해 주신 덕분에 아무일 없었 습니다...
영업 시간 끝났 습니다.
이만 문을 닫아야 합..."
" 매니저 좀 불러줘..."
그가 바텐더 에서 말한다.
바텐더가 매니저를 부르러 간지 얼마 되지 않아 매니저가 허둥 지둥 뛰어 나온다.
그가 바텐더의 귀에 귓속말을 한다.
알아 들었 다는 듯이 매니저가 고개를 끄떡 인다.
" 리키군...
이 분과 말상대가 되어 주게...
문은 나중에 이분 께서 닫으 라고 하시면 닫고..."
" 예?"
나의 벙찐 표정을 뒤로 한채 매니저가 그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 하고는
밖으로 나간다.
매니저 외에... 다른 직원 들도 나와 그를 쳐다 보며 퇴근을 한다.
클럽 안에 남은건... 나의 그... 둘뿐...
" 그렇게 서 있지 말고 앉지 그래...?"
" 저한테 볼일이 있으 신가요...?"
" 볼일이... 있으 니까 이러 는거 아닌가?"
" 무슨 일이 신데요...?"
" 뭐가 그리 급하지?
앉아서 얘기해..."
그가 자기 옆에 놓여진 의자를 가리 킨다.
" 손님..."
" 싫다고 말하 려면... 관둬..."
" ........"
" 표정이 아주 죽을상 이야...
나도... 그런 표정 질색 이야...
자기 스스로는 앉기 싫은가 보지...?"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내 손목에 커다란 힘이 가해 지며
의자 위로 앉혀져 버렸다...
" 손님!"
" 화 내는건 사절 하겠어...
이렇게 억지로 라도 앉혀야 자리에 앉을것 같았 거든..."
그가 칵테일 잔에 꽂혀 있던 레몬 조각을 집어 든다.
보기만 해도 시큼해 보이는 레몬 조각...
레몬 조각이 그의 입으로 들어 간다.
유혹 적인 그의 입술...
레몬 알맹이는 입안 으로 들어가 자근 자근 씹혀 지고...
붉은 입술 사이로 노란 레몬 껍질이 빠져 나온다.
무척... 실것 같다...
나는...레몬을... 그냥 못 먹는데...
그런데... 레몬을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끝 으로 시큼한 레몬 향기가 스친다.
나도 모르는 사이... 그의 입술이 나의 입술 바로 앞에 있었다.
자칫 하면... 닿을 거리...
나는 정신을 차리며 그를 밀어 내었다.
" 무슨 짓입 니까!"
" 훗..."
" 손님 께서 원하 시는게 그런 거라면 여자를 불러 오겠 습니다!"
" 그런거...?
그런게... 어떤 건데...?"
" ........"
뭔가... 함정에 빠진 느낌...
" 이런걸... 말하는 건가...?"
그의 팔이 내 허리를 감으며 끌어 당긴다.
놀라서 벌어진 입술 위로 차거운 느낌이 닿는다...
부드 러우 면서도 차거운 느낌...
금새 그의 입술 이란걸 느꼈다.
말라 보이는 그의 몸집 과는 달리 나를 감싸 안은 그의 힘은 쎘다.
눈을 잘 뜨질 못했다. 그저... 그와 떨어 지고 싶었을 뿐...
너무나 급격히 뛰는 심장 박동수가 부담 스러 웠다.
내 안을 부드 럽게 감싸 안는 그의 입술과 혀...
상큼한 레몬향이 내 혀를 감싸 온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냥... 그가 하는 대로 따라 갈뿐...
어서 놓아 주길 바랄 뿐이 였다...
" 기분이... 어때...?"
입술을 떼며 그가 묻는다.
가까이 에서 본 그의 얼굴...
날카 롭지만... 부드 러워 보인다...
그리고... 나를 뚫어 져라 쳐다 보는 회갈색의 눈동자...
그 눈길을 피했다...
" 의외로... 더럽진 않군요..."
입술을 닦아 냈다.
그의 입술 느낌이 난다... 당황 했지만... 침착한 척을 해야 했다...
나는... 이곳 직원 이고... 그는 손님 이니까...
손님은... 어디 까지나... 손님 이니까...
" 언제 까지... 그렇게 경계막을 쳐놓고 있을 거지...?"
" 손님... 뭔가 착각 하시 는것 같은데...
여기는 게이바가 아닙 니다.
분명히 전 정상 적인 사람 이구요..."
" 나두 마찬 가지야..."
" 근데 왜..."
" 너라서... 관심이 가..."
" 네...?"
진지 하다... 이 사람 눈이... 그리고 표정이...
" 강성훈... 너니까..."
내 이름을 알고 있었다...
모르는 줄 알았 는데...
" 표정이 일그 러지는 걸 보니 자존심이 상했나 보군..."
" 사람 자존심 상하게 하시는 방법을 잘 알고 계시는 군요..."
" 넌... 자존심을 무너 뜨려 주지 않으면... 나한테 기댈것 같지 않아..."
" 손님 한테 기댈 일 따윈 없습 니다..."
" 그럴까...?"
여유 로운 그의 표정...
뭔가 확신이 있는 듯한... 그의 말투...
모든게... 싫다...
" 이만 문을 닫겠 습니다.
그러니..."
" 매니저 말을 못 들었나?
내가 닫으 라고 할까 닫으 라고 했을 텐데..."
" 매니저님 과는 어떤 사이 시죠?"
" 어떤 사이? 훗..."
" ........"
" 여긴... 내 가게 니까..."
아찔 했다...
그의 가게...?
왠지 내가 그의 손에서 놀아 나고 있었 다는 느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왠지 그런 느낌이 든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 났다.
그리고... 경멸 하는 시선을 던져 주었다.
" 그 자존심이 또 발동 했나 보군..."
" 나가 시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 겠습 니다"
" 주인이 닫지 말라 는데 경찰이 잘도 오겠군..."
" 나가 세요!"
울음이 나올것 같았다...
그를 더 보고 있다간... 미쳐 버릴것 같았다...
미칠것 같은 느낌... 헤어 나오지 못할것 같은...
이상한 느낌...
" 다른 여자는 얼마 든지 있습 니다...
이런 시덥 잖은 장난 치려면 다른 클럽 가서 하세요.
전 지금 문을 닫아야 합니다"
단호 하고... 정중 하게... 말했다...
" 그래... 여자는 얼마 든지 있겠지...
근데... 니가 마음에 들어...
니가..."
그의 손가락이 나의 뺨에 닿는다.
" 손님!"
" 차겁게 굴지 말라 니까!"
" 왜 이러 세요!"
" 제길..."
그의 눈동자가... 문득... 쓸쓸해 짐을 느꼈다...
아래로 깔려진 그의 눈동자...
왠지... 내가 잘못한 느낌이 든다...
그가... 슬퍼 보인다...
" 다음에 또 올게..."
" ........"
" 지금 간다고 해서...
다시는 안 올거라는 착각 하지마..."
"........."
" 여기서 충분히 널 안을수도 있어...
그렇 지만... 그냥 가겠다..."
그가... 문을 열고 나간다.
쓸쓸한 뒷모습...
마음이 좋지 않다...
그날 이후로도... 그는 클럽에 자주 왔다.
당연 하겠지... 자신의 소유 였으 니까...
그와 나 사이에 변한건 없었다...
단지... 그와 눈이 마주 칠때 살짝 웃어 주는 것뿐...
그럴때 마다 그가 먼저 고개를 돌렸다.
아주 잠깐...무표정한 그의 얼굴이... 붉어 지는 것을 보았다...
" 야~ 너 마음에 든다!
앉아봐~"
이번엔 30대 초반의 남자 손님 이였다.
내 손목을 거칠게 잡으며 자리로 끌어 앉혔다.
그가 보지 말길... 바랄 뿐이 였다...
또 도움을 받는 다면... 난 정말 기대 버릴것 같았다.
" 이름이... 리키...?"
" 전 지금 영업중 입니다..."
" 너 얼마냐?"
" 네?"
술에 취한듯... 눈을 깜빡 이며 나를 바라 보는 손님...
밀쳐 버리고 싶다...
그렇 지만... 난 어설 프게 미소만 짓고 있을 뿐이다...
" 아주 예쁜데~"
" 이러지 마십 시요..."
" 튕기는 것도 아주 매력적 이야~"
그의 손가락이 내 목에 닿는다.
너무... 싫다...
미쳐 버릴것 같아...
『쿠당탕!!!!!』
내 옆에 앉아 있던 손님이 옆으로 나뒹 군다.
놀라 자리 에서 일어나 주위를 보니 그가 보인다.
의자를 들고 있는 그의 무표정...
의자로 손님을 친 모양 이다.
" 도저히 못 참겠어..."
그가 의자를 바닥에 집어 던진다.
" 무슨 일이 십니까!"
매니저가 달려 왔다.
그가 마이 안을 뒤적 거린다.
마이 안을 뒤적 이던 그의 손에 지갑이 들려 있다.
그가 여전히 무표정을 지으며 다시 나를 바라 본다.
" 너... 내가 사겠어..."
그 말과 동시에... 그의 손에서 하얀색 종이가 날린다.
내 주위로... 하얀색 종이가 뿌려 진다...
바닥에 떨어진 하얀 종이를 보니... 수표 였다...
100만원 짜리... 수표...
그가 내 손을 잡아 끈다.
어떻게 된일 인지... 잘 모르 겠다...
아무튼... 이제 부턴... 그에게 기대 버릴 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었다.
" 넌... 이제 부터 나와 사는 거야..."
나를 끌고 무작정 거리로 나온 그가 한말 이였다.
고급 스럽게 보이는 외제차가 대기중 이였고
나는 그의 손에 밀려서 보조석 으로 들어 갔다.
그리고... 그도 운전석에 올라타 운전을 했다.
무심 결에 그를 바라 보았다.
그도 나를 바라 보았다... 내게... 보일듯 말듯한 미소를 주었다...
그가... 은지원 이였다...
--by blond--
사랑에 미치다 5/10
" 강성훈...옷 입어..."
지원이 옷을 걸쳐 입으며 나즈 막히 말한다.
" 뭐라구...?"
아직 침대에 누운채 가늘게 눈을 뜨며 성훈이 묻는다.
" 오늘 친구들 이랑 만나 기로 했어...
같이 가자... 소개 시켜 줄게..."
" 정말...?"
" 속고만 살았어?
꾸물 대지 말고 옷이나 입어..."
" 응!"
성훈이 잽싸게 일어나 옷장 문을 연다.
근데... 마땅히 입을게 없다...
평소에 입고 다니던 옷을 입을 수도 없고...
" 이거 입어..."
" 응...?"
지원이 내민건...
옷걸이에 걸린 정장 한벌...
성훈이 놀란 눈으로 지원을 바라 본다.
" 형..."
" 감격 같은거 하지마...
그런 꼴로 가는거 나도 싫어..."
지원이 목에 타이를 메며 마이를 들고 거실로 나간다.
정장을 받은 성훈이 침대에 걸터 앉는다.
그냥... 말이 라도... 좋게 해주면 좋잖아...
마음에 없는 말이 라도... 단 한마디 라도 다정 하게 해 주면...
좋을 텐데... 형은... 내게 늘 상처를 줘...
성훈이 크게 한숨을 쉬며 옷을 입는다.
새 옷이 라서 그런지 몸에 익숙 하진 않는데...
사이즈는 딱 맞는다.
형은... 내 몸 사이즈는 잘 아네...
" 다 입었 으면 빨리 나와..."
" 형... 잠깐만... 나 덜 입었어...
아직 세수도 못 했단 말야..."
" 무슨 애가 그렇게 느리냐?
기다릴 테니까 빨리 해!"
성훈이 옷을 다 챙겨 입고 화장실로 향한다.
형이... 세수할 시간을 안 줬잖아...
일어 나자 마자 옷 입으 라고 해 놓구서...
왜... 늘 화내는 거야...?
수도 꼭지 에서 나오는 차거운 물이 성훈의 얼굴을 적신다.
나... 너무 힘들어...
나도... 따뜻한 말을 듣고 싶어...
형처럼 얼음 같은 사람이 아니 라서... 따뜻 함이 필요해...
" 빨리 좀 와!"
" 알았어..."
차에서 내려 호텔 안으로 들어 가는길...
걸음이 느려 뒤쳐 져서 오는 성훈 에게 지원이 핀잔을 준다.
" 은지원~ 여기야!"
고급 스러운 호텔안 까페에 들어 서자 누군가 지원을 부른다.
지원이 성훈의 손을 잡고 그쪽 으로 걸어 간다.
" 오랜만 이다~"
" 오올~ 은지원!
더 잘생겨 졌네?"
지원의 친구로 보이는 3명이 자리 에서 일어나 지원을 반긴다.
" 잘 지냈냐?"
" 누구야...?"
지원이 인사를 하자 친구 중의 한명이 성훈을 가리 키며 묻는다.
쭈삣 거리는 성훈...
지원이 성훈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한다.
" 내 애인..."
" 니... 애인...?"
지원의 친구들 얼굴이 어색 하게 바뀌어 간다.
그런 친구 들을 노려 보는 지원...
성훈이 고개를 숙인다.
" 하하~ 뭐 얼굴은 여자 보다 낫네~"
" 우선 앉자~"
지원의 친구 들이 어색한 웃음을 띄며 자리를 가리 킨다.
" 니 애인 소개 안 시켜 줄꺼야?"
" 시켜 줄려고 했어...
여기는 내 애인 강성훈... 나이는 우리 보다 2살 어려..."
" 지원이 한테는 아까운 분이 시네요~"
" 반가 워요~"
" 진짜 예쁘 시다~ 아니지... 남자 한테 이런말 실례지...!"
" 여기는 내 친구들 김준하,박철연,이한석..."
" 안녕 하세요..."
성훈이 어색 하게 웃으며 인사 한다.
이런 분위기... 못 겪어 봐서 그런지 적응이 안된다.
지원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물을 들이 킨다.
지원의 옆에 앉은 성훈은 그저 손톱만 만지작 만지작 거리고 있을 뿐이다.
"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 뭐 그럭 저럭 보냈지~
요즘 주식에 투자 하는데 잘 안 되더 라구~"
" 우리 아버지 회사에 취직 했는데 일이 쉽지는 않더라"
" 나는 내 애인 달고 다니는 데도 돈 꽤나 든다~"
지원의 친구 들이 하는 말들...
무슨 말인지 모르 겠다...
지원은 그저 고개만 끄떡 일뿐...
" 아... 죄송 해요~ 제가 좀 늦었죠...?"
낮지만 부드 러운 목소리가 들려 온다.
사람 들의 시선이 모두 그 사람 에게 맞춰 진다.
성훈의 시선 까지...
" 고지용! 이제 오냐?"
" 길이 막혀 서요~ 선배님들 많이 기다 리셨 어요?"
지용이 비어 있는 성훈의 옆자리에 앉는다.
" 그걸 말이 라고 하냐?"
" 죄송 해요~ 근데... 이 분은..."
지용이 자신의 옆에 앉아 있는 성훈을 보며 눈을 크게 뜬다.
동시에... 지원의 양미간이 찌푸려 진다.
" 내 애인..."
" 지원 선배 애인 이세요?
우와~ 선배 능력 좋네?"
지용이 신기 한듯 성훈의 얼굴을 바라 본다.
붉어 지는 성훈의 얼굴...
지용의 시선이 부담 스러 운듯 성훈이 고개를 돌린다...
" 고지용! 성훈씨 얼굴 닳겠다!"
" 아... 죄송 해요..."
지용이 뒷머리를 긁적 이며 웃는다.
그렇 지만... 그의 시선은... 성훈을 벗어 나지 못한다...
" 근데 지원이 너네 아버지 께서 너한테 회사 물려 주시 겠대?"
" 장남도 아닌데 왜 나한테 물려줘...?"
" 그래도 뭐 회사 에서 높은 자리 하나 쯤은 주겠지~"
지원이 입가에 조그 마한 미소를 짓는다...
성훈이 속으로 한숨을 쉰다...
지원과 친구들 간의 대화는 점점 무르 익어 간다.
끼지 못할 대화...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나 있을걸...
성훈이 조용히 커피를 입에 댄다.
쓰게... 느껴 진다...
성훈의 표정이 찡그려 진다.
손이 떨려 온다...
나한텐... 맞지 않는 레벨 인가봐...
형 따라 온거... 잘못 했나봐...
성훈이 커피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 놓는다.
『탁!』
성훈의 떨리는 손이 옆에 놓인 물잔을 건드 린다.
힘없이 흔들 리며 쓰러 지는 물잔...
" 그래서 말야... 앗!! 차거!!!!!"
지원의 친구중 한명이 놀라서 일어 난다.
흠뻑 젖어 버린 바지...
" 강성훈!"
지원이 친구 에게 손수건을 건네 주며 성훈을 노려 본다.
" 아... 죄송 합니다..."
" 이거 새로 산건데...
아휴..."
성훈이 더욱 고개를 숙인다.
" 너 정말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야!"
" 괜찮아... 지원아... 성훈씨 저 괜찮 아요~"
" 가만히 있어봐!
강성훈! 너 무슨 생각 하고 있었던 거야!
어디다 정신을 두고 있었 길래 이러는 거야!"
" 아니...난... 실수로..."
" 지원 선배... 성훈 씨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 고지용! 니가 나설게 아니야!
강성훈 넌 항상 이래!
멍하니 있으 면서 사고나 치고!"
" 너무 하잖아..."
성훈의 목소리가... 너무나 작게 흘러 나온다...
" 뭐...?"
" 형은... 항상 이래...
내 말도 안 들어 보고... 무조건 화만 내고...
내가 형한테 뭐야...?!
이렇게 친구들 앞에서 망신줄 만큼 내가 그렇게 하찮아?!
애인 이라며! 형 애인 이라며!
적어도... 애인 한테는 이러면 안 되는거 아냐?!
나 먼저 갈게...
죄송 합니다... 먼저 가볼 게요..."
성훈이 인사를 하곤 뛰어 나간다.
그런 성훈의 뒷모습을 바라 보던 지원이... 테이블 위를 적신 물을 닦는다.
" 야... 은지원... 너무 한거 아니냐?
나 괜찮 은데..."
" 됐어... 그 얘긴 그만해..."
지원이 자리에 앉는다.
" 선배! 저 이만 가볼 게요~
다음에 또 뵈요~"
지용이 어설 프게 웃으며 허둥 지둥 나간다.
" 지용이 저 자식 왜 저러냐?"
" 쟤 원래 활발 하잖냐~"
지원을 제외한 친구 들은... 뛰어 나가는 지용을 보며 웃음 짓는다.
어두운 얼굴은... 지원뿐...
서글픈... 미소만 짓고 있을 뿐이다...
너무해... 형은...
내가... 형한테 그정도 밖에 안 되는 거였어?
물 엎지 른게... 그렇게 큰 죄야...?
실수 였단 말야...
그거 실수일 뿐이 였단 말야...
호텔 에서 나와 성훈이 한쪽 구석 으로 뛰어 간다...
눈물이 솟구 친다... 주체 할수가 없다...
이제... 알것 같아...
형이... 날 어떻게 생각 하는지...
형은... 그저 날 옆에 끼고 다니는 애로 생각 하고 있는 거야...
친구들 앞에서 챙피를 줄만큼...
난... 형에게 필요 없는 존재 였던 거야...
" 저기요..."
나즈 막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 온다.
성훈이 손등 으로 눈가를 닦는다.
" 누구...?"
" 이거 받으 세요..."
고개를 돌려 보니... 아까 봤던 사람이 손수건을 내밀고 있다.
고지용... 이라고 했던가...?
" 감사 합니다..."
성훈이 손수건을 받는다.
하얀색의 손수건 위로 스며 드는 성훈의 눈물...
손수건에 얼룩이 진다...
" 괜찮 아요...?"
" 네..."
" 정말... 지원 선배 애인 이예요...?"
" 네...?"
눈물을 다 닦은 성훈이 지용을 올려다 본다.
지용은 그저... 성훈을 보며 웃고 있다...
가슴이... 따뜻해 지는 미소...
형이... 저런 미소를 지어 준다면...
얼마나... 행복 할까...?
" 정말 지원 선배 애인 이냐 구요..."
" 네... 맞아요..."
지원형의 애인이... 되고 싶어요...
애인 이라고 형이 말했 지만... 아닌것 같아요...
늘 형은... 날 무시 하거 든요... 애인 처럼 대하진 않아요...
" 아쉽 네요..."
" 네?"
" 아뇨... 그냥 혼잣말 한거 예요..."
" 저기... 손수건은..."
" 그건 나중에 주세요..."
" 나중에 어떻게..."
" 나중에 연락 드릴 게요~
저 이만 갑니다~ 나중에 봐요~"
지용이 손을 흔들며 뛰어 간다.
멍한 성훈의 표정...
성훈의 시선이 손에 들려 있는 손수건 으로 향한다.
" 형..."
현관에 들어 서자 마자 지원이 안방 으로 들어 간다.
먼저 집에 와 있던 성훈이 지원을 따라 안방 으로 들어 간다.
머뭇 거리며 지원을 부르는 성훈의 목소리 에는 상관 없다는 듯이
지원이 옷을 갈아 입는다.
" 잘못 했어..."
" ......"
"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 ........"
" 내가 잠깐 어떻게 됐었 나봐...
미안해... 형...
다신 그러지 않을게... 용서해 줘..."
" 나가..."
" 형..."
" 꺼지란 말야 이 새끼야!!!!!!"
과민 반응...
지원이 성훈 에게 베게를 던지며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용서해 줄줄 알았 는데... 이렇게 까지 화를 낼줄 몰랐어...
" 나도... 화났었단 말야..."
" 강성훈... 맞기 전에 어서 꺼져..."
" 왜... 내 맘은 알려 고도 하지 않는 거야...?"
" 나 지금 니 맘 알고 싶은 기분 아냐...
그러 니까 제발 방에서 나가..."
지원이 침대에 걸터 앉는다.
축 쳐진 지원의 어깨...
숙여진 지원의 고개...
" 알았어... 쉬어..."
성훈이 천천히 방에서 나와 문을 닫는다.
문에 기대 선다...
힘이 없어... 내게 소리 치는 형이... 너무 미운데...
소리칠 힘도 없어...
형은... 내가... 소중 하지 않은 거야...
『따르르릉~따르르릉~』
전화벨이 울린다.
성훈이 천천히 수화기를 든다.
" 여보 세요..."
" 저... 고지용 인데요..."
형과는 다른... 따뜻한 목소리...
" 손수건 나중에 돌려 드리 려고 아직 세탁 하지 않았 는데..."
성훈이 자리에 앉으며 말한다.
앞자리 에는 웃고 있는 지용이 보인다.
" 사실... 하루도 못 가서... 성훈씨 한테 전화 하게 될줄 몰랐 어요...
그냥... 그런거 있잖 아요...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 르는 사람... 성훈 씨가 그러 네요..."
" 전화 번호 어떻게 아셨 어요...?"
" 선배들 한테 지원 선배 전화 번호 좀 알려 달라고 했죠...
같이 산다는 얘기 들었 거든요..."
" 손수건은 다음에 드릴 게요... 집에서 형이 기다 려요...
먼저 가볼 게요..."
성훈이 자리 에서 일어 난다.
자리를 떠나 려던 성훈의 손목을... 지용이 가볍게 잡는다.
" 얘기 좀 해요..."
" 전 할 얘기 없어요..."
" 전 할 얘기 있는 데요..."
" 그럼 하세요..."
" 우선 앉으 시죠..."
" 빨리 가봐야 해요... 형이 기다 려요..."
" 지원 선배가... 정말 성훈씨 기다 려요...?
아까 그렇게 면박을 주고 서도 성훈씨 기다 려요?
성훈씬 자존심도 없어요?"
" 내가 형을 사랑 하니 까요..."
" 우선 앉아요..."
지용이 성훈의 손목을 잡은 손에 힘을 준다.
성훈이 자리에 앉혀 진다.
" 용건만 간단 하게 말하 세요..."
" 나... 아까 성훈씨 봤을때 어떤 생각 들었 는줄 알아요...?"
" 알고 싶지 않아요..."
" 처음 봤을때 성훈씨 모습... 너무 외롭고 슬퍼 보였 어요...
옆에서 선배 들이 떠들며 얘기 하는데...
성훈씬 아주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죠... 마치 혼자 있는 사람 처럼..."
" 상관 할거 아니 잖아요..."
" 성훈씨... 꼭 지원 선배 같네요..."
" 네...?"
" 지원 선배가 아까 성훈씨 에게 대했 던것 처럼...
성훈씨 지금 나에게 그렇게 대하고 있어요..."
지용이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뭐라고 해야 할까... 이 사람 한테...
"지용씨... 몇살 이예요...?"
"23살 이요..."
"저랑 나이가 같네요...우리 말 놓을 까요...?"
"그래... 성훈아..."
따스한 목소리... 왠지 편한 느낌이 든다.
형... 나 지용이... 너무 따뜻 해서 그런데...
잠깐만... 기대면... 안될까...?
형은... 너무 차거워...
지용이 한테... 잠깐만 기댈게...
나도... 따스 한게 좋거든...
이제... 차거 운건... 너무 싫어...
--by blond--
사랑에 미치다 6/10
" 어디 가는 거야...?"
" 어... 친구 만나러..."
" 너도 친구가 있었냐...?"
" 일찍 들어 올게..."
" 강성훈..."
" 응...?"
" 아냐..."
" 갔다 올게..."
성훈이 현관문을 닫고 집에서 나온다.
아까 봤던... 지원의 피곤한 얼굴이... 마음에 걸린다...
갑자기... 형이... 애달퍼 보여...
성훈이 한숨을 쉬며 걷는다.
검은색 중형차가 성훈의 옆에 선다.
까맣게 썬팅된 창문이 열리며 지용의 얼굴이 보인다.
" 성훈아~"
" 어... 지용아..."
" 빨리 타~"
" 응..."
성훈이 차문을 열고 보조석에 탄다.
차는 곧 조용히 출발 한다...
성훈이 조용히 지용을 바라 본다.
지원 과는 달리 부드 러운 미소를 지으며 운전 하는 모습이 새롭게 느껴 진다.
지용과 만난지 벌써... 2달이 지났다...
지용인... 너무 따뜻한 사람...
지원 형과는... 너무 다른 사람...
" 무슨 걱정 있어...?"
" 아니..."
싱그 러운 햇살이 까페 테라스에 비춰 진다.
오늘 따라 성훈의 표정이 어둡게 느껴 진다.
" 자... 이거 받아..."
지용이 성훈의 앞으로 조그 마한 상자를 내민다.
붉은 벨벳의 상자...
성훈이 상자와 지용을 번갈아 쳐다 본다.
" 이게 뭐야...?"
" 열어봐..."
" 지용아..."
" 아무말 하지 말고 열어봐..."
지용의 재촉에 성훈이 어쩔수 없이 상자를 집는다.
망설 이며 연 뚜껑...
붉은... 빛이 나는 2개의 보석...
" 뭐야...?"
" 루비야...
루비 귀걸이..."
" 지용아..."
" 피젼 블러드 라고...
붉은 루비 중에 제일 좋은 거야..."
" 나... 못 받아..."
성훈이 상자 뚜껑을 닫아 지용의 앞으로 내민다.
곤란 하다는 듯이 성훈이 고개를 숙인다.
" 성훈아..."
" 받지 않을 거야..."
" 너한테 잘 어울릴 거야..."
" 지용아..."
" 나랑... 결혼 하자..."
" 뭐...?"
성훈이 놀란 눈으로 지용을 바라 본다.
무척 진지한 지용의 표정...
장난끼 라고는 찾아 볼수가 없다...
" 결혼 하자고...
청혼 선물 이야..."
" 장난 치지마..."
" 장난이 아니야..."
" 나 지원형 사랑 하는거 알잖아!"
" 넌 지원 선배를 사랑 하는게 아니야!
그저 묶여 있는 것뿐 이라구!"
" 아냐! 난 지원형을 사랑해!
지용이 넌 우정과 사랑을 착각 하고 있는 거야!"
성훈이 자리 에서 일어 난다.
자리에 앉아 있는 지용의 눈길이 성훈을 따라 올라 간다.
" 그렇게 치부 하지마..."
" 그 귀걸이는 너나해...
나 갈게..."
" 강성훈... 잠깐만..."
자리를 떠나 려던 성훈이 지용의 목소리에 멈칫 한다.
지용이 천천히 자리 에서 일어 난다.
" 바래다 줄게..."
지용이 성훈 보다 먼저 걸어 나간다.
뒤에서... 어두운 표정을 하며 성훈이 따라 나선다.
" 정말... 안되 겠어...?"
" 지용아... 우리 정말..."
" 성훈아... 나 정말 장난 아니야..."
" 지용아..."
지용이 보조석에 앉아 있는 성훈의 팔을 잡는다.
갑작 스런 지용의 행동에 놀란 성훈이 지용의 팔을 뿌리 친다.
" 왜 이래..."
" 나... 지원 선배 처럼 너한테 차겁게 안 대할 거야...
소중 하게 대해 줄게...
나... 너 책임 질수 있어...
다른 사람 눈치 보며 안 살거야...
성훈아... 나랑 결혼 하자..."
" 너... 억지 쓰지마..."
지용이 성훈의 어깨를 잡고 가까이 당긴다.
" 지용아..."
" 잘 들어...
너 지원 선배 때문에 아파 하는거 다 알아...
난... 그게 너무 싫어...
지원 선배는 널 사랑 하는게 아냐...
그리고... 너도 지원 선배 사랑 하지 않아..."
" 그렇지 않아..."
" 성훈아... 그 집에서 나와... 나랑 살자...
응...?"
" 지원 형은... 지원 형은..."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 겠다...
아니 라고... 지원 형은 날 사랑 하지 않는게 아니 라고...
소리 치고 싶어...
그렇 지만... 확신이 없어...
지원 형이 날 사랑 한다는... 확신이 없는걸...
" 으흑..."
성훈이 울음을 터뜨 린다.
지원이 자신을 사랑 하지 않는 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치밀어 오르는 감정이... 눈물로 흘러 내린다...
" 나도 너 데리고 살수 있어...
결혼도 할수 있어...
성훈아... 사랑해..."
지용이 천천히 성훈을 품에 끌어 당기며 안는다.
힘없이... 지용의 품에 안겨 버리는 성훈...
자꾸만 성훈의 눈에서 눈물 방울이 떨어 지며
지용의 어깨를 적신다.
" 형은... 날 사랑 할거야...흑..."
" 더 아파 하지 말고... 더 다치지 말고...
나에게 와..."
한없이 따뜻 하게 들리는 지용의 말...
갑자기 지원이 떠오 른다...
형... 지용인... 형처럼 나에게 차갑지 않아...
때리 지도 않고... 늘 웃어 주며...
나를 따뜻 하게 안아줘...
" 이만 가봐... 지용아..."
성훈이 차에서 내리며 문을 닫는다.
" 잠깐... 이리 와봐..."
지용 역시 운전석 에서 내리며 성훈 에게 손짓을 한다.
그의 손에 들린... 붉은 벨벳의 상자가... 눈에 띈다...
" 왜...?"
지용의 곁으로 걸어 가면 서도 성훈은 내심 불안 하다.
지용아...
난... 지원 형을 떠나면... 안될것 같아...
" 이거... 끼워 주려구..."
지용이 손에 들고 있던 상자의 뚜껑을 열어 귀걸이를 집는다.
" 지용아..."
" 부담 스러워 하지마..."
지용이 몸을 낮추며 성훈의 귀에 루비 귀걸이를 끼워 준다.
붉게... 그리고 깊게... 너무나 환하게 빛나는 붉은 루비...
피젼 블러드...
" 예쁘다..."
" 지용아..."
" 아무말 하지 말고 끼고 다녀...
사람 성의가 있잖아..."
" 그럼 이건 받을게...
그치만 이젠 이런 선물 하지마..."
성훈이 지용을 올려다 본다.
네가... 나에게 상처를 받는건...
아마... 내가 지원형 에게 상처를 받는 것과 같겠지...
그 상처의 아픔... 그 상처의 깊이... 치유 할수 있는 시간 마저...
같겠지...
" 성훈아..."
" 응...?"
"사랑해..."
" 일찍 온다며...?"
현관문을 열고 들어 서자 마자 코를 찌르는 알콜 내음...
성훈이 거실로 들어 선다.
거실 바닥에 널부 러져 있는 여러병의 양주들...
이미 비어 버린 양주병이 더 많았다...
널부 러진 양주병들 옆으로 누워 있는 지원...
" 안주도 없이 마신 거야...?"
성훈이 지원의 옆에 앉으 려다 망설 이며 서 있는다...
" 안주 따윈... 필요 없어..."
지원의 혀가 꼬부 라진 소리를 낸다...
" 형 그러다 간에 빵꾸 나서 죽겠다..."
" 죽게 내버려 둬..."
" 일어나... 안방 가서 자..."
성훈이 누워 있는 지원의 팔을 잡아 당긴다.
무겁게 늘어져 있는 지원의 몸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 놔 이새끼야... 어디 감히 은지원 몸에 손을대!"
많이 취한듯 보인다... 아니...
많이 취했다...
입에서 흘러 나오는 술내음...
촛점을 잃어 버린 눈동자...
중심을 못 잡는 몸...
" 형... 좀 일어 나봐..."
" 놔... 성훈아...
이거 놔..."
" 형..."
" 제발 좀 놔...
나... 미쳐 버릴것 같아...
죽고 싶어..."
" 왜 이래..."
" 니가... 싫어...
싫어서... 미쳐 버릴것 같아...
니가... 너무 싫어..."
머리가... 아파 온다...
지원의 팔을 잡고 있던... 성훈의 손이 힘을 잃으며...
지원의 팔을 놓친다...
" 흑... 정말... 니가 너무 싫어...
성훈아...
왜 내 앞에 나타 난거야...
너같은 새끼... 정말 싫어...
나... 미쳐 버리 겠어..."
지원의 눈가에 물기가 어린다...
뭐라고 중얼 거리던 지원이... 잠시 후 조용해 진다...
잠이 든듯... 숨만 내몰아 쉰다...
형... 내가... 그렇게 싫어...?
울면서... 말할 정도로... 내가 싫은 거야...?
형... 이젠... 나 힘들 어서 못 살겠어...
그동안...
형이 말은 그렇게 해도 나 조금쯤은 사랑 한다고 생각 하며 버텨 왔는데...
이게 뭐야... 형...
형은... 날 너무 힘들게 해...
술마시고 이렇게 울며... 나 싫다고 말하는 형이...
너무... 미워...
그리고... 지용 이가... 보고 싶다...
성훈의 귀에서 빛나는 귀걸이...
피젼... 블러드...
--피젼 블러드야...
붉은 루비 중에 제일 좋은 거야...
너한테 잘 어울릴 거야...
나랑... 결혼 하자...--
[피젼 블러드(비둘기의 피)--루비의 빨간색 중에서도 최고로 그 가치를 인정 받는다.
가장 귀하고 값비싼 것으로 여겨 진다,
그리고 희소 가치가 극히 높아 루비의 여왕 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용아...
내 마음은... 이제... 갈데가 없어..."
천천히 지용이 성훈을 감싸 안는다.
" 바보야...
그러 길래... 더 아파 지기 전에 내게 오라고 했잖아..."
" .........."
" 지원 선배는... 어디 갔어...?"
" 친구 만나러 나갔어..."
" 또 혼자 울지 마...
알았지...?"
" 응..."
" 귀걸이... 아주 예쁘네..."
지용이 성훈의 귀를 바라 본다.
붉게 빛나는 루비 귀걸이...
성훈의 하얀 피부와 잘 어울 린다.
" 지원 선배가 뭐라고 안 그래...?
귀걸이에 대해서..."
" 지원형은... 내게 관심이 없는걸...
아직도... 모르 나봐..."
성훈이 지용의 가슴에 이마를 댄다...
지용의 심장 박동이 느껴 진다...
성훈이 눈을 감아 버린다.
너무... 많이 멀어져 버린 느낌 이야... 형과 나...
같이 살고 있기는 하는데... 전과는 달라...
형은... 날 안지도 않아...
거칠긴 했지만... 그래도 형이 날 안으면 행복 했는데...
이젠 내가 싫어 졌으니... 날 가까이 하지도 않아...
" 성훈아... 나 이만 가볼게..."
" 응..."
" 잘 있어... 몸 조심 하구..."
" 너도... 갈때 운전 조심해..."
지용이 현관문 밖으로 나오자 성훈도 따라 나온다.
조심 스럽게... 지용이 성훈의 팔을 잡으며 끌어 당긴다.
지용의 한팔에 성훈의 몸이 감기며 지용의 품에 안긴다.
" 성훈아..."
" 응...?"
성훈의 물음에 대답 하지 않은채 지용의 입술이 성훈의 입술에 닿는다.
부드 러운 느낌이 성훈의 입술을 감싸며 부드 럽게 휘감는다.
키스가 길어 지며 호흡도 곤란해 진다.
숨을 몰아 쉬며 지용이 입술을 떼어 내며 성훈을 벽으로 밀어 붙인다.
" 성훈아..."
" 지...지용아..."
다시 한번 애차게 갈구 하는 눈빛...
지용이 눈을 감으며 다시 한번 성훈의 입술에 입을 맞춘다.
애타게 이어 지는 키스...
떨어 질듯 하다 다시 붙는 입술 들이 서로를 찾고 또 찾는다...
" 그...그만..."
성훈이 빨개진 얼굴로 숨을 몰아 쉰다...
지용이 성훈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며 성훈을 내려다 본다.
" 내일... 보자..."
" 응... 잘가..."
지용이 엘리 베이터 대신 계단 으로 내려 간다.
손 흔드는 것을 잊지 않으며 성훈 에게 웃어 준다.
성훈 역시... 지용이 사라질 때까지 웃어 준다...
형이 오질 않는다.
무슨 일일까...?
성훈이 거실을 서성 인다.
『쾅쾅쾅!!!!!!』
현관문 에서 커다란 소음이 들린다.
곧 이어 들리는... 낯익은 음성...
" 성훈아... 문 열어... 나야 지원이..."
소리를 지르 지도 않는다... 화를 내지도 않는다.
그저 문을 열라며 부탁조로 말하고 있다...
형같지 않아... 지원형... 왜그래...
성훈이 현관문을 연다.
문 사이로 지원의 모습이 보인다...
천천히 고개를 든 지원이... 집안 으로 들어와 안방 으로 향한다.
" 형... 왜 그래...?"
" 성훈아..."
안방 으로 들어온 지원이 침대에 앉으며 나즈 막한 목소리로 성훈을 부른다.
형의 부드 러운 목소리... 정말 처음 이다...
이랬 구나... 형의 부드 러운 목소리는...
늘 궁금 했었어...
" 왜...?"
성훈이 지원의 옆에 앉으며 묻는다.
지원이 천천히 성훈을 바라 본다.
" 마지막 으로.....
한번만... 안아 보자..."
마지막...? 한번만...? 무슨 뜻이야...?
성훈이 멍한 눈빛 으로 지원을 바라 본다.
지원이 성훈의 뺨에 손가락을 댄다.
성훈이... 고개를 끄덕 인다...
지원의 입술이... 성훈의 입술에 닿는다...
서로 엉겨 붙는 입술... 삼킬 듯이 서로를 찾아 헤매며 갈망해 나간다...
길고 긴 입맞춤 중에 지원의 손은 성훈의 티 안으로 들어 간다.
성훈의 가슴을 헤집는 손... 부드 럽게 성훈의 티를 벗겨 낸다.
" 성훈아..."
앉아 있던 성훈을 침대 위로 넘어 뜨리며 지원이 성훈을 내려다 본다.
" 형..."
지원의 입술에 성훈의 어깨로 내려 온다.
성훈의 정신이 혼란해 진다...
처음 으로 다정 하게... 부드 럽게... 배려해 주는 지원의 행동...
이해가 되지 않는다...
" 형... 무슨일 있었어...?"
성훈의 물음 에도 지원의 입술은 여전히 성훈의 가슴을 농락 하고 있다.
그 말할수 없는 느낌에 성훈도 눈을 감아 버린다.
지원의 손이 다리를 쓸어 내릴 때도... 입술로 목을 탐할 때도...
성훈은 그저 눈을 감고 있다... 지원의 목을 꼬옥 끌어 안으며...
형용 할수 없는 아픔이 밀려 온다...
그렇 지만 예전엔 상상 할수 없는 지원의 배려들이 느껴 진다.
지원의 손길이 성훈의 뺨에 닿는다.
" ............."
무슨 말인가 하려던 지원의 고개를 숙이며 성훈의 입술에 입을 맞춘다.
--처음 형이 내게 키스 했을때... 그땐... 형에게서 레몬향이 났었어...
아주 상큼한... 레몬 향기...
지금도... 나는것 같아... 나의 지원형...--
--by blond--
사랑에 미치다 7/10
몸이 나른 하다.
그래서 잠은 깼는데 눈을 뜰수가 없다.
자꾸만 감겨 오는 눈...
아... 내 속눈썹 끝에 뭔가 닿는다.
" 성훈아..."
형이... 천천히 내 속눈썹을 쓰다 듬는다.
속눈썹을 쓰다 듬은 형의 손이 내 뺨에 닿는다.
형의 시선이 느껴 져서 인지 내 뺨에 달아 오르 는것 같다.
형이 손을 거둔다.
방문 밖으로 나가는 형의 뒷모습이 보인다.
거실 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린다.
전화벨이 3번쯤 울렸 을때 형이 전화를 받는다.
귓가가 울려서 잘 들리지 않는다.
" 성훈아..."
형이 방으로 들어 온다.
나는... 그저 자는척을 하고 있을 뿐이다.
" 성훈아..."
형이 내 몸을 흔든다.
그제 서야 나는 눈을 비비며 잠깨는 척을 한다.
" 응...?"
" 전화 왔어..."
" 누군데...?"
" 지용이..."
형의 입에서 나온 이름...
" 자... 받아봐... 너 찾던데?"
" ......."
형이 건네는 무선 전화기를 받았다.
졸린지 형은 눈을 비비며 화장실로 들어 간다.
" 여보 세요..."
" 잘 잤어...?"
" 지용아... 어쩔 려구..."
" 지원 선배 한테 너 바꿔 달라구 했냐구?"
" 응..."
" 걱정마~ 지원형 눈치 꽝이야!"
" 근데... 왜 전화 했어...?"
" 우리 성훈이 보구 싶어서~"
" 치..."
" 성훈아..."
" 응...?"
" 지금 나올래...?"
" 지금...?"
" 응... 너 보고 싶어서..."
" 아직 아침 이구..."
" 그럼... 좀 있다 2시쯤에 만날래?"
" 잘 모르 겠어..."
" 너네집 앞에서 기다 릴게~
나 끊는다~ 사랑해 성훈아~"
" 지용아...!"
전화가 끊겼다.
자주 만나면... 안돼 는데...
하긴... 형은 눈치가 그렇게 빠른 편은 아니 니까...
" 지용 이가 뭐래?"
지원이 화장실 에서 나오며 묻는다.
" 어...?"
" 그녀석은 왜 남의 집에 아침 일찍 전화 했대냐?"
" 그냥... 어..."
" 훗... 더듬긴 왜 더듬냐?
너 지용 이랑 사귀냐?"
" 아냐!"
" 헛소리 하지 말구 나와서 밥이나 먹어..."
" 응...?"
지원이 식탁 의자에 앉는다.
머리를 정리한 성훈도 방에서 나와 부엌 으로 향한다.
" 형..."
" 놀란 토끼눈 하지 말구 빨리 앉아..."
성훈의 시야를 가득 채우는 것...
온갖 반찬이 차려져 있는 식탁...
내가 한거 아닌데... 그럼 이거 형이 한거야...?
" 이거... 형이 한거야...?"
성훈이 눈을 깜빡 이며 지원의 옆에 앉는다.
" 그래... 내가 만든 거니까 잔소리 하지 말고 먹어...
니가 해 주는 밥이 맛이 없어서 내가 했어..."
지원의 말이 끝나자 성훈이 밥을 떠서 입에 넣는다.
밥이 질지도 않고 푸석 거리 지도 않은... 너무나 잘된 밥...
지원이 이런 솜씨가 있을 줄은 몰랐다.
식탁에 차려져 있는 반찬 들도 지원의 솜씨 라고 보기엔 너무나 놀랍다.
" 너... 오늘 시간 있냐...?"
" 왜...?"
" 아니... 드라 이브나 가자고..."
" 언제...?"
" 왜 그렇게 따져대?
너 옛날에 나가자고 하면 그냥 순순히 따라 나왔 잖아!
근데 오늘 왜 그러냐?"
" 아니... 언제 가는지 알아야 준비를 하지..."
" 1시쯤에 나갈 거야..."
" 나... 약속이 있는데..."
" 약속 취소해..."
" 안돼...!"
" 안돼...?"
지원의 양미간이 찌푸려 진다.
지원이 수저를 내려 놓는다.
" 왜 안돼...?"
" 저기... 친구랑 만나 기로 했어..."
" 친구 랑은 다음에 만나면 되잖아..."
" 전부터 약속 했었단 말야..."
" 그래...?
그럼 어쩔수 없지..."
지원이 다시 수저를 든다.
성훈도 안심 한듯 찌개를 떠 먹는다.
밥이 잘 넘어 가지 않는다.
그건... 지원 형에 대한 죄책감 이겠지...
형 속이고... 지용이 만나는 것에 대한... 미안함 이겠지...
" 형... 오늘은 어디 안 나가...?"
" 응... 그냥 집에 있게..."
" 그럼 다음에 드라 이브 가자..."
" 그래..."
" 나 갔다 올게..."
" 응..."
현관문을 나서며 형의 모습을 보았다.
거실 쇼파에 길게 누워 있는 형...
이마에 팔을 대며 무척 피곤한 듯이 보인다.
그런데... 왜 드라 이브 가자고 했을까...
형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 지만...
난... 나의 외도에 대한 미안함이 더 컸다.
마치... 바람난 부인 처럼...
조심 스레 남편의 눈치를 보며 다른 남자를 만나는 모습 이다...
그래도... 난 형의 차거움 때문 이라며... 형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다.
형이... 조금만 잘 대해 줬어도... 조금만 따뜻 하게 대해 줬어도...
난... 지용 이를 만나지 않았어...
" 조금만 더!
잡았다!
조금만... 조금만... 됐... 놓쳤 잖아~"
" 에이씨... 잡았 었는데..."
오락실 앞에 놓여져 있는 인형 뽑는 기계앞...
지용이 기계끝에 잡았던 인형을 놓치 고서 아쉬워 한다.
웃고만 있는 성훈이...
지용이 다시 한번 도전 하려 는지 주머니를 뒤적 거린다.
" 그만해~
벌써 5000원 이나 썼잖아!"
" 그래도... 뽑아서 너 주고 싶었단 말야..."
" 받은 걸로 할게~"
성훈이 지용의 팔짱을 끼며 잡아 당긴다.
어쩔수 없이 기계 앞에서 물러난 지용...
여전히 아쉬운 표정 이다.
『삐...삐...』
성훈의 주머니 안에 있는 핸드폰이 울린다.
문자가 왔나?
성훈이 핸드폰을 확인 한다.
핸드폰 액정에 음성 메세지가 왔다는 그림이 뜬다.
음성...?
" 왜그래?"
" 아냐... 가자..."
성훈이 핸드폰을 주머니 안에 넣는다.
" 생각해 봤어...?"
아스 팔트 위를 걸으며 지용이 뭍는다.
" 뭘...?"
" 내가 저번에 말했 던거..."
" ........"
결혼 하자고... 같이 살자고 했던 지용의 말...
아직... 생각해 보지 못했다...
생각할 틈이 없었다...
잊고 있었 다는게 더 정확 하겠지...
" 오늘은 언제 들어 가야돼...?"
" 일찍 들어 가야지..."
" 칫... 안 들어 가면 안돼냐?"
" 지용이 너~"
" 알았어~ 농담 이야~"
성훈이 지용을 째려 보자 지용이 성훈의 머리를 흐트 리며 웃는다.
성훈도 째려 보던 눈을 거두며 지용의 팔을 살짝 친다.
지금 이시간이... 너무나 행복 하게 느껴 지는건...
왜 일까...
" 지용아... 시간이 늦었다... 나 가봐야 겠어..."
" 바래다 줄게..."
" 응..."
『띠리리리~띠리리리~』
핸드폰 벨소리가 들린다.
내껀가...?
주머니 에서 핸드폰을 꺼내니 나의 핸드폰이 울리고 있었다.
플립을 열고 성훈이 전화를 받는다.
" 여보 세요...?"
" 강성훈씨 입니까?"
" 그런 데요...?"
" 여기 병원 인데요.
빨리 와 주십 시요!"
" 병원 이요...? 왜요...?"
" 은지원씨 아시죠?"
" 네!
형이 어떻게 됐나요...?!"
" 교통 사고를 당해서... 사망 하셨 습니다...
빨리 지금 ** 대학 병원 으로 와 주십 시요!"
성훈의 핸드폰이... 아스 팔트 위로 곤두 박질 친다.
성훈의 두 눈에... 멍한 느낌이 가득 찬다.
교통 사고를 당해서... 사망 하셨 습니다...
성훈의 뇌를 가득 채우는 말들...
성훈이 자리에 주저 앉는다.
" 성훈아! 왜그래?!"
지용이 자리에 주저 앉은 성훈의 몸을 흔든다.
이리 저리 흔들 리는 성훈의 몸...
성훈이... 천천히 고개를 흔든다...
아닐 꺼야...
형은 죽지 않아...
지원 형이... 얼마나 강한데...
얼마나 강한데!
교통 사고 따위로 죽을리 없어...
그럴리 없어...
" 지용아...
나... 지원형 한테 가봐야 겠어..."
택시 에서 내린 성훈이 미친 듯이 병원 으로 들어 간다.
지용이 같이 가자고 했지만 혼자 왔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큰 병원 이라서 사람 들이 붐빈다.
간호사 들에게 물어 물어... 겨우 찾을수 있었다.
지원형을... 찾았다...
지원형을 찾은 곳은... 병실 이였다...
" 강성훈씨 되십 니까...?"
" 네....."
" 아까 전화한 의삽 니다..."
" 네..."
네모난 안경을 쓴 의사가 크게 한숨을 쉰다.
" 저기로... 가시죠..."
의사가 병실 안으로 성훈을 안내 한다.
성훈이... 터덜... 터덜 들어 간다.
아직 믿음은 있다... 살아 있을 거라는 믿음...
그렇게 약한 사람 아니 라고... 지원 형은 죽지 않았 다고 믿고 있다...
" 은지원씨가 중앙선을 침범 했다고 하더 군요...
은지원씨 차와 부딪힌 차주인은 경상에 그쳤 지만...
안타 깝게도... 은지원씨는... 차에서 부딪 히고 나서 길 가로수에 부딪 혔습 니다...
차는 완전히 망가 졌고....
그리고... 은지원씨는... 그 자리 에서 즉사 했습 니다..."
성훈의 귀로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다.
아직... 믿음이 있으 니까... 저 의사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라고 부정 하고 있다.
" 시신을 확인해 보시죠..."
의사가 어느 하얀천 앞으로 걸어 간다.
티비 에서 많이 봤던 장면...
시신 앞에서... 가족 들이... 연인 들이 울부 짖는 장면...
성훈의 머릿속 에는... 아직 아닐거 라는... 믿음이 조금씩 사라져 간다...
의사가 하얀천을 걷자... 성훈의 머릿속은... 하얀 백지장 처럼 변해 간다.
믿음 따윈... 아무 쓸모도 없게 되었다...
하얀천 아래 누워 있는 사람은... 지원 이였 으니까...
눈을 감은채... 누워 있을 뿐이 였다...
" 형..."
성훈이 지원 앞에 선다...
" 일어 나봐... 형...
어서...
아직 죽지 않았 잖아...
형...
뭐해..."
성훈이 지원의 몸을 흔든다.
차거운 지원의 몸...
싸늘 하게 식어 버린... 시신일 뿐이 였다.
" 거짓말 이야... 다 거짓말 이야...
지원형은 죽지 않았어...
아니야... 아니야... 이건 아니야...
지원형... 일어 나봐...
응...? 어서...
성훈이 왔잖아...
일어나 보란 말야...!!!!!"
성훈의 애원 에도... 커다란 외침 에도...
지원은 일어 날줄 모른다...
그저... 서글픈 미소만을 머금고... 잠들 었을뿐...
이제...
그는... 눈을 뜨는 방법을 모른다...
그는... 말하는 법을 모른다...
그리고...
숨을 쉬는 법을 모른다...
차거운 심장은... 더욱 차거운 얼음이 되어 지원의 심장을 조였을 뿐이다...
장례식장 역시... 너무나 차거 웠다.
형식 적인... 그런 느낌...
은회장은 아무런 표정이 없었고...
부인 역시 눈물 조차 흘리지 않았다.
오가는 사람 역시... 말로만 슬퍼 했을뿐...
누구도 울어 주지 않았다...
한쪽 구석 에서... 성훈만 울고 있었 을뿐...
어느 누구도 하늘로 간 지원을 위해 주지 않았다.
지원의 친구들 몇몇만... 너무나 슬픈듯 보였다.
친구를 잃은건... 너무나 슬픈 거였 으니까...
장례식 장은... 너무 춥게 느껴 졌다.
왜... 지원 형이 차거 운지 알것만 같았다.
지원 형은...
주위 환경이 추웠던 거야...
너무 추워서... 자신 마저 얼어 버린 거야...
얼지 않으면... 그 추위에 죽어 버릴 테니까...
어쩔수 없었던 거야...
그래도... 이건... 너무해...
* * * * * *
" 지원 선배... 좋은 곳으로 갔을 거야..."
" 그랬 겠지..."
마치 먼 옛날의 얘기를 하듯이... 성훈이 얘기 한다.
남의 얘기를 하듯... 무심한 성훈의 표정...
" 형은... 날... 사랑 하지 않았 으니까..."
『거짓말...』
몸서리 쳐질 만큼 싸늘한 소리가 들린다.
성훈이 몸을 웅크 린다.
형의 목소리야... 지용아... 형의 목소리...
" 형은... 날... 사랑 하지 않았어...
죽을 때도... 마치 나와는 상관 없다는 듯이 죽었어...
아무 데도 가지 않는 다고 해 놓고...
집에 있을 거라고 했으 면서...
형은 교통 사고를 당했어...
누구랑... 또 놀고 오는 길이 였겠지...
이제... 신경 쓰지 않기로 했어...
형은 이제 없으 니까...
죽은 사람일 뿐이 니까..."
" 성훈아...
왜 그래...?!!"
옆에서 성훈의 몸을 흔드는 지용...
대체 뭐가 뭔지 모르 겠다...
『내가...
널...
사랑 하지 않았 다구...?』
선명한 환청... 성훈이 몸을 벌벌 떤다.
" 누구야! 누가 장난 치는 거야!
누가... 형 목소리로 장난 치는 거야...
나와... 당장... 죽여 버릴 테니까..."
성훈이 바들 바들 떨며 얘기 한다.
그런 성훈을 내려다 보는 지용의 표정을 알수 없다는 표정 이다.
마치 지용의 귀에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다는 듯한... 표정...
『날... 죽일순 없어...
이미... 난... 죽었 으니까...』
마치... 공포 영화의 한장면 처럼...
방 한쪽 구석 에서 빛이 난다.
마치 탄생 하려는 빛처럼... 웅크 렸던 빛이 피어 오른다.
빛이 사라 지고 난 자리에... 어두운 물체가 있다.
" 누구야... 넌... 누구야..."
성훈이 바들 바들 떨며 자리 에서 일어 난다.
『이젠... 날 잊어 버리기 까지 한거야...?
은지원은... 기억도 안나는 모양 이야...』
방구석 에는...
구석에 쳐박혀 웅크 리고 앉아 있는...
지원이 보인다...
" 아아악!!!!!!"
성훈이 머리를 잡고 소리 친다.
환영 까지... 이젠 지원형 까지 보여...
이젠... 뭐가 보일까... 너무 두려워...
" 성훈아!"
지용이 성훈의 몸을 잡아 품에 안는다.
떨고 있는게 느껴 진다.
" 지원 형이... 있어..."
성훈이 방구석을 손가락 으로 가리 킨다.
그러나... 지용의 눈에는 보일리 없다...
그저... 성훈이 신경 과민 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강성훈... 고지용 에게서 떨어져... 어서...
이제... 난... 죽은 사람 이라고 찬밥 취급 하는 거야...?
내가... 왜 죽었 는데... 왜 그렇게 일찍 죽어 버렸 는데...』
지원의 원망 섞인 목소리가 성훈의 귓가를 훑는다.
여전히 구석에 웅크 리고 앉아 있는 지원이 보인다.
날카 로운 눈빛은... 그대로 이다...
" 형은 날 사랑 하지도 않았 잖아!!!!!!
당신이 진짜 형일리 없어!!!!!
형은 죽어서 까지 날 찾아 올리 없다구!!!!!
형은 날 사랑 하지 않았어...
사랑 한다는 말조차... 해주지 않았어..."
성훈이... 바닥에 주저 앉는다.
눈물이... 바닥 위로 떨어 진다.
사랑 한다는... 말을 들어 보지 못했어...
『사랑 하지 않은건... 성훈이 너였어...
날... 외면 한건... 성훈이 너야...
날... 차거운 이곳 으로 내친건... 너였어...』
원망 스러운 지원의 목소리...
그의 표정은... 여전히 변화가 없다.
" 난 형을 사랑 했어!
한번도 형을 마음속 에서 밀어 낸적 없다구!
그렇 지만... 형은 날 사랑 하지 않았어..."
『거짓말 하지마...
나... 다 알아...』
" 형이 뭘알아...
형은... 나한테 관심도 없었 잖아...
아무 것도 알고 싶어 하지 않았 잖아!"
『너와...
고지용이 만나고 다니 는거...
다 알고 있었어...』
--by blond--
사랑에 미치다 8/10
* * * 회상
나의 가게 에서 일하던 그...
새침한 표정이 너무나 귀엽던 그...
강성훈...
그는 너무나 귀엽다.
마치 초록의 풀밭 에서 깡총 거리며 뛰노는 하얀 토끼 처럼...
웃으며 내 옆에서 조잘 댄다.
형... 이건 말야...
형 그게 아니라...
형... 성훈이 예뻐...?
그렇 지만... 난 아무런 말도 해 줄수 없었다...
원래 다정한 말이 라고는 할줄 모르는 나였 기에...
차거운 대답을 해주거나 무표정 으로 일관을 해버린다...
그렇 지만... 요즘 난 성훈 에게 사랑을 표현 하고 싶었다...
내가 얼마나 자기를 사랑 하는지 알려 주고 싶었다...
그렇 지만...
어색 하게 나마 웃으며 말하려 할때면...
몸속 내장을 뒤엎는 고통이 덮쳐 왔다.
그럴때 마다 식은땀을 흘려 댈뿐...
아픈 내색을 하지 않았다.
보나 마나 우리 꼬맹인 또... 울먹 이겠지..
어디 아프 냐며... 눈물이 가득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 보겠지...
터져 나오 려는 신음 소리를 참으 려고 입술을 꼬옥 깨물 었다.
입술 에서 피가 나올 정도 였다.
신경성 이라 생각 했다.
내가 아플리 없다고 생각 했다.
그렇 지만...
그건 나의 오산 이였다.
" 왜 이제야 오셨 습니까...
정밀 진단 검사가 나와 봐야 겠지만...
현재 환자분 몸상태는 많이 망가 졌습 니다..."
의사의 말이... 내 몸을 서늘 하게 한다.
여름 인데... 춥다...
" 죽을병 이라도 걸렸단 말씀 이십 니까...?"
나의 말에...
의사는... 대답 대신 침묵 이라는 카드를 내민다.
그리고... 어두운 표정이... 대답을 대신해 준다.
아직은 아닐 거야...
정밀 진단 결과가 나와야 알수 있어...
난... 아직... 죽고 싶지 않아...
부정 했다...
몸도 마음도... 죽음에 대해 부정 했다.
그저... 병원의 착오일 뿐이 라고... 단정 지었다.
그렇 지만...
나는... 어느새... 받아 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차츰 주위를 정리해 가고 있었다...
정리 되어 가는 것들 중에...
성훈 이도 있었다...
정리 하고 싶지 않은데... 꼬옥 끌어 안고 싶은데...
죽음 이란건... 모든걸 부질 없게 만든다.
아버지께... 성훈일 소개 시켰다.
그 댓가로... 죽도록 맞았다.
맞는 순간 에도... 숨이 막혀 왔다...
아무 것도 모르게 하고 싶어...
내 이런 몸... 어느 누구도 모르게 할거야...
차라리 멍으로 가려 버리 는게... 낫겠지...
집으로 돌아 오는길...
다리의 통증 때문에 쩔뚝 거릴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 초라해 보여...
성훈 이가 알까 걱정 이다.
나 맞은거 알면... 안될 텐데...
『딩동~딩동~』
조심 스럽게 초인종을 눌렀다.
" 형이야?!"
3초도 안되서 열리는 문...
" 형..."
" 비켜..."
또 난... 그애 앞에서 무심한 모습을 보인다...
그애를 무시 하며 현관 으로 들어 온다.
제길... 구두를 벗는데 몸이 휘청 거린다.
숨도 막혀 온다...
" 형!!!!"
" 놔!!!!"
나를 부축 하는 성훈 이의 팔을 뿌리 치며... 거실로 들어와 쇼파에 앉았다.
멍한 표정을 짓는 성훈 이의 시선을 피해 창밖 으로 시선을 돌렸다.
" 무슨일 있었어...?"
" 알 필요 없어..."
모르 는게 더 나아... 성훈아...
알면... 가슴 아파 할거 잖아...
" 형 아버지 께서... 도저히 인정 못 하시 겠대...?"
" ......."
" 형... 말 좀 해봐..."
" 그래! 이 새끼야!
게이 아들은 절대 인정 못한다고 하시 더라!"
" 형....!"
" 그래서 인정 않해도 된다고 했어!
언젠가 헤어질 테니 인정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어!
됐냐?!"
마음 에도 없는 소리를 하며 안방 으로 들어 왔다.
가슴이 미어질 듯이 아파 온다...
성훈아...
이런 내 모습이 밉지...?
마음껏... 미워해...
증오해 버려...
옷을 갈아 입고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었다.
몸은 편했 지만... 마음은 편치 못하다...
" 형..."
" 기분 안 좋으 니까 손대지 마..."
" 형 기분 안 좋은것 같으 니까... 나 다른방 가서 잘게..."
" ......."
" 잘자..."
" ........."
" 형..."
" ......."
" 사랑해..."
" ........"
" 불끌게..."
" ......."
불꺼 지는 소리와 문닫 히는 소리가 들린다.
무서운 어둠이 나를 감싼다...
천천히 일어나 불을 키고 거울을 봤다.
몸 곳곳에 멍자국 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울고 있겠지... 성훈아...
나 때문에... 상처 받았 겠지...
나는... 망설 이며... 성훈 이가 자고 있는 방으로 향한다.
자고 있을 거야...
자고 있을때... 한번만...
다정히 말해 주고 싶어...
깨어 있을땐 못 하지만...
자고 있을때 만이 라도... 잘해 주고 싶어...
성훈인 자는지 방문을 열자 마자 어둠이 비친다.
조용히 침대에 누워 있는 성훈이 보인다.
침대로 다가가 그의 옆에 누우며 성훈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 성훈아...
헤어 진다는... 그딴말... 하지 않았어...
믿지마...
내 말... 믿지마..."
자고 있으 니까 하는 거야...
나 원래... 부드 러운 말따윈... 잘 못하 잖아...
이젠... 더 못할것 같아...
" 성훈아..."
" ........"
" 니 등 보는게... 너무 싫어...
그렇 다고 몸 돌리 지는 마...
너 몸 돌려서 나 쳐다 보면...
너 자는줄 알고 주절 댔던 내가 바보 되잖아...
그냥... 이대로 있자...
그냥... 이대로..."
성훈의 등에 얼굴을 뭍었다.
그의 몸에서 나는 향기...
나를 잠으로 끌어 당긴다...
아침이 오자 마자... 나를 또 그를 탐했다.
이래 서는 안되는 거였 지만...
내 품에 안겨 있는 그는 나의 오감을 곤두 서게 만들 었다.
오직... 그를 위해 만들 어진... 나의 몸처럼...
그의 하얀 피부을 나의 입술로 휘감 았다.
그로 인해 느껴 지는 희열...
성훈 이도... 행복 할까...?
내가 강요 하는 것인데... 그도 행복을 느낄까...?
" 윽..."
숨이 막혀 온다.
심장을 갈기 갈기 찢는 듯한 고통...
더이상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
" 제기랄..."
" 형... 왜그래...?
어디 아파...?"
" 시끄러..."
침대에 누워 버린 나의 허리에 팔을 감으며 성훈이 묻는다.
" 저기 비켜..."
" 왜~"
" 비키 라면 비켜!"
" 형..."
더이상 성훈이 곁에 있다간...
성훈이 뭘 발견 할지 모른다...
멍따위가 나를 아프게 하는건 아니 였다.
내장 곳곳을 스미는 아픔... 그건 말로 표현 하지 못할 정도의 아픔 이였다...
방문 으로 향하며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순간적 으로 내 팔을 잡는 손의 느낌이 든다.
" 무슨 짓이야!"
" 형... 이거 뭐야..."
" 뭘..."
" 이게 뭐냐구!"
나를 추궁 하는 눈빛...
나의 어깨를 가리 키며 묻는다.
멍자국을 발견 했구나...
" 형 아버지 한테 맞았지!
어제 맞은 거지!"
" 그만해..."
" 어제... 아파서 나한테 그렇게 대한 거야...?"
" 시끄러..."
" 왜 말하지 않았어!"
" 닥치 라고 했잖아!"
방을 나오 면서도...
나는 차거운 말밖에 던질수 없었다...
다정한 말을 할줄 모르는 나는...
그렇게 아이의 가슴에 상처를 던진다.
정밀 진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에게... 사랑을 줘서는 안돼...
내가 건강 하다는게 밝혀 지기 전까지...
사랑 한다 말해서는 안돼...
그게... 오히려 더 큰 상처 이겠지...
더 죄를 짓는 거겠지...
" 형은... 날... 사랑해...?"
포크로 스파게티를 돌돌 말며 성훈이 묻는다.
당연히... 사랑 하지...
사랑 하고... 또 사랑해...
목구멍 까지 차오른 감미 로운 목소리를... 이내 삼켜 버렸다...
얼마전에 들었던 의사의 말들이... 떠올 랐다...
내 서글픔은... 차거운 음성 으로 변화 되어 성훈 에게 전해 졌다.
" 대답해 봐..."
" 아까 본 영화가 그렇게 충격적 이였냐?
갑자기 왠 헛소리야?"
" 헛소리...?
내 말이 헛소리로 들려?"
" 그래..."
" 연인 한테... 사랑 하냐구 묻는게 헛소리야...?"
" 그런걸... 왜 묻는 건데...?"
묻지마... 성훈아...
나... 널 사랑 하는데... 사랑 한다고 말할수 없어...
나 아프 거든... 많이...
아버지 한테 맞은것 따윈... 아무렇 지도 않아...
지금 이시간 에도... 난 아파...
성훈아...
널 사랑 하는데... 말해 줄수가 없어...
" 확인 하고 싶으 니까..."
" 뭘 확인 하고 싶은데...?"
" 형의 사랑..."
" 나의 사랑...?"
" 그래..."
" 어떻게 확인 하고 싶어?
그냥 사랑 한다고 말해 주면 되는 거야...?"
" ........"
" 내가 널 사랑 한다고 1000번 말하면...
내가 널 확실히 사랑 한다고 믿을 거야...?"
" ......."
" 아니 잖아...
그러 니까 헛소리 하지마..."
1000번 이고... 10000번 이고... 말해 줄수 있어...
내 입술이 부르 트고... 목구멍이 막혀 버릴 때까지...
말해 줄수 있어... 그렇 지만... 지금은 아니야...
" 믿을... 거야..."
심장이 멈춰 버린듯...
성훈의 목소리는 확대 되어 내 귓가를 맴돈다.
" 형은... 나한테... 사랑 한다고 말해 주지 않으 니까...
단 한번 이라도... 사랑 한다고 말해 주면... 믿을 거야...
형은... 늘... 날 생각해 주지 않으 니까..."
성훈이 뛰쳐 나간다.
잡아 야만 했다... 뛰어 나가서...
손목을 붙잡 으며... 사랑 한다고 소리 쳐야 했다...
그게... 성훈 이가 원하는 거니까...
그런데...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뛰려고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또 다시 나를 옭아 매는 고통 으로 빠져 들었다.
쓰러 질뻔 했지만... 간신히 테이블을 붙잡고 서 있었다.
왜... 이럴때 마다... 고통이 느껴 지는 걸까...
사랑 한다고 말해서는 안된 다고...
내 몸속의 세포 들이 난동을 부리는 걸까...?
있는 힘을 다해...
성훈 이를 향해... 뛰었다...
" 강성훈!"
이름을 부르 기도... 너무 힘들다...
" 야!"
그의 팔목을 잡아 거칠게 돌려 세웠다.
" 강성훈! 이게 무슨짓 이야?!"
" ......."
울고 있구나...
두 눈 가득히 차 있는 눈물이...
두 뺨을 가로 지르며 떨어 지고 있었다.
울지마... 라는 말이 목구멍 까지 속구 쳤지만...
다시 삼켜 버릴수 밖에 없었다.
" 집에 가서 얘기 하자..."
차거운 말을 던지며...
차거운 시선을 던졌다.
" 오늘 친구들 이랑 만나 기로 했어...
같이 가자... 소개 시켜 줄게..."
" 정말...?"
" 속고만 살았어?
꾸물 대지 말고 옷이나 입어..."
" 응!"
성훈이 옷장 문을 연다.
그리고... 고민에 빠진듯 표정을 찡그 린다.
" 이거 입어..."
" 응...?"
며칠 전에 사두 었던 정장을 내밀 었다.
성훈이 입는 옷의 사이즈를 몽땅 다 재서 겨우 알아낸 사이즈...
나의 갑작 스러운 선물에 놀란 성훈의 눈동자가 보인다...
" 형..."
" 감격 같은거 하지마...
그런 꼴로 가는거 나도 싫어..."
타이를 매며 거실로 나왔다.
요즘 너무 피곤 하다...
자고 싶은 마음이 가득 했지만...
그래도 움직 여야 한다.
나... 아픈거 알면 안되 니까...
" 다 입었 으면 빨리 나와..."
" 형... 잠깐만... 나 덜 입었어...
아직 세수도 못 했단 말야..."
" 무슨 애가 그렇게 느리냐?
기다릴 테니까 빨리 해!"
나의 마음을 감춰 주는... 싸늘한 말투...
그게... 내 진심이 아니 라는걸...
성훈이... 넌 아직 모르니... 모르 는게 나을 거야...
걸음이 느린 성훈이 뒤쳐 져서 걸어 온다.
나는 또 그에게 면박을 준다.
그게... 내가 할수 있는 일이 니까...
친구 들과 만난 자리 에서도... 성훈인 고개만 숙이고 있다.
뭐가 너의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거니...
내 친구들 때문 이야...?
그렇 겠지... 넌 이런 자리에 익숙 하지 않으 니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럴 려고 한건 아니 였는데...
" 아... 죄송 해요~ 제가 좀 늦었죠...?"
고개를 들어 보니 지용이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 이고 있었다.
내가 아끼는 후배 녀석... 고지용...
많이 컸네...
" 고지용! 이제 오냐?"
" 길이 막혀 서요~ 선배님들 많이 기다 리셨 어요?"
" 그걸 말이 라고 하냐?"
" 죄송 해요~ 근데... 이 분은..."
지용이 성훈의 옆자리에 앉는다.
그리곤 성훈을 보며 눈을 크게 뜬다.
" 내 애인..."
" 지원 선배 애인 이세요?
우와~ 선배 능력 좋네?"
지용의 눈길에... 성훈이 고개를 돌린다.
내가 봐도 부담 스러울 만한 눈길 이다.
" 고지용! 성훈씨 얼굴 닳겠다!"
" 아... 죄송 해요..."
지용이 뒷머리를 긁적 이며 웃는다.
그렇 지만... 그의 시선은... 성훈을 벗어 나지 못한다...
" 근데 지원이 너네 아버지 께서 너한테 회사 물려 주시 겠대?"
" 장남도 아닌데 왜 나한테 물려줘...?"
" 그래도 뭐 회사 에서 높은 자리 하나 쯤은 주겠지~"
점점 무르 익는 대화... 여전히 가만히 앉아 있는 성훈...
그만... 나가야 겠다...
저렇게 따분해 하니까...
『탁!』
갑작 스럽게 쓰러진 물잔에 친구의 바지가 젖었다.
그 물잔을 쓰러 뜨린건 성훈이 였다.
무척 이나 미안한 표정 으로 어쩔줄 몰라 했다.
" 강성훈!"
버릇 처럼 내 입에서 나온 차거운 말투...
이런 말투는... 어렸을 때부터 길들 여져 왔던 거니까...
습관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내가 차거운 지도 모른다...
내 차거움에 상처 받는 아이가 있는걸 알면 서도...
" 너 정말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야!"
" 괜찮아... 지원아... 성훈씨 저 괜찮 아요~"
" 가만히 있어봐!
강성훈! 너 무슨 생각 하고 있었던 거야!
어디다 정신을 두고 있었 길래 이러는 거야!"
" 아니...난... 실수로..."
" 지원 선배... 성훈 씨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 고지용! 니가 나설게 아니야!
강성훈 넌 항상 이래!
멍하니 있으 면서 사고나 치고!"
" 너무 하잖아..."
" 뭐...?"
" 형은... 항상 이래...
내 말도 안 들어 보고... 무조건 화만 내고...
내가 형한테 뭐야...?!
이렇게 친구들 앞에서 망신줄 만큼 내가 그렇게 하찮아?!
애인 이라며! 형 애인 이라며!
적어도... 애인 한테는 이러면 안 되는거 아냐?!
나 먼저 갈게...
죄송 합니다... 먼저 가볼 게요..."
성훈이 인사를 하며 뛰어 나간다.
가지마... 성훈아... 그렇게 뛰면... 잡을 수가 없잖아...
" 야... 은지원... 너무 한거 아니냐?
나 괜찮 은데..."
" 됐어... 그 얘긴 그만해..."
성훈이... 아마 울거야...
내가 준 상처 때문에...
" 선배! 저 이만 가볼 게요~
다음에 또 뵈요~"
지용이 웃으며 문으로 향한다.
" 지용이 저 자식 왜 저러냐?"
" 쟤 원래 활발 하잖냐~"
성훈이... 잡으러 나간건... 아니 겠지...
어느새 나는... 차거운 사람 보다... 소심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렇게... 변하고 있었다...
친구 들과의 만남이 끝나고... 정밀 진단 결과를 알러 병원에 가야 했기에...
성훈 이를 잡을수 없었다...
" 위암 말기 입니다..."
의사는... 나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
내 입술은 쇠를 달아 놓은 것처럼...
조금도 움직 이지 못했다.
" 암세포가 각 내장 기관에 너무 많이 퍼져 있습 니다...
의사 로서 드릴 말씀은 아니 지만...
너무 늦은것 같군요...
입원 하셔도... 별 가망이 없을것 같습 니다...
이런 말씀 드리게 되어 정말 죄송 합니다..."
거짓말이 아니 였다.
내 눈앞에 보이는,,, 필름 에는...
나의 내장 곳곳에 자리 잡은 암세포 들이 보였다.
나의 생명줄을 갉아 먹고 있는 암세포...
그 줄이... 끊어질 것만 같다...
나의... 울먹 이는 목소리는... 너무 비참 했다.
" 살려... 주세요...
아직... 죽을수 없어요...
아직 죽지 못해요... 죽어서는 안돼요..."
" 형..."
나를 부르는 성훈 이의 목소리 에도... 난 대답해줄 힘이 없다...
너무나 멍한 정신 상태...
아무 것도 생각 나질 않는다...
각오는 하고 있었다.
그렇 지만... 정말 내가 위암 말기 라는 진단을...받을줄 몰랐다...
" 잘못 했어..."
안방 까지 쫓아온 성훈이 용서를 구하고 있다.
성훈아... 나 지금 말하고 싶은 기분 아니야...
나 죽을병 걸렸대...
그래서... 얼마 살수 없을 거래...
이젠... 너를 볼수 없는 거야...
나... 생각할 시간을 줘...
" ......"
"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 ........"
" 내가 잠깐 어떻게 됐었 나봐...
미안해... 형...
다신 그러지 않을게... 용서해 줘..."
" 나가..."
" 형..."
" 꺼지란 말야 이 새끼야!!!!!!"
" 나도... 화났었단 말야..."
" 강성훈... 맞기 전에 어서 꺼져..."
" 왜... 내 맘은 알려 고도 하지 않는 거야...?"
" 나 지금 니 맘 알고 싶은 기분 아냐...
그러 니까 제발 방에서 나가..."
침대에 걸터 앉으니 한결 편했다.
" 알았어... 쉬어..."
성훈이 문을 닫고 방에서 나간다.
성훈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나... 죽음 따윈 아무렇 지도 않을줄 알았 는데...
아무 것도 겁날게 없었 는데... 너무 두려워...
이렇게 니가 소중 한대...
나... 너무나 아파 온다...
몸도... 마음도... 너무 아프다...
" 어디 가는 거야...?"
" 어... 친구 만나러..."
" 너도 친구가 있었냐...?"
" 일찍 들어 올게..."
" 강성훈..."
" 응...?"
" 아냐..."
" 갔다 올게..."
요즘 성훈 이의 외출이 부쩍 잦아 졌다.
오늘도... 성훈인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
그 친구는... 내 후배 녀석... 고지용 이겠지...
며칠전 보았다...
집앞 에서... 성훈 이와... 지용 이가 다정 하게 얘기 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어설 프게 껴안는 모습을...
나는 자리 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나간다.
베란다 난간에... 몸을 기대어 본다.
천천히 아파트 에서 나오는 성훈이 보인다...
저 멀리... 아파트 정문 에서 들어 오는 까만색 중형차도 보인다...
내 기억이 맞다면... 저 차는... 내 후배 녀석의 차가 맞을 것이다...
내가 아끼는 후배...
고지용... 이겠지...
까만 중형차가 성훈의 옆에 선다.
성훈이 보조석에 탄다.
차가 출발 하고... 내 시야 에서 사라질 때쯤...
나는 그 자리 에서... 주저 앉을수 밖에 없었다...
차거운 베란다 바닥 위로... 뜨거운 액체가 떨어 진다...
내 얼굴을 더듬어 보니... 뜨거운 물줄기가 두 뺨을 가로 지르고 있었다...
나... 버림 받은 건가...?
그렇게 되는 건가...?
두 다리를 끌어 모으고... 무릎 위로 얼굴을 뭍었다.
성훈아...
여름 인데...
형은...
너무 춥다...
너무 추워서 견딜 수가 없어...
벌써 몇병째 인지 모르 겠다...
거실 한쪽에 있는 장식장을 채우던 프랑스제 양주 들은
이미 내 식도를 타고 흘러 들어 가고 있었다.
성훈이 늦는다...
너무 늦는다.
나 이렇게 기다 리고 있는데...
성훈인... 오지 않는데...
벌써 밤이 깊었 는데...
오질 않아...
뭐하는 거니... 성훈아...
형은 널 이렇게 기다 리는데...
안자고... 성훈이 기다 리는데...
넌... 뭐하는 거니...
내 손에 들려 있던 양주잔이 바닥 으로 떨어 지고 양주병을 잡았다.
내 입술에 닿는 양주병은 끝없는 내 갈증을 채워 준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 일찍 온다며...?"
이렇게 투정 부리 려던게 아닌데...
나... 술주정 부리면 안돼 는데...
그럼... 성훈 이가 날 버릴 텐데...
지용이 에게 가버릴 텐데...
그러면... 나 혼자 되는데...
거실로 들어선 성훈이 자리에 선다.
내 옆에 앉지도 않고...
" 안주도 없이 마신 거야...?"
" 안주 따윈... 필요 없어..."
" 형 그러다 간에 빵꾸 나서 죽겠다..."
" 죽게 내버려 둬..."
" 일어나... 안방 가서 자..."
간에 빵꾸 나기 전에... 죽겠지...
그럴 거야...
언제쯤... 죽을까... 내일...? 모레...?
성훈이 내 몸을 일으켜 세우 려고 내 팔을 잡아 당긴다.
술때문에 축 늘어진 내 몸을 일으 키기엔 성훈 이의 힘은 부족 하다.
너... 아직 많이 약하 구나...
지켜 줘야 할텐데...
널... 지용이 에게 줄수 없어...
" 놔 이새끼야... 어디 감히 은지원 몸에 손을대!"
" 형... 좀 일어 나봐..."
" 놔... 성훈아...
이거 놔..."
" 형..."
" 제발 좀 놔...
나... 미쳐 버릴것 같아...
죽고 싶어..."
" 왜 이래..."
" 니가... 싫어...
싫어서... 미쳐 버릴것 같아...
니가... 너무 싫어..."
나는... 사랑을 받아 서도... 사랑을 줘서도 안돼...
이제 죽을 건데... 누구 에게도... 사랑 한다고 말해서는 안돼...
그럼... 난 정말 나쁜놈이 돼...
" 흑... 정말... 니가 너무 싫어...
성훈아...
왜 내 앞에 나타 난거야...
너같은 새끼... 정말 싫어...
나... 미쳐 버리 겠어..."
왜 내 앞에 나타 났니...
왜 너에게 미치게 만들 었어...
나... 너무 화가나...
독한 술 때문 인지 힘이 빠진다.
온몸이 나른해 지며...
점점 잠속 으로 빠져 드는 기분 이다.
성훈아...
나... 너 사랑 하거든...
그런데 말할 수가 없어...
그게... 너를 위한 배려 라고 생각 했어...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어지 러운 머리에 손을 대보며 몸을 일으 켰다.
내 옆에 쪼그 리고 새우잠을 자는 성훈이 보인다.
그리고... 그의 귀에 달린 빨간... 귀걸이도 보인다.
이건... 루비 귀걸이 인데...
붉은 루비 중의 최고급... 피젼 블러드...
" 피젼 블러드... 비둘기의 피라고 불리는 붉은 루비...
붉은 루비 중에 최고로 치는... 루비의 여왕..."
성훈의 귀에 달린 루비 귀걸이를 만지며 중얼 거렸다.
니가 산건 아니 겠지...
누가 선물 해줬니...
고지용 이야...?
내 후배... 니가 만나는 사람...
나를 버리고... 지용이 에게 날아 갈거니...?
안돼... 성훈아...
지용이 한테 가지마...
아침 일찍... 밖으로 나왔다.
며칠간 면도를 하지 않아서... 수염이 까칠 하게 나있다.
감색 캡을 푹 눌러 쓰고 이리 저리 돌아 다녔다.
성훈이 없이 혼자 돌아 다니 려니 허전 했다.
미리... 연습해 두는게 좋겠지...
나 혼자 됐을때...
그때 당황 하지 않으 려면...
이렇게 혼자 다니는 버릇을 들이는 것도 좋겠지...
그중에 나의 눈에 띄는 곳...
꽃가게 라는 내게는 낯선곳이 눈에 띈다.
그런데 들어 가려니 쑥쓰 러웠다.
아직... 성훈이 에게 꽃을 선물한 적이 없는게 생각이 났다.
때론... 이런 것도 좋겠지...
꽃가게에 들어 갔다.
아르 바이트 생이 무슨 꽃을 찾냐며 묻는다.
내 눈에 들어 오는 꽃은 빨간색 장미 였다.
빨간 장미 100송이를 주문 했다...
아르 바이트 생이 잠깐만 기다리 라고 한다...
주머니에 들어 있던 지갑 에서 돈을 꺼냈다.
아르 바이트 생이 포장한 장미 꽃다발을 건네 준다.
잔돈도 받지 않은채 가게 에서 나와 버렸다.
성훈이 좋아 하겠지...
웃는 모습이 보고 싶어...
환하게 웃는... 예쁜 모습...
시간이 늦었다.
내손은 빨간 장미 꽃다발을 꽉 잡고 있다.
내 코끝 으로 진한 장미 향기가 느껴 진다.
5층 계단을 오르 려니 힘들다.
1층만 더 가면 돼...
계단 난간을 붙잡 으며 힘겹게 올라 왔다.
숨이 차네...
『투툭...』
장미 꽃다발이... 바닥 으로 떨어 진다.
나의 숨통을 조이는 장면이...
눈앞 에서 펼쳐 진다...
지용 이와 성훈 이의 키스 장면...
하하... 웃음이 나오려 한다.
떨어 지는 둘의 입술...
다시 이어 지는 키스...
내 눈은...
그 둘의 맞닿은 입술을 지켜 보고 있었 으며...
내 귀는...
그 둘이 내는 아련한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리고 내 머리는...
깨질 듯한 두통을 호소 하고 있었고...
제일 바보 같은 나의 다리는...
계단 뒤로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빠른 걸음 으로 계단을 내려 왔다.
숨이 가빠 온다.
모든 암세포 들이 내 몸속 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것처럼...
나의 뇌도 빠개질 듯이 성훈을 그려 낸다.
지워도... 지워도 떠오 르는 영상...
내것 이라 믿었 는데...
그게... 아니 였구나...
아파트 에서 나와 아파트 뒷쪽 으로 향했다.
나를 비추는 달빛의 영상 들이... 오늘 처럼 원망 스러 웠던 적이 있었 을까...?
나는 한참 동안... 제자리에 서 있었다.
나는... 아무 것도 못 본것 이다...
아무 것도...
지용과 성훈의 키스 장면도...
난 못 본것 이다...
내 기억 에서 지워 내려야 한다.
『쾅쾅쾅!!!!!!』
힘없이... 현관문을 두드 렸다.
" 성훈아... 문 열어... 나야 지원이..."
문을 열어줘...
성훈아...
나 외면 하지 말고 열어줘...
현관문이 열리고 성훈의 모습이 보인다.
난 또 무심한 척을 하며 안방 으로 들어 왔다.
" 형... 왜 그래...?"
" 성훈아..."
침대에 앉았다.
다리가 후들 거렸다.
" 왜...?"
성훈이 내 옆에 앉는다.
" 마지막 으로.....
한번만... 안아 보자..."
나의 부탁에... 성훈이 멍한 표정 으로 나를 쳐다 본다.
성훈아... 마지막 으로... 니가 나를 조금 이라도 사랑 하는 마음이 있을때...
널 안고 싶어...
내일이 되면... 넌 지용이를 사랑 할수도 있잖아...
나 같은건 외면해 버릴 수도 있잖아...
조금의 사랑 이라도 남아 있을때...
널 안고 싶어... 성훈아...
나의 손가락이 성훈의 뺨에 닿는다.
성훈이... 고개를 끄덕 인다...
그의 입술에 키스 했다...
지용 이가 닿았던 자리...
깨끗이 지워 줄게...
내가... 깨끗이 지워 줄테니... 나를 떠나지 마...
성훈아...
나 외로 운거 싫어... 정말 싫어...
내 손이 성훈의 티를 부드 럽게 벗겨 낸다.
나의 손길이 성훈의 가슴을 어루 만진다.
" 성훈아..."
침대 위로 성훈일 넘어 뜨리며 성훈의 위에서 그를 내려다 보았다.
이렇게 예쁜데...
아직... 사랑도 다 주지 못 했는데...
가슴이 아려 온다...
" 형..."
나의 입술이 성훈의 하얀 피부 위로 내려 앉는다.
부드 러운 성훈의 피부를 느끼며... 그를 손길로 만져 간다...
" 형... 무슨일 있었어...?"
어... 무슨일 있었어...
너 때문에... 다른 사람도 아닌 너 때문 이야...
내가 사랑한 너에게 배신 당한 나는...
너를 되찾고 싶을 뿐이야...
사랑 한다고 말해 주고 싶었다.
나를 바라 보는 성훈을 향해...
사랑해... 하고 속삭 이고 싶었다...
그렇 지만 그런 달콤한 말따윈... 곱씹고 또 곱씹었다.
대신 성훈의 입술에 입을 맞추 었다.
나의 손길이 성훈의 등을 쓰다 듬는다.
성훈이 나의 목에 매달 린다.
그의 어깨에 나의 얼굴을 뭍는다... 이게... 마지막 이야...
성훈 이의 속눈썹은 길고 예쁘다...
나의 손가락이 성훈의 긴 속눈썹을 쓰다 듬는다.
" 성훈아..."
성훈의 속눈썹을 쓰다 듬던 나의 손이 성훈의 뺨에 닿는다.
말하고 싶어...
사랑 한다고...
너무... 늦은 거겠지... 늦어 버렸어...
성훈을 뒤로 한채 방에서 나왔다.
『띠리리리~띠리리리~』
전화벨이 울린다.
누굴까...
" 여보 세요..."
" 지원 선배~ 저 지용이 예요!"
뇌가 얼어 붙는 느낌...
밝고 경쾌한 목소리가 내 귓속 으로 파고 들어 간다.
지용이... 구나...
" 왠일 이야...?"
" 성훈씨 있어요?"
" 성훈이?"
" 네~"
" 성훈 이는 왜?"
" 잠깐 좀 바꿔 주세요~"
" 그래... 잠깐만..."
생각 하고 싶지 않다...
둘이 하는 대화를...
미리 짐작 하지 않기로 마음을 잡아 본다.
" 성훈아..."
성훈인 자는 모양 이다.
" 성훈아..."
성훈의 몸을 흔들고 나서야 성훈이 눈을 비비며 일어 난다.
" 전화 왔어..."
" 누군데...?"
" 지용이..."
성훈의 흔들 리는 눈동자...
알아 채지 못한척... 나는 연기를 한다.
" 자... 받아봐... 너 찾던데?"
" ......."
성훈이 전화를 건네 받는다.
눈물이 나오 려는지 시야가 뿌옇게 흐려 진다.
눈을 비비며 화장실로 들어 갔다.
수돗물을 크게 틀었다.
그 둘의 대화 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듣고 싶지 않았다.
커다란 물소리가 나의 귓가를 채워 간다.
수돗물을 잠그니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전화를 끊었나 보다.
" 지용 이가 뭐래?"
화장실 에서 나오며 최대한 무심한 척을 한다.
" 어...?"
" 그녀석은 왜 남의 집에 아침 일찍 전화 했대냐?"
" 그냥... 어..."
" 훗... 더듬긴 왜 더듬냐?
너 지용 이랑 사귀냐?"
" 아냐!"
" 헛소리 하지 말구 나와서 밥이나 먹어..."
" 응...?"
내가 차린 아침 식사를 먹여 주고 싶었다.
성훈이... 놀랐 는지 눈을 크게 뜬다.
귀엽게 느껴 진다.
" 형..."
" 놀란 토끼눈 하지 말구 빨리 앉아..."
" 이거... 형이 한거야...?"
" 그래... 내가 만든 거니까 잔소리 하지 말고 먹어...
니가 해 주는 밥이 맛이 없어서 내가 했어..."
아니야...
성훈이 니가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어...
" 너... 오늘 시간 있냐...?"
" 왜...?"
" 아니... 드라 이브나 가자고..."
" 언제...?"
" 왜 그렇게 따져대?
너 옛날에 나가자고 하면 그냥 순순히 따라 나왔 잖아!
근데 오늘 왜 그러냐?"
" 아니... 언제 가는지 알아야 준비를 하지..."
" 1시쯤에 나갈 거야..."
" 나... 약속이 있는데..."
" 약속 취소해..."
" 안돼...!"
" 안돼...?"
지용 이와... 약속을 잡았 구나... 지용이 와의 약속 이구나...
가슴이 타는것 같다...
모르는 척 하는 연기가 너무 힘들다...
" 왜 안돼...?"
" 저기... 친구랑 만나 기로 했어..."
" 친구 랑은 다음에 만나면 되잖아..."
" 전부터 약속 했었단 말야..."
" 그래...?
그럼 어쩔수 없지..."
그래... 어쩔수 없어...
니가 지용 이와 만난 다고 하는데...
내가... 어떻게 말려...
난... 이제 죽을 몸인데...
어떻게 말리 겠니...
" 형... 오늘은 어디 안 나가...?"
" 응... 그냥 집에 있게..."
" 그럼 다음에 드라 이브 가자..."
" 그래..."
" 나 갔다 올게..."
" 응..."
성훈이 나간다.
쇼파에 누워 있기는 하는데...
어지 럽다...
"윽!!!!"
가슴을 찔러 내리는 고통...
진통제... 진통제를 찾아야 해...
성훈이 몰래 서랍에 숨겨 두었던 진통제를 찾았다.
떨리는 손에 알약을 덜어 내어 입속에 집어 넣었다.
물도 없이 먹으 려니... 쓴맛이 그대로 전해 진다... 너무 쓰다...
너무 화가 난다...
나는... 화장실로 들어가 면도를 했다.
아까 보다 훨씬 말끔한 내 모습이 거울에 비춰 진다.
화장실 에서 나와 안방 으로 들어 왔다.
내 옷 중에 제일 좋은 정장 으로 갈아 입었다.
현관앞 신발장 위에 있는 차키를 집었다.
문을 잠그고 집에서 나왔다.
오랫 동안 타지 않았던 나의 차...
차에 타서 시동을 걸었다.
나의 손길을 기다 렸다는 듯이 차는 부드 럽게 출발 한다.
차에 걸려 흔들 리는 성훈이 사진이... 내 머릿속을 혼란 하게 한다.
도로를 달리는 나의 차...
창문을 열어 놓았 더니 바람이 차안 으로 몰려 들어 온다.
성훈아...
형이... 죽을병 이라 는거... 숨겨서 미안 한대...
너마저... 나를 따나면...
내 마지막 모습은... 누가 봐줘...
내 마지막을... 누가 지켜줘...
나의 마지막 말은... 누가 들어줘...
성훈아...
형... 많이 화났 거든...
나... 너를... 너무 사랑 했나봐...
그래서... 너를 미워 할수가 없어...
최고 속도를 내며 달리는 나의 차...
아무 것도 거칠 것이 없다...
적어도 도로 위에선... 내 뜻대로 달릴수 있었다...
달려도 달려도... 타버리는 속은 어떻게 할수가 없다.
앞에 매달려 대롱 대롱 흔들 리는 성훈의 사진이 보인다.
지원형... 이라고 불러 줄것 같아...
그럴것 같아 성훈아...
지원이 입술을 꼬옥 깨문다.
나 너... 용서해 줄게...
너도 나 용서해 줘...
그렇게 해줘... 우리 서로 마찬 가지 잖아... 나 아프 지만 괜찮아...
성훈아... 말하고 싶어...
사랑 한다고...
핸드폰을 눌렀다.
성훈의 핸드폰 번호...
신호가 몇번 가도 받질 않는다.
기계 속의 여자 목소리가 안내를 한다.
음성을 남기고 싶어...
내 손이 음성을 남기는 번호를 누른다.
삐... 소리가 들린다.
"성훈아... 나야... 지원이 형...
지금... 너한테 가는 길이야...
조금만 기다려...
형이 지금 달려 갈테 니까...
성훈아... 조금만 기다려 줘...
딴데 보지 말고... 고개 숙이지 말고...
형만 보고 있어...
지금... 갈테 니까... 조금 있다 보자...
얼마 후면 도착할 거야...
그리고... 예전 부터 말해 주고 싶었 는데...
성훈아...
사랑해... 으헉....!!!!!!"
숨이 막혀 온다...
진통제... 진통제...
차 어딘가에 진통제를 숨겨 놓았 는데...
어디 있더라...
내 손이 초조 하게 진통제를 찾는다.
심장이 갈기 갈기 찢어 지는 듯한 느낌 이다.
성훈이 에게 가야돼...
성훈이 에게...
내 손이 거칠게 핸들을 꺾는다.
중앙선을 침범한 내 차를 방향을 바꿔 간다.
모든 내장이 끊어 질듯 하다...
진통제... 어디 있는 거야...
진통제를 찾다가 아직 녹음 종료를 알리는 번호를 누르지 못한게 생각 났다.
가만히 녹음 종료 버튼을 눌렀다.
녹음이 성공적 으로 완료 되었 다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빠앙!!!!!!』
강한 헤드 라이트 불빛이 앞 유리창을 가득 채운다.
핸들을 꺾고 싶지만 손가락을 까딱 할수가 없다...
진통제... 진통제...
『끼이익!!!!!!!쿠당탕!!!!!!!!!!!!!!!』
내장이 끊기는 고통이... 한순간... 사라 진다...
나를 태우고 있는 차가...
내가 아끼던 차가 어딘가에 부딪혀... 빙글 빙글 돈다...
어지 럽다...
『콰앙!!!!!!』
또 다시 어딘가에 부딪 히는 느낌이 든다.
진통제를... 찾을 필요가 없을것 같다...
나를 짓 누르던 아픔은... 다 사라져 버린것 같다...
그대신... 온몸이 나른 하다.
내 뺨위로...
내 손등 으로...
끈적 하게 흘러 내린다...
그것이... 붉은 액체 라는 것을 보았다...
시야가 뿌옇게 흐려 진다...
갑자기 성훈이 모습이 떠오 른다.
내 가게 에서 처음 보았던 성훈이 모습...
앙칼 지게 나를 노려 보았던 모습과...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자기 명찰을 가리 키던 모습...
그때 너의 이름은...
리키 였을 거야...
한꺼번에... 성훈 이의 모습이 영화 필름 처럼 지나 간다.
짧은 시간 인데... 나는 어떻게 이렇게 많은걸 기억 했을까...
눈이 감겨 진다...
잠이 덮쳐 오는것 같다...
나의 뺨을 뒤덮던 액체 들이 점점 많이 흐러 내리는 느낌이 든다.
핸들 위로 엎어져 있는 나의 머리 에서 흘러 내린 액체 때문에...
핸들이 적셔 진다...
붉게...
차 안이 붉은 액체로...
적셔져 간다...
성훈 이가 보고 싶다...
그저... 보고 싶을 뿐이다...
성훈아...
보고 싶어...
곧... 너에게 갈게...
조금만... 기다려 줘...
우리... 사랑 했던거 맞지...?
나....너 무지 사랑 했는데...
너 사랑 했던것 밖에...........
...................기억이 안나........
--by blond--
사랑에 미치다 9/10
" 형은... 날 사랑 하지 않았어...
그래서... 지용일 만났던 거야...
나도... 따스함이 필요 했어..."
성훈이 고개를 숙인다.
형이... 구석에 웅크 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보기가 싫어...
형이... 저렇게 약한 모습을 보일리 없어...
『그게... 내 사랑 방식 이였 으니까...
니가 부드 럽게 사랑을 표현 하는 것처럼...
차거움은... 나의 사랑 방식 이였어...
그런데... 넌... 날 외면 했어...
내 사랑 따윈... 차거움 으로 치부 하며...
내가 가장 아끼는... 후배... 고지용과 만나고 다녔지...
따뜻함이 어쩌고 저쩌고 하며...
내 마음 따윈 알려 들지 않았어...
넌... 나를 알려고 들지도 않았어...
나를 사랑 했다면... 내가 왜 그럴수 밖에 없었 는지 알아 봤을 거야...
너한테... 숨기 느라... 난 힘들 었어...
끝까지 들키지 않으 려고... 이를 악물고... 살아 왔는데...
넌... 나를 외면 했어...』
" 형... 그게 무슨 말이야...?
숨기 다니...?!
무슨 말이야!"
성훈이 지원을 바라 본다.
지원과... 성훈의 눈빛이 마주 친다.
눈빛이 허공을 맴돈다.
『난... 교통 사고를 당하지 않았 어도 죽을 몸이 였어...』
" 형..."
『내가 죄 많이 지은건 인정해...
그렇 지만... 죽을병에 걸릴 정도 까지는 아니 였어...
빌고 또 빌었어...
이제 착하게 살테니... 나 데려 가지 말라고...
종교도 없는 내가... 하느님 한테 빌고 또 빌었어...
근데... 날... 저 위로 보내 버린건... 강성훈 너였어...
날 깜깜한 암흑속 으로 밀어 넣어 버렸어...』
" 형..."
성훈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벌어진 입술로... 눈물이 흘러 들어 간다.
『처음 으로... 사랑 이란걸 해봤어...
누군가 때문에... 가슴 떨려 봤고...
누군가 때문에 울어 봤어...』
" 형..."
『저... 비디오 테잎을 꺼내서 봐...
너한테 보내는... 마지막 메세지가 있어...
선물도... 있을 거야...』
지원이 손가락 으로 티비 옆에 놓여진 비디오 테잎을 가리 킨다.
여전히 슬픈 눈동자... 형이... 아닌것 같아...
성훈이 비디오를 VTR에 넣는다.
그리고 버튼을 눌러 앞으로 감는다.
티비의 채널을 맞춘다.
비디오가 재생 된다.
환한 화면이 나오 더니...
지원의 모습이 보인다.
모니터를 꽉 채우는 지원의 모습...
하얀 남방을 입고 있는 형의 모습...
남방 곳곳에 붉은 것이 뭍어 있다.
지원의 입가 에도... 붉은 것이 뭍어 있다.
지원이...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문다.
다시... 지원이... 입을 연다.
--성훈아... 형이야... 지원형...
정말 쑥쓰 럽다...
나 이런거 잘 못하잖아...--
지원이... 말하기를 다시 망설 인다.
--이거... 비디오 카메라로 찍는 거야...
그냥... 찍고 싶었어...
우리 성훈이 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서...--
지원이... 웃는다...
어색 하게... 쑥쓰 러운 듯이... 뒷머리를 긁적 인다.
형의... 이런 모습... 처음봐...
--예전에... 편지 라는 비디오를 봤어...
거기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 한테 영상 편지를 남기 더라...
거기... 남자 주인공도 나처럼 아프 더라...
성훈아... 형은 말야... 너한테 감춘게 있었어...
정말 너 몰래... 숨겨 두었던 비밀이 있어...--
지원이... 손톱을 만지작 만지작 거린다.
한참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더니... 다시 고개를 들어 말을 한다.
--장난 같지만... 형이... 죽을병 이래...
바보 처럼... 너무 늦게 병원에 갔나봐... 늦었대...
너무 늦어 버렸대...
나... 정말 살고 싶은데... 형은 성훈 이랑 살고 싶은데...
이제... 그럴수 없나봐...--
지원이 입술을 꼬옥 깨물며 고개를 숙인다.
숙여진 고개 에서... 아래로... 투명한 물방울이 천천히 떨어 진다.
--성훈아... 흑...--
지원이 말을 하려다 울음을 터뜨 린다...
못 참겠 는지 카메라를 피해 눈물을 닦는다.
형... 이거... 뭐야...
왜...이제 서야... 본걸 까...
--미안... 나 우는거 싫어 하는데...--
지원이 다시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속이 타는것 같다... 성훈이 숨을 크게 들이 쉰다.
--너... 지금 집에 없어... 그래서... 나 혼자 촬영 하는 거야...
너 지금 누구 만나러 갔는줄 알아...?
지용이... 만나러 갔어...
그래서... 형은... 너무... 추워...
우리 성훈 이가 형 곁에 없어서... 형은 너무 추워...
형은... 바보 아니야... 사랑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 만나 는데 지켜볼 정도로...
그렇 지만... 지켜 볼수 밖에 없어...
내게는 권리가 없으 니까... 성훈아... 형도 사랑 할줄 알아...
성훈이 너무 사랑 했거든...
그래서... 알리고 싶지 않았어...
성훈이 넌 또 울테 니까... 성훈이 너 우는거 싫어...
이거 보면서 우는거 아니지...?
니가 이거 볼때 내가 살아 있을까...?--
지원이 혀로 말라 가는 입술을 축인다.
--니가 이거 볼때... 나 살아서 니 옆에 있어야 하는데...
왜 이런거 찍었 냐고 그 작은 주먹 으로 나 때리면... 맞아 줘야 할텐데...
지용 이가... 니 옆에 있는건 아니지...?
나 대신... 고지용이 있는건 아니지...?
싫어... 성훈아...
형 자리에 지용 이가 있는거...
만약 지용 이가 형 자릴 차지 한다면...
형이 살아 있었 을때의 자리는... 아무 것도 없을 거야...
니 옆자리 마저 빼앗 긴다면... 나의 흔적은 아무 데도 없겠지...
니 옆자린... 영원히 내 자리 였으면... 좋겠어...
그게... 내 마지막 바램 이야... 그것 뿐이야...--
지원이 고개를 숙이 더니 주머니 에서 뭔가를 꺼낸다.
네모난 상자...
뚜껑을 열어 카메라에 비춘다.
--성훈아...
이거... 내가 산거야...--
조그 마한 상자 안에는... 투명한 보석 귀걸이가 나란히 있었다.
지원이 천천히 귀걸이를 집어 든다.
--자수정 이라는 보석 이야...
너 2월에 태어 났잖아...
니 탄생석 이야... 자수정이 2월의 탄생석 이거든...
자수정은 마음의 평화와 성실, 진실을 상징 한대...
니가 귀에 걸고 다니는 붉은 루비 보다...
화려 하진 않지만... 비싸진 않지만...
나 이걸 너에게 선물로 주고 싶어...
이제... 그 귀걸이 빼...
지용 이가 준거지...?
루비는 7월의 탄생석 이라 는데...
지용이 녀석이 7월에 태어 났거든...
그 녀석도 니가 엄청 좋았나 보다...
루비는 정열과 순정을 상징 하거든...
그렇 지만... 난... 너에게 줄 정열도... 순정도 없어...
그저... 너에게 진실로만 대해 주고 싶어...
이젠 거짓 없이... 진실로 대하고 싶어... 차거운건 나도 싫어...--
지원이 다시 귀걸이를 상자에 집어 넣으며 주머니에 넣는다.
--지금 너에게 주진 못할것 같아...
나중에 줄게... 꼭 내가 너의 귀에 끼어 줄게...
만약... 내가 너에게 귀걸이를 못 끼어줄 상황이 온다면...
니가... 찾아서 끼도록 해...
이 귀걸이는... 안방 스탠드 서랍 두번째 칸에 있을 거야...--
지원이 가만히... 카메라를 쳐다 본다.
모니터를 보는 성훈의 눈과... 모니터 안의 지원의 눈이 마주 친다.
성훈의 심장이... 터져 버릴듯 뛰어 댄다.
형이... 보고 싶어... 눈앞에 있는 데도 보고 싶어...
--마지막 으로... 성훈아...
나는... 형은 말야...
성훈이 너에게 한번도 안했던 그 말...
니가 듣고 싶어 했던 그 말을 해주고 싶어...--
성훈의 눈가에 맺혀 있던 눈물이... 미친 듯이 흘러 내린다.
닦아도 닦아도 자꾸만 흘러 내리는 눈물이...
입술 안으로 흘러 들어 간다.
-- 사랑 한다...
성훈아...--
순간... 모니터가 까맣게 흐려 지며 비디오가 멈춰 진다.
티비 모니터 에서는 까만 화면만 흐르고 있을 뿐이다.
형...
내가... 나빴어...
잘못 했어... 형...
" 형... 미안해... 형..."
성훈이 고개를 숙인다.
목이 메인다.
미안해... 잘못 했어.... 용서 해줘 형...
" 성훈아... 왜 갑자기 비디오를 보는 거야...?
아직도 지원형 못 잊은 거야?"
지용이 성훈의 팔을 흔든다.
흔드는 대로... 흔들 리는 성훈의 몸...
성훈이 다시 구석 으로 고개를 돌린다.
구석에 웅크 리고 앉아 있는 지원이 보인다...
촛점 없는 눈동자로 가만히 허공을 응시 하고 있다.
" 형... 형...
지원형..."
성훈이 지원을 바라 본다.
그리고... 천천히 지원을 향해 기어 간다.
걸어서 형에게 갈 힘이 없어... 이렇게 라도... 형에게...
갔으면... 좋겠어...
형... 나... 용서해 줘...
" 형..."
성훈이 지원 에게 다가 서자 지원이 성훈을 바라 본다.
너무나 쓸쓸한 지원의 눈빛...
형... 너무 외로 웠구나...
" 형... 나... 용서 해줘...
아무 것도 몰랐어...
미안해..."
성훈이 지원을 향해 손을 뻗는다.
지원의 몸에 닿는 성훈의 손이... 허공을 가르는 듯이 지원의 몸을 스친다.
마치... 담배 연기 처럼... 잡을수 없는 지원의 몸...
성훈이 다시 한번 지원의 몸에 손을 댄다.
잡히지 않아... 형의 몸이 느껴 지지 않아... 아무 것도...
『어차피... 잡히지 않아...
난... 영혼 이니까... 인간인 너는 잡을수 없어...
이제... 너와 난... 손도 잡을수 없어...』
거짓말... 거짓말 이야... 이렇게 바로 앞에 있는데...
이렇게 앞에 있는데!!!!!
성훈이 손이 계속 해서 지원의 몸을 잡으려 하지만...
잡히지 않는다... 헛된 일일뿐...
" 성훈아! 뭐하는 거야!"
지용이 성훈의 팔을 잡는다.
" 지용아... 놔...!
지원 형의 손을 잡고 싶어...
잡고 싶어... 형이 바로 앞에 있단 말야..."
" 넌 환영을 보는 거야!
제발... 성훈아... 지원 선배는 죽었어..."
" 아냐! 내 앞에 있는걸!
이렇게 있단 말야!"
" 지원 선배가 우리 앞에 있다구...?"
" 그래..."
보일리 없다... 지용의 눈에 지원이 보일리 없다...
그렇 지만 성훈 이는 보고 있다...
울며... 지원이 있다고 소리 치고 있다.
" 정말... 지원 선배가 우리 앞에 있단 말이지...?"
" 그래... 내 앞에 있어... 내 앞에..."
" 그럼... 내가 한마디 할게...
보이지는 않지만...
한마디 할게..."
지용이 허공을 향해 시선을 던진다.
마음 속에 담아 두었던 말...
지원을 욕되게 하는것 같아서 하지 못했던 말...
" 지원 선배... 포기 해요...
이제... 성훈이... 포기 해요..."
" 지용아!"
성훈이 지용 이의 팔을 잡는다.
그만해... 형이 아파 한단 말야...!!
그런 성훈의 팔을 살짝 뿌리 치며 지용이 계속 말을 한다.
" 선배는... 이미 죽은 사람 이예요...
다시 돌이 킬수 없어요...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 일뿐... 산사람을 사랑 해서는 안되요..."
『니가 뭘 알아!!!!!』
지원의 음성이 거실을 채운다.
오직... 성훈의 귀에만 들리는 음성일 뿐...
지용 에게는 들리질 않는다.
" 선배가 하는 이런 행동이... 성훈이 에게 도움이 되는줄 알아요...?
선배는 집착 하는 거예요...
성훈 이가 선배 꺼라고 생각 하고 있는 것뿐 이예요...
사랑이 아니 라구요...!
집착일 뿐이 예요!"
『사랑 이야!!!!
지독한... 사랑일 뿐이야...
아무 것도 모르 면서... 그런식 으로 말 하지마...』
지용을 쳐다 보는 지원의 모습은... 오직 성훈의 눈에만 보인다.
형이... 형이... 울고 있어...
형... 울지마... 그렇게 울지마...
지용아... 그만해... 형이 아파 하잖아...
" 나 선배 보다 성훈이 한테 잘 해줄 거예요...
그러 니까... 성훈이 앞에 나타 나지 말아요..."
『고지용...』
" 선배의 이런 행동...
성훈이 더 아프게 하는 거예요...
살아 있는 동안 진심 으로 성훈 이를 사랑 했다면...
다시는 나타 나지 말아요...
이승 에서 떠돌지 말라 구요..."
『성훈 이를... 더 아프게... 하는 거야...?
내가 성훈이 앞에 나타 나는게...
성훈이 한테 아픔을 줘...?』
" 성훈이... 아프게 하지 말아요...
다신 나타 나지 말아요...
나 성훈이 사랑 해요...
성훈이 한테 차갑게 대하지 않을 거예요...
제발... 성훈이 앞에 나타 나지 말아요...
내가 성훈이 행복 하게 해줄 게요...
성훈이 행복 할수 있도록 그냥 놔둬요..."
『내가... 나타 나는게... 성훈일 더 아프게 하는 구나...
지용이 니가... 성훈일 지켜 준다고...?
성훈이 행복 할수 있게 놔두 라고...?』
지원이 천천히 성훈 이를 바라 본다.
여전히 울고 있구나...
내가... 널 울게 만든 거구나...
내가 나타 나서... 그래서 우는 구나...
난 성훈이 니가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 좋은데...
내가 나타 나면 너는 슬퍼 지는 구나...
" 성훈이 잊어요...
그게 선배 한테도 좋고 성훈이 한테도 좋아요...
그만 돌아 가요..."
지용의 말이 지원의 가슴에 박힌다...
돌아 가요...
돌아 가요...
돌아 가요...
어디로 돌아가...?
난 갈데가 없는데...
저승은... 너무 추워... 여기가 좋아...
성훈이 보려고... 미친 듯이 여기 까지 왔는데...
나 이젠 갈데가 없어...
성훈 이가 날... 반겨 줄줄 알았 거든...
이렇게 될줄 몰랐어...
그래도 떠날게...
내가 떠나 는게 성훈 이를 행복 하게 해주는 거라면...
떠날게...
다신 오지 않을게...
그럴게... 나타 나지 않을게...
지원이 천천히 자리 에서 일어 난다.
그제 서야 보이는... 피투 성이의 옷...
죽을때 입고 있었던 것인 걸까...
여기 저기 피가 뭍어 있다.
" 형...!"
『성훈아...
우리 악수 한번 하자...』
지원이 천천히 손을 내민다.
길고 까만 지원의 손가락...
성훈도 손을 내민다.
하얗고 가늘게 뻗은 성훈의 손가락...
닿지 않는다... 잡히지 않아...
지원은 마치 성훈의 손을 잡은 것처럼... 미소를 짓는다.
성훈은 잡히지 않는 지원의 손이 안타 까운지 계속 손만 바라 보고 있다.
잡히 지도 않는 두 손은... 마치 악수를 하고 있는듯... 마주 잡고 있다.
잡히 지도 않으 면서... 느껴 지지도 않으 면서... 그렇게 악수 하고 있다...
" 성훈아!"
" 지용아...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
그냥... 그대로 있어... 아무 말도 하지마..."
성훈의 말에 지용이 행동을 멈춘다.
행복 하게 웃고 있는 성훈의 표정...
지원이 입술을 꼬옥 깨물며 먼저 손을 거둔다.
『그동안 내가 너 사랑 했던거...
잊지마... 다시는 니 앞에... 나타 나지 않을게...
지용 이와... 행복 해야돼... 꼭 그렇게 되야돼...』
지원의 모습이 조금씩 흐려 진다.
성훈의 눈에 서는 쉴세 없이 눈물이 떨어 진다.
" 형!!!!!
가지마!!!!!
형!!!!! 왜그래...!!!!!
어디 가려구!!!!
성훈이 옆에 있어줘...!!!!!"
성훈이 외침 에도... 흐릿해 지는 지원의 몸...
지원이 성훈일 보며 미소 짓는다.
너에게 따뜻 하게 대해 주지 못해서 미안해...
성훈아...
형은...
너를 사랑 했을 뿐이야...
지원의 몸이... 형체만 아련히 보이며 사라져 간다.
" 형!!!!!
가지마!!!!!
성훈이 두고 가지 말란 말야!!!!!"
성훈의 손이 지원을 잡으려 뻗어 보지만...
여전히 허공 만을 가를뿐...
성훈의 손에 잡히 는건... 아련한 아픔 뿐이다.
『성훈아...
늘... 지켜 줄게...
내 영혼이... 소멸 된다 해도...
니 곁에 있어 줄게...
형은... 널 떠날수 없어...
곁에서... 늘 지켜 줄게... 잘 있어....
안녕...
성훈아... 아...ㄴ...녀...ㅇ...』
지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차거운 기운 만이 성훈의 몸을 감싼다...
마지막 으로 널 한번 품에 안고... 나는...
니 앞에서 사라 진다...
널... 지켜 줄게...
울지마...
성훈아...
" 지원형!!!!!!"
바닥에 주저 앉은 성훈의 절규...
형... 영혼 이라도 좋아... 형을 사랑해...
『내 영혼이... 소멸 되더 라도...
성훈이 널... 지켜 줄게...
사랑해... 성훈아...』
--by blond--
사랑에 미치다 10/10
너무...추워...성훈아...
거긴... 따뜻 하니...?
여긴... 여긴... 너무 깜깜해...
성훈아... 형은 너무 외로워...
울고 싶은데... 눈물이 나오질 않아...
울어서 라도... 따뜻해 지고 싶은데...
눈물을 흘려 서라도...
얼어 붙은것 같이 차가운 내 얼굴을 녹이고 싶은데...
이젠... 눈물 조차 나오지 않아...
보고 싶어... 성훈아...
" 지원형!!!!!!"
성훈이 침대 에서 벌떡 일어 난다.
땀으로 흥건히 젖은 이마...
입술은 메말 라서 갈라져 있다.
잠을 자는 데도...
꿈에서... 형이 나타나...
나 이제 어떡해...?
형... 형이 그리 워서 죽을것 같아...
나 너무 바보 같은 짓을 했어...
형 그런 줄도 모르고... 지용이 만났어...
알면서... 왜 모른척 했어...
왜 지용이 만나 냐고 멱살 잡고 따졌 어야지...
그게 형이 잖아...
형...
나... 형이 너무 보고 싶어...
그리워...
죽을것 같아...
『띠리리리~띠리리리~』
전화벨이 울린다.
성훈은 멍하니 전화기만 바라 볼뿐... 받지 않는다.
자동 적으로 돌아 가는 응답기..
--성훈아... 나야... 지용이...--
지용 이의 목소리가 거실 안을 채운다.
--몸은 좀 어때...?
푹 쉬었어...?
성훈아... 이제 그만... 지원 선배 잊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것 뿐이야...
상처 입는건 너야...
그만 잊어...--
성훈이 전화기를 향해 힘껏 쿠션을 던진다.
전화기가 바닥 으로 떨어 진다.
지용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지원 형을 잊으 라고...?
너와 나 때문에... 형은... 저렇게 됐는데...
아냐... 너는 잘못이 없을 수도 있어...
내가 확실히 거절만 했어도...
형은... 저렇게 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죽을병 걸렸 다고 해도 형 떠나지 않았을 텐데...
나 형 못 잊어...
지용아... 강요 하지마...
형의 영혼 이라도 좋았 는데... 지용이 너 때문에...
영혼 마저 내 앞에서 사라 졌어...
너 때문에... 지용이 너 때문에...
형이 떠나 버렸어...
성훈이 고개를 숙인다.
모든 것이 예전 으로 돌아 갔으면 좋겠어...
형을 처음 만났던 그때로...
그때가... 좋았 던것 같아...
형을 처음 보았 을때... 형은 줄이 들어간 회색 정장을 입고 있었을 거야...
비에 흠뻑 젖은 모습 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 왔지...
형은 나의 손목을 잡았어...
--저기 손님... 이 손 좀 놔주 시죠...--
--너... 이름이 뭐야...?--
난... 너무도 퉁명 스럽게... 나의 이름표을 가리 키며... 대꾸 했지...
--여기 제 이름이 안 보이 십니까?-- 라고...
--리키...?--
그때 내 이름은... 리키 였어... 리키...
--영업 중입 니다...
제 이름을 아는게 볼일 이셨 다면 제 손 좀 놔주 시죠...--
--너 몇살 이야...?--
--손님...!--
--아직 10대지...?--
--제 나이 까지 아실 필요는 없습 니다...--
--너... 나랑 얘기 좀 할래...?--
--업무중 입니다...--
난 형의 손을 뿌리 치고... 다른 손님 한테 갔지...
나즈 막한 형의 목소리가 들렸어...
그 목소리가 생각나...
--여기... 진리키 하나(Gin Rickey)...--
형이... 자꾸만 생각나...
잊고 싶지 않아...
형을 잊으 라는건...
내게 너무나 가혹한 벌인걸...
다시 침대 위로... 성훈이 쓰러 지듯이 눕는다...
목소리 라도... 들려줘... 형의 목소리...
나 듣고 싶어... 형...
형을 미워 했던 나 용서해 줄래...?
너무 사랑 해서 였어...
난 형을 너무 사랑 했는데...
형은 나 사랑 하지 않는것 같아서...
그래서 형을 미워 했던 거야...
성훈의 눈꼬리를 타고... 투명한 물방울이 흘러 내린다.
끝없이 이어 지는 물방울... 성훈이 지긋이 눈을 감는다.
--선배는... 이미 죽은 사람 이예요...
다시 돌이 킬수 없어요...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 일뿐... 산사람을 사랑 해서는 안되요...--
지용이 지원 에게 했던 말이 떠오 른다.
죽은 사람은... 산 사람을 사랑 해서는 안되는 거야...?
그럼... 내가 죽으면... 형이 날 사랑 할수 있어...?
나 죽으면... 형처럼 영혼만 남는 거잖아...
좋은 방법이 있었네...
형이 내곁에 돌아 오지 못 한다면...
내가 형의 곁으로 가는 거야...
그런 방법이 있었 구나...
죽으면... 되는 구나...
나 이대로 말라 죽어 버릴까...?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움직 이지도 않고...
가만히 누워 있다가 말라 죽어 버릴까...?
그럼 흉칙 하겠지...?
이 모습 그대로... 형과 만났 으면 좋겠어...
약을 먹을까...?
빨리 죽으 려면 청산 가리가 좋겠지...
그렇 지만... 나는 청산 가리는 구할 수가 없어...
수면제를 먹을까...?
아냐... 수면제는 안돼... 약은 안돼...
형은... 고통 스럽게 죽어 갔는데...
나는 편하게 죽을수 없어...
절대로... 그래 서는 안돼...
나도... 고통 스럽게 죽어야 해...
형이 느꼈던 것을... 나도 느껴야 해...
나는 운전을 할줄 몰라...
그리고... 남에게 피해를 주기도 싫어...
나 혼자... 죽는 방법... 없을까...?
성훈이 천천히 침대 에서 일어 난다.
뭔가에 끌리듯... 부엌 으로 들어 간다...
싱크대 서랍을 연다..
성훈의 시야에 들어 오는건...
빛을 뿜어 내는 듯한 과도...
성훈이 과도의 손잡이를 잡는다.
천천히 부엌 에서 나온다.
마음이 들뜬다...
지원의 곁으로 가서... 그를 만난 다는게...
절대로... 두번 다시는 떨어 지지 않겠 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뭔가 생각 났다는 듯이 안방 으로 들어 간다.
스탠드 서랍 2번째 칸을 열어 본다.
여러 가지 세금 청구서 영수증 들과 저금 통장 들이 보인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 얌전히 자리 잡고 있는 상자가 보인다.
비디오 에서 보았던 그 상자... 눈물이 치솟아 흐른다.
성훈이 손등 으로 눈물을 닦는다.
오른손에 잡고 있던 과도를 내려 놓는다.
상자 뚜껑을 조심 스레 연다.
상자 안에 자리 잡아... 환한 빛을 뽐내는 자수정...
--자수정 이라는 보석 이야...
너 2월에 태어 났잖아...
니 탄생석 이야... 자수정이 2월의 탄생석 이거든...
자수정은 마음의 평화와 성실, 진실을 상징 한대...
니가 귀에 걸고 다니는 붉은 루비 보다...
화려 하진 않지만... 비싸진 않지만...
나 이걸 너에게 선물로 주고 싶어...
이제... 그 귀걸이 빼...
지용 이가 준거지...?
루비는 7월의 탄생석 이라 는데...
지용이 녀석이 7월에 태어 났거든...
그 녀석도 니가 엄청 좋았나 보다...
루비는 정열과 순정을 상징 하거든...
그렇 지만... 난... 너에게 줄 정열도... 순정도 없어...
그저... 너에게 진실로만 대해 주고 싶어...
이젠 거짓 없이... 진실로 대하고 싶어... 차거운건 나도 싫어...--
지원의 말이 귓가를 맴도는 것같다...
성훈이 조심히 귀에 걸려 있는 귀걸이를 뺀다.
핏빛을 내며... 성훈의 귀에서 멀어 지는 루비 귀걸이...
다시는 끼지 못하 겠지...
루비 귀걸이가 쓰레기통 안으로 들어 간다...
성훈이 자수정 귀걸이를 집는다.
투명한 빛... 루비 와는 또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보석... 자수정...
그 자수정에 입을 맞춘다.
형과... 입맞추 는것 같아...
자수정이 청초한 빛을 낸다.
성훈이 천천히 귀걸이를 낀다.
목이 메여 온다.
벽에 걸려 있는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본다...
마치 성훈을 위해 존재 하는 것처럼...
성훈의 귀에 자리 잡고 있는 자수정 귀걸이...
성훈이 다시 과도를 집는다.
『삐...삐...』
탁자 위에 올려 두었던...
핸드폰이 울린다.
무척 오랜 만에 울린 핸드폰...
그동안 쓰지 않았다...
음성 일까... 문자 일까...
성훈이 핸드폰을 든다.
액정에 나타난 건... 음성이 왔다는 메세지...
지용이 겠지...나한테 연락할 사람은 지용이 뿐이 니까...
성훈이 핸드폰 플립을 열어 번호를 누른다.
기계 적인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고 성훈이 비밀 번호를 누른다.
--수신된 메세지가 2개 있습 니다--
성훈이 버튼을 누른다.
--첫번째 메세지 입니다. *월 *일 *시 *분에 수신된 메세지 입니다--
『성훈아... 나야... 지원이 형...
지금... 너한테 가는 길이야...
조금만 기다려...
형이 지금 달려 갈테 니까...
성훈아... 조금만 기다려 줘...
딴데 보지 말고... 고개 숙이지 말고...
형만 보고 있어...
지금... 갈테 니까... 조금 있다 보자...
얼마 후면 도착할 거야...
그리고... 예전 부터 말해 주고 싶었 는데...
성훈아...
사랑해... 으헉....!!!!!!』
성훈이 핸드폰에 땅에 떨어 뜨린다.
수신된 날짜와 시간이... 지원이 사고를 당한 날이다.
그런데... 어떻게 음성이...
나... 지원 형이 사고를 당한날... 지용 이와 만나고 있었어...
그럼... 그때... 왔었던 음성이...
내가 무시 했던 음성이...
형의... 것이 였어...?
사랑 한다는 말...
형이 살아 있을때 내게 사랑 한다고 한건... 처음 이야...
이렇게 듣게 되서... 정말 기뻐...
형...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사랑해...성훈아...
사랑해...성훈아...
사랑해...성훈아...
거실을 맴돈다...
음성 메세지 안의 지원의 목소리가...
성훈의 가슴을 채운다.
성훈이 탁자 위에 있는 메모지와 펜을 든다.
조심 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글을 써내려 간다.
무선 전화기로 메모지를 눌러 놓는다.
형... 나 후회 따윈 안해...
형을 만날수 있는 방법을 알아 낸게... 기쁠 뿐이야...
형... 난... 정말 형을 사랑 했어...
형도 나 사랑 했잖아...
우리 다시 만나자...
다시... 사랑 하자...
그땐 엇갈 리지 말고...
서로 오해 하지 말고...
서로의 마음만... 서로의 모습만 바라 보며 살자...
성훈의 과도가 성훈의 손목에 닿는다.
날카 로운 과도가 빛을 일으 킨다.
형...
나... 조금 있으면 형에게 갈게...
기다려줘... 형...
과도를 잡은 성훈의 손에 힘이 들어 간다.
성훈의 손목에 과도가 파고 든다.
『챙!!!!!!』
성훈의 손에 들려 있던 과도가 바닥 으로 떨어 진다.
놀란 성훈의 눈...
그 눈속 으로... 지원의 모습이 비친다.
『이러지 마... 성훈아...』
" 형.....!!!"
사라 질듯 말듯한 지원의 영혼이... 성훈의 눈앞에 있다.
바닥에 떨어질 과도를 슬픈 눈으로 쳐다 보며
성훈을 향해 고개를 젓고 있다.
『바보 같은 짓이야...
너 이러 는거... 나 원하지 않아...
내가 바보 같았어...
지용이 말대로... 집착 이였 나봐...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일 뿐인데...
성훈아... 너라도... 형대신 행복 하게 살아...
죽지마... 성훈아...
부탁 이야...』
" 나... 죽고 싶어... 형..."
『그런 말 함부로 하는거 아니야...
성훈아... 여기 오지마...
여기 무척 추워...
오지마...
부탁 이야...』
" 내가... 꼬옥 안아 줄게...
서로 안고 있으면 안 춥잖아...
형도 이제 춥지 않을 거야..."
성훈이 바닥에 떨어진 과도를 줍는다.
지원을 바라 보는 눈길을 떼지 않으며
손목에 과도를 댄다.
『성훈아!!!!!
그러지 마!!!!! 부탁 이야!!!!!
제발..... 죽지마.... 성훈아.....』
지원이 애처 롭게 성훈을 향해 손을 뻗는다.
닿을 수도... 잡힐 수도 없다...
죽음을 향해 발을 내딛는 성훈을 말릴수 없다...
비록 과도 에는 손이 닿아도...
과도를 꽉 잡고 있는 성훈의 손은 잡히지 않는다.
지원이 잡히 지도 않는 성훈을 향해 손을 휘두르 지만...
그건... 헛수고일 뿐이다...
" 형... 나 곧 갈게...
기다려...
우리 이제 손 잡을수 있을 거야..."
과도를 잡은 성훈의 손에 힘이 들어 간다.
『안돼!!!!! 성훈아!!!!!!』
성훈의 손목 안으로... 살을 파고든 과도에 붉은 액체가 뭍는다.
거실 바닥 위로 쭈욱 뻗어 가는... 붉은 선혈...
성훈이 휘청 휘청한 다리로 간신히 제 자리에 중심을 잡는다.
" 형... 나 거기 가면... 이젠 차갑게 대하지 마...
형이 차갑게 굴어도 떠나지 않을 거지만...
다신... 나한테 차겁게 굴지마...
내가 안아 줄게... 이제 따뜻 해져...
내가 꼬옥 안아 줄게..."
성훈이 지원을 향해 걸어 간다...
휘청 휘청 금방 이라도 쓰러 질듯한 걸음...
지원도 성훈을 향해 다가 온다.
『성훈아... 죽지마... 죽으면 안돼...』
성훈의 몸이...
마치 안기길 원하 듯이... 지원의 영혼 위로 성훈의 몸이 쓰러 진다.
그렇 지만 성훈을 안아 줄수 없는 지원의 영혼 이기에...
성훈의 몸은 지원의 영혼을 지나쳐 바닥 으로 쓰러 진다.
" 형... 나 행복해..."
성훈의 손목 에서 흘러 나오는 선혈은...
거실 바닥 위를 물들여 간다...
성훈의 눈이 감겨 진다.
죽어 가는 성훈을 바라 보는 지원의 영혼...
점점 흐느껴 간다...
영혼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나온다...
거실 바닥을 물들 이는... 성훈의 붉은 선혈 위로 떨어 지는 지원의 눈물...
성훈의 선혈과... 섞이는 지원의 눈물...
『성훈아... 일어나... 죽으면 안돼...
내가 잘못 했어...
지켜 준다고 했잖아...
널 지켜 준다고 말했 잖아...
왜... 날 따라 오는 거야... 성훈아...』
성훈의 몸이 식어 간다.
이미 성훈의 몸에서 흘러 나간 피는 되돌아 올수 없다...
흐려 지는 의식...
언제쯤... 숨이 끊어 질까... 시간이 너무 길어...
빨리 형에게 달려 가고 싶어...
그땐... 나 피하지 마...
형... 그러지 마... 알았지...?
이제... 갈 시간 인가봐...
형... 조금만 기다려... 꼬옥 안...ㅇ...ㅏ...주...ㄹ...ㄱ...ㅔ...
왜 계속 전화가 통화중 이지?
지용이 서둘러 아파트 계단을 올라 온다.
엘리 베이터가 내려 오는 시간을 기다 릴수가 없다.
왠지 불안 하다.
아까 음성도 남겼 는데... 왜 연락이 없을까...?
지용이 계단을 올라와 성훈의 집앞에 선다.
현관문 손잡이를 잡아 돌리니 쉽게 돌아 간다.
문도 안 잠그고 있었어...?
지용이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간다.
" 성훈아... 왜 전화도...성훈아...!!!!!!"
자신의 눈을 의심해 본다.
거실 바닥은 피로 물들어 있고 전화는 아래로 떨어져 있다.
그리고... 거실 바닥에 쓰러 있는 성훈...
붉은 피는 성훈의 손목 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 성훈아!!!!!!"
지용이 신발도 벗지 않고 성훈 에게 뛰어 간다.
성훈의 몸을 흔든다.
성훈의 입과 코에 손을 대본다.
숨을 쉬지 않아...
자신의 귀를 성훈의 가슴에 대본다.
뛰지 않는다.
성훈아...
너 어째서... 왜 이런 거야...
아무리 흔들어 봐도... 차거운 피부의 느낌만 들고...
부드 러운 머리칼만 휘날 린다.
지용이 입술을 꼬옥 깨문다. 고개를 숙이고 만다.
곧 지용의 눈에... 탁자 위에 놓여진 메모지가 눈에 띈다.
메모지를 눌러 놓는 무선 전화기를 치우고 메모지를 든다.
지용의 눈에 담겨 지는 성훈의 글씨체...
작고 반듯 하게 메모지를 꽉 채웠다.
『이것이 제 유서가 되겠 군요...
먼저... 미안한 사람이 있어요...
지용아... 미안해...이럴수 밖에 없었어...
지원 형이 너무 외로워 보여... 아니... 그건 변명 이고...
내가 지원형 따라 가고 싶어... 곁에 있고 싶어...
미안해... 지용아... 니가 줬던 사랑... 기억 할게... 잊지 않을게...
그리고 마지막 부탁이 있어... 나 죽고 나면...
지원형 묘가 바라 보고 있는 강에 뿌려줘... 알았지...? 믿을게...
나 바보 같은 놈이라고 해도 좋아... 나 지금 이순간이 너무 행복해...
그리고... 이 세상 사람들 에게 말하고 싶은게 있어요...
지원 형과 나의 사랑이... 비록 이 세상 에서는 더럽게 치부 되었 지만...
후회 하지 않아요... 지원 형과의 사랑... 너무도 행복 했으니 까요...
만약... 다음 세상 에서도 지원 형과 사랑 할수 있다면...아파도 좋아요...
우리의 운명이... 이런 거라면... 피하지 않겠 어요...
받아 들이 겠어요... 모든걸 받아 들이 겠어요... 죽음 까지도...
미련 따위는... 없어요... 이것만 기억해 주세요...
저 죽기 전까지... 행복해 한거... 아니 죽는 순간 에도 행복해 할꺼 예요...
강성훈과 은지원 처럼... 아파 하는 사람 들이 이젠 없었 으면 좋겠 어요...
마지막 이라서 할말이 더 많지만... 이만 줄일 게요...
안녕히... 계세요...』
지용이 메모지를 바닥에 떨어 뜨린다.
그리고 바닥에 주저 앉는다...
결국... 이렇게 될걸...
왜... 아파 했니...
* * *
지용이 천천히 강앞에 선다.
까만 정장을 입은 지용이 손에 들고 있는 상자를 연다.
열린 상자 안에 손을 집어 넣어 살며시 쥔다.
지용의 손안에 잡히는 하얀 가루...
지용의 시야가 뿌옇게 흐려 진다...
지용이 천천히 강을 향해 손을 뻗는다.
바람을 따라... 흩어 지는 하얀 가루...
성훈아... 여기가 지원형 묘에서 제일 가까운 강이야...
나는... 약속 지켰어...
이 나쁜 자식아... 거기 가니까 좋아...?
지원 선배 한테 가니까 좋아...?
행복 해야돼... 알았니...?
다신... 지원 선배와 떨어 지지마... 부탁 할게...
지용의 손에 들려 있던 상자 에서 하얀 가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용은 강으로 하얀 가루를 날린다.
날아 간다... 강으로... 성훈이 날아 간다...
자유 롭게... 날아가... 성훈아...
다시는 아파 하지 말고... 행복 해야돼...
지용이 천천히 돌아 선다...
그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 든다.
--형... 지용 이가 내 부탁 들어 줬어...
그 강에 뿌려 줬어...--
--강성훈... 너 정말.. 바보 같았어...--
--그래도... 이렇게 형과 함께 있는걸...?
형 손도 잡고 안아 보고...--
--이제... 우린 어떤 모습 으로 다시 태어 날까...?--
--글쎄... 난... 또 태어 나고 싶은게 있어...--
--뭔데...?--
--강성훈... 또 강성훈 으로 태어 났으면 좋겠어...--
--그럼... 난 또 은지원 으로 태어 나야 겠네...?--
--당연 하지...
영원히... 난 강성훈 으로 태어 나고... 형은 은지원 으로 태어 나는 거야...--
--그래... 그러자...--
--형... 사랑 한다는 말 한번만 해줘...--
--듣고 싶어...?--
--응...--
--성훈아...--
--응...?--
--사랑해...--
--나도... 사랑해... 형...--
--다음 세상 에서도... 사랑해...--
--어떻게 장담해...?--
--이젠... 너만 볼거 니까...
사랑해... 성훈아...--
--나도... 다음 세상 에서도 형 사랑 할게...아니...
다음 세상 에서도... 사랑해...
사랑해... 지원형...--
우리... 다시 또 사랑 하자...
그리고 그 사랑에... 끝없이 미치자...
眠れなくて窓の月を見上げた…
잠들 수 없어서 창밖의 달을 올려다 보았다…
思えばあの日から
생각해보면 그날부터
空へ續く階段をひとつずつ步いてきたんだね
하늘로 이어진 계단을 하나씩 걸어 왔었던 거야
何も無いさ どんなに見渡しても
아무것도 없어요 아무리 바라보아도
確かなものなんて
확실한 것 따윈
だけど うれしい時や悲しい時に
그렇지만 기쁠 때나 슬플 때에
なたがそばにいる
당신이 곁에 있어요
地圖さえない暗い海に浮かんでいる船を
지도조차 없는 어두운 바다에 떠있는 배를
明日へと照らし續けてるあの星のように
내일로 빛을 밝혀주고 있는 저 별처럼
胸にいつの日にも輝く
가슴에 언제까지라도 빛나는
あなたがいるから
당신이 있기에
淚枯れ果てても大切な
눈물이 완전히 마를지라도 소중한
あなたがいるから
당신이 있기에
嵐の夜が待ちうけても
폭풍의 밤이 기다려도
太陽がくずれてもいいさ
태양이 무너져도 좋아요
もどかしさに じゃまをされて うまく言えないけど
안타까움에 방해받아 제대로 말하지 못하겠지만
たとえ終わりがないとしても步いてゆけるよ
비록 끝이 없다고 해도 걸어갈 수 있어요
胸にいつの日にも輝く
가슴에 언제까지라도 빛나는
あなたがいるから
당신이 있기에
淚枯れ果てても大切な
눈물이 완전히 마를지라도 소중한
あなたがいるから
당신이 있기에
to your heart
to your heart
to your heart I need your love and care
--L'Arc~en~Ciel...あなた (아나타 : 당신)--
[blond 두번째 완결...사랑에 미치다...]
FOR 다솜후니,커플훈젼,넬 식구들,케제이 식구들,보쌈 식구들...
사랑 하고... 감사 합니다...
*****************************
하늘과 땅사이
그들만의 사랑이 존재 한다.
절대 적인 사랑
은지원†강성훈
only with
N.E.L & KJ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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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제이 No.1-20 blond
■ W e d d i n g C r y s t a l ■
∴∴°∴∴°∴∴°∴ Hoon & Jiwon ∴°∴∴°∴∴°∴∴
¤ 절대불변의 법칙 KJ F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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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젼훈]
사랑에 미치다 - (BY Blond님)
오슴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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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2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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