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인적인 일로 마음이 심란 하곤 해서 글을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글 솜씨도 없지만...
그래도 후기를 써야한다는 강박 관념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 졸필로 후기 올립니다.
그리고 두뇌의 기억력 메모리가 요즘 기능 저하로 인하여 참석하신 당원동지 여러분의 이름과 닉을 외우지 못합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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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에 일마치고 부랴부랴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서 시계를 보니 아침 7시....운길산역까지는 1시간 30분.
약간에 여유가 있다.
노트북 켜고서 산악회 까페 들어가 보고 인터넷 이곳 저곳.
노트북을 접으니 8시.........이런, 조금 서둘러야하네........후다닥!
운길산역 가는 전철 시간도 알아두질 않고 무작정 1호선 전철 타러 녹천역으로..
매사에 준비성이 없이 항상 덤벙된다.......그냥 어떻게 되겠지뭐다.
헤드폰 쓰고 MP3볼륨 올린다.........좋다........아침에 듣는 JAZZ
회기역 도착하니 마침 전철 들어온다.
제때 도착했네 하면서 회심에 미소를 지으며 가까이 오는 전철을 맞이했다.
‘덕소행’.........덕소가 운길산역 앞인가?...뒨가?
일단 타고 노선표 보자. 문 열리자마자 타서 노선표 보니 전역이네.......획! 돌아서....후다닥.
국수역 가는 전철은 9시 10분 도착이네.......십몇분 남았네.
드디어 운길산행 전철이 들어온다.
시간을 보니 45분정도면 도착하겠다. 모처럼 약속 시간보다 여유 있게 가본다...ㅎㅎ
덜커덩!덜커덩!덜커덩!
음악을 들으며 창밖만 내다 봤다.
이 열차가 강릉까지 가는 기차였다면 좋을 것 같다.
전 주말에 이렇게 기차를 타고 강릉을 다녀와서인가...............잊기 위해서.
“다음 역은 운길산역입니다.”
역전으로 나오니 ddm빵님이 반겨주신다. 그리고 사진운동가 최 상천님도,
조금 기다리니 오실 분들 오시고 못 오실 분들 못 오시고 안 오실 분들 안 오시고..
산행 출발한다기에 생전 처음으로 병소주 두병씩이나 사서 배낭에 쑤셔 넣었다.
점심때 병소주로 사왔다고 오현미 동지님한테 핀잔(?) 많이 들었지만...ㅋㅋ
병소주가 무겁다고 본인이 사온 팩소주는 안마시고 병소주 마셔 주신 오현미 동지님 고맙습니다.ㅎㅎ
역을 벗어나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서로들 이야기를 나누면서 곧장 걷는데
잠시 후 뒤쪽에서 “그쪽 아닙니다.오른쪽! 오른쪽!”......이런! 다들 웃음.
마을 어귀에 들어서서 저만치 다른 등산객들이 가는 곳을 따라 왼쪽으로 접어드는 순간
또 “그쪽 아닙니다. 이쪽으로! 이쪽으로!”......이런 제길슨!...ㅎㅎㅎㅎ
오합지졸!.....오늘은 산악회 이름을 ‘오합지졸 산악회’로 하자고.
그래서 평소에 운길산을 자주 오르셨던 두 분이 선두에 서서 안내하기로...
수종사까지 오르는 시멘트 포장길은 운길산 등산을 망쳐버리는 길이였다.
딱딱한 도로에 절에 오르는 차들로 인하여 먼지와 매연을 마시며 올라야하기 때문이다.
다음에 또 운길산에 올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등산로로 올라야겠다.
술과 담배로 쪄든 그동안에 생활과 오랜만에 오르는 산이라 초반부터 힘들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주말마다 산에 오르리라 다짐해본다.
수종사 도착.
절 마당에서 내려다보는 양수리.
눈이 시원하다. 날씨가 맑았으면 더욱 좋으련만.
산에 오르면서 잠시 짬을 내서 내가 지나온 뒤를 본다는 것이 좋다.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눈이 즐겁고 마음이 시원하고, 힘들게 지나온 산봉우리를 보게 되면
뿌듯함이 있어 좋다.
올라야 할 앞길은 힘들고 피곤함 뿐이지만 올라온 뒷길은 편안하고 해냈다는 기쁨이 있어 좋다.
산사의 숙연함은 등산객들과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염불소리로 산산 조각이 나버렸다.
수종사에서 건질 거라고는 8부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양수리를 휘감아 도는 두강의 물 흐름소리와 600백년(?)되었다는 은행나무뿐인 것 같다.
양수리를 배경으로,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다시 정상을 향해....
산의 경사도가 만만치 않다.
643M라고 우습게보았는데... 그게 아니네.
정상이 눈앞에...“거의 다 왔습니다.힘들 내세요”
그러면서 도착한 곳은 정상이 아니다.......젠장!
운길산 정상은 저쪽 옆에 서있다.
우리 일행을 향해서 “속았지?...메~롱!”하면서.
잠시 한숨 돌리고 다시 정상을 향해서......기다려라 이넘!
운길산 정상을 오르기 위해서는 약간에 하산?
그런데, 앗! 너무 하산이다. 길을 잃어버렸다.........역시 오합지졸.
다시 정상 등산로를 찾아서 발길 재촉한다.
정상 근처에 넓은 공터에는 등산객들로 인산인해.....점심들 먹느라 분주하다.
우리 일행은 정상근처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계속 강행군(?)
드디어 정상 도착........환희!...해냄의 성취감.
정상에 설치한 전망대. 산정상의 공간이 좁아 등산객을 안전을 위한 배려인 것 같은데??
어울리듯 안어울리듯한 씁쓸한 기분.
기념사진 촬영후 점심 먹을 자리를 찾아 조금 하산하기로.
그런데 어디로 가야 우리가 정한 코스 데로 가는 길일까?
다행이 이곳을 자주 오시는 선배님의 안내로 바른 길을 갈수가 있었다.
적당한 자리 차고앉아 허기에 지친 육신을 달래기로......
다들 맛있는 도시락을 준비했지만,
나는 오늘도 마누라의 비협조로 인하여 집에서 먹던 반찬만으로 허기를 채운다.
가지고 간 병소주만 연거푸 마셔본다.
식사가 끝날 즘에는 취기가 머리까지 올라왔다.
딱! 좋은 상태.
하산 길이 가벼워진다.
그리고 산행 내내 계속 혼자 떠든다.
앞에 가는 쌀님과 또 한분은 내가 말하는 걸 들어 줄줄 알았는데.........
완전 비 맞은 스님 꼴이 되었다는.............
얼마를 걸었나.....앞에 나타난 봉우리.
저기를 또 올라야한다..............갑자기 덕유산에 악몽이.
운길산은 남양주의 덕유산이다.
운길산 정상을 도착하기 위해서 두 개 정도의 봉우리를 넘어야하고 하산을 위해서 또 하나의 봉우리를 넘어야한다.
만약 저 봉우리를 올라야 하산이라면 까페 탈퇴를 생각해보자...(술이 취했나?)
길을 모르니 혼자 다른 길을 갈 수는 없고, 올라야겠지.
봉우리 정상에서 또 우왕좌왕 어디로 가야하나???...끝까지 오합지졸.
그래도 이곳 지리를 아시는 분 따라 가기로.
예봉산 가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 도착해서 이제는 정말로 하산을 위하여 막걸리 한잔씩 쭈~~~욱!
막 하산 하려는데 갑자기 한분이 안 보이신다.
다른 등산객들 따라 반대편으로?...우리는 정해 놓은 뒤풀이 장소로 가야하는데..
큰일이다......전화를 하는데.....신호는 약해서 안 터지는데.......오데로갔나 오데로 가~~~~
제일 연장자이신 선배님이 기다리기로 하고 일단 하산.
조금 내려 왔는데....아래쪽에서 우리는 부르는 소리.
뒤풀이 준비하시느라 먼저 출발하신 아주머니(당원동지?)가 갑자기 사라지신분을 찾으셨다.
무릎이 아프셔서 일행에 뒤쳐질까봐 먼저 출발하셨다고..........반대편으로 가시질 않아서 다행이다.
계곡을 따라 한참을 내려 왔는데 다들 발길이 어느 집으로 향한다.
식당이 아닌데???
집 옆에 튼튼하게 지어진 비닐하우스.
들어서는 순간 나무 난로에 열기가 후끈.
그 위에는 오리고기가 지글지글....................오메!...신행에 끝은 오합지졸이 아니네.
끝내 주는 뒤풀이!
불포화 지방이 많은 오리 로스로 또 쐬주를 들이킨다.
까페 탈퇴 일단 보류....ㅋㅋㅋㅋ
군고구마에......오리고기 훈제에.....................나는 거나하게 취해 버렸다.
다음 정기 산행은 예봉산과 적갑산으로 뒤풀이는 또 여기서 하기하기로 얼렁뚱땅 정하고(??ㅎㅎㅎ) 뒤풀이 마무리.
이렇게 멋진 뒤풀이 장소와 맛있는 오리고기로 뒤풀이 준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거나하게 취한 발걸음으로 운길산역까지 계곡을 따라 터벅터벅.
피곤함과 요즘에 심란함을 운길산에 남겨둔 채로 돌아오는데 쌀님이 동행을 해 주어서
역까지 오는 길은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몇몇 분은 전철 타려고 서둘러 뛰었는데 포기하고 여유 있게 걸어 가신 분들도 같은 전철을 탔다는 거............(난 화장실도 갔다 왔다는 거.ㅎㅎㅎㅎㅎ)
다들 고생들 하셨습니다.
그리고 졸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흐음... 여러가지 속내를 알 수 없는 글이 몇가지 있네요. 개인적인 심란한 일/잊기위해 떠난 강릉행/약속조차 할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린, 묘한 사랑을 떠올리게하는 그분... 제가 강서 CSI란거 모르시죠??? 알아내리라...알아내리라...알아내리라~
후회...실수...개인적인 심정의 글 삭제했습니다....죄송
컴퓨터 할 시간도 없으시다면서 알아 볼 시간은 있을까요?...ㅎㅎㅎ
쓰셨군요~~~ ㅎㅎㅎ
운치 있는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