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자유로운 일본어회화를 원하는 회원님과의 대화
다음은 우리카페의 회원님과 댓글로 오랜 시간 및 여러 차례에 걸쳐 이루이진 대화인데 결과적으로는 인터뷰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렀지만 일본어학습법은 변하지않습니다. 공부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015년 4월/파로스
회원님 : 파로스님의 해박한 지식에 경의를 표합니다. 저는 독해는 어느정도 거의 되는데요. 말이 영 늘지 않아서요. 어떤 방법으로 공부를 하면 좋을까요. 파로스님은 굉장한 노력으로 실력을 쌓으신 것같은데... 좀 알려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일어를 무지 잘하고 싶은 학생)
파로스 : 공부하는 요령에 대해서는 PHAROS(등대)/학습요령 에 자세히 말씀드리고 있습니다만, 우선은 단어 외우기 등 기초다지기, 다음은 문법 등 문장골격의 완전한 이해, 다음은 소리내어 다독하기(머리, 눈, 입, 귀 등 총동원), 마지막으로 익숙해진 문장을 약200회이상 듣기. 교재는 좋은 교재를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영어교재 다 비슷하듯 이교재 저 교 재 찾아 헤메이면 안됩니다. 한 남자나 한 여자를 사랑하듯이 집중적으로 해야 외국어는 잘 됩니다. 이교재 저 교재 방황해야 아무것도 손에 잡을 수 없습니다. ^^ 07.04.09 02:
회원님 :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자연스럽게 술술하고 싶은데 막히는 것은 단어와 문법이 아직 완벽하지 못해서 일까요. 조금은 가책을 느끼기도 하지만.... 역시 파로스님의 말씀대로 바른 문장을 여러 번 반복하여 읽지 않아 제대로 습득이 되지 않아서 문장이 막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여러 번 읽는 습관을 몸에 익혀야겠네요. 열공하겠습니다. 07.04.09 20:43
파로스 : 일본어학습요령 게시판을 읽어보시면 여러가지 있지만, 님의 마음에 와닿는 무언가 메시지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많은 소재를 쓴 것은 사람마다 마음에 와닿는 표현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한 것입니다. 읽어보시고 감상을 들려주세요! ^^ 07.04.09 02:29
회원님 : 말씀을 잘 읽어보니 정말 그렇게 하면 달인이 되지 않을 수 없겠군요. 그러나 몇 백 번을 읽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저는 입에서 익숙해지면 그냥 넘어가고 후에 청해도 잘되어 안심하지요. 일본어는 할 수록 어렵다는 생각이듭니다. 남의 나라말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으려면 현지에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일본어적인 표현과 의성어 의태어 등등 익혀야 할게 너무 많더라구요. 저에게 맞는 교재가 어떤게 있을지요. 일본 신문을 구독해 보면 어떨지요. 아니면 NHK뉴스가 실린 잡지를 볼까요. 만약 그런 것들을 구입하여 공부한다면 어떤 식으로 해야 효율적일까요. 파로스님의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07.04.09 20:31
파로스 : 회원님, 누구든 그렇지않은 분은 안계시겠지만 진지하게 고민을 하시는 것 같아 저도 좀 더 진지하게 답변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죄송하지만 일본어공부를 시작하신 것은 언제쯤이고 또 그기간 중 집중적으로 어떤 교재를 사용하여 어떤 방법 (학교전공, 학원, 문화센터강좌, 혹은 테이프등의 시청각교재, 티브이강좌 가운데서)으로 얼마의 기간을 공부하셨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느 정도의 수준이신지, 예를 들어 어떤 교재명(서명, 출판사)를 알려주셨으면 자세히 상담해드리고 싶습니다. new
회원님 : 공부를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되었지요. 외람되지만 시중의 교재는 거의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작문을 많이 접하지 못해서인지 막히는 부분이 있지요. 쉬운 뉴스는 거의 이해가 되고 정치, 경제 뉴스는 절반쯤이라 할지 파로스님의 말씀대로 단어를 모르니까 들리지 않는가 봅니다. 말씀 중에 작문을 많이 하는 것이 내공을 쌓는데 좋다고 하셨는데 무엇으로 공부하 면 좋을지요. 소지하고 계신 책 중에 추천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파로스님 いろいろ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これからもっと頑張ります。日?好日お祈り致します。 new 07.04.10 11:59
파로스 : 회원님과의 수차례 문답이 있었기에 좀 간추려서 답변을 드립니다. 님의 현재의 상황과 검토사항을 정리하니 이러하군요.
1. 현재의 상황 : 공부를 시작한지는 꽤 오래되어, 독해는 어느 정도 되며 시중의 교재는 거의 이해가 됨. 그런데 작문을 많이 접하지 못해서 인지 막히는 부분이 있음. 쉬운 뉴스는 거의 이해가 되고 정치, 경제 뉴스는 절반쯤이라 할지 단어를 모르니까 들리지 않는가 생각됨. 본인은 입에서 익숙해지면 그냥 넘어가고 후에 청해도 잘되어 안심함.
2. 희망사항 : 하고 싶은 말을 자연스럽게 술술하고 싶음 : 유창한 회화
3. 검토사항 :
가. 작문을 많이 하는 것이 내공을 쌓는데 좋다고 하는데 무엇으로 공부하면 좋을지. 서적추천은 가능한지?
나. 남의 나라 말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으려면 현지에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다. 일본어적인 표현과 의성어 의태어 등등 익혀야 할게 너무 많음. 본인에게 맞는 교재가 어떤게 있을지요. 일본 신문을 구독해 보면 어떨지요. 아님 NHK뉴스가 실린 잡지를 볼까요.
만약 그런 것들을 구입하여 공부한다면 어떤 식으로해야 효율적일까요. 파로스님의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답 변
비슷한 고민을 가지신 분들이 많기에 회원님의 질문을 요점정리해 보았습니다.
우선 유창한 회화가 잘 안되는 이유는 건축으로 말하면 건축기술과 건자재가 다소부족한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몇 회의 문답에서 느끼는 것은 님께서는 우선 일본어를 좋아하고, 또 상당한 소질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분이 아니면 스스로 유창하게 하고싶다는 희망자체가 마음에서 발생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쉽게 말하자면 조금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 그리고 그 조금이라는 말도 훈련을 즐거움으로 받아들일 마음이라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회원님께서는 일정한 교재를 가지고 2백번, 3백번의 음독(다독) 훈련을 하기에는 공부하는 지경(地境)이 넓어지신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뉴스라든가 영화라든가 잡지 등을 조금씩 접하면서 다양한 교재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계신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한 교재에서 스스로의 어휘력을 꾸준히 키워가시려면 나만의 단어노트를 만드셔야 합니다.
1. 나만의 노트(My notebook)만들기 : 어휘력 증강
막히지 않는 회화를 하려면 다양한 어휘력이 필요합니다. 취미이야기나 요리 이야기는 잘 하는데 사회이야기나 교육이야기가 나오면 막히면 안되겠지요. 말하자면, 정치, 문화, 사회, 교육, 역사, 요리,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올 수 있는 필수단어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한 노트는 없습니다. 생활하다가 공부하다가 만나는 단어를 자꾸 추가 해갑니다. 시중에는 통역가용 사전도 나와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교재를 구입하시더라도 중요한 것은 (나만의 노트)가 중요합니다. 사전에 옆에 있다고 다 나의 것은 아닌 것과 같습니다. 꼭 스스로의 노력과 손떼와 기억,추억 이런 것들이 묻은 스스로의 자료가 필요합니다.
2. 일기 및 작문연습
- 일 기
매일 일기를 쓰는 것입니다. 일기를 매일 쓰는 것은 보통일이 아닙니다. 매일 3행짜리 일기를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쉽게 생각되지만 일년이면 1,100문장을 만들 수가 있고, 캠팩트한 다양한 테마와 어휘가 출현하게 됩니다. 더 많은양을 매일 쓸 수 있다면 더 좋겠지요.
매일 쓸 수 없으면 1주일에 긴 문장을 2회내지 3회쓰는 것입니다. 인간은 스스로의 일에 가장 관심도가 높습니다. 그리고 생활과 직결되어 있어서 많은 소재가 있고 인상깊은 점도 있습니다. 단 일기는 정답이 없기때문에 자신의 문장 완벽한가를 최종 확인할 수 없는 점이 아쉽습니다.
- 작 문
이를 해소하는 방법으로는 시중에 나와있는 작문교재가 있습니다. 이런 교재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 하나 한일대역으로 되어있는 교재를 가지고 한글부분만 보고 작문을 해보고 제대로 된 일본어로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님 정도의 실력이라면 스스로도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유의하실 것은 일본어를 보고 한글로 번역하는 것에 비해 한글을 보고 일본어로 번역하기가 2~3배 힘들고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단, 한가지 표현의 뉘앙스에 대해 매우깊은 인상감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작문은 가히 일본어공부의 꽃(日本語勉強の花)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회화도 결국은 움직이면서 입으로만 하는 작문이기 때문입니다. 작문을 하면 어휘가 늘고 이미 알고 있었다고 확신한 어휘에 대한 재인식, 정확한 뉘앙스의 파악이 가능합니다. NHK 뉴스가 있는 교재나 신문도 좋지만 너무 많은 정보는 집중력을 방해하고 비용의 낭비만 초래합니다.
3. 확인되지않은 마지막 걱정
한 번이라도 제가 님과 인터뷰를 해본다면 자신있게 판단하여 이야기할 수 있지만, 아직 NHK뉴스 의 어려운 부분이 100% 청해가 되지않는다면 고도의 교재의 다독훈련을 시험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청해가 된다고 회화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거의 100% 청해가 되어도 50%, 30%,20%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 청해능력과 발언 혹은 작문능력과는 개인차가 많은 점이 있습니다. 님의 과제는 더욱 다양한 분야의 어휘를 향상시키는 과제, 단어의 뉘앙스에 대한 이해증진, 그리고 작문력의 향상인데 작문을 위해 필요한 것은 정확한 집을 지을 수있는 정교한 건축기술- 즉 문법에 대한 확실한 지식입니다. 文法은 言語의 工法이니까요. (특히 용언과 조동사의 결합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이상 여러가지 생각을 말씀드렸는데, 몇가지 문장만으로 판단하여 드린 말씀이 되어 제가 봐도 동문서답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군요. 더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또 말씀하여 주세요.
회원님 : 말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제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잘 파악해 주셨습니다. 앞으로 말씀해 주신 것들을 수지독송하며 잘 실천해 보도록 하지요. '고도의 교재의 다독훈련'을 하려면 무엇을 보면 좋을지요. 앞으로 더 많은 공부를 위한 걱정과 의지가 생기는군요. 끝으로 하시는 일마다 모두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new 14:17
파로스 : 핼스전문가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무거운 것을 들 때 너무 무거우면 관절에 이상이 생기는데 예를 들어 가볍게 100번 들 수 있는것보다는 힘들면서도 소화할 수 있는 무거운 무게를 한 30번 정도 드는 것이 좋다는 것이지요. 제 생각에는 회원님께 조금 버겁지만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는 교재로서 다양한 테마(어휘력의 다양화를 고려하여)를 다루고 있는 것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고도의 회화를 원하시면 재미있는 테마의 좌담회원고 같은 것도 좋지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일본인과 한국에서 만나면 우리의 것(생활양식, 김치 등 한국요리, 관광지등)에 대한 화제가 많아 이런 것들을 공부하면 좋습니다. 회화란 결국 단편적인 회화를 넘어서면 혼자서 길게 이야기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지 않습니까?
일본인을 만나면 우선은 자신에 대한 소개, 그리고 자신의 다양한 생각을 소개하게 되고, 상대방에 대해 듣게 되고 함께 다니면서 음식을 먹고 눈에 띄는 문화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자식교육에 대하여, 문화에 대하여, 경제에 대하여, 문화재에 대하여 이야기하게 됩니다. 생각할 수 있는 소재에 대해서 다양하게 공부하지않으면 완벽한 회화가 안되는 것이지요. 소생도 초년시절에는 일본기자들을 한국에 초청하여 문화를 취재 케 하면서 고적, 문화재, 요리, 생활습관 등에 대하여 소개하다가 어느 날 (한일고대사심포지움)준비를 하면서 전혀 대화가 어려움을 느끼고 우리역사책을 주욱 일본어로 소리내어 고쳐보는 훈련, 석기시대, 갑골문,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시대의 역사와 문화에 대하여 다양한 어휘를 일본어로 표현할 수 있는 훈련을 했지요. 요리나 문화는 되는데 어려운 역사에 대해서는 대화가 안된다든가 등등의 우쭐거리기도 하고 또 어느날은 좌절하기도 하는 수년간의 실무경험으로 거의 모든 분야의 어휘를 소화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통역용 사전이 나와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지리 등등 이런 서적을 구하여서 우선은 자신에게 필요할만큼의 어휘를 추출하여 확대시켜 나가는 방법을 병행하면서 좋은 교재를 잡아서 공부하시면 합니다.
제가 농담삼아 잘 하는 말인데 젊은 사람이 너무 많은 배우자를 사귀면서 정열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참으로 좋은 배우자를 선택하여 집중하라는 것처럼, 교재는 좋은 교재(다양하게 응용가능한 품위있는 문장으로 넘치는 좋은 교재)를 골라 공부하면서. 어휘는 어휘관련서적으로 공부하시면 합니다. 제가 공부하던 시절에는 그런 것들이 없어서 스스로 만드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일본속담의 大水(おおみず)に のみ水無し(홍숫물에 마실물 없다)처럼 너무 교재가 많아서 그 교재에 깔려죽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제가 공부할 때는 오직 하나의 교재밖에 없어서 그 책을 성경(교인들은 수십년 교회 다녀도 똑같은 성경들고 다님)처럼 300백번이상 음독(音讀)에 의한 다독(多讀)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교재가 많았으면 이 상대 저 상대 찾아서 헤메이다가 혼기를 놓치는 청년처럼 지금의 일본어는 체득하지 못했겠지요. 많은 깨달음을 가지고 계시는 회원님이시니 잘 판단하셔서 진행하시리라 믿습니다. 좋은 경험담이 생기면 들려 주십시오.
07년 4월 11일
일본어한마당 파로스/이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