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트릭스’ 시리즈를 아실 것이다. 나 역시 첫 편을 본 적이 있는데 눈앞의 현실이 모두 假想(가상)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흥미 있었다. 그 영화가 흥미로운 대목은 그것이 음모론의 최절정이었다는 점이다.
9.11 테러로 수많은 미국시민들이 희생된 이래 그것이 미국 정부 또는 유태인들의 음모에 의한 조작이었다는 음모론이 대유행을 한 적이 있다. 그것을 또 국내의 반미주의자들이 반색을 하며 수용하니 결국 내 귀에까지 들려왔다.
그런 엄청난 일을 만일 미국 정부나 유태인들이 모의해서 저지를 것 같으면 얼마나 수많은 사람들의 입을 막고 귀를 가려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데, 정말이지 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과 같은 얼토당토않은 일을 진짜라고 믿고 또 주변에 전파하고 다니는지 실로 어이가 없었다.
천안함 피격 사건 역시도 그랬다. 일국의 전투함을 피폭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체는 그 역시 어떤 나라일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명백히 그 증거물까지 다 입수해서 보여주어도 믿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저 할 말이 없었다.
제 아무리 당시 선거를 앞둔 시점이었고, 또 이명박 정부가 싫었어도 그렇지 첨단 역량을 갖춘 외계인들이 하지 않은 이상 그 범인이 누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지 않은가.
良識(양식)과 良心(양심)을 저버린 이른바 국내 진보세력들의 말과 행동 그리고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저 國運(국운) 자체가 사분오열할 때가 되어 저렇구나 하는 정도로 위로해볼 뿐이었다.
만일 천안함 사건 당시 여론이 이명박 정부의 음모설 또는 미국에 의한 조작 쪽으로 혹시라도 기울었다면 그거야 말로 영화 매트릭스보다 더 한 현실의 매트릭스였을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는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의 후속편들을 보지 않았다, 현실이 영화를 넘어설 지경인데 하면서.
우리 사회를 보면 현실이 영화보다 더 자극적이고 더 가공스럽다는 생각을 한다. 그 어떤 공포영화도 차라리 편안한 휴식 시간에 더 가까운 것 같은 이 이상한 느낌의 현실.
1964 甲辰(갑진)년을 입춘으로 해서 시작된 우리의 國運(국운)은 그로부터 36 년이 흐른 2000 庚辰(경진)년부터 분열이 시작되었다. 이에 그로부터 10 년이 흐른 2010 庚寅(경인)년에 와서 천안함 사건에서 보듯이 분열이 더욱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으로 멈출 태세가 결코 아니다. 어떤 면에서 이제 시작일 뿐이라 본다.
분열은 장차 더욱 가속화되어 2020 庚子(경자)년에 이르러 가장 맹위를 떨칠 것이고, 다시 10 년 뒤인 2030 庚戌(경술)년에 가서 최정점에 도달한 뒤에야 서서히 기운이 다시 結集(결집)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분열이란 반드시 정치적 이슈나 이념의 문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 간의 분열도 포함이 된다. 그리고 알고 보면 모든 것이 富(부)의 불균형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기도 한 것이니 이것이 더 본질적인 문제라 하겠다.
그렇기에 2020 庚子(경자)년에 가면 이른바 우리 사회의 허리를 받치는 中産層(중산층)이 사실상 소멸하게 될 것이라 본다.
이미 그렇게 될 방아쇠는 당겨져 있으니 바로 부동산 담보대출로 인한 가계부채 1000 조원이다. 그 부채가 모두 부실채권이 되어 폐기 처리되어야만 하나의 흐름이 마무리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중산층은 사라져버릴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해오는 일은 그냥 임기 중에는 부동산 거품이 사라지는 일이 일이 없도록 끌고 가 보자는 것이었다. 물론 현 박근혜 정부 역시 고의든 아니든 떠나 마찬가지이다. 그것이 현실 정치이다.
다만 다음 정부 역시 조금씩 거품을 넣어가면서 유지해보고자 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럴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부동산 붕괴로 인해 우리 사회가 일부의 가진 사람과 대다수의 가지지 못한 사람들로 양분화되면 지금의 진보세력이 더욱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 법도 하겠다.
그러나 다소 뜻밖일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그와 반대로 이른바 진보세력은 그와 동시에 소멸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2000 년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은 뭔가 장래에 불안을 느껴온 중산층 혹은 중하층의 사람들이 진보세력을 지지하고 지원해왔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거품이 소멸되면서 우리 경제의 전체 수준이 한 단계 레벨 다운되고 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진보세력이 그간 어쨌거나 부의 재분배에 있어 일정한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전체 파이가 무너지고 쪼그라들고 나면 더 이상 진보세력에게 희망을 걸 이유도 근거도 동시에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냉정하게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 본다.
아직 나눌 건더기가 많아 보이는 까닭에 그런 것이지 2020 년이 되어 부 자체가 소멸하고 나면 부의 재분배보다는 이제 새롭게 시작해봅시다 하면서 부의 재창출을 과감하게 공약하고 나를 따르시오 하는 자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집안의 일도 그렇지 않은가. 아직 나눌 재산이 좀 남아있을 때 형제들간에 싸움도 하고 분쟁을 하는 법이지 정작 홀라당 다 잃어버린 뒤 시간이 좀 지나면 형제들간의 友愛(우애)가 또 다시 서서히 살아나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하겠다.
그것을 두고 氣(기)가 다시 結集(결집)한다고 말한다. 과거의 일을 서로 부끄럽게 여기고 다시 형제의 정을 돈독히 하게 되는 것이 인간사에 늘 보는 일이다.
세상만사 건설하고 만들어갈 때는 협심협력을 하지만 정작 이루어지고 나면 그 영화를 함께 누리는 것은 실로 힘들다는 것, 우리가 늘 보게 되는 일이지 않은가 말이다.
그렇기에 분열이 시작된 2000 년에서 18 년이 흐른 2018 戊戌(무술)년이 되면 우리의 낡은 진보세력은 급격하게 소멸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 본다.
이처럼 모든 기운은 합치면 떠나가고 모이면 다시 흩어지는 것을 무한반복하면서 발전해가는 것이니 그 순환의 주기는 60 년이고 더 크게 보면 360 년인 것이다.
우리 국운에 있어 또 한 번의 입춘 바닥은 2014 甲辰(갑진)년이지만 분열의 정점은 그로부터 6 년 뒤인 2020 庚戌(경술)년의 일이 된다. 그 이후 지나쳤음을 반성하게 되고 2034 甲寅(갑인)년부터는 또 다시 새롭게 뭉쳐서 미래를 건설하고 창조해나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장차 진보세력은 그냥 소멸하게 될까?
천만의 말씀이다. 새로운 진보 혹은 좌파 그룹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그 시기는 2024 년에서 2030 년 사이인 2028 戊申(무신)년이 될 것이라 본다.
그때가 되면 새로운 시대의 요구와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진보세력이 태동될 것이라 본다. 이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영원히 소멸되는 법이 없다, 다만 거듭날 뿐이다.
그간의 많은 성찰과 반성을 거쳐 진일보한 진보세력, 보다 설득력이 있는 목소리를 갖춘 참신한 좌파 혹은 진보세력들이 등장할 것으로 본다.
지금도 사실 참신하고 역량을 갖춘 좌파와 진보 쪽의 인사들이 적잖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현재로선 진영 논리, 프레임의 덧에 갇혀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공간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마도 그 무렵이면 남북한의 통일도 이루어져 있을 것이니 통일 한국의 모든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진보 좌파가 등장할 것이라는 것이 나의 예측이기도 하고 동시에 바람이기도 하다.
만물은 離合集散(이합집산)을 거듭한다. 螺旋形(나선형)으로 발전해간다.
글을 마치고 창밖을 보니 가을하늘 거 참 엄청나게 맑고 투명하다. 대문에 올린 사진은 어제 일몰 시각의 하늘이다.
"너무 믿지 마시고 재미로 보세요.~"
[출처] 희희락락호호당 -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