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강원 어린이 글쓰기 대회 심사평(운문부)
심사위원: 김옥순 아동문학가
운문부 수상작: 금상: 동시 39 「친구 사이」
은상: 동시 4 「엄마를 학원으로」
동상: 동시 52 「질투」
좋은 동시는 만남은 짧지만 긴 여운을 가지게 된다. 보석 같은 시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주제에 따라 깊이 생각해 보고 다듬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다. 올해 ‘강원 어린이 글쓰기대회’는 <친구>와 <학원>을 소재로 100명의 어린이가 응모해 주었다. 어린이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글이 많아서 앞으로도 자기의 생각을 표현할 기회를 자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번 주제와 거리가 있는 몇몇 작품들도 있어서 좀 아쉬웠다.
동시 39 <친구 사이>는 친구가 차츰 친해져 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조용했던 부엉이가 시끌시끌 참새로 변하고, 처음 만나 우물쭈물하던 사이가 지금은 까르르까르르 웃는 사이, 싸워도 오래지 않아 금방 풀리는 진정한 친구로 거듭난 것이다. 동시 4 <엄마를 학원으로>는 오후를 대부분 학원에서 지내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엄마를 대신 학원으로 보내고 내가 엄마의 선생님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재미있는 일일까? 동시 52 <질투>는 친구와의 사이가 조금이라도 멀어지면 다시 회복되기까지 두근두근 콩닥거리는 마음을 잘 표현하였다.
아이들은 글쓰기를 싫어한다지만 내 주변의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느낀 대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글쓰기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조금 더 발전하여 문학적 향기를 담은 글을 쓴다는 것은 얼마나 귀한 일인가? 눈부시게 맑은 날에 좋은 시 한 편을 외우고, 때로는 나의 글도 하나씩 보탠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상상하며 모두가 아름다운 글쓰기에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제16회 강원 어린이 글쓰기 대회 심사평(산문부)
심사위원: 이 경 아동문학가
산문부 수상작: 금상 2번 「마주치고 싶지 않은 친구」
은상 6번 「친구」
동상 5번 「학원」
초등학교 학생들의 소박한 눈과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일기 형식의 글이었다.
친구를 소재로 쓴 글은 2편. 모두 학교에서 친구와의 갈등을 다룬 글이었다. 관계 맺기의 어려운 점을 학교 생활에서 충분히 일어날만한 일들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써 내려간 글이었다.
<2. 마주치고 싶지 않은 친구>에서 글쓴이는 친구와의 갈등이 생긴 상황을 아주 자세히 묘사하여 담담히 써 내려갔다. 결국 그 갈등의 원인을 남보다는 나로 인해 생기게 되었다는 것을 발견하는 과정을 써 내려간 점과 상대 친구의 다친 마음도 헤아려 주는 마음으로 맺은 것이 일기 글의 정석을 보여주어서 좋은 글로 뽑게 되었다. 특히 친구와의 갈등을 누구의 중재로 해결한 것이 아니라 글을 써 내려가면서 자기성찰을 하게 되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면서 마음의 변화를 드러냈다. 처음에는 친구를 원망하는 마음이었으나 나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 자기 발견, 그리고 상대방의 처신에 대한 이해 그리고 반면교사 삼겠다는 자기 다짐으로 이어진 심경 변화가 잘 드러나 있었다.
<6. 친구>는 학교에서 생김새로 놀리는 친구에 대한 섭섭함과 그 후 거리를 두었다는 경험을 자세히 써 내려간 경험적 글이었다. 학교에서 대부분 상처를 입는 경우는 가까운 친구에게서다. 자신이 한 말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학생들은 글의 결말은 해피엔딩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결말에서 기계적으로 모든 나쁜 상황과 화해를 하거나 급하게 반성을 한다. 이 글은 한번 깨진 사람 관계는 회복 될 수 없음을 교훈을 주는 글이어서 점수를 높게 주었다.
학원이라는 소재로 쓴 글은 공통적으로 지금의 학원을 다녀야 하는 현실에 거부감을 드러낸 글이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솔직한 심경을 말하듯이 자세히 써 내려갔지만 그래도 학원이 있어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어른들에게 주입된 솔직하지 않은 마음으로 끝맺음한 것이 아쉬웠다. 글은 마음의 창문인데, 창문을 닫아 버린듯한 답답한 결말을 맺은 것이 아직은 어른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아이다운 해답들이 귀여웠다는 것이 정확하였다.
<5. 학원>을 쓴 글쓴이는 단순하게 학원이 싫다라는 감정만 쓴 것이 아니라 하기 싫었던 수학 공부를 학원에서 만난 선의의 경쟁자로 인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였고, 경쟁보다는 자신의 적성에 따라 경쟁의 속도를 줄이는 것이 좋다는 것을 깨닫고 그러는 과정에서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에 대한 자기성찰까지도 담은 글이어서 선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