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폭설(1m)로 인해 모든 탐방로가 닫혔다가 열렸다. 사전에 안내소에 문의하고 정상에 오를 것이 아니기에 조금 여유있게 출발했는데, 어리목탐방로 주차장에는 벌써 차들이 가득하고, 관광버스까지 동원해서 온 사람들도 있다. 그렇잖아도 어리목코스는 쉽지 않은 데 폭설로 인해 가파른 눈길이라서 10분 남짓 오른 것 같은데 벌써 땀이 쏟아지고, 호흡은 가쁘고, 무엇보다 종아리가 비명을 지른다. 한동안 탐방을 다니지 않은 측면도 있을 것 같다. 1시간여를 지나서야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워지기는 하지만 호흡도 다리도 안정을 찾는다. 펼쳐지는 겨울왕국이 몸의 고통을 넘치도록 상쇄하고도 남아서인지도 모르겠다.
아침 9시 탐방을 시작해서 11시에 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영실탐방로쪽으로 가서 선작지왓의 설경과 족은윗세오름 전망대에 오른 후, 영실탐방로로의 하산을 잠깐 고민하기도 했지만(영실휴게소와 어리목 양방향으로 버스가 운행한다.) 다시 윗세오름으로 와서 컵라면으로 간단하게 허기를 달래고 12시에 하산을 시작해서, 13시10분에 주차장에 도착했다.