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 . 1박 2일 (2014. 4/4 ~ 5) 섬진강 자전거길 라이딩 섬진강 댐에서 쌍계사 경유 하동까지
사월의 섬진강은 그릇에 담긴 물처럼 흐름을 멈추고 작은 바람에도 파문을 일으키며 떨고 있었다. 산자락이 강으로 내려와 만나는 그곳에서 사람들은 산에서 흘린 땀을 강물에 씻으며 강물을 마시고 산에다 토해냈다. 그러나 강은 언제나 이렇게 너그럽지만은 않았다. 성난 파도처럼 골짜기를 가득 채우며 사정없이 모든 것을 쓸어가고, 단단한 돌이 되어 사람과의 소통을 거부했다. 사람들은 강이 좋아 강기슭에 내려와 살았지만 조금은 두려운 마음으로 떨어진 곳에다 집들을 짓고 강을 바라보며 살고있다.
파란 물위로 군대 군대 모습을 드러낸 바위들이 작은 섬처럼 떠있고 그 강가로 잘 닦여진 자전거 길은 정다운 사람과 함께 걸어도 좋은 길이다. 자전거는 언덕을 돌아가는 오르막길에도 피곤하지 않았다. 페달에 가해지는 에너지가 가슴으로부터 흘러나와 허벅지를 지날 때에는 불끈불끈 요동하였고 장딴지와 발목에는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는다. 페달을 빨리 돌려도 천천히 돌려도 숨이 차지 않았다. 자전거는 자전거대로 나는 나대로 달리며 어떤 때는 내가 자전거를 타고 간다는 사실도 잊어버렸다.
[출발]
강진면 버스 정류장에 10시 도착하여 아침부터 먹으려고 길옆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유리창에 빨간 글씨로 쓴 올갱이국 메뉴를 보고 생각할 것 없이 주문했다. 인상 좋은 주인아저씨가 빈 테이블에서 나물을 다듬다가 반갑게 맞아준다. 입천장이 부르틀 정도로 뜨거운 올갱이국 은 위에 잘게 자른 파란 부추가 둥둥 떠 있고 국물은 우유처럼 뽀얗다. 식기에 담아온 밥을 그대로 말아 넣으니 뚝배기 끝 경계까지 국물이 가득 차오른다. 밥을 한 그릇 더 시켰는데 그냥 서비스란다.
강진 버스 정류장에서 섬진강 댐 인증센터까지는 약 1.5km거리, 다리하나 건너면 된다. 그곳에는 이미 몇몇 싸이클러들이 곧 먼 길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인증센터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박았다. 시간을 보니 11시 가까이 되었고 더 지체하기에는 마음이 급하다. 지금부터 100킬로 가까이 달려야 한다. 신나게 페달을 돌린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들녘은 농부들로 분주하다. 겨우내 밭 한구석에 모아두었던 퇴비를 파헤쳐 이리저리 뿌려놓으니 밭모퉁이를 돌아갈 때마다 후끈한 똥 냄새가 확 몰려온다.
[김용택 시인의 생가 덕진리 진메마을]
김용택 시인의 생가는 출발지점에서 약 6 킬로미터 강을 타고 내려간 곳 진메 마을에 있었다. 양쪽으로 높은 산이 있고 그 사이로 나지막하게 흐르는 강을 내려다보며, 주위에 몇 채의 집들이 옹기종기 몰려 있다.
시인의 생가를 지나 아래로 내려가는 얼마동안 자전거 길은 잘 조성되어 있고 풍광도 아름답다. 길옆으로 시인의 글을 적어놓은 돌비도 몇 개 보인다. 길을 따라 내려가며 브레이크에 손이 자주 간다. 번번이 자전거를 멈추고 내려서 카메라를 눌러대느라 자전거는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자전거 여행은 그동안 혼자 다닌 시간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동행이 있으니 더욱 힘이 나고 즐겁다. 자전거여행은 대부분 혼자 하시는 분들이 많다. 간혹 십여 명씩 한꺼번에 달리는 무리들도 있지만 진정한 여행의 맛은 없을 듯하다. 자전거 여행의 목적은 체력단련을 위한 운동도 아니고 어디를 다녀왔다는 자랑도 아니다 . 사람에 따라 취향은 다르겠지만 나와 자연이 하나 되어 그 속으로 내가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방해꾼이 없을수록 즐겁다. 그러나 혼자 가는 길은 때로는 너무 외롭고 맥 빠지는 일이기도 하기에 마음에 맞는 친구가 있다면 둘이 함께 하면 최상이다. 우리는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마음에 드는 곳에서 자전거를 멈추고 연실 자연을 카메라에 박았다.
[장군목]
아래로 내려가다가 한강 올림픽 대교의 손자뻘 되는 작은 현수교가 눈에 들어온다. 작지만 그래도 이 골짜기에서는 제법 위용이 있어 보인다. 주변에 약간의 집들이 보이고 그 위 더 높은 산기슭으로 새로 지은 펜션 모양의 집들이 여럿 보이는데 아직도 할 일을 못 끝낸 포클레인이 이리저리 몸통을 돌리는 모습도 보인다.
장군목이다. 이곳이 섬진강 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는데 그럴 만하다. 현수교 위에 올라서니 따스한 봄바람이 강하게 불어 얼굴에 싸한 느낌이 든다. 연실 이리저리 돌아보며 카메라셔터를 누르고 있는데 젊어 보이는 농부 아낙이 바구니에 봄나물을 담아 들고 다리를 건너오다가 우리를 보고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시골에 살면 도시가 그립고 도시에 살면 시골이 그립다. 농부의 아낙은 나도 서울에서 이곳으로 시집을 왔는데……. 라며 말끝을 흐린다. 그리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서울에 살아도 시골에 살아도 아무리 풍족한 곳에 살아도 그리움은 늘 멀리 떨어져 있다. 시간을 보니 열두시 오 분이 조금 지나고 있다. 섬진강 댐 출발이 약간 늦었지만 이곳 장군목 도착은 정확히 계획대로 이루어졌다. 우리는 이곳에서 약 20분정도 쉬었다.
[장군목 ~ 섬진강 마실마을]
장군목 인증센터에서 10분쯤 내려가면 섬진강 마실 마을이 있다. 이곳은 순창군에서 숙박 시설 단지를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서 철이 아닌 지금은 조용한 적막감만 흘렀다. 내려다보이는 강물에는 건너 마을로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보인다. 크게 소리를 지르면 들릴 것 같은 거리이지만 사람들은 이 다리를 통하여 이웃과 만남의 기쁨을 누리며 살아간다. 한 겨울에 건너 마을 총각이 마음에 둔 처자處子를 보기위해 일부러 이 다리를 건너 와서 나무를 해 가고 봄이 되면 처자는 이에 화답하여 건넛마을 산기슭에 까지 봄나물을 캐러 다녔다. 만남은 인연으로 이어지고 드디어 처자는 징검다리를 건너 시집을 갔다.
징검다리는 물의 흐름을 이겨내기 위해 가운데를 약간 불룩하게 위로 향하게 한 모양이 더 아름다웠다. 자연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 자연 속에 인간의 이야기가 들어있기에 더욱 아름답다. 욕심스럽게 자연을 파괴하는 모습은 흉물스럽고, 있는 모습 그대로 순응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징검다리의 약간 구부러진 모습에서 자연에 순응하는 선조들의 지혜가 보였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징검다리를 한참동안 내려다보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다시 떠날 채비를 서둘렀다.
[섬진강 마실마을~ 향가유원지]
장군목에서 향가 유원지 까지는 약 25Km 거리로 약간 지루한 길이다. 가끔 높은 제방 위를 달리는 시원한 길도 있지만, 마을길도 달리고 다리를 건너기 위해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수로를 따라 멀리 올라갔다가 도로 내려오기도 하였다. 이 길에서는 사진도 찍지 못했다. 어디를 어떻게 돌아갔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섬진강 자전거 길에는 양쪽으로 청색선이 그어져 있기 때문에 그 길만 따라가면 된다. 행여나 길을 놓쳐버리거나 지름길이라 생각하고 딴 길로 들어서면 쓸데없이 언덕을 오르는 수고도 많고 차들이 왕래하는 위험한 길로 들어서게 된다. 마실 마을을 출발한지 한 시간 반쯤 지났을 때 강가에 허름한 비닐하우스처럼 만들어놓은 간이음식점이 나타났다. 시간을 보니 오후 1시 40분이다. 투명한 비닐을 통하여 몇몇 사람들이 늦은 점심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비록 간이 식당이지만 규모로 보아 피서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인 것 같다. 우리는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하였다. 지도상으로 볼 때 향가유원지 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많이 지쳐있었고 남들처럼 점심을 먹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준비해간 간식으로 시장기를 때우기로 하였다. 이곳을 출발해서 약 30분쯤 달리면 향가터널이 나타난다.
향가터널은 길이 390m 이며 자전거 전용도로로 이용된다. 이곳에 터널이 생기게 된 이유는 일제강점기시대 이곳 순창 곡성의 농산물 수송을 위해 철도를 건설하던 중 일본 패망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이 터널을 지나면 섬진강이 눈앞에 나타나고 작은 위락시설이 있는 향가유원지가 그곳에 있다. 그동안 강을 건너는 다리도 교각만 남아 방치되다가 이번 자전거길 개통으로 자전거 전용 다리를 만들었다.
봄날의 섬진강은 아름답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고 서울에서 지긋지긎하던 미세먼지도 없다. 산들은 멀리까지 투명한 모습으로 눈앞에 다가와 보인다. 이곳에 자전거길 인증 센터가 있다.
[향가유원지에서 황탄정]
이곳에서 다음 목적지는 황탄정이다. 강을 오른쪽으로 보고 달리는 자전거 길은 금곡교까지 약 16km 거리, 도중에 강 건너로 큰 규모의 금호타이어 공장이 보인다. 조금은 피곤한 길을 1시간 1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렸다. 금곡교 도착 시간을 보니 오후 3시 40분이다. 여기부터는 자전거길이 강 양쪽으로 나있다. 금곡교는 곡성 남원 간을 어어 주는 다리로 현재는 새로 만들어졌으며 옛 구교는 자전거 도로로 이용된다. 이곳에서 다리를 건너 오른쪽 길을 선택하면 섬진강 레일바이크 길을 통과하고 강 왼쪽 길을 그대로 선택하면 한적한 자전거 길이다.
그러나 다리를 지나 얼마 되지 않아서 길 선택을 잘못했다는 후회가 되었다. 남원에서 섬진강으로 흘러드는 요천과 또 다른 샛강 수지천은 섬진강 가까이에 건너는 다리가 없어서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마을 앞 까지 올라가야한다. 북동풍 바람을 맞으며 두 샛강을 약 2km 정도 오르락내리락 하는 동안 그만 지쳐버렸다. 그러나 어느 길을 선택하드라도 마찬가지다. 결국 많은 사람이 가는 길이 최선이다. 금곡교에서 황탄정까지 약 8.5km를 40분간 달렸다.
황탄정은 강가에 있는 아담한 정자로 옛 선비들이 강을 바라보며 풍류를 즐기던 난정(蘭亭) 이다. 정자에서 강을 내려다보면 아득하게 보이는 곳에 산들이 겹겹이 둘러서있고 그 앞으로 곡성 시가지가 있다. 얕은 강물은 호수처럼 고요하고 파란 물은 오후 의 햇볕아래 차가워 보이는데 그 위로 드러난 바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물에 떠있는 듯 하다고 하여 둥둥 바위라고도 하고, 겉으로 드러난 모양은 여러 개로 보이지만 물속에서는 하나의 거대한 바위로 그 위에서 발을 구루면 둥둥하고 북치는 소리가 난다하여 둥둥 바위라고 불린다고 한다.
강은 저녁 무렵에 더 아름답다. 큰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되었다. 핸드폰 사진기로 이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황탄정에서 두가헌]
오후 4시 30분 황탄정을 떠나 약간 오르막 내리막길 산길을 40분 정도 달려서 두가헌에 도착했다. 도중에 있는 호곡 나루터는 작은 쪽배 하나가 전시용처럼 남아있고, 도깨비 천왕상은 이곳 마을의 도깨비 전설을 바탕으로 만든 것으로 너무 크게 만들어서 우스꽝스런 모습이었다. 두가헌은 전통 한옥 펜션으로 주변에 약간의 위락시설이 있다.
두가헌에 들려 따끈한 커피라도 한잔하고 싶었으나 그럴만한 마음의 여유가 안 되었다. 섬진강 출렁다리는 곡성군 오곡면 송정리와 고달면 가정리를 연결하는 다리로 유실된 다리를 철거하고 2012년 완공되었다. 이 출렁다리는 건너에 있는 관광지 레일바이크 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며 두가헌에서 약 1km 아래에 있다.
[두가헌 ~ 구례]
오후 5시 20분 두가헌 출렁다리를 지나고부터는 숙소를 잡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약간 조급해졌다. 마음으로는 구례까지 내려갈 생각이었지만 적당한 곳이 있으면 쉬고 싶었다. 강가의 오후는 짧다. 해가 산기슭을 넘어가고부터 강은 밤을 준비하는 채비가 빠르다. 도로변에 하얗게 피어있는 벚꽃 터널을 지나는데 젊은 남녀가 자전거를 타고 여유롭게 달린다. 그들은 무척이나 행복해 보이는데 우리는 덤덤한 마음으로 그 길을 달렸다.
두가헌에서 구례교 까지는 약 13km 거리, 쉬었다 갈 여유도 없이 달려가다가 구례교가 보이는 곳에 이르렀다. 시간을 보니 오후 여섯시를 막 지난 시간이다. 일단 구례까지 왔다는 안도감에 구례시내로 들어가서 숙소를 잡을까 생각하다가 강가에 있는 모텔이 눈에 들어왔다. 근처에 음식점도 있으니 이곳에 숙소를 정하고 나니 마음이 편안했다.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방 따듯하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나니 몸이 날아갈 것 같다. 섬진강 댐 인증센터에서 이곳까지 92km를 일곱 시간 달려왔다.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섬진강은 더욱 고요하고 마음이 평안하다. 저녁메뉴는 섬진강 참게 탕이다.
[구례 구역]
다음날 숙소에서 일찍 나와서 구례구역 앞에 있는 조그만 식당에서 조촐하게 아침을 먹었다. 섬진강에 오면 네 가지 음식을 먹어야 한다. 대표적인 참게와 재첩 국 그리고 올갱이 국과 은어 회다. 섬진강 은어는 8~9월이 제철이기 때문에 요즘 나오는 은어는 대부분 양식이란다. 아침은 재첩국을 먹기로 하고 주문을 했다. 강진에서 먹은 올겡이국처럼 뜨겁지 않고 그것보다 더 맑고 담백한 맛이 있었다. 추가로 밥 한 그릇 서비스는 강진과 같았다. 돈 보다도 시골 인심을 느끼는 기쁨이 크다.
[구례구역 ~ 사성암]
8시 15분 구례구역을 출발, 이곳에서 사성암까지는 4km 남짖 거리다. 사성암 四聖庵은 4명의 고승, 즉 원효(元曉), 도선국사(道詵國師), 진각(眞覺), 의상(義湘)이 수도하였다고 하여 사성암이라 부르고 있다고 한다. 544년(성왕 22) 연기조사가 처음 건립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현재는 소규모의 목조 기와집과, 암자가 도로에서 약간 올라간 산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섬진강의 벚꽃은 절정을 며칠 넘기고 파란 잎들이 꽃 속에서 피어나고 있었다. 사성암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길게 이어진 벚 꽃 가로수 길에는 축제 준비를 하는 행사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 10분정도 머물고 8시 30분에 출발했다. 사성암에서 약 2km 내려가면 구례로 들어가는 문척교가 있고 약간 아래에 옛 다리가 있다. 그 다리를 건너면 그곳에서 왕복 14Km 거리 화엄사 길로 들어설수 있고, 간전교까지 강의 왼쪽길을 선택 하면 토지면을 경유 할수 있다. 화엄사는 이번 라이딩 계획에 있었지만 취소 하는 바람에 우리는 강의 오른쪽 길로 내려갔다.
[사성암 ~산수유 쉼터]
산수유 쉼터는 사성암 과 남도대교 중간 쯤에 있다. 이곳에 섬진강 어류 생태관이 있고 잠깐 쉬어갈수 있는 정자가 마련되어있다. 정자에서 보면 섬진강을 건너는 간전교가 멀리 보이고 하상의 폭은 넓어 전망이 시원하다. 자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가끔은 나는 지금 어디쯤 있는가 생각할 때가 있다. 위치를 알고나면 나는 아주 작은 점이 되어 궤적을 그리는 모습이 상상으로 떠오르고 묘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다리 너머 아득히 보이는 곳은 어디일까?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지도를 폈다. 직선거리로 약 10km 지점에 화엄사가 있고 더 멀리 30km 쯤 되는곳이 남원이다. 오른쪽 산 기슭을 따라 올라가면 지리산 노고단이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11km 쯤 가까이에 있다. 그러고보니 우리는 지금 지리산 자락을 돌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이곳에 9시에 도착하였고 15분간 머물렀다.
[산수유 쉼터에서 남도대교]
구례구역에서 남도대교 까지는 23km 거리다. 도중에 구례 화엄사를 취소하는 바람에 비교적 이른 시간인 9시 40분, 이곳에 도착했다. 이 다리를 건너면 화개장터 가 바로 연결된다.
남도대교에서 바라본 섬진강 상류는 아름답다. 우리는 사진으로 보이는 강의 좌측 길을 따라 꽃 터널 속으로 내려왔다. 오른쪽으로 화개 장터가 있고 보이는 작은 다리를 건너면 쌍계사로 들어가는 길이 시작된다. 사진 중앙으로 멀리 보이는 높은 봉우리가 지리산 노고단 봉우리 쯤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화개장터에는 벌써부터 관광버스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경찰들이 나와 교통정리를 한다. 화개장터를 지나 약 1km 거리 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쌍계사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이곳에서 쌍계사까지 거리는 왕복 14km 거리다. 일단 쌍계사를 먼저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화개장터를 돌아보기로 하고 9시 50분 쌍계사로 향했다.
[화개장터 ~ 쌍계사 길]
쌍계사 길로 들어서자마자 2차선 도로는 차량행렬로 이어지고 인도에도 사람들이 가득하다. 자전거는 차량들 사이에 끼어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달렸다. 약간 오르막길이지만 크게 염려할 것은 아니다. 쌍계사 길은 아름답다. 길옆으로 가로수 벚꽃 늘어진 가지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른다. 쌍계사 입구에서 대웅전까지는 약 300m 가파른 길이라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야한다. 대웅전 마당에는 스님의 설법을 들으려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마이크소리가 요란하다. 내려오는 길도 마찬가지로 자전거를 끌고 내려왔다.
[화개장터]
화개장터는 특별한 장날이 없는가 보다. 축제가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로 여기저기 떠드는 소리가 요란하다. 약을 파는 분인가 보다. 차림새로 보아 성을 구별하기 어려운데 말하는 것은 남자가 틀림없다. 입에 담지 못할 걸쭉한 말로 너스레를 떠는데 사람들은 좋아라. 박수를 친다. 아직 약을 파는 시간이 아니라 사람을 모으는 시간인가보다. 갈 길이 바쁜 우리는 그분의 말을 더 들어주지 못하고 황급히 그곳을 떠났다.
[남도대교 ~ 매화마을 ~ 하동]
화개장터에서 남도대교를 다시 건너와서 11시 50분 출발했다. 이곳에서 하동까지는 매화마을을 거쳐20km 남았다. 우리는 강의 오른쪽 길을 따라 내려갔다. 남도대교를 지난 후 부터 강의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하상은 더 넓어지고 하얀 백사장이 강가에 펼쳐진다. 강가에 있는 작은 정자에서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며 잠시 쉬었다가 하동 매화 마을까지 단숨에 내 달렸다.
남도대교에서 매화마을까지 15km를 1시간에 달렸다. 길은 도중에 작은 오르막도 있지만 대체로 내리막, 쉬운 길이다. 이곳에서 하동 버스 터미널까지는 약 4Km 거리다. 하동의 날씨는 눈이 부시도록 맑고 쏟아지는 햇살은 따스했다. 하동터미널에 오후 1시 20분 도착했고, 1시 30분 남부터미널 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
첫댓글 수려한 글 솜씨와 변화되지 않은 섬진강의 옛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네요.
세월이 흘러도 우리의 감격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것 같네요.수고하셨읍니다^^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다행 입니다.
두고두고 생각나겠지요!
미국 다녀오시고 다시한번 기회를 만들어 보세요.
백봉령에 도전해야죠 ㅎㅎ .한 번 이렇게 다녀오면 엄청난 에너지가 생성되는것 같읍니다.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