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해가 저물어가는 12월 27일 오전 9시 부산 동래지하철역내 만남의 광장에는 여행복장을 한 실버들이 시간에 맞추어 모여들었다.
최고 연장자이면서 동영상에 조예가 깊은 제 1기 선배인 김동국(80)씨를 비롯하여 평균 연령 67세인 21명이 예약된 미니버스에 탑승하여 여행목적지인 경남 울산 장생포에 있는 고래박물관과 울기등대공원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부산 부경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금년부터 특별히 신설되어 교육을 받고 있는 ‘디지털카메라사진으로 동영상 편집’반에 함께 공부하는 급우들의 여행이다. 부경대학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박선생의 “실버들에 대한 헌신적인 컴퓨터무료교육으로 많은 실버들이 노년에 활기찬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문을 접한 부경대학당국에서 학급을 신설하고 개설한 과목이다.
금년 상반기 제 1기 모집공고를 낸지 1주일도 안되어 모집정원 30명이 모두 채워진 것을 보고 대학본부에서 실버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제 2기로 출발한 22명의 인원이 100% 출석률을 보여 부경대학 평생교육원 전체 학급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보이면서 교육 분위기가 너무 좋아 제 1기로 수료를 한 김동국 선배가 참석할 정도로 이번 교육수료여행은 그 의미가 매우 뜻 깊은 여행이 되었다.
반장을 맡고 있는 강길호(60)씨의 여행 시간계획과 여행이 순조롭게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 급우들과 운전기사에 대한 감사의 말과 연세가 많은 연장자들에 대한 안전에 마음을 모아 서로 도우며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하는 인사가 있었다.
박원옥선생을 만나 컴퓨터의 진가를 알게 되어 손녀들의 우상이 된 부반장 강윤숙(67 여)씨는 “날씨가 너무 좋은 오늘 훌륭하신 김동국 선배님을 모시고 함께 여행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 박원옥선생님이 시어른 병간호로 함께 하지 못하여 아쉽습니다만 오늘 이 여행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이라 생각하시고 모두 합심하여 행복한 하루를 보내도록 합시다.”는 인사를 하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집안 큰 어른 같이 겸손한 김씨와 대갓집 맏며느리 같은 강씨의 역할로 여행 내내 즐거운 분위기가 살아났으며, 급우들의 우정이 하나로 뭉쳐 앞으로 더 보람 있는 모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다짐도 하기도 하였다.
인절미를 한 박스 맞추어 온 새댁 같은 전미화씨의 서민적인 따스한 이야기도 인상에 남았다. 평소에 말이 없고 부끄럼을 잘 타는 전씨는 평범한 생활 속에서 가장 비범한 아름다움과 인생의 의미를 찾아내고 실천하는 심성이 고운 급우였다.
강반장의 친누나 강석재(여)씨는 이 세상에 평범한 어머니의 인상을 가진 자로 급우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최고랄 수 있는 인심을 베풀어 거금을 내놓으시고도 행복해 하시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주웅섭(71)씨와 안춘미(67 여)씨는 부부급우로 전체 교육생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흰 머리로 장식한 키가 큰 멋쟁이 노신사 주씨와 예쁜 인형 같은 미모에 미소 지으면 행복 그 자체로 보이는 안씨 부부는 여행 내내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모든 급우들의 부러움을 받았다. 돌아오는 차중에 예쁜 빵과자와 검은콩을 넣은 예쁜 떡, 맛있는 호박떡을 돌려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을 따뜻하게 과시하기도 했다.
처음 만나면 근접하기 어려워 보이는 정숙자(64 여)씨도 여행에 참석하여 단체생활에 적극적이었다. 완벽해 보여도 이웃을 사랑으로 돕는 자원봉사활동에도 참여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실버였다. “평범한 일상생활을 자연스럽게 하는데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완벽하게 보이는가 봐요.”라며 먼저 떠난 남편을 위하여 매일 기도로 감사를 하고 집을 나선다는 정씨는 세상을 풍요롭게 살아가는 급우다.
두 아들을 미국에 유학까지 시켜 좋은 배필만나 사회에서 명성을 떨치며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넉넉한 어머니로서의 도리를 다한 자랑스러운 실버다. 박원옥 선생을 존경한다는 정씨는 동영상을 잘 배워 실력을 충분히 쌓아서 실버들의 모범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씨는 신발업계에서 알아주는 영업의 귀재로 불린다. 장래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여 위기를 극적으로 벗어남으로써 하늘이 준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아니한 유명 여성 CEO 이기도 하다. 소녀 같은 복장을 하고 참석한 정씨는 예술적인 감각도 뛰어나 치과병원을 개업한 이질의 병원 내부를 디자인하여 전문가를 뛰어넘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뒤늦게 컴퓨터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었지만 앞으로 새로 개관한 수영노인복지관에서 실버들을 위하여 봉사할 계획으로 자원봉사를 신청해 두고 있다. 앞으로 부산지역사회를 위해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질 것으로 기대가 된다.
정씨뿐만 아니라 모두 다 뛰어난 능력과 노하우를 지닌 급우들로 박원옥 선생을 만나면서 컴퓨터세계의 많은 지식과 실력이 향상되어 능력 있는 실버들로 변모하면서, 다양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게 되는 기회를 누리며 보람을 얻고 있는 실버들의 멋지고 아름다운 친목의 하루였다.
이른 아침 찬 기온이 사라지고 쾌청한 날씨 속에 울산 장생포 고래박물관과 울기등대공원, 간절곶을 돌면서 바다를 낀 아름다운 자연과 벗하여 인생의 의미를 음미해보는 행복한 여행이었다. 따뜻한 급우들과 다정한 이야기 나누며 보내는 하루가 비록 짧아서 아쉬웠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황혼을 바라보며 컴퓨터를 통하여 마음 맞는 실버들이 한 가족 같은 다정다감한 분위기 속에서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앞으로 남은 생애를 더욱 아름답게 설계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성숙한 모임으로 발전하게 되기를 기원해본다.
실버넷뉴스 김주상 기자 kjs11980@silver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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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는 조금 부끄러워요. 별로 한게 없는데 칭찬을 너무 받아서
김기자님 감사합니다. 너무 뜻깊은 여행을 갔다 와서 다시 가고 싶은 마음 뿐이네요
새해 첫 출발이거창하게 들어와서 어쩐지 우리 부경팀에게 행운이 왕창 올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