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첸코리아 출리심 사다나&아루나찰라] 그 또한 김치부침개와 같지요. 과거에서 무상을 보네
11일차 출리심 수행. 24년 1월 11일 목요일
오전 출리심 사다나 수행(좌선, 기도, 오체투지, 사유명상, 법문)에 참여했어요.
오늘 스님 법문이 더 와닿았어요.
스님의 은혜로 법을 어려움 없이 듣고 있는데
("위대한 스승의 가르침"에 의하면
우리는 법에 목마른 무지한 중생이기 때문에
법을 들을 때 모든 땀구멍이 깨어있고
다른 생각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게 합장하며 눈물을 흘리며 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 정도는 안되어도)
온 마음을 다해 들어야 겠어요
사다나를 마치고 아루나찰라 기리발람,
라마나스라맘에서 좌선, 뿌자 참여, 찬팅 등을 했어요.
좌선때 알아차림은 아주 짧고 대체로 산란하지만
자꾸 연습하다보면 나아지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봅니다.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아루나찰라 기리발람을 하는데 걷는게 수월해졌어요.
(역쉬 뭐든 연습과 지속!)
야마 링감에서 니르띠 링감쪽으로 접어드는 길에
차량을 세워놓고 식사 보시를 하고 있어요.
우와~~아침을 안 먹어서 배고팠는데
맛있게 야무지게 냠냠...감사합니다. 꾸벅.
아무런 기대도 없이 아침식사를 먹으니
하나하나 맛이 더 느껴지고 생생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대와 개념이 불러온 ‘맛’과 관련한
“화~~~”가 떠올랐어요
8~9년 전의 일이에요.
기리발람 2/3지점에 이르면 시내로 진입을 해요.
그때는 매일 기리발람을 했는데,
이십여일을 걸으면서, 2/3 지점의 코코넛 노점을 보며 부푼 꿈을 꾸었지요.
사람들이 코코넛 먹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하면서
‘코코넛에 빨대를 꼿아 시원하게 먹는구나’
‘코코넛의 안쪽 부위를 슬라이스해서 달콤하게 먹네’
‘나도 코코넛 쥬스를 먹고 슬라이스도 해달래서 먹어야지!!!’
‘얼마나 시원하고, 부드럽고 달콤할까’
기리발람 일주도로를 매일 청소하고 있어서 길이 깨끗해졌어요
어느 날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코코넛을 사먹었어요.
그런데....빨대를 꼿아서 쥬스를 마시고 나니....
그걸로 끝~이었어요.
슬라이스는 안된다네요.
(나중에 알고 보니 쥬스용과 슬라이스용은 다른 종류더라구요)
나는 오랫동안 쥬스와 슬라이스에 대한 꿈을 꾸어왔는데
그 기대가 무너지니까. 엄청 화가 났어요.
그 다음에는 자동적 사고가 따라왔어요.
‘이 아저씨가 내가 영어를 못한다고 속였나?’라는
얼토당토 않지만
열등감에 기인한 확신에 찬 신념이 뒤쫓아 오면서
“기대 무너짐 + 무시 당함 = 유아적 분노 폭발”이 되었어요.
(지금이라면...아...내가 먹은 것은 쥬스만 되는거구나...
그럼 슬라이스도 주세요~~라고 하면 될 것을)
아저씨에게 코코넛을 와락 넘겨주면서
말도 안돼는 영어로 험한 말을 던지고
그 자리를 벗어났지요ㅠㅠ
링감에 초공양을 하기 위해서, 아저씨에게 구입중...과거 코코넛 아저씨와 무관한 사진임
그래도 그 당시에 ‘감정 놓아버림’, ‘몸 감각 느끼기’ 이런걸 하고 있던 차라서
걸으면서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를 스스로에게 묻고
몸의 감각을 느껴보았어요.
몸의 상체, 특히 목부터 어깨와 등판이 갑옷처럼 딱딱했어요.
감각을 느끼고, 화가 난 것을 알고...
그렇게 걷고 걷고 걸으며 울고불고...눈물콧물을 흘리며
(코코넛 슬라이스 못먹은게 그리도 서러울 일인지..)
1시간 후에 숙소에 도착했어요.
숙소에 도착했을 때 즈음에는 목과 어깨 부위의 갑옷이
덜컹덜컹 거렸고 온몸에 기운이 없었어요.
그리고 계단을 올라가는데,
갑자기 오른다리 종아리 근육이 찌~익 소리가 나며
마치 파열된 듯.... 움직일수가 없었지요.
간신히 한쪽 다리로 몸을 끌고 들어와서
며칠을 몸져 누웠어요.
화에 먹혀버린 듯 했지요....(그 덕에 일부 업장소멸...)
지금도 기리발람할 때 코코넛 파는 노점을 지날 때면 웃음이 나와요
그 분노가 지금은 없지요.
그 분노는 코코넛 때문도 아니었고
나의 욕망과 개념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었고
다 사라졌지요.
무상을 보네...
기리발람의 끝자락. 빅템플을 지나서 라마나스라맘쪽으로 돌아서 '김치부침개(?)'를 샀어요
이번에 기리발람을 하면서
‘모든 게 김치부침개와 같다’라는 경험에 의한 비유문을 만들어 보았어요
???
무슨 말이냐면....
기리발람이 거의 끝나가는 지점에
과자, 뻥튀기 등을 만들어서 파는 가게가 있어요.
예전부터 이 가게를 지나면서,
손바닥만한 크기에 김치부침개처럼 보이는
노릇노릇 불그스름하게 구어진 음식이 눈에 들어왔지요.
오늘은 ‘이얏~ 김치부침개 먹어야지’ 하면서 2개를 사가지고 왔어요.
숙소에 도착해서 매콤하고 기름진 맛에 대한
기대에 차서 입에 쏘~옥 넣었더니...
오잉 달달구리 과자에요 ㅠㅠ
이런...나의 개념이 만들어낸 허상일뿐,
김치부침개는 없어요.
그냥 먹었으면 맛난 과자구나라고 먹었을텐데
기대와 다른 ‘단맛’에 몇입 안먹고 옆으로 치웠어요.
그러고나니 웃기더라구요.
개념과 기대에 사로잡혀서, 그냥 체험하지 못하는구나.
지금도 기리발람할 때 코코넛 파는 노점을 지날때면 웃음이 나와요
그 분노가 지금은 없지요.
그 분노는 코코넛 때문도 아니었고
나의 욕망과 개념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었고
다 사라졌지요.
그 코코넛은 김치부침개와 같은것인데
김치부침개에는 화가 안났네요.
인도에 오면 인도의 시간개념, 문화 등에 대해서
한국의 개념과 문화로 옳고그름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 또한 김치부침개와 같지요 ㅋㅋ
기리발람을 안내하는 지도가 곳곳에 있어요. 나는 어디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