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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중고 용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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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러리 스크랩 용마와 다시 밟는 백두대간-1구간<발대식 및 시산제>
신남석(21) 추천 0 조회 86 08.06.28 13:42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백두대간!

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백두대간 종주는 하나의 꿈일 것이다.굳이 산객이 아니어도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백두대간.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나우리치는 묏부리들.그 분수령을 따라 그 꿈을 쫓아 용마산악회가 간다.앞으로 3년여 그 지난(至難)하다는 마루금을 밟을 것이리라.70대 중반에서 30대 후반에 이르는 선후배가 어우러져 동고동락할 것이다.

 

오늘 우리는 대장정의 첫걸음을 위해 진부령으로 간다.부산에서 찻길로도 6시간이 넘는 먼길이다.대간은 마루금만이 아니다.오고가는 길이 모두 대간 길이다.대간 종주를 고민하고 예습 복습하는 것 또한 대간일 것이다.배낭을 꾸리고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되돌아오는 것까지 대간이 아닌 것이 없을 것이다.대간을 끝내고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으니 얼마나 미련스러울까? 산으로 가는 마음은 그 허망과 미련스러움을 버리러 가는 길이다.그러다가 산을 내려오면 또 다시 흙먼지 속에 휩싸이길 되풀이하는 것이다.그럴지언정 우리는 켜켜이 쌓인 내 속의 진토(塵土)를 털어내야 한다.그 길이 산으로 가는 길이 아니겠는가!        

 

정영천(21회) 용마산악회 회장과 제병민(13회) 고문,하영수(17회) 직전회장이자 백두대간 운영위원장,울산의 전부길(14회) 선배,마산의 김현기(21) 동문을 비롯 43명이 부산진역에 모였다.41인승 대절버스와 오기묵(23회) 산행부대장의 봉고에 분승한 용마들은 6월 20일(금) 밤 10시 10분 부산진역을 출발,칠곡에서 합류한 대구의 윤태웅(33회) 후배를 태우고 중앙고속도로를 거쳐 홍천에 이르렀다.그곳에서 서울 용마에서 홀로 온 배기호(26회) 동문을 실으니 대간 종주에 참여한 동문은 모두 45명.당초 차 한 대를 채울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없지 않았지만 이만하면 첫 종주 인원으로서는 무난한 편이었다.전국에 흩어져 있는 동문 산악인들의 백두대간 종주에 대한 불같은 열정은 결코 허명(虛名) 이 아니었음을 실감케했다. 

 

비록 산행대장을 맡고는 있지만 날으는 재주가 없으니 늘 숨 차고 다리 아프고 힘들기는 마찬가지다.차안에서 나는 대간의 첫 구간을 떨리는 목소리로 소개했다. 동문들에게 감히 세 가지를 말씀드렸지만 사실 그건 제가 스스로한테 거는 최면이요.흐트러진 제 심신을 후려치는 죽비일 뿐이었다.

 

먼저 두려움을 떨쳐버리고,산과 산길은 그대로이니 우리가 변해야 하며,즐겁게 산행을 하라는 점을 주문했다.누구나 대간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자신이 종주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산행능력에 의문을 갖게 됨은 당연한 일.그러므로 두려움을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아울러 산길의 난이도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이다.우리 스스로가 그 난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그러므로 몸을 만들어야 한다.끝으로 대간 길 그 자체는 어렵고 고통스러울지언정 기쁨과 즐거움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아니 무슨 말을 하는 거야.신 대장! 그렇게 되면 신선의 반열이 드는 것이지.그건 먼 훗날의 일이지 않나.그래도 느릿느릿 걷는 걸음이지만 걸음을 멈추지는 말자.

 

세간사에 얽매인 자신을 대자연에 던져놓을 때 우리는 고통을 넘어서게 되고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산은 산으로 말해야 한다.그리고 산은 몸으로 느껴야 한다.부산 출신의 영원한 산악인 장호 선생은 한걸음 더 나아가서 "산행은 발로 하되,모름지기 가슴으로 머리로 해야 한다."고까지 말하지 않았던가.단지 몸을 단련하는 것에서 벗어나 감성과 정신을 드높이는 계제가 되어야 산행의 본질에 한발 더 닥아서는 것일 터이다.아무튼 용마인들이여,두 발로 마루금을 밟으며 두 눈을 크게 뜨고 마루금 주위를 둘러보며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자.그리하여 우주심(宇宙心)을 느껴보자.      

     

[진부령에 도착한 동문들이 산행채비를 서두르다.] 

 

 [청명한 날씨를 예감케하는 진부령-창공엔 달이 뜨고 별이 빛나고...]   

 

6월 21일 새벽 4시 진부령에 다다랐다.보름을 갓 지난 달이 창공에 걸려 있고 어둠속에서도 영롱한 빛을 내뿜는 별빛이 우리의 장도를 밝혀준다.오후에 비가 내릴 거란 예보는 집행부를 가슴 조이게 했지만 출발이 쾌청하니 축복이다.이제 한시름 놓아도 좋을 듯했다.

 

[대간 올려잇기 또는 내려잇기의 깃점이 되곤 하던 진부령 표석] 

 

[시산제에 앞서 2년만에 재회한 서울 26용마 배기호 동문과 함께]  

 

나는 먼저 서울에서 혈혈단신으로 달려 온 배기호(26산케) 후배를 찾았다.다음 블로그를 통해 만나 교분을 쌓았고 나중에 동문임을 알아 더욱 정이 두터워져 2년 전엔 백두대간 미시령-마등령 구간을 함께 종주하기도 했다.2년 전 대간 올려잇기를 마친 그는 호남정정맥마저 끝내고 9정맥 완주를 목표로 틈만 나면 산에 들고 있는 골수 산꾼이다.이런 그가 이번 종주에 동참했으니 배 동문의 산에 대한 열정과 남다른 포부는 나만이 느끼는 소회는 아닐 것이다.

 

백두대간 종주를 기획하면서 서울 용마산악회와 한데 어울렸으면 더 큰 의의를 가졌을 텐데,부산 용마만 종주를 하게 되어 못내 아쉬웠다.아무튼 배 동문이 흔쾌히 동참하여 길을 텃으니 서울 용마도 대간 종주에 관심을 가져 명실공히 용마인들의 축제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정성스럽게 제물을 올리는 정영천 회장,제주를 맡은 초대 산행대장 오기현(20회) 선배]  

 

마침내 발대식을 겸해 시산제에 들어갔다.산제를 주관하는 오기현 선배가 토지축을 마치고 용마를 대표하여 정 회장이 첫 술잔을 올린다,이어서 나는 백두대간 종주의 의미를 되짚어보며 동문들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축문을 읽어내려간다. 

 

  [랜턴 불빛을 받아 제문을 읽다-미명의 새벽녘,우리의 심연에도 불을 밝혀주길...]

 

유세차,

단기 4341년 유월 스무하룻날,용마산악회 회원 일동은 삼가 엎드려

이 땅의 산하를 두루 아우르시는 천지신명과 이 땅의 산신께 고하나이다.
저희는 그간 선후배가 한데 어울려 산행을 해왔습니다.
이제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물결치는 우리 산줄기,

백두대간의 남녘 시발점 진부령에서 첫 발을 디디게 되었습니다.
이 땅의 대간 마루금을 두 발로 걸으며,산에서 배우고 산을 닮으며

그 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우리는 모였습니다.
그동안의 산행에서 우리는 산의 가르침을 따르고,

산과 하나가 되는 기쁨으로 충만하였으니,

그 뿌듯함을 이루 헤아리기 어렵나이다.
앞으로도 우리의 발걸음이 지리산에 이를 때까지 선후배가 한마음이 되어
서로 도우며 대자연의 가르침을 충실히 배우고 따르겠나이다.
9년여 동안 우리 용마산악회 회원들에게 아무 탈 없이

산행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신 신령님의 보살핌에 엎드려 감사하옵고
앞으로도 무탈하게 즐겁고 보람찬 산행길을 이끌어주시길 간절히 비옵나이다.
여기 간절한 염원을 모아 조촐한 술과 음식으로 제를 올리오니

우리의 정성을 거두어 부디 흠향하여 주시옵소서.

 

 [하늘,땅,사람을 아우르는 천지신명께 무릎 꿇은 정 회장의 엄숙한 모습]   

 

  [2대 회장인 13용마 제병민 고문의 헌주]

 

제문 낭송이 끝나고 헌주가 이어진다.차례에 따라 2대 산악회장인 13용마 제병민 고문,그리고 산행대장인 나를 비롯,최고참인 9회 차진환(74세) 선배와 13회 이태랑,이일희,윤기갑 선배 네 분이 다함께 술잔을 올렸다.

 

  [용마산악인들이여! 부디 지리산까지 무탈하게 완주하소서.]

 

[주홍색 상의를 입은 차진환(9회) 선배와 13회 선배님들-고희를 넘긴 나이에 우리도 저렇게 당당히 산에 들 수 있을까? ] 

 

 [산에 들기 전엔 반드시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겸허함은 산행의 요체다. ]

 

 [21산우 최금구 동기와 동문들이 제례를 지내고 있다.]

 

울산에서 온 14회 전부길 선배와 31회 최경침,신성수 동문이 제를 올렸고 백두대간 운영위원장이며 산악회 고문인 17회 하영수 선배와 송승구 선배도 천지신명께 예를 올렸다.이어서 21회와 22회 동문,열성적으로 산행에 동참하는 23회 용마들이 헌주를 했다.31회와 33회를 비롯한 막내 44회 이승철 후배의 참여를 끝으로 산제는 막을 내렸다.제례를 마치고 시루떡과 막걸리를 돌리고 음복을 하여 출정식을 마감했다.이제 각 기수별로 백두대간 출정을 알리는 용마산악회 백두대간 종주대 깃발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왕성한 산행 활동으로 정평이 나 있는-박수갑 용마산악회 부회장을 비롯한 23용마]

 

 [왼쪽부터 9회 차진환 선배와 13회 이태랑,제병민,이일회,최성욱 선배-지리산에서 뵈올 때까지 건안하소서.]

 

[용마산악회의 핵심인 17회 하영수 고문,14회 울산의 전부길 선배,정영천 회장]

 

 [17회 하영수 백두대간 운영위원장 겸 고문,대간을 홀로 종주하고 있는 송승구 선배(좌)]

 

  [경남중고 산악반 OB인 구덕산우회 멤버,23회 오기묵,28회 이종태,20회 오기현 산행대장]

 

 [21회 최금구,정영천 용마산악회 회장,신남석 용마산악회 산행대장,김현기 후미대장]

 

 [서울 용마를 대표하여 참석한 26회 배기호 동문 ]

 

 [31회 용마의 다부진 모습-완주에 대한 결연한 의지가 용솟음친다.]   

 

[용마산악회의 보석 같은 기수이며 핵심멤버인 33산우회 용마들-가족처럼 오붓하다.]

 

[산제를 파한 후 음복을 하는 동문들] 

 

 [산제를 마치고 떡과 과일을 나눠 음복하며 아침식사를 대신하고 ...]

  

[객원으로 동참한 21회 대간순이-김성귀,마산의 이상선]  

 

[젊었을 때 함께 근무했다는 31회 삼일공사 박봉근,26회 배기호 동문의 만남]  

 

 [산행 채비로 부산한 용마들]

 

[물을 넣고 배낭을 묶고 신발을 조이고 이제 출발인가!]

 

 [진부령에서 첫 발을 떼기 직전의 용마-오기현 왕대장의 꼼꼼함은 빠뜨리는 게 없다.]     

 

 [서울 용마 26회 배기호 동문이 백두대간 빗돌을 뒤로 하고 출발을 기다린다.]

 

 [출발을 기다리는 진부령의 용마동문들]

 

 [진부령 빗돌을 등지고 출발을 앞둔 22산우회 김일준회장,김성재 용마산악회 부회장]

 

통상 진부령으로 일컫어지는 이곳 흘리(屹里)는 이름 그대로 하늘 아래 첫동네로 고원지대에 이뤄진 넓은 평원이다.이 넓은 평원은 "안흘리"와 "밖흘리"로 나뉘는데 꿈과 낭만의 슬로프라는 알프스 스키장은 밖흘리에 있다.밖흘리 사람들은 하나같이 스키장에 기대어 생계를 꾸린다.길 가에는 스키장비 대여점이 즐비하고 북구의 양식으로 지은 화려한 건물들이 딴 나라에 온 듯한 이국적인 냄새를 물씬 풍긴다.흘리는 본래 화전(火田)으로 따비밭을 일구어 옥수수와 감자 따위 잡곡이나 겨우 먹고사는 산꼭대기 오지마을이었다

 

그 흘리에 스키장이 생기고 어언 30여년이 흐르는 동안,토박이들은 대부분 이 땅을 뜨고 이제는 스키장을 따라 들어온 사람들이 새로 도회지 닮은 마을을 이루며 산다."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말은 영락없이 여기를 두고 하는 말이 되었다.한때 그렇게 유명세를 타던 흘리 스키장마저 이젠 쇠락할 대로 쇠락해 황량한 건물만 훙물스럽게 남았으니 마을의 영욕 또한 세월의 부침과 함께 한다는 말이 과시 틀리지 않음을 실감할 수가 있다.진부령을 뒤로 하고 대간 길 첫 걸음을 떼며 가슴에 밀려오는 착잡함은 유독 이곳에서만 느끼는 감회는 아닐 것이리라.   

 

청산 신남석<용마산악회 산행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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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6.29 08:31

    첫댓글 신대장님/오기묵 영상팀장님 고생 많이 했습니다. 백두대간 2차때도 안내 부탁합니다.^^

  • 작성자 08.06.30 01:50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 멋진 대간 종주가 이뤄질 것이네.한 사람도 빠짐없이 완주하도록 힘을 써보세.

  • 08.07.01 17:39

    긴 여정의 첫 걸음..마음이 많이 무거웠을 줄로 압니다..지리산까지 무탈 산행을 염원합니다. 2차산행 점봉산구간은 8월 15일 따라 붙도록 하겠읍니다..

  • 작성자 08.07.01 22:19

    그 먼거리를 단숨에 달려와 힘을 보태주니 정말 고맙구려.선두와 후미의 격차를 어떻게 줄이느냐가 성공의 열쇠라보네.틈틈히 동참해주기를 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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