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차 : 8월2일(수)
마지막날이다. 조금 아쉽다. 일찌감치 아쉬운 아침을 먹고 보따리를 싼다. 식당 아침이 처음에는 매우 참신해 보였는데 그것도 계속 먹으려니 조금 지루해질 참에 떠나게 되어 아쉽지만 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커텐을 제쳐놓으니 햇살이 무지 강하고 유리창을 만져보니 뜨끈뜨끈하다. 이 햇살을 뚫고 나아갈 생각을 하니 두렵지만 본전생각에 자동으로 손발이 움직인다. 호텔프론트에 짐을 맡기고 상하이 박물관으로 가기위해 또다시 택시를 잡아탄다. 택시가 저렴하고 많아서 렌트카나 다른 교통수단이 별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든다. 택시하고 냉방 잘된 호텔, 건물들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강렬한 햋빛
![](https://t1.daumcdn.net/cfile/cafe/1752424B51208B2235)
상하이 박물관에 도착해서 인영이, 인옥이는 난징동루로 가서 별도로 쇼핑을 하고 나머지는 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인영이, 인옥이가 자기들끼리 쇼핑을 한다고 하니 걱정도 되지만 알아서 하겠다고 하는 것이 너무 기특하다. 조금 걱정이 되어 쑤저우에서 한수 배운 귀찮은 인간들 격퇴 수법을 알려줬다. ‘안사요’는 ‘뿌마이不买(불매)’, ‘필요없어요’는 ‘뿌야오不要(불요)’. 어려운듯 하지만, 쉽다면 쉬원것이 중국말이다.
졸정원에서 차 기다리면서 달라붙는 사람들에게 써먹어 봤는데 한번 말하면 100발 90중이고 한번 더 되풀이하면 완전 퇴치된다.
샹하이 박물관 도착중
![](https://t1.daumcdn.net/cfile/cafe/120BFB4951206E4015)
![](https://t1.daumcdn.net/cfile/cafe/177CE24951206E402B)
상하이 공안
![](https://t1.daumcdn.net/cfile/cafe/1304874951206E4123)
쇼핑은 즐거워 랄라라
![](https://t1.daumcdn.net/cfile/cafe/030CCF4951206E3D12)
![](https://t1.daumcdn.net/cfile/cafe/2109144951206E3E1B)
![](https://t1.daumcdn.net/cfile/cafe/1405DA4951206E3F21)
중국여행의 중요한 것은 걸을일이 많고, 틈틈이 앉아 휴식을 취해야한다는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01325B4D512071B231)
박물관 전시물(많지도 않고 대충있는 편인데, 별로 감흥이 되지 않고, 그 지방의 특색을 충분히 설명하지는 못하는것 같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382F4D512071B226)
![](https://t1.daumcdn.net/cfile/cafe/1734714D512071B42F)
![](https://t1.daumcdn.net/cfile/cafe/1748254D512071B50C)
소수민족옷인것 같은데 소수민족에 대해 상당히 포용적이고 이게 큰 장점인것 같다. 오죽하면 조선족들이 부모는 조선에서 왔지만 나의 조국은 중국이다 라고 하겠는가!
![](https://t1.daumcdn.net/cfile/cafe/143B644D512071B720)
이런것들은 무덤에 묻혔던 것이라고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74E44E512071BD23)
제사에 썼던 향로. 백제도 그렇고, 어느나라나 향로가 아주 중요한것 같다. 우리집 향로도 그렇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55EDF4E512071BE47)
단검
![](https://t1.daumcdn.net/cfile/cafe/263FE64D512071BF1A)
청동기이고 창모양이 진시황시절인것 같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32F94D512071C02E)
도끼
![](https://t1.daumcdn.net/cfile/cafe/013BF74D512071C120)
제기?
![](https://t1.daumcdn.net/cfile/cafe/2734C24D512071C22D)
요기에다 물을 담아 놓고 연못처럼 꾸몄다고 한다. 무덤에 넣었던것 같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402D4D512071C31A)
![](https://t1.daumcdn.net/cfile/cafe/1304F14F512071C513)
칼싸움하다가 날을 버린것같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03854F512071C616)
Made in China 오강
![](https://t1.daumcdn.net/cfile/cafe/11799B4F512071C722)
![](https://t1.daumcdn.net/cfile/cafe/19026B4F512071C718)
시원한 박물관에서 대충 철저히 관람을 마치고 시간에 맞춰 12시에 호텔로 돌아가니 인영, 인옥이가 1분도 안되어 쇼핑 전리품과 함께 입구에 나타난다. 정말 기특하다.
그야말로 정말 마지막 점심을 호텔옆의 단골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식당에 들어가니 ‘오늘은 웬일로 점심에 까지 오십니까' 라는 여직원의 미소가 역력하다. 그런데 점심시간의 식당 분위기가 저녁과는 영 다르다. 밥에다 바로 요리를 얺어서 나온 요리를 먹는 사람이 여럿 보인다. 그걸 가르키며 ‘나쓰션마那是什马’? 뭐냐고 물어보니 ‘쯔츠찬’ 어쩌구 하면서 메뉴판을 주는데 밥과 반찬을 하나에 담아서 먹는 점심특선메뉴인것 같다. 내용은 잘 모르겠고 대충 그중 아무거나 시켜도 무난할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정식 메뉴판 가지고 고르는데 상당한 진통을 겪는다. 5분이 지나도 답이 잘 안 나온다. 어찌어찌 골라서 주문을 했는데 사천식 식당이라는 주제가 좋은지, 식당자체의 품질이 좋아서 그런지 국수가락 좀 이상하게 요리된 것 빼고는 몽땅 다 맛있다. 누가 중국에서 음식이 안 맞아서 배탈만 났다고 했던가? 이상하기도 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05654F512071C912)
먹은 흔적만 있네
![](https://t1.daumcdn.net/cfile/cafe/0233604D512071B02E)
식당 점심서빙중
![](https://t1.daumcdn.net/cfile/cafe/173D974D512071B11F)
식사 후 호텔로비에서 짐을 찾아 끌고 나오니 1시. 공항까지 무난히 2시에 입성이 가능할 것 같다. 포터가 공항을 가냐고 묻더니 잠시 후에 버스가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기다리면 늦을 것 같다. 메니져까지 나와서 언제 비행기냐 묻고 도와주려고 한다. 참으로 고맙다. 너무 고마워서 헤어지면서 악수까지 했다. 결국 우리의 주특기 택시로 롱양루까지 가서 부상열차를 타는것이 가장 빠를것 같다.
방향상으로는 길 건너에서 타는 것이 맞겠지만 길 건너는 것 자체가 위험해서 호텔쪽에서 택시를 잡아탔다. 근데 이놈의 기사가 공항으로 가는 것이냐 묻고 쏼라쏼라 하는 것이 사람 헷갈리게 한다. 여행눈치 8단으로 판단해보니 공항까지 뛰고 싶은것 같다. 방향도 빙 트는 것이 지도에 나온 롱양로까지 가는 지름길 다리와 차이가 있다. 이제는 아애 종이에 써서 공항을 가느냐고 묻는다. 나는 분명 롱양루를 간다고 했건만 차 방향은 이상하고, 이 미친놈이 쏼라쏼라는 계속 하고 어떻게 정리할까 고민하는데 종호가 전자사전에서 공항을 찾아 중국발음을 확인하고 뿌취지창不走機場[공항안간다]으로 간단하게 정리한다. 갑자기 기사가 나긋나긋해진다. 지금까지 여정 중 아들이 가장 믿음직한 순간이다. 우리를 얏잡아 본 이 뙈놈을 확실히 확인 사살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종호에게 ‘확실히 이해했느냐’를 중국어 표현을 물어보니 ‘밍판러마(明判了嗎)’란다. 다시 한번 말했다. '워츠롱양루, 밍판러마?’ ‘쓰是’. 더 나긋해진다. 지도를 펴놓고 가는 길을 확인해보니 원래 길에서 남쪽으로 한참 빠져서 가는 것이 확연하다. 지도 펼치는 것을 보더니 쏼라쏼라 하던 입을 아애 닫아버린다. 드디어 잘 빠진 대로를 지나 목적지 역이 보이자 마수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이 든다. 택시요금이 지금까지 여행 중 가장 많은 41원이 나왔다. 보통 팁을 5-10% 먼저 주어 왔는데 지금은 그럴 마음이 전혀 없다. 미터기에 나온 요금을 주고 내리니 기사가 웬일로 내릴 때 ‘씨에씨에, 자이지엔’ 까지 발하며 아첨을 떤다. 나중에 형님요금을 확인해보니 30원 냈다고 한다. 아마도 10원을 횡재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 나쁜 놈, 쳐 먹고 잘살아라, 기분이 좀 거시기 했지만 우리 돈 1300원 밖에 안돼서 별거 아니란 생각이 들고 형님가족을 무사히 만난 기쁨에 고생담은 다 지워져 버렸다.
집사람의 기지로 비행기e티켓을 제시해서 부상열차요금을 또다시 10원 할인(50원→40원)받고, 믿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요구한 형님가족의 선구매표까지 할인을 다 받으니 할인비만 도합 70원이 되어, 악덕 택시기사 생각은 완전히 사라지고 창구직원과 중국인이 다 이뻐 보인다. Thank you very very much.라고 악센트 팍팍 넣어서 공치사를 하니 창구직원도 웃어준다. 이렇게만 잘 풀리면 얼마나 좋을까.
형님 내외분이 다투신 것 같고 매우 찬 냉기가 반경 10미터에 흐르지만 그래도 우리보다는 낮다고 생각하니 별 걱정이 안 된다. 마지막으로 부상열차 풍경을 비디오로 잘 찍고, 공항도착해서 흐믓 흐믓하게 출국수속 잘하고 같이 출국하려고 배낭 둘러 멘 순간 일행이 깜쪽같이 없어졌다. 한참을 헤메다 출국심사대에서 연결해줘서 다른 심사대에서 기다리는 일행을 만났다. 출국심사장이 두 군데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하지 않을 고생이었다. 저번 유럽여행에서도 그랬지만 공항에서는 기본적으로 공항약도를 숙지하는 것이 기본인 것 같다.
비행기가 늦어진다고 항공사에서 특별 제공한 식권으로 면세지역에서 식사 잘하고, 저렴한 중국술(가족수에 맞춰 무려 3병) 구매 잘하고, 바퀴벌레 아파트 구경 잘하고,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또 한번의 식사 잘하고, 더운 것만 빼고는 사연도 적절하게 섞여있는 제대로 된 여행을 회상하면서 다음에는 계절과 날씨를 고려해서 행선지를 정해서 여행을 해야겠다고 결론을 짓는 순간 벌써 인천공항이다. 내년도 여름에 백두산 가면 적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공항 면세구역
![](https://t1.daumcdn.net/cfile/cafe/130DAB3E5120755931)
![](https://t1.daumcdn.net/cfile/cafe/2525DA3E5120755A0C)
![](https://t1.daumcdn.net/cfile/cafe/2027023E512075570A)
종업원들이 녹차와 컵라면물을 취수하는곳(물만 떠가라고 했는데 음식관리를 안해서 ㅂㅋ벌레 아파트가 됬음)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52F3E512075563D)
보시다시피 ㅂㅋ벌레가 집단 운동중 (클릭하면 조금 크게 보임)
![](https://t1.daumcdn.net/cfile/cafe/133C99465120755B22)
우리가 먹은 식당 옆 식당
![](https://t1.daumcdn.net/cfile/cafe/2420B53E5120755914)
여기서 사는 차값이 강하긴 해도 패키지여행 따라가서 정말 비싸게 사는 차값보다는 싼편
![](https://t1.daumcdn.net/cfile/cafe/233995465120755C25)
여기까지 편집을 마쳐보니 형님, 형수님, 선리, 쫑호, 인영, 인옥, 무사히 잘 다녀와서 기쁘다는 생각이 들고, 다음에는 또 어디를 갈까 생각중입니다.
첫댓글 마지막의 공항의 이산가족 상봉사건도 있었는데....
선래씨 고생했어..ㅎㅎ
이 때만 해도 어린 종호가 벌써 대학생이라니... 축하한다~ 신입생 시절에는 째지게 노는 법이야 알지? 놀아봐야 큰다~~
이산가족 사건만 아니면 참 좋았는데, 지금은 전화로빙도 되니 이산가족 될일은 거의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